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2. 19:11ㆍ산 이야기
77人 에세이 山, 송지영 외, 1977, 평화출판사
1977년 9월 15일 정오에서 50분이 지난 시간, 고상돈 대원의 "여기는 정상이다."란 두 마디가 무전을 타고 베이스캠프에 울렸다. 8500m지점의 제 5캠프에서 새벽 5시 출발한 지 7시간50분 만이었다. ㅜ 지금이 2007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이라 기억에 남아있지도 않지만(초등학교 시절 큰 사건으로 기억나는 건 10.26뿐인 듯 하다) 당시 18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받고, 유력 일간지였던 한국일보의 후원으로 전통적 등반법인 극지법으로 노멀루트인 동남릉을 통해 두 번의 시도 끝에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 돌아와 국가적인 영웅이 되었다.
<EVEREST-77한국에베레스트 등반 사진집>과 <정상에 서다>는 정상 등정 이듬해 한국일보사에서 펴낸 책들이다. 사진집은 당시 한국일보 사진부장 김운형 씨가 펴낸 것이다. 그는 사진기자일 뿐 아니라 당시 한국어썬트클럽 소속으로 1971년 로체 샤르 원정대와 1975년 77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제1차 정찰대로 참여했고 1976년에는 마나슬루 3차원정대로 원정에 나섰던 산악인이었다.
<山-77人 에세이〉도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한 책인데, 등정 성공 후 등정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의미에서 각계의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1977년의 의미를 살려 77명의 글을 받아 엮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송지영, 연세대 교수 오화섭, 외국어대 교수 허세욱, 시인 서정주, 한국산악회 이사 손경석 등의 글과 함께 한 주부의 글까지 실려 있다. 굳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글만이 아니라 산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글재주들이 지금 읽어도 남다르다. 역시 세로 판이다.
<EVEREST 에베레스트-'77 우리가 오른 이야기>는 1977년 당시 국회의원으로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을 맡았던 김영도 현 한국등산연구소 소장이 등정 20년을 맞은 1997년 등정의 추억을 담은 글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등반대장 장문삼, 식량 담당 도창호 이기용, 장비 담당 한정수 이상윤, 보도 담당 이태영, 의료 담담 조대행, 부등반대장 박상렬, 총무 담담 고상돈 등이 쓴 당시의 기록을 모았다. 이들 중 에베레스트에 발을 디딘 고상돈은 이듬해 북미 최고봉 매킨리를 오르다 추락사했고 전명찬, 한정수 등도 이미 유명을 달리 했다. 그때 열여덟 명의 원정대원들의 얼굴을 사진집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그때 그들의 각고의 노력과 노고를 새삼스럽게 되새겨 보면서 30년 전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해 본다.
-2007.3.16 |
-네이버 블로그 <그때 그 산길 > 신갈나무 님의 글 중에서 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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