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시 “피스로드, 전세계 연결땐 지구촌 한가족 될 것”

2018. 11. 16. 11:14잡주머니



     

守岩 칼럼
월시 “피스로드, 전세계 연결땐 지구촌 한가족 될 것”
토머스 월시 세계평화도로재단 이사장 취임…피스로드 운동과 3대 역점사업
기사입력: 2017/11/25 [08:10]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토머스 월시 세계평화도로재단 이사장 취임…피스로드 운동과 3대 역점사업
     
   “전세계의 교통망이 하나로 연결되면 지구촌이 한 가족으로 묶일 수 있습니다.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무역과 교역이 활발해지면 지구촌에 평화도 촉진될 것입니다.” 11월14일 세계평화도로재단(WPRF·세계평화터널재단에서 명칭 변경) 이사장에 취임한 토머스 월시 이사장은 “세계평화도로재단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 구체적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베링해협터널(다리)과 한·일해저터널 사업은 특정 국가의 이익과 국제적 투기자본 이익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미국의 국제적 평화운동가인 월시 신임 이사장은 1981년 11월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회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고(故)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국제평화고속도로(일명 피스로드·Peace Road) 사업을 주창했을 당시 현장에 있었다. 


▲ 토마스 월시 신임 세계평화도로재단 이사장    
                   
      
   그 직후 일본에서는 일·한(日韓)터널연구회, 한국에서는 한·일(韓日)해저터널연구회가 발족하면서 해저지질 조사와 일본 규슈(九州) 사가(佐賀)현 가라쓰(唐津)에서 파일럿터널 공사 등이 진행됐다. 월시 이사장은 문 총재가 공산주의의 몰락을 예견했던 1985년 스위스 제네바 세계과학자대회에도 참석했고 이후 티베트 불교의 영적 스승인 달라이 라마를 비롯해 프란치스코 교황 등 세계적 종교적인 지도자들과 만나 교분을 다졌다. 월시 이사장은 “지구촌 평화를 위해 단절된 지역 간에 터널과 다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의 의미에 대해 공유할 수 있도록 전세계 종교지도자와 의회 지도자의 콘퍼런스를 조직할 것”이라며 “당장 실현은 어렵고 장기적인 비전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문선명 총재 주도로 지구촌 평화운동을 규합하기 위해 설립한 천주평화연합(UPF) 출범 당시에 문선명·한학자 총재와 함께 세계 각국을 돌며 방문국의 국가원수와 만나 협력을 지원받았다”고 했다.      


▲ 11월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23회 피스로드포럼 세계평화터널재단(WPTF· 세계평화도로재단으로 명칭 변경)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월시 이사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180여개 국가를 하루에 한 국가씩 방문했다”며 “각국 지도자와의 만남이 지금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UPF는 현재 세계 70여개 국가에 지부가 결성됐으며 지부마다 각국의 지도층 인사를 주축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세계평화도로재단(WPRF)은 UPF가 지닌 훌륭한 관계망과 인적 자산을 활용해 우리의 평화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은 우리의 비전과 약간 유사하지만 우리는 일대일로와 달리 특정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 이익과 이념, 정파를 초월하는 지구촌 평화의 촉진자가 되겠다는 게 우리가 추진하는 평화터널 프로젝트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 종교,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 각 부문에서 평화터널 구상에 대한 이해 공유와 인식 확산이 시급하다는 게 그의 견해이다.  월시 이사장은 “11월말에 남미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의와 내년 1월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프리카정상회의에서 세계평화도로재단의 평화 프로젝트인 피스로드 개념과 의미를 공유할 것”이라며 “각국 정치·종교 지도자와 민간 부문 등을 대상으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는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韓日해저터널 연결해 암담한 현실 희망으로 바꾸길 기대” 
한학자 총재, 日사가현에서 열린 한일해저터널 기공 30주년 행사서 강조     

