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보면 렌즈가 보인다(1) - 캐논, 니콘, 소니

2022. 9. 8. 22:15사진이야기

이름만 보면 렌즈가 보인다(1) - 캐논, 니콘, 소니

이상우  lswoo@itdonga.com
2014.12.17.

   제품의 이름(모델명)에는 각 회사만의 숨은 규칙이 있고, 이 이름만 보면 크기나 성능/기능 등을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노트북 모델명에 붙는 13, 15 등의 숫자나 모니터 모델명에 붙는 27, 34 등은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참고: 모델 명으로 보는 DSLR 카메라 - http://it.donga.com/14030/).

카메라 렌즈는 이런 특징이 더 잘 나타난다. 모델명에 구매 시 고려할 수 있는 대부분의 사양이 표시돼있기 때문이다. 렌즈 모델명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크게 초점거리(화각), 최대 조리개 개방 값, 렌즈 포맷(풀 프레임/크롭 바디), 손떨림 방지 기능 유뮤 등 다양하다. 지금부터 카메라 렌즈 이름에 숨어있는 의미를 알아보자.

다양한 렌즈

제조사를 막론하고 모델명만으로 알 수 있는 정보는 초점거리와 최대 조리개 개방 수치다. 우선 초점 거리는 렌즈 종류에 따라 하나 혹은 두 개의 숫자가 있다. 단초점 렌즈(단렌즈, 초점거리가 고정된 렌즈)는 24mm, 50mm 등 하나의 숫자만 표시돼 있으며, 다초점 렌즈(줌렌즈,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렌즈)는 18-105mm, 18-135mm 등 최소~최대 초점 거리를 표시한다.

렌즈의 초점거리

*참고기사: 광각렌즈와 망원렌즈의 차이 - http://it.donga.com/15359/

조리개를 최대로 열 수 있는 값은 초점거리 바로 다음에 F1.8이나 F3.5-5.6 등으로 표시한다. 전자는 단렌즈, 후자는 줌렌즈다. 보통 줌렌즈는 줌을 할수록 조리개 최대 개방 값이 줄어든다. 이를 '가변 조리개'라고 부르는데, '18-135mm F/3.5-5.6'이라고 표시된 렌즈는 초점거리 18mm에서 조리개를 최대 F3.5까지, 135mm에서 최대 F5.6까지 개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점거리와 가변조리개

반면 단렌즈는 초점거리가 하나로 고정돼있기 때문에 조리개 개방 값도 하나만 표시한다.

간혹 줌렌즈 중에서 조리개 개방 값을 하나만 표시하는 제품이 있다. 이를 '고정 조리개'라고 부른다. 줌렌즈지만, 모든 초점거리 구간에서 일정한 조리개 개방 값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런 렌즈는 최대망원에서 조리개를 상대적으로 많이 열 수 있어, 사진이 흔들리지 않으며,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아웃포커싱 효과도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고정조리개를 사용한 줌렌즈

지금까지 제조사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표시하는 정보를 알아봤다. 그런데 렌즈에는 초점거리나 조리개 말고도 포맷, 손떨림 방지 기능, 특수 코팅 렌즈 적용, 초음파 모터 등 다양한 기술과 기능을 적용한다. 제조사마다 이러한 기술/기능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포맷

포맷은 DSLR 카메라 바디에 사용한 이미지 센서 크기와 해당 이미지 센서에 맞는 렌즈 규격을 말한다. 이를 부르는 방식은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다.

*참고기사: 크롭 바디와 풀 프레임의 차이 - http://it.donga.com/19747/

캐논은 풀 프레임용 렌즈를 EF 렌즈, 크롭 바디용 렌즈를 EF-S 렌즈라고 부른다. EF란 'Electronic Focus'의 약자로, 자동초점 기능을 갖춘 렌즈를 의미한다. 참고로 캐논의 렌즈 제품군 중에 EF-M 렌즈는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 제품군을 뜻한다.

캐논 EF-S 렌즈

니콘은 풀 프레임용 렌즈를 FX 렌즈, 크롭 바디용 렌즈를 DX 렌즈라고 부른다. DX 렌즈에만 이를 표시하며, 이 표시가 없는 니콘 렌즈는 FX 렌즈다. 참고로 니콘은 자동초점 렌즈를 AF렌즈라고 부른다.

