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고분 벽화의 문양

2013. 5. 29. 09:23우리 역사 바로알기

 

 

 

 

한국 단청의 특색

⑴ 고대의 단청양식

 

 

 

 

   우리 나라 고대단청양식은 삼국시대 고구려 무덤 벽에 그려진 건축그림, 또는 당시의 건축형태를 모방한 가옥형 토기 등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고구려 벽화고분은 고대건축단청의 면모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보고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벽화고분만 해도 중국 만주 집안(集安)일대에 23기, 평양․안악 일대에 68기 등 총 91기에 이른다.

    중국 집안에 분포된 고구려 고분은 대략 1만2천여 기, 그 가운데 제대로 발굴된 고분은 극소수이며 중국 당국의 무관심한 방치로 인하여 벽화는 서서히 훼손되고 있다. 그 유명한 무용총의 수렵도나 무용도의 모습은 이제 일제강점기 때 찍은 사진들로만 감상할 수 있을 만큼 훼손의 정도가 심각하다. 현재 이들 벽화는 그 형체만 겨우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인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의 벽화고분 관리는 철저하다. 중국 당국이 철문으로 고분 입구를 봉하는 방식과 달리, 북한은 고분 내부의 사면에 유리벽을 설치하고 온도․습도 조절장치와 입구 조정 등을 통하여 벽화 보존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고분 벽화의 집중적인 연구조사를 통하여 얻어진 결과물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간행하기에 이르렀다.

    고구려의 우수한 건축기술과 단청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벽화무덤들은 다양하고 풍부한 벽화내용과 묘실의 구조를 통하여 당시 수준 높은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 풍습과 신앙, 과학기술의 면모를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① 고구려 벽화고분의 역사적 변천

    고구려 고분벽화의 발전 단계는 대체로 3期 또는 5期로 구분하고 있다.

        3期구분 : ㉠인물풍속도 ㉡인물풍속과 사신도 ㉢사신도

   5期구분 : ㉠인물풍속도 ㉡인물풍속과 사신도 ㉢장식무늬 ㉣장식무늬와 사신도 ㉤사신도

 

구분

통구지역(중국 집안)

평양․안악지역(평안남도)

인물풍속도

요동성총, 통구 12호분, 각저총, 마선구1호분, 귀갑총, 산연화총, 집안산성고분군332호분

안악3호분(357년), 감신총, 안악1호분, 덕흥리고분(408년), 연화총, 용강대총, 수산리고분, 안악2호분, 평양역전고분, 복사리고분, 태성리1호분, 고산동7호분, 고산동10호분, 태성리 2호분, 복사리고분,

인물풍속과 사신도

무용총, 환문총, 삼실총, 장천1호분,

약수리고분, 팔청리고분, 성총, 천왕지신총, 대안리1호분, 쌍영총, 수렵총, 덕화리1호분, 덕화리2호분, 진파리4호분

사신도

통구사신총, 통구5회분4호분, 통구5회분5호분, 요동성총, 집안산성고분군983호분

호남리사신총, 개마총, 진파리1호분, 내리1호분, 강서중묘, 강서대묘, 장산동1․2호분, 고산동9호분, 고산동1호분,

 

② 초기(인물풍속도)

    대략 4세기 중반부터 5세기 초반에 벽화의 소재로 인물풍속도만을 그린 단실분 또는 측실로 조영된 2실분 구조의 벽화고분들이 초기로 분류된다.

    고구려 벽화고분의 주된 내용인 인물풍속화 무덤은 주인공 단독의 그림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벽화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석실 내부에는 기둥과 두공을 그려 묘실을 실제의 목조건물과 같이 조영하고, 당초문과 같은 다양한 무늬로 도채하였다.

    벽화에서 볼 수 있는 건물그림에서는 기둥, 주두, 두공, 도리 등이 묘사되어 당시 목조 건물의 형식을 재현시키고 있다. 또한 성곽, 부엌, 마구간, 외양간, 우물 등 각종 건축시설물도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사방 벽에는 집안 생활풍속도가 그려졌는데 가족, 측근, 시중과 호위무사 등 남녀 인물들이 묘사되었는바, 그 내용은 행렬, 사냥, 씨름, 전쟁, 무악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무덤의 입구에는 문지기그림도 나타난다. 천정에는 일월성신과 비운(飛雲), 하늘 등 천상의 세계(혹은 내세의 상징)가 묘사되었다. 이를 종합하면 무덤내부를 주인공이 살아온 건축내부로 꾸미고, 벽에는 주인공의 현실세계를, 천장에는 내세의 모습을 반영한 하나의 소우주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③ 중기(인물풍속 및 사신도)

    5세기 중반부터 6세기 초반 벽화고분들이 중기에 해당된다.

