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7. 20:42ㆍ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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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과학관련 펌글 2007/05/09 15:24
별의물리8-운석공(크레이터)
[별의 물리 시리즈 완결편]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호수에 돌맹이가 던져졌을 때 나타나는 물결을 보셨을 겁니다.
울렁울렁..... 처음 돌맹이가 떨어졌을 때는 물이 사방으로 튀지만 곧 안정되고 삼각함수의 모양으로 물결을 이뤄서 사방으로 흩어집니다.1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우리가 사는 땅덩어리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지진파가 전달되어 오는 모양은 흡사 호수에서 물결이 일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양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지진파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에너지가 지각에 가해질 때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요???
제가 어렸을 때 과학서적을 보면 보통 우리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최대 8.9의 진도를 갖을 수 있다고 나와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작년에 발생했던 슈마트라 섬 서부에서 일어난 지진은 9.3의 진도를 갖었고, 이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잘만 하면 10.0의 강진도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르죠. 과학이 아직 불완전하기도 하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예전에는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요인이 생겨서 더 강력한 원인들로 재구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지진을 일으키는 요소들은 지각을 서서히 변화시킬 뿐 지각을 급격히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그보다 더 급격히 변화시킬 수 있는 변화 - 에너지의 공급 - 는 어떤 상황일까요?
1. 유리질과 플라스틱
유리(질)이라는 용어는 아주 섬세한 차이를 두고 실생활에서 쓰이는 개념과 과학에서 쓰이는 (미묘한 차이를 갖는) 두 개의 개념을 합해서 총 3가지 개념으로 쓰입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개념은 점도가 무지무지 높아서 잘 흘러내리지 않는 액체라고 합니다. 매우 짧은 시간동안에만 보면 고체와 성질이 매우 유사해서 깨지기도 합니다만 긴 시간을 놓고 볼때는 모양이 자유자재로 보일 수 있지요. 이는 실제로 매우 오래된 성당의 유리창을 분석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유리창을 제작할 때 처음에는 완전히 균일한 두께의 유리를 썼지만, 수백년이 지난 뒤에 보면 분명히 밑쪽이 더 두꺼워져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유리(질)이라는 물질은 액체와 고체라는 구분이 없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2
반면 플라스틱이란 물질은 유리질과는 조금 달라서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고체입니다. 하지만 온도나 압력이 높아질 경우에는 액체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일반적인 물질과 다른 이유는 유리(질) 물질과 마찬가지로 물질의 상이 바뀌는 순간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플라스틱을 살펴봐도..... 분명 고체였던 플라스틱을 서서히 가열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늘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는 다른 결정질 물질이나 금속의 특성과도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2. 멘틀의 성질과 판이론
지구를 이루는 물질들 중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물질들은 멘틀과 지각입니다. 멘틀과 지각은 우리의 지식으로는 분명한 고체입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어떠한 온도와 압력으로도 고체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상식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도 지각이나 멘틀이 액체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실험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멘틀이 플라스틱같은 특성을 띌 것이라는 추측을 통해서 현재의 지구모델 중 하나인 판구조론의 에너지 공급원을 설명해 냈습니다. 판구조론은 지구 내부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고압에 의해 플라스틱으로 변한 멘틀이 대류를 일으켜서 멘틀 위에 존재하는 지각이 같이 움직인다는 결론을 얻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각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구를 구성하는 지각은 사실상 멘틀 중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들이 떠올라서 생성된 불순물층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성되는 장소나 다시 녹아서 멘틀 속으로 사라지는 장소도 지구 표면에서 수십~수백 km 이내의 비교적 저온/저압의 위치입니다. 따라서 지각이 멘틀처럼 유리질이나 플라스틱질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살펴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3. 운석과 운석공의 모양
처음 과학자들은 운석이 떨어져서 운석공이 생길 때 운석의 운동량이 영향을 미쳐서 운석공 모양이 긴 타원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달이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운석공의 모양을 살펴 봤을 때 타원모양의 운석공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왜 그런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실험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그 이유가 밝혀졌는데, 운석의 속도가 어느정도 이상 빨라지게 되면 운석의 낙하 각도나 속도에 상관없이 원형의 운석공이 형성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운석공에서 운석조각을 찾는다면 당연히 운석공의 한 가운데를 파야 합니다.
