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9. 10:12ㆍ일 이야기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저 / 문학동네 / 2013.07.25.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이다. 첫째, 제목이 신선하다. 별 생각없이, 별다른 정보없이, 나열되어 있는 책 중에서 쉽게 손이 간다. 둘째, 표지에 눈이 간다. 그냥 제목과 컬러가 딱이다. 딱! 구미가 당긴다. 셋째, 단숨에 읽힌다. 한시간만에 다 읽고, 하루 동안 총 3번이나 읽었다. 그만큼 문장이 간결하다. 넷째, 추천하기 좋다. 책을 좀처럼 잘 읽지 않는(?) 님에게 바로 추천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섯째, 적재적소에 유머가 양념처럼 배치되어 있다. 재미있다.
이상하게 엄청 쉽게, 또 편하게 읽었는데... 책을 덮자마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주인공(살인자)의 심리, 상황들에 대한 생각들 말이다.
처음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장자의 <호접몽>이었다. 장자가 꿈 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다가 깨서 했던 생각,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일까? 나비가 나의 꿈을 꾼 것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 역시 계속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지...
다시 한 번 읽고 떠오른 건 <니체>였다. 형사들의 취조 속에서 주인공이 느꼈을 심정.. <혼돈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134p.)> 결국 주인공은 홀로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서, 결국 혼돈 속에 갇히게 된 것은 아닐까... 흠...;;
세번째 읽고 나서 떠오른 건 소설의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반야심경>이었다. 주인공이 경험하는 것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는... 그가 지키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으며, 과연 그것은 애초에 존재했었는가? 그는 대체 자신이 무엇에 졌다고 생각했을까?....
마지막으로 쉬운 문체, 적절한 유머 덕분인지 심지어 연쇄살인범인 주인공이 인간적으로까지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쇄살인범의 본능, 내재된 악은 놓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든다. 생각하고 읽어보면 굉장히 섬뜩한 부분이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자세히는 못 다루겠지만. 엄청 쉽게 읽히는데 반해, 읽고 나면 엄청난 생각들이 몰려 오는 놀라운 소설임이 분명하다.
소설의 해설에 따르면,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라는데.. 난;; 장자의 호접몽, 니체의 혼돈, 그리고 반야심경까지... 대체 이 소설 뭐야?! 당신은 이 소설이 잘 읽히는가? 직접 읽어보고 판단할 것!
<사진 배꼽>
기억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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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naver.com/ssun_zoo/10183840146 스윙 님의 글 중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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