소니는 DSLR 카메라용 렌즈를 A마운트 렌즈(SAL)라고 부른다. 이 중 크롭 바디용 렌즈에만 'DT'라고 표시하며, 풀 프레임용 렌즈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참고로 E마운트 렌즈(SEL)는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 제품군이다.

손떨림 방지

손떨림 방지 기능은 말 그대로 흔들림을 보정 해주는 기능이다. 이런 기능이 있는 렌즈를 사용하면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나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캐논은 손떨림 방지 기능을 IS(Image Stabilizer)라고 부르며, 니콘은 VR(Vibration Reduction)이라고 부른다. 소니는 이를 OSS(Optical SteadyShot)이라고 부른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렌즈

자동초점 모터

자동초점 렌즈에는 이 자동초점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모터가 있다. 이 모터의 유무 혹은 모터의 종류 역시 렌즈 모델명에 표시돼 있다.

캐논은 초음파 모터를 장착한 렌즈에 USM(Ultrasonic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초음파 모터는 기계식 모터와 비교해 구동 소리가 조용하며, 자동 초점 속도가 더 빠른 것이 특징이다. STM(Stepping Motor)은 스테핑 모터를 적용한 모델이다. 스테핑 모터는 USM보다 더 조용하며, 특히 피사체 추적 기능(서보AF) 이 있는 카메라와 결합해 사용하면 동영상 촬영 시 잡음(렌즈 구동음)이 녹음되지 않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STM을 적용한 24mm 단렌즈

니콘은 모터 유무에 따라 AF 렌즈와 AF-S 렌즈로 구분한다. AF 렌즈는 렌즈에 자동 초점을 위한 모터가 없는 모델로, 카메라 본체에 있는 모터를 이용해 자동 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본체에 자동 초점 모터가 없는, 일명 '고자 바디'에 AF 렌즈를 결합하면 자동 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달리 AF-S 렌즈는 렌즈 자체에 초음파 모터를 내장한 모델이다. 앞서 말한 고자 바디에 연결해도 자동초점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바디 자동 초점 모터 구동 레버
<이 레버가 있는 모델은 바디에 자동초점 모터가 있다>

소니는 자동 초점 구동 모터를 내장한 렌즈에 SAM(Smooth Autofocus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이 역시 카메라 본체의 렌즈를 사용하는 것보다 부드럽고 소음이 적다. 이와는 별도로 초음파 모터를 사용한 렌즈에는 SSM(Super Sonicwave Motor)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렌즈의 소재와 종류

일부 모델은 렌즈의 소재를 다르게 하거나 코팅을 통해 화질을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캐논은 특수 코팅을 한 렌즈에 SWC(Sub Wavelength Structure Coating, 보조파장 구조 코팅)라는 용어를 붙인다. 렌즈 유리 표면과 공기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반사광을 특수 코팅을 통해 줄이고 렌즈 플레어 현상을 줄인 모델이다. 다만 이 용어를 제품 이름에 직접 사용하지는 않는다.

니콘과 소니는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한 제품에 ED(Extra-low Dispersion)라는 단어를 붙인다. 이 특수 유리를 통해 광학적으로 발생하는 *색상 왜곡을 줄일 수 있다.

특수 저분산 유리를 사용한 렌즈

*빛은 파장에 따라 휘어지는 정도가 다르다. 무지개를 볼 때 안쪽이 보라색, 바깥쪽이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 굴절도의 차이 때문이다. 이를 색수차라고 부르는데, 렌즈의 경우 줌을 할 수록 이 색수차가 커진다.

소니는 투과율을 높여 사진의 선명도를 확보한 코팅 유리 렌즈에 T*(T-star)라는 용어를 붙인다. 이는 칼자이스(Carl Zeiss) 사의 특수 코팅 기술로,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반사하지 않고 대부분 통과시킨다.

지금까지 각 제조사의 렌즈 모델 명칭에 관해 알아봤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탐론, 시그마 등 서드파티 렌즈 제조사의 모델 명칭에 관해 소개할 계획이다(http://it.donga.com/20178/).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