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관음도’ 日서 발견 “전세계 딱 3점, 봉황무늬 베일 희귀본”

2016. 4. 6. 01:02美學 이야기



      

[단독]‘수월관음도’ 日서 발견 “전세계 딱 3점, 봉황무늬 베일 희귀본”

김상운 기자

입력 2015-08-12 03:00:00 수정 2015-08-12 15:10:41

14세기 고려시대 ‘수월관음도’

일본 도쿄에서 최근 발견된 고려 수월관음도.

베일이 그려진 부분이 극히 일부만 남아 육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봉황무늬가 그려졌다.
구석에 그려진 선재동자(위쪽 사진·확대)는 보존상태가 이례적으로 양호한 데다 표정이 해맑아 눈길을 끈다.
 정우택 교수 제공


   14세기 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일본 도쿄에서 발견됐다. 현재 전 세계에 3점밖에 없는 ‘봉황무늬 베일’이 그려진 희귀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불화 권위자이자 동국대박물관장인 정우택 교수는 “일본인 개인 소장자가 갖고 있는 불화를 도쿄 현지에서 감정한 결과 14세기 수월관음도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금껏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작품으로 전시는 물론이고 논문으로도 소개된 적이 없다”고 11일 밝혔다. 

수월관음도란 달이 뜬 밤에 관음보살이 바위에 앉아 선재동자를 비롯한 대중들에게 불법을 전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현재까지 45점만 전하는 희귀 문화재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수월관음도는 관음의 몸을 덮고 있는 베일에 봉황무늬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통상 베일에는 원형 당초문 혹은 원형 국화무늬를 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봉황무늬 베일이 그려진 수월관음도는 일본 가가미(鏡)신사와 조라쿠(長樂)사, 독일 쾰른 동양미술관 소장본 등 3점에 불과하다. 

정 교수는 “비록 관음 앞에 그려진 정병과 베일 부분의 비단이 떨어져 나갔지만 관음의 얼굴과 몸체는 거의 온전하다”며 “특히 선재동자가 완벽에 가까울 만큼 잘 남아 있는 것은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수월관음도는 가로 50cm, 세로 104.2cm 크기의 비단 위에 그려졌는데, 관음의 얼굴 윤곽과 선재동자의 해맑은 표정에서 엿보이는 디테일한 묘사가 일품이다. 관음 얼굴을 금니(金泥·금가루를 아교풀에 갠 것)로 칠해 화려함을 더하는 동시에 이목구비의 윤곽선 주변을 붉은색으로 ‘바림’(한쪽을 짙게 색칠한 뒤 갈수록 엷게 칠하는 것)을 해서 입체감을 줬다. 정 교수는 “일반적인 고려불화와 달리 바림에 포인트를 둬 관음보살 얼굴의 입체감을 잘 살린 수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월관음도 현지조사는 정 교수 지인들의 제보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이 소장한 ‘결가부좌 수월관음도’를 지난해 찾아내는 등 각국을 돌아다니며 고려불화를 발굴해 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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