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6. 00:32ㆍ율려 이야기
2. 삼현육각(三絃六角)
삼현육각은 악기편성의 명칭이며, 또한 삼현육각 편성으로 연주하는 음악을 뜻하기도 한다. 삼현육각의 기본 악기 편성법은 단원(檀園)과 혜원(蕙園)의 풍속도에서 보는 것처럼 해금1, 피리 2, 대금 1,장구 1,북 1로 편성되며, 이는 <대풍류> 편성과 같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악기의 종류와 편성인원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삼현육각>과 <대풍류>의 차이점은 춤과 관련지을 때는 <삼현육각>이 되고, 풍류 즉 감상의 성격을 띨 때는 <대풍류>가 된다. 즉 감상용으로 연주하는 <삼현육각>은 <대풍류>로 따로 분류하고, 행악(行樂)이나 춤반주음악이나 잔치상 받을 때의 거상악(擧床樂)으로 쓰이는 음악을 <삼현육각>이라고 한다.
삼현육각은 소편성의 합주양식으로 궁중과 민간의 각종 의식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던 연주양식이다. 지금은 각종 전통의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삼현육각의 실용도도 그만큼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큰 굿판이나 탈춤공연, 승무·살풀이·승전무·검무 등의 춤 반주음악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김홍도- [무동舞童 ]보물제 527호, 27cmX 22.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지금 저 사람들이 한창 질펀하게 놀고 있는 가락은 어떤 소리, 무슨 장단일까? 삼현육각, 즉 해금, 대금, 피리 2명, 장고, 그리고 북까지 여섯 악기가 한데 어울려 한바탕 흥겨운 가락을 몰고 가니, 잘 생긴 무동은 덩실덩실 소매를 펄럭이며 걸지게도 춤을 춘다. 옛날 사또가 부임행차를 하거나 대갓집에서 잔치를 벌릴 때 삼현육각 풍류를 베풀었다.
화가는 아무도 보고 듣는 이 없이 악공과 무동만을 동그랗게 그렸다. 화가는 저들이 누구를 위해 연주하는가에는 관심이 없다. 악기를 잡은 여섯 사람과 춤추는 아이, 바로 그들의 음악과 춤만이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인 것이다. 씨름과 똑같은 원형구도인데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다보면 주인공이 딱하니 눈에 걸려 들게 된다.
이 그림은 사릿 우리 눈길을 주자 마자 "떠엉 덕꿍 떠궁"하는 우리의 옛 가락 소리가 들리게 끔 잘 그려졌다. 화가는 흥겨운 풍악이 한창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을 기막히게 표현했다. 일체 배경이 없는 그림이니까 원금감의 깊이를 주려고 농담의 차이를 더 크게 강조해서 분명하게 그렸다.
북치는 사람을 보면 아주 듬직하게 생긴 사내가 큰 장단을 맞추면서 오른쪽 젓대며 해금 쪽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다. 장구재비는 지금 잔뜩 흥이 오랐다. 원래 장구는 땅 바닥에 놓고 쳐야 되는데 제 가락에 취해 아예 무급 위로 끌어 당겼다.
실연주하기는 불편한 자세가 되지만 흥이 바싹 달아오른 것 처럼 보이도록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어깨는 선에 가늘고 굵은 변화를 주면서 이따금씩 각이 지게 그렸기 때문에 들석거린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피리입니다. 피리 잡이를 보면 이 악기는 소리가 당차고 꿋꿋하면서 또 능청맞기도하지요, 피리가 둘인데 왼편의 피리는 굵고 오른편은 가늘지요 굵은것은 향피리이고 가는 것은 세피리입니다. 향피리는 소리가 우람하며 연주하기 힘들어 사수가 맡아 불고, 음향이 작은 세피리는 오래 붙어도 그다지 힘들지 않고 입술이 아프지 않아 부사수가 연주합니다.
그림을 보면 흥이 한창 달아올라서 참 잘 놀고 있습니다. 오른쪽 세리리는 가늘고 족마해서 입에 닿는 설() 부분이 너무 좁아서 입술을 꼭 물어야 하기 때문에ㅐ 자연 두볼이 만두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두볼이 흥이 최고에 올라 터질 것 같습니다.
왼쪽 향피리 부는 사람은 옆으로 비딱하게 빼어 물었지요, 미 모양새가 나오려면 벌써 삼사십 분 넘게 한참 피리를 불었다는 것입니다. 이 시간이면 흥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젓대(대금)입니다 젓대 소리는 하늘거리는 느낌이 그만인데 눈매도 곱고 빰에 볼우물도 참 예쁘게 졌습니다. 양반들이 이 젓대를 좋아했습니다.
다음은 해금(깽깨이)입니다. 이 작품에 틀린 그림이 있습니다. 왼손을 잘보세요, 그런데 손등이 보이게 꺼꾸로 잡고 있네요. 실수를 했을까요. 아닙니다. 단원은 일반대중들이 흥미를 느끼게 끔 작품에 틀린 그림 숨겨 놓았습니다.
