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삶을 실천하는 전원 속 동호인 주택 Cube Box / 레이디경향 기사

2014. 6. 2. 11:41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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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끼리 모여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짓고 살자'라는 동호인 주택에 대한 막연한 계획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 계획이 구체화된 것은 약 5년 전. 건축사무소 '모네뜨왈르'의 양원구 소장이 전원주택을 짓기로 마음먹고 지인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 직장 동료, 아내의 친구 등 처음엔 스무 가구가 모였지만 막상 대지를 구입하는 등의 과정에서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덟 가구만 남았다. 경기도 양평의 동호인 주택은 현재 다섯 채가 완공됐으며, 나머지 세 채를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심플한 삶'의 컨셉트가 그대로 담긴, 꼭 필요한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양평의 큐브 박스 주택을 찾았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큐브 박스 주택. 반듯한 직사각형 디자인에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이미지를 살렸다. 커다란 창문은 에너지 절약형 유리를 사용해 냉·난방비를 줄이는 효과를 보았으며, 단열재 역시 열전도율이 가장 낮은 것을 선택했다.


천신만고 끝에 결정한 최적의 장소

    산과 강을 감상하며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나타나는 작은 마을. 한쪽에는 전형적인 전원주택 단지가, 반대쪽에는 나지막한 산자락을 깎아 만든 터에 노출 콘크리트의 큐브 박스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큐브 박스 주택들은 건축사무소 '모네뜨왈르' 양원구(38) 소장과 그의 지인들이 사는 동호인 주택이다. 흔히 전원주택은 은퇴 후 노년을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양 소장의 생각은 달랐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거꾸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젊을 때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전원주택에 살 수 있지만 나이 들어서는 병원이 가깝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에 사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거꾸로 살기'와 '심플한 삶'을 실천하려는 그와 지인들의 동호인 주택이 완성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들었던 일은 대지를 구입하는 것. 양 소장과 그의 지인들은 대지 구입을 위해 경기도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광주, 안양, 과천 등 안 가본 곳이 없었다. 하지만 생활하기에 좋은 곳은 땅값이 지나치게 비쌌고, 땅값이 저렴한 곳은 출퇴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서울과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들이 대지를 고를 때 세운 원칙은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과 어느 정도 편리한 주변 환경 그리고 대중교통으로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출퇴근할 수 있는 것 등이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 결정한 곳이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가까운 곳에 지하철 아신역이 있고, 아침에 조금 서두르면 차를 갖고 다녀도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처음 땅을 보러 왔을 때 스무 가구 중 열두 가구는 포기하고 말았다. 동호인들 중에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주변에 마트나 편의시설이 없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양 소장은 이곳이 살기 좋다는 것을 점점 더 체감하고 있다. 장날에 채소와 과일 등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주변에 자연 친화적인 유치원과 대안학교 등 훌륭한 교육시설이 많아 아이들 교육도 걱정 없기 때문이다.





2층에는 침실, 거실, 서재 등이 하나의 공간 안에 배치돼 있다. 가구를 활용해 공간을 나눠 자연스럽게 각자의 공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실용적인 주택

  동호인 주택을 지은 곳의 원래 용도는 산이었다. 산을 저렴하게 구입해 용도 변경을 한 다음 주택을 지은 것.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발품을 팔아야 했고,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땅을 깎고 축대를 쌓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본격적으로 집을 짓기 전,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결정한 동호인들은 회의를 했다. 100평 혹은 120평을 단독 혹은 둘이 나눠서 구입했는데, 건폐율이 20%였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넓은 전원주택을 지을 수는 없었다. 회의를 거쳐 각자의 예산에 맞는 집을 짓기로 했고,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평면도를 만들었다.

    외관은 노출 콘크리트 마감재로 통일했다. 건축 외장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유지 관리 및 보수가 손쉽다는 등의 장점 때문. 또 나무나 조립식 주택에 비해 반영구적으로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도 콘크리트 주택의 장점이다.

창밖의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창문을 많이 만든 것도 특징인데, 창호는 24mm 로이 복층 유리를 사용해 냉·난방비를 절약하고 자외선도 차단하도록 했다. 또 열전도율이 가장 낮은 단열재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보일러는 집주인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택했는데 태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등을 사용해 최대한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1 오롯이 침대만 놓아 기능성을 강조한 침실. 창문을 통해 연출되는 자연의 풍경이 계절마다 바뀌는 침실 인테리어 역할을 한다. 2 7평 남짓의 2층은 낮은 책꽂이를 파티션으로 활용해 공간을 구분했다. 심플하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춘 공간이다.


