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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념하는 한편,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 우리는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전례에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환영합니다. 환호하는 군중처럼
우리도 기뻐하며 메시아로 오시는 예수님을 반깁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겠다는 굳건한 결심이 없다면
우리의 환호는 변덕스러운 열광일 따름입니다.
역경 중에도 참되게 주님을 따를 수 있는 신앙의 은총을 청하며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식'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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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서는 '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를 들려준다.
주님께서 그의 귀를 열어 주시니, 그는 거역하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는다.
박해자에게 등과 뺨을 내맡길뿐더러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주 하느님께서 계시기에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의 신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고 전하며
그리스도인의 겸손을 깨우친다(제2독서).
마태오 복음사가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큰 소리로 외치시고 숨을 거두시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고,
땅이 흔들리며 바위들이 갈라졌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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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4-7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주 하느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않고,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나는 매질하는 자들에게 내 등을,
수염을 잡아 뜯는 자들에게 내 뺨을 내맡겼고,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주시니,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내 얼굴을 차돌처럼 만든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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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2,6-11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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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도, 향도, 인사도, 책에 하던 십자 표시도 없이 읽는다.
부제가 읽든지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읽는다. 평신도도 읽을 수 있으나
그리스도의 말씀은 되도록 사제가 읽는 것이 좋다.
부제가 읽을 때에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축복을 청한다.
+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7,11-54> 짧은 독서.
○ 해설자 + 예수님 ● 다른 한 사람 ⊙ 다른 몇몇 사람 ◎ 군중
예수님께서 총독 앞에 서셨다. 총독이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 그러나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이 당신을 고소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에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 '저들이 갖가지로 당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들리지 않소?'
○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고소의 말에도 대답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총독은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축제 때마다 군중이 원하는
죄수 하나를 총독이 풀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마침 그때에 예수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내가 누구를 풀어 주기를 원하오?
예수 바라빠요 아니면 메시아라고 하는 예수요?'
○ 빌라도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빌라도가 재판석에 앉아 있는데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 '당신은 그 의인의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
지난밤 꿈에 내가 그 사람 때문에 큰 괴로움을 당했어요.'
○ 그동안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구슬려 바라빠를 풀어 주도록
요청하고 예수님은 없애 버리자고 하였다. 총독이 물었다.
● '두 사람 가운데에서 누구를 풀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오?'
○ 군중이 대답하였다.
◎ '바라빠요.'
○ 빌라도가 그들에게 물었다.
● '그러면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오?'
○ 군중이 모두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가 다시 물었다.
●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 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 빌라도는 더 이상 어찌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받아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말하였다.
●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
○ 온 백성이 대답하였다.
◎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
○ 빌라도는 바라빠를 풀어 주고 예수님을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주었다. 그때에 총독의 군사들이 예수님을
총독 관저로 데리고 가서 그분 둘레에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의 옷을 벗기고 진홍색 외투를 입혔다.
그리고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분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리고서는,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며 조롱하였다.
●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 또 군사들은 예수님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분의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외투를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
그들은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보고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그들이 쓸개즙을 섞은 포도주를 예수님께 마시라고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맛을 보시고서는 마시려고 하지 않으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진 다음, 36 거기에 앉아 예수님을 지켰다.
그들은 또 그분의 머리 위에 죄명을 붙여 놓았다.
거기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하나는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못 박혔다.
지나가던 자들이 머리를 흔들어 대며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말하였다.
●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 수석 사제들도 이런 식으로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과 함께 조롱하며 말하였다.
●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을 터인데. 43 하느님을 신뢰한다고 하니,
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라지.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야.'
○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들도 마찬가지로 그분께 비아냥거렸다.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그곳에 서 있던 자들 가운데 몇이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 '이자가 엘리야를 부르네.'
○ 그러자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와 신 포도주에
듬뿍 적신 다음,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마시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말하였다.
● '가만,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 예수님께서는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나서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시 묵상>
○ 그러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이 갈라졌다.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되살아났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다음,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도성에
들어가 많은 이들에게 나타났다.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님을
지키던 이들이 지진과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몹시 두려워하며 말하였다.
●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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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동창 신부가 준 상본 한 장이 있습니다.
뒷면에는 그가 직접 쓴 아름다운 기도문이 있었는데,
베드로 사도를 수호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그의 본당의 설립 40주년을 준비하는 기도문이었습니다.
상본의 그림은 그리스 출신으로 스페인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
그레코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베드로 성인'이라는 성화였습니다.
이 그림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깊은 슬픔에 잠긴 표정과
애처롭게 보일 정도로 눈물 자국이 선명한 얼굴,
그러나 손과 얼굴의 방향이 가리키듯 하늘을 향한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을 거기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그 모습이 오늘 다시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의 수난기 중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한 베드로가 닭이 우는 소리를 듣고
슬피 운 장면(26,75 참조)을 들었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했습니다.
예수님의 체포에서 시작하여 십자가형으로 이어지는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길 가운데 지금 제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잘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지난 뒤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조금씩 눈과 마음속에서 살이 찢기듯 스미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님의 수난이 너무 참혹하기에 흐르는 눈물이기도 하지만,
저의 죄가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았으며 베드로와 마찬가지로
그분에 대한 배반을 뉘우치는 눈물이라는 생각에 더 비통할 따름입니다.
작곡계의 거장인 독일 출신의 바흐가 만든 '마태오 수난곡'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마태오 복음 26장과 27장을 주제로 한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바이올린 독주를
타고 애절하게 노래하는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의 하느님!'
(Erbarme dich, mein Gott!)입니다.
이 곡은 바로 베드로가 눈물을 흘리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저의 하느님, 제 눈물을 보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 앞에서 아프게 통곡하는/ 저의 이 심장과 이 눈을 보소서,
하느님./ 불쌍히 여기소서!/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구원의 신비를 더없이
깊이 체험하게 되는 성주간의 문을,
베드로 사도가 흘린 눈물을 우리 자신의 눈물로 삼아 열어야 합니다.
오직 그분의 자비만을 바라며
그 신비 속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애절하게 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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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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