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다완에 새겨진 ‘향기로운’ 무늬들…‘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체계’

2016. 1. 8. 03:27차 이야기

 

 

      

다완에 새겨진 ‘향기로운’ 무늬들…‘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체계’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다완(茶碗)은 동양에서 차를 마실 때 쓰는 그릇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체계’(정동주저·상상의 숲)는 다도전문가인 저자가 빗살무늬 토기부터 조선의 차 그릇까지 다완의 역사와 미학적 의미를 고고학과 역사의 바탕에 상상을 더 해 풀어 놓고 있다.

 

다완은 그 탄생에서부터 상징으로 가득 찬 문양의 세계로 고대부터 삼국시대 토기,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현대작품까지 꼼꼼히 문양을 검토하면서 다양한 무늬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상징들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신석기시대 토기의 빗살무늬는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상징한다. 이는 기원전 8000년에서 기원전 4000년 까지 지구의 건조한 기후가 잦은 가뭄을 불러 오면서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비를 기원하는 제천의식을 올리며 나타난 문양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양은 신라시대의 푸른색 유리잔(6세기) 윗부분에 수직선을 입체적으로 새긴 것에도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이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의 변형으로 비를 상징이며 유리잔 입구의 둥근 테두리는 하늘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고려인들도 청자통완(13세기)에 비를 상징하는 수직선 무늬를 세겨 넣었다. 잔 위쪽에 가로로 두 줄을 새겨 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의 다완 작품에서도 비를 상징하는 수직선 무늬와 하늘을 상징하는 수평선 무늬의 조합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 책은 이외에도 여러 다완 문양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데 12세기 고려시대 다완인 ‘청자연리문완’은 화려한 대리석무늬의 다완이다. ‘연리(練理)’는 그릇을 만들 때 여러 색의 태토(胎土·도자기를 만드는 흙 입자)를 섞는 기술을 통해 대리석무늬나 나뭇결처럼 수많은 선이 이어진 추상적인 무늬를 낸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양이 크게 유행하지는 않았지만 추상성과 색채의 오묘함이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서로 관계를 지닌다는 불교의 ‘연기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사찰에서 주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리한다.

 

15세기 조선시대 ‘백자상감톱니문완’은 백자에 검은색 톱니무늬를 새겼다. 다완의 입구 부근에 톱니무늬를 빙 둘렀다. 이는 톱니무늬가 씨앗을 뿌려 놓은 들판, 경작한 땅, 그 땅에서 자라는 새싹을 뜻한다고 풀이한다. 무성한 초목과 풍성한 곡식으로 사람과 동물이 배불리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는 것이 저자의 무늬에 대한 풀이다.

 

저자는 또, 우리 민족이 발달한 차 문화를 지니고 있었으나 조선이 건국 되면서 고려시대의 문화를 배격하며 모든 의식에서 차가 빠지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다완과 다도에 대해서도 별도의 장을 두고 소개하고 있다.

 

 

책 곳곳 자리 잡은 130여 컷이 자료사진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