   “중국-한국-일본을 잇는 시아권 대(大)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전세계로 통하는 자유권 대(大)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합시다. 중국에서 한반도를 종단해 터널이나 철교로 일본열도에 연결하고 일본을 종단하는 자유를 보장받는 국제평화고속도로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건설된다면 아시아 3국은 문자 그대로 평화고속도로로 연결돼 일체화될 수 있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 문선명(文鮮明) 총재가 1981년 서울에서 열린 제10회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전세계 노벨 수상자를 비롯해 각 분야의 학자들 총7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창한 ‘국제하이웨이ㆍ한일(韓日)터널 구상’이다.    아시아의 중심국가이면서도 역사적 관계로 인해 중대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는 한국ㆍ일본ㆍ중국 3국이 화해하고 평화와 안전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 ‘국제하이웨이ㆍ한일터널’ 기공식이 2016년에 30주년을 맞았다.   가정연합은 2016년 11월14일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에 위치한 한일해저터널 현장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일해저터널 기공 3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학자 총재를 비롯해 문선진 가정연합 세계회장, 박인섭 가정연합 세계부회장, 문연아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회장, 송용천 일본전국축복가정총연합회 총회장, 도쿠노 에이지 국제하이웨이재단 회장, 오오에 마스오 국제하이웨이재단 이사장, 유경석 가정연합 한국회장, 최윤기 통일그룹 이사장 등 200여명의 한일 관계자 대표들이 참석했다.    

▲ 한학자 총재가 한일해저터널 현장을 시찰하며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축도에서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부모의 나라로 인류 앞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한일 해저(海底)터널을 통해 오늘날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암담한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앞으로 한일해저터널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국제하이웨이는 동북아 국가 간 사람, 물건, 자본,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시대를 열어서 경제공동체 구축을 통해 평화와 안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 일환으로 ‘한일해저터널’ 프로젝트는 문선명ㆍ한학자 총재의 비전에 따라 1982년 4월 일본에서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이 발족됐고, 1983년 5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학교 사사 야스오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일한터널연구회’가 설립됐다. 그리고 1986년 10월 사가현 진제이초 나고야에서 제1차 조사를 위한 파일럿 터널공사를 시작했다. 일본 측은 지상과 해양, 항공지형 조사를 실시했으며, 터널구간을 따라 환경역학조사도 병행했다. 그리고 가라쓰에서 한일터널 탐사를 위한 굴착공사를 진행했다. 현재 바다 밑으로 547m까지 굴착한 상태이며 현재도 지질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86년 ‘한일해저터널연구회’를 설립한 뒤 1988년 10월 거제도 일대 5개 지역에서 시추조사를 벌였다.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ㆍ일해저터널의 필요성을 최초로 언급한 이후 김대중(1999년 9월), 노무현(2003년 2월) 대통령도 해저터널에 관해 긍정적 의사를 표명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해저터널은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일본 정부는 2000년 모리 요시로(森喜郞) 당시 일본 총리가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방한한 자리에서 한ㆍ일해저터널 건설을 공식 제의한 바도 있으며, 또 2003년 일본 자민당은 한ㆍ일해저터널 건설을 100년 동안 이뤄야 할 3대 국가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문선명ㆍ한학자 총재는 2008년 1월18일 국토해양부에 공익법인인 세계평화터널재단(현재 세계평화도로재단으로 개칭)을 등록했다. 이 재단은 각계 인사들을 규합, 한일터널과 베링해협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추진체로 ‘베링해협 평화포럼’ ‘한일터널 포럼’을 발족시키고, 학술연구와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일해저터널이 남북관계 개선효과도 있다고 본다.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를 고려하면 북한 개방과 협력도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추진하는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평화고속도로의 일환인 한일해저터널은 한일(韓日) 간에 도로교통망을 건설이라는 차원을 뛰어 넘어 남북통일과 동북아시대의 새로운 질서 개편이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 건설 힘 합칠 것”
제22회 ‘피스로드 포럼’에서 “2030년 착공 목표 로드맵 수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으로 한·중·일 (韓中日) 교류는 역사상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이러한 호기를 살려내면 반드시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 입니다.” 지난 7월7일 서울 반포 JS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22회 피스로드 포럼’에서 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 전 일본 관광청 장관은 초청 특강을 통해 “한·일 터널은 2020년 한·일 양국 간 건설 협약 체결, 2030년 공사 시작으로 확실한 로드맵을 세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 7월7일 열린 ‘제22회 피스로드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조하타 전 장관은 한국과 일본 간 스포츠·관광 분야 교류의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세계평화터널재단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최윤기 재단이사장, 김병수 부이사장을 비롯해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 신장철 숭실대 교수, 심장섭 백석대 교수 등 각계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해양·대륙세력 가교 역할하게 한일해저터널 건설 적극 검토를” 

   한국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방안으로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이관세 경남대 석좌교수는 12월8일 세계평화터널재단과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6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실현 국제심포지엄’에서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 2016년 12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계평화터널재단과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주최로 열린 ‘2016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실현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종만 배재대 교수, 이관세 경남대 석좌교수,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회장, 나가노 신이치로 일본 다이토분카대 명예교수, 박성열 한일평화터널연구회 회장.     
 

