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에베레스트의 추억

2014. 8. 22. 19:11산 이야기






       


77 에베레스트의 추억  또다른 산-山書 

2007/03/1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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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人 에세이 山, 송지영 외, 1977, 평화출판사
EVEREST-77한국에베레스트 등반 사진집, 김운형, 1978, 한국일보사
정상에 서다, 이태영, 1978, 한국일보사
EVEREST 에베레스트-'77 우리가 오른 이야기, 김영도 엮음, 1997, 수문출판사

 

1977년 9월 15일 정오에서 50분이 지난 시간, 고상돈 대원의 "여기는 정상이다."란 두 마디가 무전을 타고 베이스캠프에 울렸다. 8500m지점의 제 5캠프에서 새벽 5시 출발한 지 7시간50분 만이었다.
네팔에 첫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때로부터 6년, 선발대가 쿰부 빙하를 건너 54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때로부터는 한달하고도 엿새가 지난 때였다. 등반대로서는 세계에서 열네 번째, 국가로서는 여덟 번째로 세계의 지붕에 발을 디딘 것이다.
영국대의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초등한 1953년으로부터는 20년도 더 지난 때였지만 산악후진국으로 일개 개발도상국가에 지나지 않던 한국이 세계 등반사에 이름을 올리던 순간이었다. 장비나 등반기술이 지금과는 다를 때로 마지막 8000m 자이언트봉이 중국대에 의해 등정된 때가 1964년 5월이었으니 늦다면 늦고 빠르다면 빠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최고봉이 2000m가 채 되지 않는 나라에서 9000m 가까운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ㅜ  지금이 2007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이라 기억에 남아있지도 않지만(초등학교 시절 큰 사건으로 기억나는 건 10.26뿐인 듯 하다) 당시 18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받고, 유력 일간지였던 한국일보의 후원으로 전통적 등반법인 극지법으로 노멀루트인 동남릉을 통해 두 번의 시도 끝에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 돌아와 국가적인 영웅이 되었다.
10월 6일 귀국했을 때는 공항에서 서울 시내까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처럼 카퍼레이드를 벌였고 바로 닷새 뒤에는-정말 빨리도-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로 불러 체육훈장을 수여했다. 훈장을 수여하는 박 대통령 뒤에서 웃고 있는 근혜 공주의 모습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앳돼 보인다.
30년, 사람들은 기념일을 만들고 또 이를 기념하길 좋아하지만, 한국의 에베레스트 초등만큼은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라도 기념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올해는 딱 30년이 지난 해. 한국일보사에서도 그때의 영광을 되새기고 싶은 듯 30주년 기념등반대를 후원한다고 3월 15일자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 신문사의 현실은 그때만 못하지만 추억에 아련히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EVEREST-77한국에베레스트 등반 사진집>과 <정상에 서다>는 정상 등정 이듬해 한국일보사에서 펴낸 책들이다. 사진집은 당시 한국일보 사진부장 김운형 씨가 펴낸 것이다. 그는 사진기자일 뿐 아니라 당시 한국어썬트클럽 소속으로 1971년 로체 샤르 원정대와 1975년 77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제1차 정찰대로 참여했고 1976년에는 마나슬루 3차원정대로 원정에 나섰던 산악인이었다.


   사진집에는 캐러밴의 시작부터 등정 순간, 귀국 전후의 모습까지가 빠짐없이 담겨 있다. 뒷부분에는 숨은 이야기들과 등정루트, 한국 에베레스트 도전사, 세계 에베레스트 도전 기록, 한국 주요산악 일람, 세계 주요산악 일람 등의 자료가 붙어 있다.
등반기인 <정상에 서다>는 당시 한국일보 체육부 차장이던 이대영 씨의 기록이다. 원정대의출발부터 정상 등정까지의 과정이 70년대스러운 문체로 세세하게 쓰여 있다. 사진집과 등정기는 둘 다 인터넷 헌책방에서 구한 것인데, 독자증정용으로 뿌린 사진집은 지금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내손에 들어온 등정기 <정상에 서다>는 고풍스런 진청색 하드커버에 종이의 색만 바랬을 뿐 한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듯 깨끗하다. 하지만 헌책방에서도 이젠 구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참고로 세로짜기 판이다.




 



<山-77人 에세이〉도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한 책인데, 등정 성공 후 등정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의미에서 각계의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1977년의 의미를 살려 77명의 글을 받아 엮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송지영, 연세대 교수 오화섭, 외국어대 교수 허세욱, 시인 서정주, 한국산악회 이사 손경석 등의 글과 함께 한 주부의 글까지 실려 있다. 굳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글만이 아니라 산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글재주들이 지금 읽어도 남다르다. 역시 세로 판이다.


 




 

<EVEREST 에베레스트-'77 우리가 오른 이야기>는 1977년 당시 국회의원으로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을 맡았던 김영도 현 한국등산연구소 소장이 등정 20년을 맞은 1997년 등정의 추억을 담은 글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등반대장 장문삼, 식량 담당 도창호 이기용, 장비 담당 한정수 이상윤, 보도 담당 이태영, 의료 담담 조대행, 부등반대장 박상렬, 총무 담담 고상돈 등이 쓴 당시의 기록을 모았다. 이들 중 에베레스트에 발을 디딘 고상돈은 이듬해 북미 최고봉 매킨리를 오르다 추락사했고 전명찬, 한정수 등도 이미 유명을 달리 했다.

    그때 열여덟 명의 원정대원들의 얼굴을 사진집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그때 그들의 각고의 노력과 노고를 새삼스럽게 되새겨 보면서 30년 전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해 본다.

 

-2007.3.16


 





       -네이버 블로그 <그때 그 산길 > 신갈나무 님의 글 중에서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