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미항공우주국(NASA)의 외태양계 탐사선 보이저 1호가 발사 35년 만에 마침내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메릴랜드 주립대(UMD)의 플라즈마
물리학자들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우리 생각엔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떠나 우리은하를 통과하는 여정을 시작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지난 1977년 9월5일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에 실린 금도금 음반에는 지구를 대표해 인류가 외계 생명체에 전하는 첫 인사와 간략한 지구 소개가 담겨 있다.
보이저 1호의 설계와 제작에 참여한 UMD의 과학자들은 전부터 예상했던 것과 예상치 못했던 것을 통틀어 태양계 외곽에서 최근 관찰된 현상들에 들어맞는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 모델에 따르면 보이저 1호가 이미 1년여 전에 성간우주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보이저 1호가 아직도 태양의 영향이 미치는 태양권 외곽과 성간우주 사이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NASA 등의 발표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현재 논란의 대상은 이런 경계를 통과하는 것이 180억㎞ 떨어진 지구의 관찰자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점이다.
태양의 자기장과 태양 입자들이 지배하는 영역인 태양권(heliosphere)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태양권계면(heliopause)은 그 위치나 구조가 알려져 있지 않다.
기존 지식에 따르면 태양 입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은하 입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태양권계면을 통과한 것이고 국지 자기장의 주방향에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NASA 과학자들은 1년 전 보이저 1호가 "이전에 관찰된 어떤 것과도 같지 않은 영역을 여러 차례 통과했다"고 보고했다.
태양입자 수는 줄었다 회복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으며 태양입자의 감소와 함께 우주 전자와 양성자가 갑작스럽게 증가했다.
그러다 한 달 안에 태양 입자는 사라져 버리고 오직 은하 입자들만 나타났지만 자기장의 방향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가 "`헬리오시스'(heliosheath: 태양계와 외부 우주공간과의 경계지대)가 없는 영역"에 진입했지만 아직도 태양권 안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UMD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달리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지만 반대쪽을 향하는 자기장선이 끊기고 형태가 바뀌는 `자기 재결합'이 NASA의 놀라운 자료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기 재결합은 태양 플레어와 코로나질량방출(CME) 등 태양의 극적인 고에너지 사건들의 핵심에 있으며 남북극의 오로라도 이런 현상으로 설명된다.
연구진은 태양권계면이 종종 태양권을 둘러싼 거품 같은 것으로 설명되지만 이것은 실제로 겉과 안이 명확히 구별되는 표면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태양권계면은 특정 입자들이 드나드는 구멍이 뚫려 있고 복잡한 자기구조를 가진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여기서 일어난 자기재결합이 복잡하게 중첩된 `자기 섬'들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자기 섬은 근본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자기장 안에서 수시로 생기는 독립적인 고리들을 가리킨다.
또 성간 플라즈마는 다시 연결된 자기장선을 따라 태양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은하 우주선(線)과 태양 입자들이 격렬하게 뒤섞인다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태양입자 수의 감소와 은하 입자 수의 증가가 재결합된 자기장의 `경사면'을 따라 일어날 수 있지만 이 때 자기장의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가설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보이저 1호는 2012년 7월27일 태양권경계면을 통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youngnim@yna.co.kr
(끝)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