   이 교수는 “한국이 해양세력(미국과 일본)과 대륙세력(중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양(兩)세력이 교류·협력을 통해 조화롭게 번영한다면 한국도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다”며 “한일해저터널도 두 세력을 연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韓中日) 3국 협력이 양 세력의 융합으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바로 북한 문제”라며 “단기적으로는 북한과 소통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을 열고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일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동북아 물류 지형이 바뀌는 경제적 변화뿐 아니라 남북한과 중국, 일본이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동북아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동북아 공동체 건설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다이토분카대 명예교수인 나가노 신이치로 일·한(日韓)터널연구회 상임이사는 ‘일본의 입장에서 본 한일해저터널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일해저터널을 건설하기 위한 한·일 양국 정부의 합의가 필요하고 양국 정부가 관여하는 공동조사연구기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가노 상임이사는 일본 내 한일해저터널 논의 진행 상황에 대해 “양국 간 공식 합의는 이루지 못하고 있으나 민간기관의 활동으로 각종 조사·연구 및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일한터널추진현민회의’ 조직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일본 안에 26개 지방조직이 결성돼 있다.   
  
피스로드운동과 3대 역점사업     

   세계평화도로재단(WPRF)은 2005년 12월24일 ‘피스킹인터내셔널(PKI)’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돼 2017년 창설 12주년을 맞았다. 재단은 창설 이래 지구촌의 원활한 소통과 교류를 위해 한일터널 베링터널, 한반도종단철도 연결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이것이야말로 전지구촌을 단절 구간 없이 잇고, 인류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첩경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피스로드운동의 대두 ― 평화의 길은 소통에서 시작     

   인류는 전쟁 대신 평화에 주력해야 한다. 전쟁은 더 이상 어느 나라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세계는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의 유기체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평화도로재단을 창설한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일찍이 이것을 간파하고 지구촌 평화구현의 해법으로 평화인프라 구축을 주창한바 있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인류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문 총재의 평화구상은 무엇이었을까.     

◆전세계를 잇는 대(大)하이웨이 건설     

   1981년 11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이 자리에는 세계 109개국에서 운집한 857명의 각 분야 석학들로 열기가 가득 찼다. 이들 석학은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 참석차 왔는데, 당시 한국 사회에서 수준이나 규모면에서 이 정도로 큰 회의는 처음이었다. 회의 주제는‘절대가치의 탐구와 새로운 세계의 창조’였다.  

        
▲ 1981년 11월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 모습     
▲ 제10차 ICUS에서 전세계를 잇는 국제평화초고속도로(일명 피스로드) 건설을 제창하는 문선명 총재


   전체회의 의장은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몰튼 카플란 미국 시카고대학교 교수였고, 부의장은 한국학술원 원로 이병도 박사와 스웨덴 노벨상수상자 울프 폰 오일러 박사였다.

이 행사는 동아일보, 경향신문, 매일경제 등 국내 주요 언론에서 수차례 비중있게 보도했다.

   회의 개막식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선언이 터져 나왔다. 회의를 유치한 가정연합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가 기조연설을 통해 전쟁을 없애고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전세계를 초고속교통망으로 연결해 지구촌을 한 가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지의 ‘국제평화초고속도로’(일명 피스로드) 건설을 제창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세계는 민주와 공산 국가로 양분된 채 두 진영의 기 싸움으로 지구촌이 꽁꽁 얼어붙어 있던 시절이었다. 참석자들은 아연실색했고, 일부 학자들은 한 종교지도자의 몽상 정도로 치부했을 터이다. 문 총재는 이날 ‘절대가치와 새로운 세계의 창조’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지구촌 문명공동체 구상을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밝혔다. 문 총재는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의 일환으로 지구촌 단절 구간인 한국과 일본을 해저터널로 우선적으로 연결할 것을 제안했다.

