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 찬 솔(碧水寒松) / 경봉 스님의 茶詩와 명정스님의 다담(茶談)|

2016. 3. 7. 05:02茶詩



       [[禪詩]] 푸른 물 찬 솔(碧水寒松) / 경봉 스님의 茶詩와 명정스님의 다담(茶談)| ♣*****[ 한시♡선시

목우거사 | 2015.09.08. 07:25

   



석산강창화 서예


      ▒ 푸른 물 찬 솔(碧水寒松) / 경봉 스님 碧水寒松 月高風淸 [벽수한송 월고풍청] 香聲深處 相分山茶 [향성심처 상분산다] 遇茶喫茶 遇飯喫飯 [우다끽다 우반끽다] 人生日常 三昧之消息 [인생일상 삼매지소식] 會得磨 茶 [회득마 다.] 푸른 물 찬 솔 달은 높고 바람은 맑아 향기 소리 깊은 곳에 차 한 잔 들게. 차 마시고 밥 먹는 게 인생의 일상 삼매소식이라. 이 소식을 알겠는가. 차..! 명정스님의 다담(茶談) 선실[三笑窟]에서 평생 차를 즐겼던 경봉 스님은 멋진 다시(茶詩)도 다수 남겼다. 조주 스님의 ‘차나 한 잔 하게’와 경봉 스님의 ‘일상 삼매’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낙처’ 는 아니더라도 선문답과 다시를 잇는 고리 하나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이 인연을 물었다. “납자들이 법을 물었을 때 조주는 ‘차 마시게’, 운문은 ‘떡이나 먹게’, 앙산은 ‘밥을 먹게’했지. 어떤 비밀이 있는 것 같은가? 반가운 사람 만나면 점심하고 아이가 다가오면 안아 주고, 주말이면 여행도 가는데 여기에 어떤 비밀이 내재하는가? 경봉 스님은 대변소를 해우소(解憂所)라 하고, 소변소를 휴급소(休急所)라 했는데 어찌 그리 이름 지었을까?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도 진리의 각체(覺體) 가운데 움직이는 거지. 하루 종일이 원각(圓覺)인데 그 원각을 맛보지 못하니 중생이라고 이름 하는 것일 뿐이고...” 그러고 보니 명정 스님의 저서 『다(茶) 이야기 선(禪) 이야기』에서 ‘일상생활을 잘 착안하면 푸른 하늘을 활보하고 완전한 인격을 갖춘다’며 중국의 한 비구니 스님 오도송을 소개한 기억이 났다. 봄을 찾으러 이 산 저 산 헤매어도 허탕치고 집에 돌아와 후원 매화 가지 휘어잡아 향기 맡으니 봄은 벌써 가지마다 무르익었네. 명정 스님은 이 대목에서 “생활의 발견은 곧 자아의 발견”이라며 진리는 먼데 있지 않다고 했다. 스님은 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모자라는 것이 있다면 그 일상생활 가운데 주체가 되는 자성자리를 모른다. 아니 그 알맹이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어릿광대 같은 삐에로가 되어 그저 한평생 탈춤이나 추며 돌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닌지 모르겠다.” 명정 스님은 경봉 스님을 20여 년간 시봉했다. 경봉 스님도 당시 극락암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여기 극락에는 길이 없는데 어떻게 왔는가?”하고 물었다. 극락암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대문 밖 나서면 돌도 많고 물도 많으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도 말고 물에 미끄러져 옷도 버리지 말고 잘들 가라”고 하며 껄껄 웃어 보였다. 명정 스님의 ‘노’는 결코 엉뚱한 곳을 향해 저어간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경봉과 구산, 수월, 조주, 앙산을 말했지만 실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열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명정 스님은 ‘일상원각’ 한마디를 건넨 후 뒷방에서 한 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다완을 꺼내와 맑은 말차를 내어 주었다. “이 다완에 말차 한 잔 건넸으니 난 그대를 최상으로 대접했어. 차 맛이 어떤가!” 조주, 경봉 청다(淸茶)를 들었지만 ‘명정청다’(明正淸茶) 진면목을 알기엔 아직도 부족해 입을 다물었다. 대신 다짐을 하나 했다. ‘옛 동산에서 마신 차 값은 꼭 치르겠다’고 말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 어느 것이 옳으며 어느 것이 그른가 달은 하늘가에 오르고 꽃은 골짜기에 피었네 밤은 삼경이요 향은 백천이니 차 한잔 잘 마실지어다. - 경봉[鏡峰]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