2013. 12. 24. 20:54ㆍ경전 이야기
12. 어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
일상 생활을 하는 도중에 무슨 일을 하면서든지 오직 한 생각,
`조주스님은 어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라고 한
화두(話頭)를 끊임없이 추구하여,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경지가 되어
이치의 길[理路]이 끊어지고, 뜻의 길[義路]이 사라져서 결국은
아무 맛도 없어지고, 마음이 답답할 때가 바로 자신의 몸과 목숨을
내던질 곳이다. 이것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스님이 조주스님께
"개에게도 부처의 성품이 있습니까, 없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없다[無]"고 대답했다. 이 한 마디는 선종(禪宗)에서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關門)이며, 온갖 못된 생각과
지식을 꺾어없애는 연장이며, 또한 모든 부처님의 본래 모습이고,
조사들의 골수(骨髓)다.
이 관문을 뚫고 나간 후에야 부처나 조사가 될 수 있다.
먼저 깨달은 옛 사람은 이렇게 읊었다.
"조주(趙州)스님의 무서운 칼 서릿발처럼 번쩍이네.
무어라 잘못 물으면 몸뚱이를 두 토막 내리."
화두(話頭)는 의심을 일으켜서 그 뜻을 논리적으로 알아맞히려 해서도
안되고 생각으로 헤아려서도 안된다.
또한 깨닫기를 기다리지도 말고, 더 생각할 수 없는 데까지 나아가
생각하면 마음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마치 늙은 쥐가 물소의 길다란
뿔 속으로 들어가다가 잡히듯이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인가 저것인가 따지고 맞추어 보는 것이 그릇된 생각과 분별심을
일으키는 것이며, 나고 죽음을 따라 굴러다니는 것이 그릇된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며, 두려워서 갈팡질팡하는 것도 또한 그릇된 생각을
일으키는 식정(識情)이다.요즘 사람들은 이 병을 알지 못하고 이 속에서
빠졌다 나왔다 하고 있을 뿐이다.
참고:
日用應緣處에 只擧狗子無佛性話하되 擧來擧去하며
일용응연처 지거구자무불성화 거래거거
疑來疑去에 覺得沒理路 沒義路 沒滋味하야 心頭熱悶
의래의거 각득몰리로 몰의로 몰자미 심두열민
時가 便是當人放身命處며 亦是成佛作祖底基本也니라.
시 편시당인방신명처 역시성불작조저기본야
話頭를 不得擧起處에 承當하며 不得思量卜度하며
화두 부득거기처 승당 부득사량복탁
又不得將迷待悟하며 就不可思量處하야 思量하면 心
우부득장미대오 취불가사량처 사량 심
無所之함이 如老鼠入牛角하야 便見倒斷也하리라 又
무소지 여노서입우각 편견도단야 우
尋常에 計較安排底도 是識情이며 隨生死遷流底도
심상 계교안배저 시식정 수생사천류저
是識情이며 怖 惶底도 是識情이어늘 今人이 不
시식정 파포장항저 시식정 금인 부
知是病하고 只管在裡許하야 頭出頭沒하나니라.
지시병 지관재리허 두출두몰
此事는 如蚊子가 上鐵牛하야 更不問如何若何하고
차사 여문자 상철우 갱불문여하약하
下嘴不得處에 棄命一 하면 和身透入이니라.
하취부득처 기명일찬 화신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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