   문 총재는 인류사회의 평화 구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이번에는 ‘길’(road)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평화에 다가가려는 꿈을 전격 제시한 것이다. 문 총재는 단지 선언으로 끝내지 않고, 그날 이후 혼신을 다해 구체적인 실천사업을 벌여왔다. 다음은 문 총재의 역사적인 기조연설문의 일부이다.

   “오늘날 모든 인류는 질병과 전쟁, 그리고 불신과 기아의 세계에서 벗어나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이상세계를 동경하며 희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류의 염원을 한낱 실현 불가능한 꿈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국적을 초월한 하나의 통일세계에 살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이 각자의 내면세계에서 용솟음치고 있으며, 이러한 내면의 외침은 참된 인간의 이상이자 심정이요, 이는 곧 하나님의 심정이자 소망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던 세기를 매듭짓고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이하려는 때에 즈음하여, 진정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하여서는 쟁탈과 반목 일변도인 자국 이익만의 추구에서 탈피하여 범세계적 차원의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아울러 모든 이웃나라의 행복과 평화 없이 자국만의 진정한 평화가 유지될 수 있는지 반성하여 볼 때 국적을 초월한 인류애 없는 세계평화란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의 사회구조 및 경제구조에 대해서도 새로운 학설이 정립되어야 할 시기도 바로 지금 이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새로운 국제경제기구가 창설되어 지난날의 막대한 경제적 낭비와 손실을 막고, 또 전세계의 국토이용계획을 ‘세계와 인류’라는 차원에서 새롭게 추진함으로써 모든 인류에게 평화와 행복을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상세계가 도래하고 영구평화가 실현되어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해야 합니다.

  본인은 이 자리에서 ‘인류는 한 가족, 한 형제’라는 대명제 하에 이러한 이상(理想)을 실천에 옮기는 일환으로 동서제국을 연결하는 ‘인터내셔널 하이웨이(international highway)’의 건설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그것은 중국에서 한국을 통하여 일본에 이르는 ‘아시아권 대(大)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전세계로 통하는 ‘자유권 대(大)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를 종단하여 터널이나 혹은 철교로 일본열도에 연결하고 일본을 종단하는 자유를 보장받는 ‘국제평화고속도로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본과 한국과 중국 대륙을 거쳐 남아시아, 중동, 유럽을 경유해 소련까지 연결하는 것을 1차 안(案)으로 시작하여 전세계 국가와 국가 간 육지와 해저를 일직선으로 관통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이웨이 중앙부에는 뉴매틱 튜브 시스템(pneumatic tube system, 600㎞/h)을 설치하여 화물수송을 담당케 하며 대도시에서는 에어포트(공항)도 겸하는 한편, 인터체인지 일단에는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두어 노비자(no visa)로 간단하고 신속한 출입국 제도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이웨이 좌우 양측에는 각 1㎞ 이상의 중립 완충지대를 설치하여 국경을 초월한 지대로 설정하고 초고속승용차(250㎞/h) 및 관광버스 이용자를 위한 휴양지를 조성함으로써 ‘초고속화’로 하나의 세계를 묶는 지상천국안(案)을 제창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시안은 금후의 이상세계를 하루빨리 단축시켜 실현하려는 구체적 방안의 일부이며, 이를 통하여 과학자들도 또한 전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위해 공헌케 함으로써 세계를 일일생활권으로 묶어 새로운 문화세계를 창건하는 데 그 의의와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앞으로의 세계는 새로운 국제경제 기구 및 질서의 탄생으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해지며, 인류는 풍족한 경제생활에 따른 시간적 여유를 레저에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인류는 대자연을 이해하고 배우며 그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인종과 국적을 초월하여 서로 사랑하고 위하며 참된 삶을 즐기는 이상세계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을 본인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야말로 하나님이 소망하시는 세계이며, 통일원리의 이념과 일치되는 세계요 인류가 염원하는 이상세계인 것입니다.”     