예) 에리조나 운석공
위 사진의 운석공은 애리조나주 diablo협곡의 애리조나 운석공(또는 배링거 운석공, Barringer crater)의 모습입니다. 수천~수만년 사이에 충돌했다고 알려진 이 운석공은 약 1200m의 지름에 30~60m 정도의 외각 테두리를 한 170m 깊이를 갖습니다. 처음 인디언으로부터 이 운석공을 구입한 Barringer씨는 운석조각을 찾으려고 운석공 바닥중 한쪽으로 치우친 부분이 높게 튀어나온 부분에 운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수년간 그 부분을 파헤쳤다고 합니다.
나중에 운석공의 한 가운데를 파서 수톤의 철질 운석을 발견하게 됐다고 합니다.
물론 애리조나 운석공의 경우에는 매우 심도있는 연구가 이뤄져서 시추를 통해서 변성되지 않은 바위는 지하 280m 정도에서 발견됐다는 등 매우 자세한 자료가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운석공에 얼마나 큰 운석이 떨어졌고, 어떤 모습으로 얼마나 빨리 떨어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에는 두터운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대기는 log함수의 모양처럼 지상에 접근하면서 압력이 증가합니다. 지구의 대기의 양은 지상에서 10km 이내의 공기가 90% 정도의 양을 차지합니다. 우주로부터 낙하하는 유성의 경우 열권에서 중간권 사이에 대부분 타서 없어집니다만, 큰 운석의 경우는 대부분 대기권까지 들어와서 대기의 강력한 저항과 부딪혀 타고, 녹고, 조각나고, 폭발하여 버립니다. 애리조나의 운석공의 경우는 철질 운석 전체가 산산조각나고, 증기로 변한 상태에서 지상에 부딪히게 된 결과라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반면 석질 운석(돌로 된 운석)의 경우는 강도가 철질 운석(금속으로 된 운석)보다 약하기 때문에 대기권에 들어오면 매우 작은 조각으로 산산조각나면서 폭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2000년대 들어서 일어난 인도의 운석낙하 사건이나 80년대에 있었던 멕시코에서의 운석 낙하 사건은 석질운석 낙하사건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은 운석의 낙하는 지각에 큰 에너지가 가해진 사건이긴 합니다만 전체 규모를 봤을 때 큰 규모의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4. 큰 규모의 운석의 낙하
운석공의 모습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운석공 사진을 좀 많이 찾아봐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운석공의 모습들은 작은 규모의 운석과 충돌한 결과물이었고, 특히 지구의 경우는 침식도 심하고, 대기의 방해도 있기 때문에 태양계의 다른 천체의 사진들을 살펴봐야 했습니다.
지름이 약 70km인 이 거대한 크레이터는 약 2억년 전의 충돌의 흔적입니다. 지리적 위치상 오랜 시간 동안 여러번에 걸쳐 빙하에 의해 풍화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온전한 모습을 발견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좌상에서 우하로 뻗은 피요르드의 결을 보면 빙하가 어떻게 풍화시켰는지 알 수 있습니다.
크레이터가 이처럼 원형의 호수만 남긴 것은 이 크레이터가 이중 크레이터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운석이 낙하를 합니다. 이 운석이 떨어지는 각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큰 크기의 운석이면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표면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② 충돌하면 깊은 구덩이를 만들면서 주변 지각에 충격파면을 형성시킵니다.
③ 충돌한 충격파면이 만드는 암석의 벽이 사방으로 퍼저나갑니다.
④ 중심부에는 충돌로 인해 눌렸던 에너지에 의한 반동으로 중심부가 다시 솟아오릅니다. (중심부는 액체 상태에 가깝습니다.)
