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과 동자 / 단원

2013. 7. 31. 19:50美學 이야기

 

 

 

 


사슴 (鹿) 과 동자(童子)  지본수묵담채, 145×85.5㎝

                        소장: 안산시


   조선후기 최고의 화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년경)가 그린 작품이다. 약초 캐는 동자가 호미를 짊어지고 뒤에는 광주리를 매고 깊은 산속을 가고 있다. 뒤에는 험준한 바위산이 보이고 아래쪽에는 폭포가 떨어진다. 동자는 걸음을 멈추고 낭떠러지 아래쪽에 있는 큰 사슴을 내려다본다. 동자와 사슴 사이에는 잡목이 있어 사슴은 아직 동자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김홍도의 자필로 된 화제(畵題)가 있다.


  “봄 산을 보지 않고 사슴은 녹용을 기르네(不見春山鹿養茸)”


   사슴이 봄 산을 보지 않고 녹용을 기른다, 혹은 동자가 봄 산에는 관심이 없고 사슴의 녹용에 만 정신이 팔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봄을 맞아 건장한 숫사슴의 머리에는 녹용이 새로 자라고 있다. 동자는 약초보다 효능이 훨씬 좋은 녹용을 탐내고 있다. 이 작품은 김홍도가 50대 중엽 원숙기의 작품이다. 다소 거칠고 굵은 필선으로 산의 윤곽선을 표현하고, 굵은 먹점을 툭툭 찍어 나뭇잎을 표현했다. 동자와 사슴 사이에 그려진 굽어진 키 작은 잡목의 표현도 소위 ‘김홍도식 표현’이다. 산수의 표현은 대범하게 간략한 붓질로 표현했으나 사슴은 생기 있는 눈동자, 그리고 몸체의 터럭들까지 비교적 정밀하게 표현하였다. 이렇게 그림의 소재 중에 중심되는 것과 부차적인 것을 구별하여 표현의 정도를 조절할 줄 아는 것이 대화가 김홍도의 능력이다. 이 작품은 또 크기도 김홍도의 작품 중에서도 대작에 속한다.

 

'美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규장각도 / 단원 김홍도  (0) 2013.08.02
단원 김홍도와 한국 현대회화  (0) 2013.07.31
벽화 비천상 - 奏樂 비파 外  (0) 2013.05.23
탐매 ㅡ 한사(寒士)의 정신  (0) 2013.05.22
단원의 그림 세계  (0) 201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