공간의 구분을 없앤 효율적인 배치


   동호인들이 큐브 박스 주택을 지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점은 '심플하게 산다'라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쓸 것 같아서 쌓아두었던 물건들을 모두 정리해 단순하고 기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 한 층의 넓이가 대부분 7~10평 정도이기 때문에 공간을 구분 짓지 않고 효율적인 동선을 만들었다. 1층은 주방과 다이닝룸, 세탁실로 구성했는데, 각 공간의 경계를 두지 않고 아일랜드 테이블을 중심으로 구획만 정리해 공간을 배치했다.

    2층은 침실, 거실, 서재 등이 자리해 있는데, 이곳 역시 하나의 트인 공간으로 설계해 가구 배치만으로 공간을 구분 지었다. 이 집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한 가지는 슬라이딩 도어를 최대한 활용한 것. 세탁기, 냉장고, 각종 수납장 등은 모두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슬라이딩 도어 뒤로 감춰놓았다. 덕분에 문을 닫아놓으면 깔끔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양 소장의 경우 이곳으로 이사한 뒤 생활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쇼핑을 하다 보면 이미 있는 물건인데도 자꾸만 사서 쌓아놓게 되잖아요. 이사 오면서 이 같은 물건을 모두 처분하거나 버렸어요. 집에 맞춰 쓸데없는 것들을 사지 않으니까 생활비도 줄고 물건에 지배받지 않아서 좋다"라며 심플한 삶에 대한 행복감을 드러냈다.





아래위층을 연결하는 계단. 돌계단과 노출 콘크리트 벽면이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건물의 외관과 통일감을 이루고 있다.


장점과 단점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전원주택


   동호인들이 모여 사는 전원주택의 삶은 아파트 생활과는 완전히 다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아파트에서의 생활과는 달리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기 때문. 두레, 품앗이를 했던 예전으로 돌아간 것과 비슷하다. 이런 삶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장을 보러 갈 때 같이 가서 생필품을 나눠 쓰기 때문에 생활비가 절약되고 공동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 또 직업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상담하거나 도와줄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등이다. 단점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요소가 다소 있다는 것. 주말이나 휴일이면 동호인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함께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사적인 시간을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이다.

도시 생활에 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점도 있다. 눈이나 낙엽이 쌓였을 때 스스로 치워야 하는 등 아파트에서 누리던 편리함이 사라진 것이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양 소장의 조언이다.

그럼에도 꽃피고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여름날의 전원주택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넓은 창과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한적한 정원은 이번 취재를 하게 된 기자의 전원주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더욱 커지게 했다.

장점과 단점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전원주택


   동호인들이 모여 사는 전원주택의 삶은 아파트 생활과는 완전히 다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아파트에서의 생활과는 달리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기 때문. 두레, 품앗이를 했던 예전으로 돌아간 것과 비슷하다. 이런 삶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장을 보러 갈 때 같이 가서 생필품을 나눠 쓰기 때문에 생활비가 절약되고 공동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 또 직업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상담하거나 도와줄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 등이다. 단점은 프라이버시 침해의 요소가 다소 있다는 것. 주말이나 휴일이면 동호인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함께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사적인 시간을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이다.

   도시 생활에 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점도 있다. 눈이나 낙엽이 쌓였을 때 스스로 치워야 하는 등 아파트에서 누리던 편리함이 사라진 것이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마음의 준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양 소장의 조언이다.

   그럼에도 꽃피고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여름날의 전원주택은 마냥 부럽기만 하다.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넓은 창과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한적한 정원은 이번 취재를 하게 된 기자의 전원주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더욱 커지게 했다.









1 1층의 중앙에 아일랜드 테이블을 배치해 주방과 다이닝룸의 경계를 없앴다. 아일랜드 테이블의 디자인 역시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것을 선택해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게 했다. 2·3 큐브 박스 주택의 특징 중 하나는 슬라이딩 도어를 최대한 활용한 것.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을 수납한 공간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가림막 역할과 함께 인테리어 효과를 살렸다. 창문 쪽에도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외부와 차단되도록 했다. 4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욕실. 정사각형 화이트 타일 마감과 세면대의 원목 테이블이 깔끔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욕실은 파티션과 샤워 커튼으로 세면대와 화장실, 샤워실을 구분했다.

<■진행 / 조연우(프리랜서) ■사진 / 박형주(YUL STUDIO) ■설계 & 시공 / 양원구(모네뜨왈르, 02-711-3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