⑤ 솟아올랐던 중심부는 솟아오르게 한 반동으로 다시 떨어지면서 중심부를 평평하게 만듭니다. 이 반동은 처음 충돌했을 때의 충격파보다 약하므로 가장 밖의 암석의 벽보다 안쪽에 작은 또하나의 벽을 만듭니다.
⑥ 시간이 흘러 풍화에 의해서 솟아오른 부분은 모두 침식되어 사라지고, 이중 크레이터의 사이에만 물이 고입니다.
이렇게 이중 크레이터를 형성하는 것이 우주에서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입니다.
당장 멀리 볼 것도 없이 달만 봐도 되니까요.
예) 달의 크레이터들
구글에서 보여주는 달지도를 살펴보면 여러 곳에서 이중크레이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달에서 가장 유명한 티코 크레이터(운석공)의 사진입니다. 뚜렷하게 이중크레이터의 모습을 띔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 녹은 용암이 차올랐던 적도 있었고, 다른 작은 운석들이 떨어져내린 적도 있었기 때문에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두 개의 동심원이 존재함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티코 크레이터에는 매우 길고 선명한 광조(ray)가 존재하지만, 이 광조가 왜 형성되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충돌할 때 작은 가루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떨어져서 생성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을 분이다.
역시 구글의 이미지를 빌려옵니다.
고요의 바다는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이 착륙했던 곳입니다. 아폴로 우주선이 착륙한 곳에 붉은 표시가 있습니다.3
그런데 고요의 바다 자체를 가만히 살펴보면 두 개의 동심원이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고요의 바다에 떨어진 운석이 조금만 컸다면 달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될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아무튼, 부서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현재는 용암으로 채워져서 고요의 바다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중크레이터의 모습은 사실 아주 많이 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달의 지도 위에서 이중크레이터를 발견하기까지 2년정도 이중크레이터 사진을 찾아다녔습니다.)
예) 미국의 크레이터 공원
운석의 크기가 이중크레이터를 만들기에는 좀 작다면 중심부는 그냥 산봉오리를 형성합니다. 이런 사진은 달을 보면 무수히 많이 관찰할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생략합니다.
ps. 부분사진만 봤을 때는 가운데 있는 산인줄 알았는데 위에서 보니 한 쪽으로 치우친 일반적이지 않은 크레이터의 모습이네요. ㅜㅜ 예를 잘못 들었습니다.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리기 위해 사진은 바꿉니다만 수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예) 화성의 크레이터들
이중크레이터의 모습은 화성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의 화성사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왼쪽 꼭대기를 살펴보면 멋진 이중 크레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Lyot 크레이터라고 하며, 236 km의 크기라고 합니다. 주변부에서 크레이터의 바닥 깊이가 대략 1000~2000 m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심한 충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교적 선명해 보이는 것은 충돌이 비교적 최근에 있었고, 크기가 거대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반면 오른쪽 밑에 보이는 몇 개의 크레이터는 중심에 봉오리를 형성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이 Moreux 크레이터로 크기가 138 km라고 합니다. 화성의 중력이 약해서 크레이터의 크기와 모습이 지구와 비교했을 때와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ps.
화성의 크레이터를 뒤지다가 재미있는 거 하나를 찾았습니다.
한국인의 이름이 붙은 화성의 크레이터입니다. 작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거 딱 하나 있더군요. ^^
태진이란 분이 어떤 분이실지 너무너무 궁금하지 않으세요???
크레이터를 살펴보면서.....
라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ps.
이 글을 끝으로 '별의 물리' 시리즈를 끝내게 됐다. 장장 10편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물을 끝낼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많이 기쁘다. 일반적인 별의 물리가 '항성'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비해서 이 글은 '행성'들의 이해를 위한 글이어서 성격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비록 다른 분들이 인정해주지는 않는 시리즈물이지만..... 나름대로 애착이 많이 간다.
blog.daum.net/mahahub/7588006 보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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