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구이 위에 철분이 많이 든 자토를 사용해 문양 그림을 그려 넣은 백자를 말한다. 이 기법은 청자에서 시작돼 조선시대에 들어 분청사기를 거쳐 백자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백자 위에 철사(鐵砂=산화철)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청화백자에 사용되는 코발트 안료의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발트 안료는 아라비아산으로 중국을 거쳐 수입됐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수입이 한동안 불가능했다. 따라서 당시 궁중에서 열리는 연회나 의례 때에도 청화백자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순백자에 그림을 그려 붙인 가화(假畵)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청화 백자를 대체한 것이 철화 백자(鐵畵白磁)였다.
17세기에 등장한 철화 백자는 운룡문 항아리의 사례에서처럼 초기의 청화백자 문양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이 강했던 초기의 기억이 점차 옅어지면서 철화백자의 문양은 보다 자연스럽고 해학적인 조선적 분위기로 바뀌어갔다.
백자철화 초화문 항아리(白磁鐵畵 草花文 壺)
17세기후반 높이 34.0cm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백자철화 매죽문 항아리(白磁鐵畵 梅竹文 壺)
17세기 노이 36.9cm 호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