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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키엘 예언자는 주님께서 보여 주신 남북 왕국,
곧 남쪽 유다와 북쪽 이스라엘이 하나 되는 환시를 전한다.
다시는 갈라지지 않을 한 민족이 된 이들은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고 주님의 법을 지키며 살 것이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어 영원한 계약이 되게 하실 것이다(제1독서).
많은 유다인이 예수님을 믿게 되자 최고 의회는 마침내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한다. 대사제 카야파는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해서 돌아가시고 또한 흩어진
하느님의 자녀들을 모으시려고 돌아가신 것을 예언한 셈이다(복음).
<그들을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7,21ㄴ-28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떠나가 사는 민족들 사이에서
그들을 데려오고,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그들의 땅으로 데려가겠다.
그들을 그 땅에서, 이스라엘의 산악 지방에서 한 민족으로 만들고,
한 임금이 그들 모두의 임금이 되게 하겠다.
그리하여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않고,
다시는 결코 두 왕국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는 자기들의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 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나의 종 다윗이 그들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그들 모두를 위한 유일한 목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내 법규들을 따르고 내 규정들을 준수하여 지키면서,
내가 나의 종 야곱에게 준 땅, 너희 조상들이 살던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들만이 아니라 자자손손이 영원히 그곳에서 살며,
나의 종 다윗이 영원히 그들의 제후가 될 것이다.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의 성전이 그들 한가운데에 영원히 있게 되면,
그제야 민족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45-56
그때에 마리아에게 갔다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바리사이들에게 가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알렸다.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의회를 소집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그해의 대사제인 카야파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이 말은 카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유다인들 가운데로 드러나게 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에 가까운 고장의 에프라임이라는
고을에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머무르셨다.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려고 파스카 축제 전에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찾다가 성전 안에 모여 서서 서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남북 왕국의
통일에 대한 주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백성의 죄악으로 더럽혀진 당신의 이름을 다시 거룩하게 하시리라는,
예언서를 관통하는 주님의 약속이 오늘의 말씀에서 구체화됩니다.
이 말씀은 오랫동안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크나큰 의미를 던져 줍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더욱 깊이 묵상하며 경건하게 지낼
성주간을 하루 앞둔 이때에, 오늘의 말씀을 새기며 남북 분단으로
말미암은 증오와 불신의 벽이 높아만 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신앙인의 자세를 헤아려 봅니다.
신앙의 뿌리인 파스카의 신비가 끊임없이
우리를 화해와 일치의 삶으로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성주간은 실천적인 면에서는 세상 모든 이를 위한,
특별히 우리 사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자신의 소명을 분명하게 깨닫는 기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소명의 실천은 언제나 화해를 배우려는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됩니다.
떼제 공동체는 그리스도인들의 화해를 통하여
인류의 갈등을 극복하고자 프랑스에서 출발한 단체입니다.
이 공동체를 세운 로제 수사는 세상의 화해를 위한 헌신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공동체의 삶을 통하여 실천하였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편지에서 이렇게 호소하였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용서하는 것이며,
화해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화해한다는 것은 언제나 영혼의 봄날과 같은 일입니다.'
이번 성주간을 준비하며 무엇보다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랑의 증거로서 우리 사회에 봄날을 가져오는
신앙인의 소명을 다할 수 있는 은총을 간절하게 청해 봅니다.
-출처 매일 미사-
♬ Regnum tuum veniat 당신 나라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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