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25 17:11 | 수정 : 2015.05.25 19:38
세계에서 블랙홀을 제일 잘 아는 국민은 한국인
블랙홀 천체물리학에 대해 텔레비전으로, 그것도 아침 황금시간에 정규방송을 끊고 무려 40분이나 생방송한 나라가 있을까? 이 전무후무할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이제 세계에서 블랙홀을 제일 잘 아는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이다!
SBS는 5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깨어있는 호기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서울디지털포럼 2015’ 행사를 개최했다. 첫 주제발표를 영화 ‘인터스텔라’를 자문한 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교수가 20분 동안 하고, 이어서 송유근 군과 20분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부분이 모두 생방송됐는데 넥타이를 맨 유근이 모습을 실제로 본 것은 나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SBS는 5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깨어있는 호기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서울디지털포럼 2015’ 행사를 개최했다. 첫 주제발표를 영화 ‘인터스텔라’를 자문한 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교수가 20분 동안 하고, 이어서 송유근 군과 20분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부분이 모두 생방송됐는데 넥타이를 맨 유근이 모습을 실제로 본 것은 나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 생방송된 대담 장면.
킵은 나에게도 스승 같은 분이다. 텍사스 대학(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 유학하던 나는 1987년 초 논문을 쓰다가 궁금한 부분을 그에게 편지를 보내 물었다. 한 달이 조금 지나자 아주 친절하고도 자세한 답장이 그로부터 왔다. 그 편지 덕분에 나는 방정식들의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그 해 12월 박사학위도 받을 수 있었다.
학문적으로 ‘손자’가 되는 유근이도 이번 기회에 ‘할아버지’ 킵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킵은 우주를 쉽게 설명하는데 천재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도 킵의 자상하고 완벽한 자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돋보였다. 그의 온화한 성품이 인화단결을 이뤄내 불가능을 가능케 했으리라 나는 확신한다. 유근이에 대해서도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교수인 부인 캐롤리(Carolee)도 유머감각이 대단했다. 킵은 1973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대성이론 교과서 ‘중력(Gravitation)’의 공저자다. 책이 전화번호부처럼 커서 보다가 졸리면 베고 자기 안성맞춤이라고 내가 말했더니 캐롤리는 문을 열어둘 때 받쳐놓으면 좋다고 한 술 더 떴다.
- Kip과 부인 Car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