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류 재배법(대추나무, 복숭아나무, 자두, 매화나무, 살구나무 등) / 해동농서(海東農書) 열 번째 이야기

2015. 7. 27. 17:30집짓기

 

 

 

 

 

      해동농서(海東農書) 열 번째 이야기

   - 과실류 재배법(대추나무, 복숭아나무, 자두, 매화나무, 살구나무 등)|해동농서(海東農書)

孤山吐月 | 조회 376 |추천 0 |2012.04.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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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농서(海東農書) 열 번째 이야기

과실류 재배법(대추나무, 복숭아나무, 자두, 매화나무, 살구나무 등)



오늘은 나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타 농작물의 주기가 1년이라면 나무는 최소 30년이지요.

열매가 늦게 달리긴 하지만 나무가 말라 죽을 때 까지 열매를 내니 또한 매력적입니다.

혹여 빈 땅이 있다면 아래의 방법으로 나무 몇 그루 길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한 달이면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벼나 밀을 재배하는 사람은 1년이 돼야 보수를 받게 되지요.

허나 나무를 심는 사람은 족히 몇은 은 걸려야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순환구조가 달라지면 마음의 순환구조도 달라지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나무는 사람들의 조급함을 포기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일이 종말인 것처럼 살아야 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전 왠지 삶이 영원할꺼라는 마음으로 사는 게 더 좋아 보여요.

나무처럼 무던한 인생을 살고 파요.


서호수 선생의 이야깁니다.


 

 

대추

 

   대추는 큰 것을 조(棗), 작은 것을 극(棘)이라 하며, 계심(鷄心), 양각(羊角), 적심(赤心), 세요(細腰)의 명칭이 있다.

항상 맛좋은 것을 남겨 두었다가 심는다.

대추나무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옮겨 심는다.(옮겨 심을 때는 나무의 음지쪽과 양지쪽을 잘 기록해 두었다가 바뀌지 않게 한다. 나무가 큰 것은 무성한 가지를 베어내고 나무로 받쳐주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면 쉽게 살아난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모두 이 방법을 쓴다.

약간 큰 나무를 옮겨 심으려면 우선 해마다 나무의 뿌리를 잘라내고 사방에 물을 준다. 이듬해 흙과 함께 옮겨 심는다.)

3걸음에 한그루를 심고 줄은 서로 마주보게 한다.(만일 심은 해에 싹이 나지 않을 때는 서둘러 뽑지 말아야 한다. 오래 있으면 다시 싹이 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심은 후에는 소나 말을 데려다가 밟게 해서 깨끗하게 해준다. 그래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정월 1일에 해가 뜰 때 차례대로 도끼질하여 알록달록 찍어주는 것을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라고 한다.(12월 그믐날 밤에 해 주어도 좋다.)

지팡이로 대추나무 가지 사이를 두드려 지나치게 많이 핀 꽃을 떨어뜨린다.

꽃이 무성하면 열매가 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추를 거둘 때는 전부 붉어지면 흔들어 떨어뜨리는 것이 제일 좋다.

만일 대추가 막 익으려 할 때 수확을 하려면, 잎과 가지가 달린 채로 대추나무를 꺾어다가 짚 한 층에 대추 한 층을 단지에 넣고 단단히 봉해둔다. 이듬해 봄이 되면 마치 물고기 비늘모양과 같아진다.(?)


5월5일에 도끼로 대추나무를 두드려 준다.

대추가 익으면 안개를 꺼린다.

어저귀(아욱과의 한해살이 풀)나 짚을 가지 사이에 흩어 매달아 놓으면 안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복숭아나무

 

   복숭아의 품종은 다양합니다.

모도(毛挑), 털이 없는 승도(僧桃), 일찍 익는 유월도(六月桃), 울릉도(鬱陵島)의 중간가는 크기의 울릉도(鬱陵桃), 신라의 복숭아 감인도(甘仁桃), 이란의 복숭아 편도(扁桃)가 있다. 이 밖에 홍도, 벽도, 삼색도 등의 품종은 꽃의 색깔로 이름 지은 것 들이다.


복숭아를 심을 때는 씨에 살이 붙어 있는 상태로 심는다.

따뜻한 곳에 구덩이를 파고 복숭아씨를 묻는다. 이때 우분(牛糞)으로 씨를 감싸서 묻으면 좋다.

심을 때는 꼭지를 위로, 뾰족한 곳을 아래로 향하게 심는다.

봄에 싹이 나오면 흙을 붙여 옮겨 심고 땅을 단단히 밟아 준다.


감나무에 복숭아를 접붙이면 금복숭아(金挑)가 되고, 자두나무에 접붙이면 자두복숭아(李桃)가 된다.

매화나무에 접붙이면 무른 품종이 된다.


복숭아를 깨끗이 씻고 여자를 예쁘게 단장시켜 심게 하면 꽃이 곱고 열매에서 씨가 잘 떨어진다.


복숭아의 뿌리가 얕으면 가뭄에 약하다.

