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알펜시아 콘서트홀은 아늑했다. 25일 밤 평창겨울음악제 개막 공연은 600여 청중으로 북적였다.
공연에 앞서 정경화ㆍ정명화 공동 예술감독이 입장했다. 정명화 감독은 “2018년 올림픽을 2년 앞두고 문화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평창’을 달고 겨울음악제를 시작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평창겨울음악제는 클래식 음악 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음악도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다.
이날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의 공연이었다. 첫 재즈 연주를 하는 정경화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정경화 감독은 “십대 때 간 미국에서 엘라 피츠제럴드, 레이 찰스, 오스카 피터슨 등을 들었다.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인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올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릴 적 ‘박연폭포’를 부르시던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때 ‘흥’이 무엇인지를 느꼈다”는 정경화 감독은 “인생을 살다 보면 안하던 것도 용기를 가지면 할 수 있다. 나윤선씨를 만나고 재즈 연주를 할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공연에 앞서 정경화ㆍ정명화 공동 예술감독이 입장했다. 정명화 감독은 “2018년 올림픽을 2년 앞두고 문화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평창’을 달고 겨울음악제를 시작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평창겨울음악제는 클래식 음악 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음악도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다.
이날은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과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의 공연이었다. 첫 재즈 연주를 하는 정경화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정경화 감독은 “십대 때 간 미국에서 엘라 피츠제럴드, 레이 찰스, 오스카 피터슨 등을 들었다.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인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올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릴 적 ‘박연폭포’를 부르시던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때 ‘흥’이 무엇인지를 느꼈다”는 정경화 감독은 “인생을 살다 보면 안하던 것도 용기를 가지면 할 수 있다. 나윤선씨를 만나고 재즈 연주를 할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진행됐다. 홀로 등장한 나윤선은 손가락 피아노인 칼림바를 손에 쥐고 ‘My Favorite Things‘를 노래했다.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흡인력 있는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로 끝난 노래에 환호가 쏟아졌다.
나윤선은 “평창의 날씨가 전혀 춥지 않다고 한다. 고향에 온 것 같이 좋아한다”고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57)를 소개했다.
스웨덴 출신의 바케니우스는 오스카 피터슨 4중주단, 레이 브라운 트리오의 일원이었다. 수많은 솔로와 콜라보레이션 음반을 발표했다. 나윤선과 ‘Voyage’ ‘Same Girl’ ‘Lento’ 등 석 장의 음반을 함께 녹음해 빼어난 호흡을 자랑한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들고 나온 바케니우스는 나윤선과 ‘Uncertain Weather‘를 연주했다. 주술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바케니우스의 기타에 나윤선은 기타의 와와 페달 이펙터를 흉내 내는 가창을 선보였다.
이어진 ’Lament’는 숙연함을 자아내는 숭고한 곡이었다. ‘준비되지 않았어(I‘m not ready to)’란 가사의 라임이 인상적이었다.
‘Mistral‘은 바케니우스가 작곡했다. ‘아비뇽에서 공연했을 때 바람이 많이 불어 고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 나윤선은 호흡으로 바람소리를 냈다. 바람을 닮은 스캣송(재즈에서 가사 없이 아~, 나~, 우~ 등의 소리로만 부르는 창법)이 기타의 하강음형과 어우러졌다. 목소리와 기타 단 둘이 홀을 꽉 채웠다. 나윤선은 천 가지 목소리를 가진 바비 맥퍼린 못지않았다.
스웨덴 민요 ‘누가 바람 없이 항해할 수 있으랴(Vem kan segla forutan vind)’를 부르기에 앞서 나윤선이 가사를 소개했다. ‘누가 바람 없이 항해할 수 있을까, 노 없이 배를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눈물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 수 있을까.’
가사만큼 애절한 곡이었다. 나윤선의 목소리는 명필의 큰 붓끝처럼 갈라졌다. 노래에 완전히 빠진 그녀는 노래가 끝이 나고도 잠시 감정 속에 머물러 있었다.
물허벅 모양의 타악기인 우두 드럼을 연주하며 부른 냇 킹 콜의 ‘Calypso Blues’에서는 팔색조같이 다양한 목소리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나윤선은 “평창의 날씨가 전혀 춥지 않다고 한다. 고향에 온 것 같이 좋아한다”고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57)를 소개했다.
스웨덴 출신의 바케니우스는 오스카 피터슨 4중주단, 레이 브라운 트리오의 일원이었다. 수많은 솔로와 콜라보레이션 음반을 발표했다. 나윤선과 ‘Voyage’ ‘Same Girl’ ‘Lento’ 등 석 장의 음반을 함께 녹음해 빼어난 호흡을 자랑한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들고 나온 바케니우스는 나윤선과 ‘Uncertain Weather‘를 연주했다. 주술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바케니우스의 기타에 나윤선은 기타의 와와 페달 이펙터를 흉내 내는 가창을 선보였다.
