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등반지도

2014. 9. 8. 15:53산 이야기




                                           설악산 등반지도


       




설악부(雪岳賦)   /   박두진  



1


부여안은 치마자락,하얀 눈바람이 흩날린다
골이고 봉우리고 모두 눈에 하얗게 뒤덮였다.
사뭇 무릎까지 빠진다.
나는 예가 에디 저 북극이나 남극 그런데로만 생각하며 걷는다.
파랗게 하늘이 얼었다
하늘에 나는 후우 입김을 뿜어본다.
스러지며 올라간다.
고요오하다.
너무 고요하게 외롭게 나는 태고! 태고에 놓였다.



2


왜 이렇게 나는 자꾸만 산만 찾아 나서는 걸까...
내 영원한 어머니...
내가 죽으면 백골이 이런 양지 짝에 묻힌다.
외롭게 묻어라.
꽃이 피는 때, 내 푸른 무덤엔,한포기 하늘빛 도라지 꽃이 피고 , 거기 하나 하얀 산나비가 날아라.
한마리 멧새도 와 울어라.
달밤엔 두견도 와 울어라.
언제 새로 다른 태양,또 다른 태양이 솟는날 아침에 내가 다시 무덤에서 부활할 것도 믿어본다.



3


나는 눈을 감아본다.
순간 번뜩 영원이 어린다...
인간들! 지금 이 땅 위에서 서로 아우성치는 수많은 인간들이, 
그래도 멸하지 않고, 오래오래 세대를 이어 살아 갈것을 생각한다.
우리 족속도 이어 자꾸 나며 죽으며,멸하지 않고 오래오래 이땅에서 살아갈 것을 생각한다.
언제 이런 설악까지 왼통 꽃동산 꽃동산이 되어 우리가 모두 서로 노래치며 날뛰며,

진정 하루 화창하게 살아볼 날이 그립다.
그립다.



* 박두진 (1916 - 1998년)의 이 시는 1940년 11월 <문장>지에 발표되었다











 십이선녀탕 계곡을 오르며
                             /  최 월순


옷깃을 스치며
수많은 사람들 지나가고
그들 중 누구와도
다음 생의 인연이 될 수 있을까
설핏 떠오르는 생각에
옷깃을 피하며 길을 걷는다
내 옷깃을 스치지 마라
어느 순간에 이루어지는 생의 비밀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의 인연에도 마음 무거워
빛나는 물빛에도 기뻐하지 못하고
바람이 머무는 꽃잎에도
입 맞추지 못한다

언제 또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누구와 함께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설악산 얘기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는 것을 . . . 
정말 160cm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을 . . .

 

4

도토리를 까 먹으며 
설악산 오솔길을 다리쉼 하느라면 
내게 한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싫건 먹고픈 
素朴한 慾望일 수도 있는 것을 . . . 
自由를 꼭 깨물고 
차라리 잠 들어 버리고 싶은가

 

5

깨어진 기왓장처럼 
五世庵 傳說이 흩어진 곳에 
금방 어둠이 내리면 
종이 뭉치로 문구멍을 틀어 막은 
조그만 움막에는 
뜬 숯이 뻐얼건 탄환통을 둘러 앉아 
갈가지가 멧돼지를 쫓아 간다는 (註, 갈가지: 강원도 방언으로 범 새끼) 
포수의 이야기가 익어간다 
이런 밤엔 
칡 감자라도 구어 먹었으면 더욱 좋을 것을

 

6

百潭寺 내려가는 길에 骸骨이 있다고 했다 
해골을 줏어다가 술잔을 만들자고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빠이론이 
한 개의 해골이 되어버린 것 처럼 
哲學을 부어서 마시자고 했다 
해 . 골 . 에 . 다 . 가 . . . .

 

7

나는 산이 좋더라 
永遠한 休息처럼 말이 없는 
나는 산이 좋더라 
꿈을 꾸는 듯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

 

- 진교준(秦敎俊) 2003년 11월 17일(월) 오전 5시30분 교통사고로 운명 -











- 다음 블로그 < 광마의 산행 > 狂馬 님의 글과 사진에서 발췌....






한때 제가 몸담고 정붙이며 살던 곳.....


그 곳.....


설악에 올 가을쯤에 다시 가고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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