하여 1년이 지나면 그 나무를 잘라내고, 또 1년이 지나면 그 나무를 잘라낸다.

그리하면 나무의 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가 가뭄에 잘 견디고 백년이 지나도 열매를 한결같이 잘 단다.


복숭아나무에 벌레가 생기면 돼지머리 삶은 물을 식혀 뿌려준다.

아충(蚜蟲)이라는 모기 비슷한 벌레가 생기면 대나무 등잔거리를 나뭇가지 끝에 매달아 주면 벌레가 저절로 떨어진다.

이 방법은 아주 효험이 있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1년이면 열매를 맺는다. 그 다음해에 필히 한그루에 꽃을 반만 남기고 따 준다.

그리하면 나무를 상하지 않고 항상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과실이 모두 익었을 때 따 내면 근맥(根脈)이 수축되어 다음해는 나무가 무성해지지 않는다.


대개 북쪽으로 뻗은 가지가 대부분 말라죽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때는 섣달 12월에 뿌리 곁에 흙을 파내고 보릿짚을 수북이 쌓아 태운 후 북돋아주면 남북 모든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다.

복숭아가 물러 저절로 떨어진 것은 주어다 항아리에 넣어 봉한다.

7일 후에 물러지면 씨와 껍질을 건져낸다.

3일이면 식초가 만들어지는데 먹을 만하다.

3월3일에 복숭아꽃을 따 술을 담아 먹으면 모든 병이 없어지고 안색이 좋아진다.


 

 

자두나무

 

자두는 노란자두와 자주색 자두가 있으며, 맛이 껄끄러워 먹을 수 없는 야생자두가 있다.

뿌리 위로 작은 가지가 나오면 옮겨 심는다. 줄지어 드물게 심되 기름지지 않은 땅에 심는다.

기름진 땅에 심으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


복숭아나무에 자두나무를 접붙이면 열매가 붉고 달다.

자두나무의 수명은 약 30년이다. 늙으면 비록 나무가 말라죽어도 열매는 작아지지 않는다.


정월 1일이나 15일에 큰 돌을 나뭇가지 사이에 놓아두면 열매가 잘 달린다.

또 섣달 12월에 지팡이로 가지사이를 때려 충격을 주고 정월 그믐에 다시 때려주면 풍성하게 열매가 잘 열린다.

 

 


매화나무

 

   매화나무는 살구나무의 한 종류이다.

꽃은 붉은 것과 흰 것이 있다 흰 매화는 대부분 화분에 심는데 꽃받침이 녹색인 것이 가장 훌륭한 품종이다.

붉은 매화는 땅에 심는데 열매가 그리 시지 않다.


매실을 심을 때는 속살까지 함께 심는다.

심은 지 10개월이면 7~8치 까지 자란다. 2년 10개월이 되어 2~3자로 자라면 옮겨 심을 수 있다.

구덩이를 깊이 파고 물을 주되, 못의 물을 주면 무성해진다.

거름물을 가장 싫어하며, 12년이 지나야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


매실은 반쯤 노란 것을 따 연기에 그을어 오매(烏梅)를 만든다.

푸른 것은 소금에 담갔다가 볕에 쬐어 말려서 백매(白梅)를 만든다.

익은 것은 거두어 잼을 만든다.


 

 

살구나무

 

   살구는 금행(金杏)과 백행(白杏)이 있고, 신맛이 나 먹을 수 없는 것은 산행(山杏)이다.

금행은 접붙여 만들어진 품종으로 열매가 크고 달다.

백행은 익을 때는 담황색이다.


살구를 심을 때는 과육과 함께 씨를 거름흙에 심는다.

4자 정도 자라면 옮겨 심는다. 옮겨 심지 않으면 열매가 적게 달리고 맛이 쓰다.

3월에 옮겨 심되 뿌리에 묵은 흙이 붙어 있어야 한다.


3걸음에 1 그루씩 심되 인가 근처에 심으면 좋다.

거름 준 땅은 피하고, 항상 물을 주면 열매가 달다.

또 정월에 괭이로 나무아래 땅을 찍어주어 양기가 통하게 해 준다.

2월에 나무 아래 풀을 매주고 불로 태워 연기를 쏘여서 꽃덮개를 보호한다.(보통 과일나무는 모두 이 방법을 쓴다.)

큰 돌로 뿌리를 눌러 놓으면 꽃이 무성하고 열매가 단단해진다.


살구는 포를 떠 볕에 말려 먹을 수 있으며, 씨의 알갱이로는 죽을 끓일 수 있다.



어릴 적 외가 신작로 어귀에 아주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정월이 되면 나무에 오색 천으로 예쁘게 치장을 하고 반드시 가지 사이에 큰 돌을 끼워둡니다.

이걸 나무 시집보낸다고 그래요.

나무는 시집을 보내야 잘 크고 열매도 잘 달린다는 걸 이 책에서 깨닫게 되네요.


건강과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