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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성녀는 1194년 이탈리아 아시시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적 생활에 감명을 받은 그녀는 수도 생활에
대한 열망으로 클라라 수도회를 세웠다. 수도 생활에 대한 집안의 반대도
심했으나, 오히려 동생 아녜스마저 언니의 뒤를 따라 수도자가 되었다.
클라라 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철저하게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계속하였다. 1253년 선종한 그녀를 2년 뒤 알렉산데르 4세 교황이 시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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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키엘 예언자가 자신의 환시를 전한다.
사방으로 뻗은 광채의 모습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두 번째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몹시 슬퍼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성전 세를 낼 필요는 없으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자고 하시며
베드로에게 그와 당신 몫의 세금을 내라고 이르신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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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2-5.24-28ㄷ
제삼십년 넷째 달 초닷샛날, 곧 여호야킨 임금의 유배 제오년에,
주님의 말씀이 칼데아인들의 땅 크바르 강 가에 있는,
부즈의 아들 에제키엘 사제에게 내리고,
주님의 손이 그곳에서 그에게 내리셨다.
그때 내가 바라보니, 북쪽에서 폭풍이 불어오면서,
광채로 둘러싸인 큰 구름과 번쩍거리는 불이 밀려드는데,
그 광채 한가운데에는 불 속에서 빛나는 금붙이 같은 것이 보였다.
또 그 한가운데에서 네 생물의 형상이 나타나는데,
그들의 모습은 이러하였다. 그들은 사람의 형상과 같았다.
그들이 나아갈 때에는 날갯소리가 들리는데,
마치 큰 물이 밀려오는 소리 같고 전능하신 분의 천둥소리 같았으며,
군중의 고함 소리, 진영의 고함 소리 같았다.
그러다가 멈출 때에는 날개를 접었다.
그들 머리 위에 있는 궁창 위에서도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가 멈출 때에는 날개를 접었다.
그들의 머리 위 궁창 위에는 청옥처럼 보이는 어좌 형상이 있고,
그 어좌 형상 위에는 사람처럼 보이는 형상이 앉아 있었다.
내가 또 바라보니, 그의 허리처럼 보이는 부분의 위쪽은
빛나는 금붙이와 같고, 사방이 불로 둘러싸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허리처럼 보이는 부분의 아래쪽은 불처럼 보였는데,
사방이 광채로 둘러싸여 있었다. 사방으로 뻗은 광채의 모습은,
비 오는 날 구름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보였다.
그것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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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은 죽었다가 되살아날 것이다. 자녀들은 세금을 면제받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2-27
제자들이 갈릴래아에 모여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몹시 슬퍼하였다.
그들이 카파르나움으로 갔을 때,
성전 세를 거두는 이들이 베드로에게 다가와,
“여러분의 스승님은 성전 세를 내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베드로가 “내십니다.” 하고는 집에 들어갔더니
예수님께서 먼저, “시몬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상 임금들이 누구에게서 관세나 세금을 거두느냐?
자기 자녀들에게서냐, 아니면 남들에게서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남들에게서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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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학교 시절, 성당에서 영화
‘성 프란치스코’를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님’이
본디 제목인 이탈리아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거기에 나온
클라라 성녀에 대하여 감탄하였습니다.
청초한 들꽃과도 같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 대한 깊은 연민, 그리고 주님의 부르심이
프란치스코의 삶과 가르침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모의 반대를 넘어 봉헌 생활을 시작한 용기가 그러합니다.
그 뒤에 성녀의 삶에 대한 많은 글을 읽으며 성녀는 영화에서
그려진 모습보다도 더 위대하고 강인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열여덟의 나이에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사부 프란치스코를 찾아 수도 생활을 청했습니다.
그 시대 여인들에게 허용된 결정권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놀라운 예언자적 용기인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삶을 중심으로 삼은 수도 공동체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으니 누구보다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한 제자이자 동반자였던 것입니다.
클라라 성녀와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적인 만남은
교회사와 영성사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만남에 속합니다.
어느 겨울, 프란치스코는 사람들의 오해를 피하고자 클라라가
자신을 찾아 아시시를 방문하는 것을 그만두라고 합니다.
슬픔에 잠긴 클라라는 길을 돌아서며 문득 이렇게 묻습니다.
“사부님,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나게 되나요?”
“여름이 와 장미가 필 때면 …….”
그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갑자기 주변의 노간주나무 주위에 장미꽃이 만발한 것입니다.
잠시 놀라 이를 바라보던 클라라 성녀는 장미를 따서 성인의 손에
놓아 주었고, 그 뒤로는 둘이서 영적 만남을 자주 가졌다고 전해집니다.
클라라 성녀를 기념하는 오늘, 다시 한 번 성녀의 삶,
그리고 성녀와 프란치스코 성인이 주님 안에서 이룬 아름다운
영적 우정과 사랑을 음미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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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Fratello sole, sorella luna(태양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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