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미장 인테리어 / 월간 <전원 속의 내집> 기사

2013. 8. 3. 18:22집짓기

 

 

도심 속 아파트에 자리한 힐링 스페이스
건강을 위한 선택, 황토 인테리어


↑ 황토로 마감한 복층의 거실. 천연 목재 몰딩의 자연스러운 베이지 톤과 황토의 색감이 잘 어우러져 따스함이 감돈다.

평소 건강 챙기기에 관심 많은 이들은 전원 속 흙집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자녀 교육이나 직장 생활 등,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 수 밖에 없다면 황토로 인테리어를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 건강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는 산으로 둘러싸인 은평구의 아파트 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황토는 약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없어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기운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 인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방사하여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피로를 풀어주며 면역력도 높여준다. 황토 속에 포함된 카달라아제라는 효소는 노화 현상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황토로 아파트 실내를 미장한다면 도심 속에서도 황토집에서 사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은평구의 아파트를 황토로 리모델링한 건축주는 이미 시골에 흙집을 지어 생활해본 경험이 있다. 토담건축 윤경중 씨에게 담틀집을 의뢰해 집을 짓고 지내면서 아토피와 비염 등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가족과 업무 때문에 도심을 떠나 생활하는 것이 불편하던 차, 새로 이사 갈 아파트 인테리어에 황토를 이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건강을 위해 황토를 선택한 만큼, 최대한 화학물질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하자를 감수하더라도 이 요건은 꼭 지켜달라는 건축주의 당부가 있었기에 흙을 이용한 벽 마감은 물론, 바닥재 공사까지도 많은 고민이 뒤따랐다.

70평이 조금 넘는 전체 면적에 들어간 황토의 양은 무려 10톤, 작업 기간에만 20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복층으로 이루어진 실내는 벽두께 2~4㎝를 기본으로, 건축주가 주로 사용하는 안방과 서재는 특히 두껍게 하고 천장까지 흙으로 마감했다.

일반 흙집을 지을 때도 가장 많은 하자가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벽부의 황토 미장이다. 흙 벽체와 미장하는 황토 모르타르의 강도가 달라, 처음에는 괜찮아도 몇 년이 지나면 미장 부분만 들떠서 갈라지거나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흙벽돌로 지은 여타의 흙집들이 대부분 미장을 따로 하지 않고 메지(줄눈금)로만 마감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흙 미장이 갈라지지 않게 하기가 쉽지 않거니와 추가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윤경중 씨는 이러한 부분을 10년 넘게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특별한 노하우를 발휘했다. 플라스틱 철망과 망사 천을 이용해 시간이 지나도 갈라짐이 없는 벽체를 시공하고, 찹쌀풀과 송진 등 천연 원료만을 사용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건축주의 요구를 만족시켰다.

■ 공사과정

↑ 1. 기존의 벽지와 몰딩 등을 뜯어낸다. 화학 합성제품이 주를 이루는 벽지와 접착제 등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 2. 벽 위에 따로 제작한 망을 쳐서 못으로 고정시킨다. 황토가 일정한 두께로 벽에 잘 부착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 3. 1차 미장은 거칠게 작업한다. 완전히 건조되는데 보통 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 4. 1차 미장이 다 건조되면 갈라진 부분을 메꾸면서 2차 미장을 한다. 망사 천을 이용해 매끈한 벽면을 만든다.

↑ 5. 건조된 2차 미장 위에 들기름을 발라주면 작업이 마무리된다.

INTERIOR INFO


위치 서울시 은평구
면적 약 230㎥(70평)
천장재 천연 황토 모르타르, 편백나무 제조목
내벽마감재 천연 황토 모르타르
바닥재 스프러스 제조목
시공 토담건축 010-5279-0083
시공비 3.3㎥(1평) 당 약 100만원

↑ 거실과 주방, 각 방은 물론 계단실까지 꼼꼼하게 황토 모르타르로 리모델링했다.

바닥 역시 공기정화와 습도조절에 효과가 있는 목재로 마감했다. 화학물질 접착제를 주로 사용하는 시중의 마루재 대신, 직접 제작한 스프러스 바닥재를 깔았다. 송진을 첨가한 천연 접착제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썼고 콩물과 들기름을 섞어 3회 정도 바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건축주는 황토로 인테리어를 마친 아파트에 기대가 크다. 도심에서도 흙집에서 지내던 때와 똑같이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황토가 공기정화는 물론 실내습도 유지, 유해세균과 악취를 흡착해 줄 것이고, 천장과 바닥 마감재처럼 공간별 가구도 천연목을 이용해 짜 넣으면 여느 흙집 부럽지 않은 여건이 완성된다.

흔히들 건강에 좋다는 식물과 침구, 공기청정기 등에는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러나 기본 바탕이 되는 공간과 마감재가 바뀌지 않는 이상, 그 효과는 미약할 것이다. 집 전체에 흙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황토방 하나 정도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황토를 일상에 들여 더욱 건강한 생활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 천장은 편백나무, 바닥은 스프러스를 선택해 자체 생산한 자재를 사용했다. 흔히 쓰이는 화학 성분의 바닥 접착제 대신 송진 성분 등을 이용한 천연 재료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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