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고전에 의한 녹차 제다법

2018. 3. 21. 17:48차 이야기

 

 당나라 때 유우석의 <서산난약시다가>에 "잠깐 덖어 방안 가득 차

 

향기로 채우노라"라는 내용에는 초청녹차의 언급이 있으나 그 외에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발견할 수가 없다. 그 후에 초청의 제다방법은

 

12세기 말 원나라 왕정의<농서>에 등장한다.

 

 고원경의 <다보>, 허차서의<다소>에는 초청녹차의 제다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녹차는 찻잎을 따서 증기로 찌거나 솥에 덖어 발효되지 않도록 만든

 

불발효차로 녹황색의 탕색과 신선하고 풋풋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녹차 제다방법은 찻잎을 따서 고온에서 살청항 후, 유념을 하여 말려

 

준다. 녹차의 제다과정을 기본으로 살청방법, 건조방법, 모양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허차서의 다소에 의한 제다법"

 

     옛날과 지금의 만드는법(古今製法)

 옛 사람들은 차 만들기에 향약을 섞은 용단과 봉병을 숭상하였다.

채군모(채양) 등의 여러 높은 벼슬아치들은 모두가 차의 이치에 밝고

자세하여, 항상 차 겨루기를 하고 지내면서, 모두 위로 바치는 진기한 물품을 맷돌에 갈아서 쓰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새것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하였다.

 

 전운사가 진상하는 제1강(첫번째로 출하되는 진상차의 총칭이다.)

으로 북원 시신이라는 이름의 차같은 것은 곧 적설의 수아로 만든 것인데, 한덩이의 값이 40만 전 이지만, 겨우 몇 잔 마시는데 제공될 뿐이니, 어찌 귀하지 않을손가.

 

 또 수아(水芽)는 먼저 물에 담가서 이미 참맛을 잃었는데, 그 위에 이름난 향기를 섞기 때문에 더욱 그 향기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 어찌 좋게 되겟는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옛날의 만드는 법은> 요즈음의 만드는법이 따는 대로 불에 쬐어 말리기 때문에 향기와 빛깔이 모두 온전하고, 더욱 참맛을 간직하고 있는 데에는 미치지 못한다.

 

     차덖기(炒茶)

 처음 딴 날차(生茶)는 향기가 아직 새지를 않아서 반드시 불의 힘을 빌려서 그 향기를 나타내어야만 한다. 그러나 차의 성미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므로, 오래 덖는 것은 마땅치가 않다.

 

 찻잎을 많이 들고 솥에 넣으면 덖는 손의 보람이 고르게 미치지를 못하여, 솥 안에 오래 있게 되니 지나치게 익어서 향기가 흩어진다. 심한 것은 마르거나 그을리기도 하니 어찌 달이기를 참아낼 수가 있겟는가.

 

 차를 덖는 그릇은 새 쇠를 가장 싫어한다. 쇠 비린내가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향기가 회복되지 않는다. 더욱 꺼리는 것은 기름때로서 그 해로움은 쇠보다도 심하다. 모름지기 마땅한 솥 하나를 골라 가지고, 오로지 밥을 짓는 데에만 쓰며 다른 용도에는 쓸 수 없도록 한다.

 

 차를 덖는 섶나무는 약간의 나뭇가지는 좋지만, 줄기나 잎은 쓰지를 않는다. 줄기라면 불의 힘이 사납고 성하며, 잎이라면 쉽게 불이 붙었다가 쉽게 꺼지기 때문이다.

 

 솥은 반드시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둔다. 차는 따는 대로 덖는데 한 솥 안에는 겨우 네냥(142.2그램)을 담는다. 먼저 약한 불에 덖어서 보들보들하게 하고, 이어서 강한 불로 재촉한다.

 

 손에는 나무 손가락을 끼고 재빠르게 손으로 움켜 올려서 뒤집는다.

 절반 익은 것을 기준으로 삼아 조금 기다리면 향기가 발산된다. 이것이 덖이의 알맞는 상태이다. 그래서 얼른 작은 부채로 움켜 올려서 손잡이가 달린 대그릇을 놓고 바닥에는 큰 순면지를 깔아 둔다.

 

 불에 쬐어 말린 차가 많이 쌓이면 식기를 기다렸다가 단지에 넣고 저장한다.

 

 인력이 많을 것 같으면 여러 개의 솥과 여러 개의 손잡이가 달린 대 그릇을 쓴다. 인력이 만약 적고 겨우 한 솥, 두 솥일 때에는 반드시 너덧 개의 대그릇을 쓴다. 그것은 대저 덖이는 빨라도 불에 쬐어 말리기는 더디기 때문이며, 마른 것과 축축한 것을 섞어서는 안되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섞으면 향기의 힘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 잎이 약간 그을려도 한 솥 전체가 쓸 수 없게 된다.

 

 그러기에 불도 사나운 것을 꺼리는 것이며, 솥이 식는 것은 더욱 싫어한다. 시으면 가지와 잎이 부드럽지 못하게 된다. 영고성쇠를 헤아려야 하니, 매우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산골짜기의 제법

 산골짜기의 차는 솥에다 덖지 않고, 시루에 쪄서 익힌 다음 불에 쬐어 말린다. 그것은 찻잎을 늦게 따므로 말마암아 가지와 잎이 조금 쇠어서, 덖어도 연하게 할 수가 없고 헛되이 말라서 부스러질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종의 지극히 가는 잎을 덖은 개차도 있는데, 바꾸어 말하면 이런 것은 다른 산에서 따온 찻잎을 덖어 말려서 신기하고도 좋은 차로 속이는 것이다.

 

 저 산속에서는 차를 매우 애석하게 여겨서, 어린 틈을 타고 가려따서 나무의 뿌리와 줄기를 손상시키는 일은 결코 차마 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산에서 난 차도 따는 때를 약간 늦추어 찻잎이 길게 커지기를 기다렸다가 산골짜기의 방법대로 찌면 같게 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은 시험해서 맛본 일이 없기에 감히 함부로 만들지를 못하는 것이다.

 

 

 

 

출처 : 茗田의 차사랑
글쓴이 : 茗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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