    벽화내용은 전기 인물풍속도에 비하여 더욱 복잡하고 다채롭다. 인물풍속고분과 마찬가지로 실내를 목조건물과 같이 보이게 하기 위하여 벽에 기둥․두공․도리․창방 등을 그렸다. 그런데 쌍영총과 팔청리고분 등에는 실제로 무덤내부에 8각 또는 4각의 기둥과 주두, 공포 등의 부재를 석재로 축조하고 그 표면을 단청으로 치장하였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벽화와 함께 목조건축의 人자대공을 그대로 조영하여 당시 건축술을 엿볼 수 있는 천왕지신총의 구조는 매우 뛰어나다.

대안리1호분 안칸 사벽 모서리 상부에는 목조건축의 창방뺄목에 해당하는 부재를 설치하고 그것을 마치 힘센 장사가 받쳐 든 모습으로 묘사하였다. 삼실총에도 사벽 모서리에 기둥과 두공을 묘사하고 벽 중앙에는 창방에 해당되는 부재를 마치 두 손으로 힘차게 받쳐 든 장사를 표현하고 있다. 문 입구에 그린 수문장은 무덤의 수호신을 의미한 것으로 후에 불교 사찰의 수호신인 금강역사․사천왕 등과 일맥 상통함을 보여준다.

 

    석실의 네 벽면에는 주인공의 실내생활장면․행렬도․수렵도․무악․씨름장면․공양도․직녀도(織女圖)․전투도․남녀인물상․수문장 등과 장방․성곽․전각․부엌․방앗간․외양간․마구간 등 각종 건물을 묘사하였다. 그리고 천장에는 일월성신과, 비천․신선․기린․봉황․이금괴수(異禽怪獸)에 사신수(四神獸)인 청룡․백호․주작․현무 그림이 추가되었고, 각종 아름다운 무늬가 다채롭게 장식되었다.

종교화의 내용도 더욱 구체화되었다. 1970년 발견된 중국 집안 장천 1호분의 예불도는 무덤의 주인인 부부가 부처님께 예배하는 모습으로 경건하고 엄숙함이 종교화로서 최대 걸작이다. 이러한 공양도 및 불상․비천 그림은 불교신앙을 반영하는 것이고, 신선 그림은 불로장생의 도교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비천은 하늘을 날면서 연꽃을 뿌리고 각종 악기를 연주하며, 신선은 학․사슴․기린․봉황․금수․범․용 등을 타고 하늘을 비행한다.

 

    이 시기의 사신도는 생활풍속도가 묘사된 벽의 상부에 조연으로 등장한다. 사신은 방위신으로 청룡․백호․현무․주작․황룡의 다섯 신수(神獸)가 있다. 그러나 흔히 황룡을 뺀 나머지 네 신수를 ‘사신’이라 한다. 방위신의 사상은 음양오행설 및 28수법(宿法)과 관련된 것이다. 즉, 28개의 별자리를 중앙․동․서․남․북의 다섯 방향에 따라 나누고, 그 별자리들의 모양을 따서 환상적인 신수를 만들어 그것을 숭배하였는데, 바로 그것이 방위신이다. 방위신은 방위에 따라 빛과 형태를 각기 달리하며, 중앙에는 황룡, 동에는 청룡, 서에는 백호, 남에는 주작, 북에는 현무를 배치하였다.

 

④ 후기(사신도)

    후기에 해당되는 6~7세기에는 사신도를 그린 단실분이 주류를 이룬다.

사신도 고분은 벽화의 주제가 사신도로 이루어진 벽화고분을 말한다. 무덤 주인의 유해가 안치되는 현실 사방 벽에 청룡․백호․현무․주작을 크게 도채하였다. 그러나 일부 벽화에서는 벽면에 사신도를 그리고 여백에 산수․구름무늬․초롱무늬․인동당초․화염무늬 등을 가득 그려서, 마치 장식무늬 바탕에 사신도를 그린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전시대와 마찬가지로 연도에는 수문장을 빼놓지 않았으며, 벽 모서리에는 굄돌을 받쳐 든 장사를 묘사하기도 하였다. 천장 복판에는 황룡 또는 연꽃무늬를 그렸으며, 투팔천장의 굄돌 측면 부재에는 일월성신․산수․나무․비천․신선․수금․봉황․연꽃․구름무늬․용무늬 당초 등 다채로운 장식무늬를 치밀하게 장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