◆초고속화로 만드는 ‘하나의 세계’

  한일(韓日)터널 건설을 위한 실천적 프로젝트는 즉각 구체화됐다. 문 총재는 한일 양국에 한일터널 건설을 위한 실무기구(일본은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 일한터널연구회, 한국은 한일해저터널연구회)를 두어 구체적인 활동을 펴도록 지시했다. 이들 실무기구는 양국에서 각각 다양한 조사연구 활동을 벌였고, 일본측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은 한일터널 기종착지인 일본 규슈 사가현 가라쓰에 500m가량의 파일럿 터널(조사사갱)까지 굴착했다. 한국 측의 한일해저터널연구회는 윤세원 박사가 이끌었는데, 1988년 10월 한일터널 기종착지인 거제도 일대 5개 해안지역에서 시추조사를 벌였다. 한일해저터널연구회는 후에 설립된 한일터널연구회에 합병되면서 업무도 이양됐다.

   문 총재는 한일터널 건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하던 중 이번에는 2005년 9월12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UPF 창설대회에서 ‘베링해협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을 교량이나 터널로 잇자는 놀라운 발상이었다. 문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베링해협 프로젝트야말로 국가·인종·종교·문화의 벽을 깨는 하나님의 사업임을 선언함으로써 자신이 펼치려 했던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 구상을 재천명했다. 다음은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을 육로로 잇자’는 제목의 강연문의 일부이다.

   “세계 지도자 여러분, 본인은 오늘 이 귀한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한 실로 섭리적이고도 혁명적인 프로젝트를 선포하고자 합니다. 역사적으로 사탄에 의해 동과 서, 남과 북이 갈라졌고 지리적으로는 북미 대륙과 러시아 대륙이 갈라져 있는 베링해협에 교량을 건설하거나 해저 터널을 뚫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프리카의 희망봉으로부터 칠레의 산티아고까지, 영국의 런던에서 미국의 뉴욕까지 자동차로 전세계를 순회 질주할 수 있게 될 ‘세계 초고속도로’를 연결해줄 ‘세계 평화의 왕 교량·터널(WORLD PEACE KING BRIDGE·TUNNEL)’을 완성하고 세계를 일일생활권으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더 이상 분단과 분열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하늘의 경고입니다. 전세계를 하루의 생활권으로 묶어 사탄이 만들어놓은 인종, 문화, 종교, 국가의 벽을 헐어내고 하나님이 그렇게도 소원해 오신 평화세계를 이 지구성에 창건하자는 것입니다.  


▲ 국제평화초고속도로(일명 피스로드) 개념도     


   미국과 러시아가 하나 되고 유럽 대륙, 중국, 인도, 일본, 브라질 등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그리고 모든 종교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힘을 모아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 사업의 성공이야말로 인류에게 더 이상 전쟁과 분단이 필요 없는 평화왕국을 창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이렇게 엄청난 프로젝트를 어떻게 완성할 수 있느냐고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있습니다. 21세기의 현대과학 기술은 이제 베링해협에 터널을 뚫는 것 정도는 문제도 안 될 수준까지 발전해 있습니다. 공사비용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세계가 전쟁이라는 미명으로 탕진하고 있는 돈이 얼마입니까?

인류는 지금 역사와 후대 앞에 실로 가공할 만한 죄를 짓고 있는 것을 자각해야 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미국이 지난 3년 동안 이라크전쟁에 쏟아 부은 전비(戰費)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200조 원(2천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의 예산이면 베링해협 프로젝트는 완성하고도 남을 돈입니다. 우리가 왜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들에 이처럼 엄청난 돈을 퍼붓는 어리석은 만행들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성경 이사야서 2장4절의 가르침처럼 이제는 “총칼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 때”입니다. 더 이상 인류는 전쟁을 위한 전쟁에 자식들의 생명을 희생시키고 천문학적인 돈을 탕진하는 패악을 거듭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우주의 주인 되신 하나님이 원하시는 평화세계 창건에 총 매진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 일명 피스로드 개념도   


   문선명 총재의 지시로 2005년 한국에 베링해협 프로젝트를 전담할 기구인 피스킹인터내셔널(PKI)이 설립돼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PKI는 처음에 영리단체로 출범했으며, 국내 정상급 건축설계회사인 ㈜일신설계 이용흠 회장이 맡아서 이끌었다. 이 회장은 PKI를 통해 착실히 기반을 닦아 나가던 중 국제평화고속도로 프로젝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법인 설립 계획을 세우고 문 총재의 허락을 기다렸다. 문 총재가 승인하자 2008년 1월17일 건설교통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재단법인 ‘평화통일재단’(후에 세계평화터널재단으로 명칭이 바뀜)이 창설되기에 이른다. 평화통일재단은 문 총재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앞서 PKI와 한일터널연구회가 해오던 업무를 통합 운영했다.        