깽깽이 즉 해금이란 악기는 두 줄을 안으로 잡고서 쎄게 당기거나 아래 쪽으로 누르면서 소리가 높아지는 악기입니다. 그래서 해금소리는 주물러낸다고합니다. 그림찾기 같은 조형놀이를 슬그머니 ㄲ\껴 넣는 것입나다.
이제 주인공 춤추는 아이를 보십시오. 놀랍지않습니까1 이제까지! 봤던 어떤 선과도 다릅니다. 그림을 잘 본다는 것은 바로 이런 선의 미묘한 움직임을 보고 음미 할 줄 아는 겁니다. 찬찬히 선을 보세요. 다른 악사들은 전부사인편처럼 굵기가 일정한 선으로 그렸지만 유독 이 소년만은 다릅니다.
쳐든 왼팔에선 꺽이는 부분마다 힘이 우뚝우뚝 서면서 굵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획하고 뽀리친 깃 천 조각에서는 바람소리가 쌩하고 날 듯 대단한 속도감을 느껴집니다. 오른팔 소매 맨 끝 쪽을 봇깁시오. 붓질을 하더라도 꾹 눌러가지고 내려 꽂았다가 반동으로 위로 팅겨 올라오고 다시 내리 꽂았다가 또 팅겨 오르고 해서 여간 멋드러진 게 아닙니다.
옷깃 근처 주름선도 붓을 거꾸로 찔러 넣어 끝을 뽀쭉하게 못 대가리 같이 마무리 지은 다음에 쭉 잠아 뺏으며 몸에 걸친 띠는 가볍게 떠서 하늘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저기 서로다른 선들의 변화무쌍한 선묘가 기가 막힙니다.
발 끝으로 몸무게 전체를 받차고 깡충섰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힘이 들어 있어야 하니까 물기를 쑥 잡아 뺸 아주 탄력 넘치는 선으로 단번에 싹 잡아챘습니다. 정말 기막힌 경지입니다.
그리고 소년에게 만 색도 여러가지를 썻는데 이아리가 주인고이기 때문에 연녹색의 옷을 입히고 보색 대비가 되게 빨강을 깜찍하게 조금씩만 쓰고 거기에 부분부분 노랑이며 옅은 하랑색 등 색깔을 썩 잘 어울리게 썻습니다. 아이 눈매가 아주 귀엽고 총명해 보이며 긴 소매의 두팔은 왼쪽으로 뿌렷는데 눈길은 반대 오른쪽으로 떨어뜨리면서 온몸이 땅충 뛰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속악에서 처음에는 느릿 느릿 시작하다가 점점 흥이 달아오르면 한재가 빨라져서 급기야 펄쩍펄쩍 뛰게 된 정황을 말해 주는 것압나더. 저 아이 얼굴의 저 환한 표정만 보더라도 연주한지 산삼사십 분 족히 지낫음을 말해 줍니다 -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서 간추림
신윤복- [납량만흥納凉漫興] :간송미술관 소장
세 명의 선비가 악공들을 대동하고 산으로 피서가서 풍류를 즐기고 있다. 해금, 피리(두 명), 장구의 가락이 메아리치자 흥에 겨운 남녀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삼현육각 편성에서 대금과 북이 빠졌다.)
신윤복- [쌍검대무雙劍對舞] :간송미술관 소장
세력 있는 귀족이 장악원掌樂院의 악공樂工들과 가무歌舞에 능한 기생을 불러다가 즐기고 있다. 악공과 기생의 수로 보아 이 놀이가 보통 규모는 아닌데,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오직 주인대감과 그의 자제낭관子弟廊官인 듯하니, 일가의 세도가 어지간한 모양이다.
혹시 혜원 신윤복을 키워준 어느 풍류 재상집에서의 한 때인지도 모르겠다. 검무기생의 날렵한 동작에서 오는 율동감은, 관객들의 도취된 몸짓과 악공들의 신바람 나는 연주에 혼연일치를 보여 아연 활기를 띈다.
<회혼례도> 채의무 ․ 삼현육각
<회혼례도> 판소리와 줄타기
평생도 <삼일유가> 삼현육각, 광대(세부도)
김홍도,'평안감사향연도' 중 [부벽루연회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평안도관찰사부임축하도]는 [평양감사향연도]라 불리기도 하는데, 조선시대 평안도 관찰사의 부임을 축하하는 연회를 그린 3점으로, <월야선유도><부벽루연회도><연광정연회도>로 되어 있다.
[부벽루연회도浮碧樓宴會圖]의 삼현육각 (부분)
대동강 부벽루에서 평안감사 향연회가 열리고 있다. 무희들이 삼현육각의 반주로 '무고(舞鼓)'와 검무(劍舞)를 추고 있다. 여섯 명의 악공들 옆에, 박(拍)을 든 악공이 서서 음악의 시작과 끝을 지휘 할 뿐만 아니라, 매 장단에 한 번씩 박을 쳐서 마루를 구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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