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집안잔치 풍속도도 볼거리 - 자연 그리고 삶: 조선시대의 회화전

2015. 12. 18. 23:54美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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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진진한 집안잔치 풍속도도 볼거리 - 자연 그리고 삶: 조선시대의 회화전

 

 

전 시 명 : 자연 그리고 삶: 조선시대의 회화전
전시기간 : 2015.11.11.-2016.5.27
전시장소 : 서울 홍익대박물관

 

   서울은 흔히 세계 10대도시에 손꼽힌다고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어떨까. 현대미술도 그렇지만 옛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생각난 김에 김홍도 그림 한 점을 보고 싶다고 하면 갈 곳이 뻔하다.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과 한남동 리움미술관 정도이다. 그 외에는 김홍도 그림을 보려고 해도 상설(常設)로 전시된 곳을 찾을 수 없다.  

 



전 이징 <화조도>

지본수묵 23.7x19.7cm 


 

   그런 까닭에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옛 그림 전시는 그 주제나 규모와는 별개로 미술 애호가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된다. 드문드문 열리는 옛 그림 전에 대학 박물관도 당연히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곳은 대개 홍보, 마케팅의 사각지대나 다름없어 여간 눈이 밝히고 있지 않으면 정보가 얻어걸리기 힘들다. 

   홍익대박물관 전시 역시 이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한(?) 전시라 할 수 있다. 물론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이유인즉 소장품 전수조사를 통해 각 파트별로 도록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중요작 일부를 공개한 전시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정선 <귀래정>

1730년경 견본담채 22.3x26.0cm 


 

   전시는 그래서 조촐하고 아담한 쪽이다. 그래도 대학박물관 비장의 걸작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우선 정선<귀래정>이다. 귀래정은 조선후기 행주 일대에 지어진 별장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당시의 문신 김광욱(1580-1656)이 지은 것이다. 그림은 겸재의 실경산수에서 보듯 건물 배치나, 규모가 생생하게 묘사돼 있으며 뒷동산 소나무 역시 짙고 옅은 먹으로 간결하게  처리한 겸재 특유의 그것 그대로이다. 

 


 


작가미상 <회혼례도> 병풍

1857년 지본채색 각 114.5x51.0cm  


 

   1857년경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회혼례도> 병풍 역시 볼거리 중 하나이다. 회혼례는 결혼후 60년을 지나 또다시 혼례식을 올린다는 것으로 조선후기에 김홍도부터 그려지기 시작한 ‘평생도’병풍에 들어가는 테마 중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들어 독립한 것인데 그 한 폭의 내용을 병풍으로 그린 것이 이 <회혼례도> 병풍이다.

 


 


작가미상 <회혼례도> 병풍 부분 

 


   여덟 폭으로 된 병풍의 매 마지막에는 주인공 노부부의 아들 민원□(閔元□)가 쓴 글이 남아 있어 여흥 민씨 집안의 잔치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림에는 대청 앞에 덧마루를 댄 무대에서 노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녀들의 춤과 음악이 펼쳐지는 장면에서 마당 한켠에 판소리꾼과 줄광대를 불러 연희를 시키는 모습까지 흥미진진한 집안잔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작자미상 <선묘조 제재 경수연도>의 헌수례  

1655년경 지본채색 47.7x32.2cm  



  이처럼 풍속 장면을 그린 그림 가운데 홍익대 박물관의 명품이라 할 만한 것이 <선묘조 제재 경수연도(宣廟朝諸宰慶壽宴圖)>이다. 이 그림은 1605년 4월 당시 여러 조정 고관들이 각자의 노모를 모시고 베푼 경수연(慶壽宴) 잔치를 그린 것이다. 내용은 대부인을 모시고 온 하인들이 문간에서 기다리는 모습에서 음식 장만하는 광경, 제자들의 대기 모습 그리고 대부인들이 며느리를 거느리고 헌수(獻酬)를 받는 모습 등 5면으로 이뤄져있다. 

 

 


작자미상 <선묘조 제재 경수연도>의 조리 장면

1655년경 지본채색 47.7x32.2cm 

 


   이 그림은 당시 참가한 사람들의 집안에서 여러 차례 모사됐으나 그중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것으로 1655년경그려졌다.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웃사람을 섬기는 일을 최대의 덕목으로 여겼던 조선시대였던 만큼 표현에 여간 정성을 들이지않았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있다.(*) 
(이 대학박물관은 겨울방학동안은 폐관할 예정이라고 하니 사전 연락이 필수인 듯하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5.12.18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