3대 역점사업 1 ― 한일터널 프로젝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 6월1일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하자, 전세계가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인데, 여기서 빠지겠다고 했으니 가입 국가들이 황당했을 것이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도 트럼프의 탈퇴 선언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기후협정 탈퇴 이유는 이 협정이 미국에 불공평하게 되어 있어 자국민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다.

   지역별, 대륙별 통합으로 가던 세계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트럼프의 등장 등으로 역사가 후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세계사의 큰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여서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 수는 없다. 트럼프가 어떤 생각을 가지든 세계는 ‘자유’ ‘평화’ ‘정의’라는 큰 물결을 이루며 모두가 이익이 되는 ‘지구 한 가족’ 사회를 향해 도도히 흘러가고 있다.

   문선명 총재는 일찍이 세계사의 큰 흐름을 간파하고 국가 간 평화인프라 구축을 주창했다. 전쟁 대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자는 것이다. 국제평화고속도로(일명 피스로드) 건설이 그것이다. 지구촌을 한 국가처럼 연결하려면 지리적 단절 구간을 해소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 사이의 한일해협,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베링해협을 육로로 연결해야 한다. 문 총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해협과 베링해협에 교량이나 해저터널을 건설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길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간 화합이라는 더 큰 목표가 있다. 지구촌 단절구간을 잇는 이른바 한일터널 및 베링터널 프로젝트는 좁게는 해당 국가를, 넓게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을 연결해 서로 이롭게 하자는 원대한 평화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문 총재는 피스로드를 통해 아시아인들이 결속되고, 남북통일의 길도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구상을 펴면서 “우리는 아시아를 기점으로 하여 절대가치 하나님 사랑을 중심으로 현실적 통일경제권을 실현하고, 동서 신문명을 결합해 새로운 세계의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류가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손을 잡는다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지구촌은 네트워크 속에 살고 있고, 네크워크의 핵심은 연결인 만큼 지구촌 미싱링크(missing link: 빠진 고리- 전체를 이해하거나 완성하는 데 필요한 정보 같은 것)를 잇는 한일터널과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마땅히 구현돼야 할 사업이다. 국경은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문선명 총재는 창조본연의 이상세계에서는 국경이 있을 수 없다고 역설해 왔다. 국경으로 인해 분쟁이 끊이질 않기 때문에 세계평화는 국경 철폐가 선행과제라고 여겼다. 국경철폐의 전(前)단계로 피스로드를 만들어 세계인류를 하나로 묶고, 각 국민의 무사증(無査證) 통과를 허용하자는 것이 문 총재의 구상이다. 그는 도로와 공항 등 대규모 이동통로를 세계평화를 위해 설정할 경우 세계평화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스로드는 세기적인 프로젝트이다. 그 핵심 연결구간이 베링해협터널, 한일터널 그리고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이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한일터널-베링터널 건설 낙관     

   한일터널과 베링터널 건설은 구글이 선정한 이 시대의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미국 다빈치연구소 소장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5월3일 KBS 1TV ‘오늘 미래를 만나다’에 출연해 미래 교통혁명에 대해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프레이 소장은 향후 지구촌에 베링해협터널 한일터널, 다리엔 갭 터널, 지브롤터터널 등 4개 터널이 건설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프레이 소장은 “베링해협 터널과 한일해저터널 등 메가(mega)프로젝트 추진으로 단 2시간(21만원) 만에 한국과 워싱턴을 여행하는 전세계 1일 생활권의 지구촌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래학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미래를 적확히 예측하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여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981년 문 총재가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의 일환으로 한일터널을 처음으로 제안한 이후 한일 양국 정상들이 이에 동조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국가 정책기관에서도 한일터널 건설의 타당성에 대한 조사 연구가 본격화됐다. 1990년 5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일본 국회 연설에서 한일터널의 필요성에 대해 양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역설했다. 이어 2000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3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각각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일터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2000년 10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한일터널과 함께 ‘ASEM철도’ 건설을 제안했다. 그 뒤 2003년 3월 일본 자민당은 ‘국가 건설의 꿈’ 아이디어로 한일터널을 선정했다. 2007년 4월에는 아라이 히로유키(荒井廣幸) 신당일본 간사장이 한일터널을 뚫고 철도와 고속도로를 연결하자는 한국 전직 대통령들의 제안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2008년 12월2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會根康弘) 전 일본 총리와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회장으로 있는 한일협력위원회도 양국 교류 확대를 위한 한일터널 건설공론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2008년 3월 자민당 큐슈(九州) 지역 중의원 14명을 중심으로 ‘일한해저터널추진동맹’을 결성하면서 한일터널 건설 문제가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됐다. 특히 큐슈와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등 양국의 관련 지자체나 정·재계가 적극 나서서 한일터널 건설을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도 큰 관심을 보였다. 2009년 12월2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이 대통령 주재로 대구 경북도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초광역 개발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한·중·일 해저터널 건설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어 2010년 9월 국토해양부는 한국교통연구원에 한일터널 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또한 2010년 10월 한일 양국 학자 26명이 참가한 한일신시대연구회는 ‘한일 신시대를 위한 제언-공생을 위한 복합 네트워크의 구축’ 보고서에서 양국 정부에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 총재의 지시로 한일터널 조사작업 본격화