이어진 ’Lament’는 숙연함을 자아내는 숭고한 곡이었다. ‘준비되지 않았어(I‘m not ready to)’란 가사의 라임이 인상적이었다.
‘Mistral‘은 바케니우스가 작곡했다. ‘아비뇽에서 공연했을 때 바람이 많이 불어 고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곡이다. 나윤선은 호흡으로 바람소리를 냈다. 바람을 닮은 스캣송(재즈에서 가사 없이 아~, 나~, 우~ 등의 소리로만 부르는 창법)이 기타의 하강음형과 어우러졌다. 목소리와 기타 단 둘이 홀을 꽉 채웠다. 나윤선은 천 가지 목소리를 가진 바비 맥퍼린 못지않았다.
스웨덴 민요 ‘누가 바람 없이 항해할 수 있으랴(Vem kan segla forutan vind)’를 부르기에 앞서 나윤선이 가사를 소개했다. ‘누가 바람 없이 항해할 수 있을까, 노 없이 배를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눈물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 수 있을까.’
가사만큼 애절한 곡이었다. 나윤선의 목소리는 명필의 큰 붓끝처럼 갈라졌다. 노래에 완전히 빠진 그녀는 노래가 끝이 나고도 잠시 감정 속에 머물러 있었다.
물허벅 모양의 타악기인 우두 드럼을 연주하며 부른 냇 킹 콜의 ‘Calypso Blues’에서는 팔색조같이 다양한 목소리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이런 날이 오리라곤 꿈도 못 꿨어요.”
이런 날이 오리라곤 꿈도 못 꿨어요.”
절묘한 목소리와 호흡을 보여주던 나윤선의 목소리가 떨렸다. 첫 재즈 무대를 앞둔 정경화를 소개했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과 한 무대에 서는 벅찬 감정이 엿보였다.
90도로 공손하게 인사하는 나윤선을 정경화가 안아주었다. 바이올린에 핀 마이크를 꽂고 연주한 첫곡은 유명한 샹송 ‘고엽(Autumn Leaves)‘이었다. 보컬 이펙트인 TC하모나이저를 쓴 나윤선의 노래는 여러 명이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정경화의 바이올린은 화려하지 않고 적적하고 처연한 감정을 자아냈다.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그라펠리가 달콤하다면 정경화의 연주는 쌉싸래했다. 템포가 빨라지자 정경화는 몸을 많이 움직이며 적극성을 드러냈다. 환호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계속 재즈를 하셔야겠어요.”
나윤선의 말에 정경화는 손사래를 쳤다.
이어진 곡은 ‘Grandioso’. ‘울프 바케니우스가 정경화의 음반을 듣고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스캣송과 바이올린, 기타가 함께 한 이 곡에서 주도권은 바이올린이 잡았다. 눈을 감고 격정을 쏟아내는 정경화의 모습에 1970년대부터 세계를 누비던 그녀의 연주 장면이 차례로 겹쳐지는 듯했다.
무대에 함께 서면 정경화 선생님의 기가 느껴집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무대에 함께 서면 정경화 선생님의 기가 느껴집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나윤선의 말에 600여 청중은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강원도 아리랑’에서 나윤선은 우리만의 정서와 보편적인 취향의 접점을 포착했다. 마지막 곡은 ‘Jockey Full of Bourbon‘이었다. 나윤선은 TC하모나이저 외에도 다양한 목소리 효과를 들려줬다. 입을 가린다든지 코를 막는다든지 표현 방법이 무궁무진했다.
앙코르는 에릭 사티의 ‘그노시엔느’였다. 나윤선은 물 담긴 와인잔을 문지르며 노래했다. 톱 연주를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분위기로 해석했다. 두 번째 앙코르 ‘Momento Magico’를 끝으로 개막무대는 막을 내렸다. 10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랐다.
나윤선과 울프 바케니우스, 그리고 깜짝 등장의 성격이 강했지만 정경화가 함께한 첫 무대는 예상보다 성공적이었다. 클래식만큼 격조 있으면서도 자유와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했다.
평창겨울음악제는 28일까지 알펜시아와 용평리조트에서 계속된다. 26일과 27일 5시에는 뤼카 드바르그(피아노),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바리톤), 안드레이 이오니처(첼로),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등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자들의 클래식 무대가 준비된다. 밤 9시 30분에는 데이비드 올로프스키 트리오의 클레즈머 공연, 카렐 크라엔호프 & 후앙 파블로 도발 듀오와 고상지가 연주하는 재즈 플러스 공연이 열린다. (www.musicpyeongchang.org)
평창=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사진 강원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