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한·중 간의 역사문제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보다 정확한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민족의 만주 발자취, 특히 고구려 역사를 보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다.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이나 서남공정은 이런 역사 대결에 대비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국내 방송 매체가 고구려 역사를 자주 드라마로 만드는 작업은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TV를 통해 ‘광개토태왕’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고구려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군주로 추앙받는 광개토왕 담덕의 어린시절부터 재위 과정, 정복 사업의 의미 등을 실감나게 그리는 중이다. 그런데 그 후손인 우리는 담덕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알고 있을까. 혹자는 우리나라 고대사에 대한 최고(最古) 기록인 삼국사기에 상세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사실 담덕의 치적 기록은 그의 무덤 앞에 자랑스레 솟아있는 광개토왕릉비가 더욱 자세히 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담덕이나 발해를 창건한 대조영에 대한 기록물이나 영화 등이 다수 나오는 중이다. 이 가운데 김진명 작가가 집필 중인 고구려가 우선 눈의 띈다.
이런 다방면의 흐름을 계기로 우리 고대사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고조됐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종래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DB(http://db.history.go.kr)에 더하여, 최근 동북아역사재단이 고구려 역사를 DB로 구축한 동북아역사넷(http://contetns.nahf.or.kr)을 개통했다. 고구려 역사와 당시 인물들을 보다 쉽게 엿볼 수 있는 지식정보가 가득하다. 이를테면 고분벽화가 그것이다. 강서대묘, 덕흥리벽화 고분은 벽화의 도상(圖像) 하나하나를 DB로 만들어 자세한 해설을 곁들였다. 수렵도, 마차, 기마인물, 행렬도 등 당시의 생활모습과 신화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이 그려 있다. 올해 안으로 안악 3호분 벽화와 북한·중국 지역의 고구려 유적 유물 DB도 구축할 예정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왕릉(太王陵·광개토왕릉)에서 출토된 유물과 발해 역사 DB도 곧 구축된다. 현재 드라마에 나오는 소품과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주성지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