   문선명 총재는 한일터널을 포함한 국제평화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한 뒤 1982년 4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IHCC)을 창설했다. 1차 목표는 한일터널 건설을 위한 제반 조사작업이다. 1982년 2월에는 일한터널조사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이어 7월에 일본 큐슈 사가현 가라쓰와 이키, 쓰시마 육상부와 해역부 조사를 개시했다. 1983년 5월에는 일한터널조사위원회가 일한터널연구회로 이름을 바꿔 해저터널 건설과 관련된 각종 조사와 연구를 수행했다.

그 이후 한국에서도 한일해저터널연구회가 발족돼 1988년 10월 거제도 일대 5개 지역에서 시추조사를 벌였다. 이같은 기초작업을 토대로 1986년 10월 사가현 진세이초(鎭西町) 나고야(名護屋)에서 ‘조사를 위한 파일럿터널’ 공사가 시작됐다. 1989년까지 제1차 공사에서 410m를 굴착했다. 그후 기술적 문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006년 3월 다시 2차 공사를 시작해 547m를 굴착했다. 일본에서는 이 파일럿 터널을 ‘조사사갱(調査斜坑)’이라고 부른다. 이 조사사갱은 폭 5.4m, 높이 5m의 터널로, 안에는 송풍관, 급수관, 배수관, 전력선, 작업용 레일이 설치되어 있는데, 본 터널이 뚫리면 공사 보조터널로 사용될 수 있다. 


▲ 한일 해저터널 노선도     
         
    
   한일터널은 한일 양국을 관통함은 물론 한반도종단철도(ᄊᆞᆩ)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하여 한국을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하는 미래지향적 프로젝트이다. 한일터널이 건설되면 한일 간 물류와 인적 교류의 증대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동북아광역경제권 형성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여객 운임과 물류비 절감에도 기여효과가 크다. 부산과 후쿠오카를 연결하는 기존 쾌속선 소요시간이 2시간55분이지만 한일터널이 건설되면 1시간 이내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한일터널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경제규모 3위의 일본이 가담하면서 유라시아권 철도망 구축에 절대적인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한일터널은 한·중·일 3국의 단일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어 문화교류와 교역 등에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해저터널 건설로 한국은 54조5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5만명의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일터널과 한반도 통일은 서로 맞물려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어느 한쪽이 탄력을 받으면 나머지 한쪽도 쉽게 성사된다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건설비로 경제성 측면에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부수적 효과가 많다. 당장 건설이나 토목 기술 등 연관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한일 두 나라 간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동북아 평화의 토대가 구축될 것이다.
 
◆토목공사, 경제효과 넘어 부수적 효과 막대해      

   한일터널은 한일 양국이 과거사를 청산하고 신(新)시대를 여는 상징적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국제 정치·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환태평양 시대를 맞아 한일터널은 동북아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문 총재는 강조해 왔다. 많은 관계 전문가들도 인류의 역사가 사람과 물자의 긴밀한 이동과 교류로 인해 발전해왔다는 점에서 한일터널은 반드시 건설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일터널은 실현 가능한 꿈이다.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터널 건설은 현재의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상호의존, 지역통합, 글로벌화라는 세계적 추세로 볼 때 그렇게 오래지 않아 실현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특히 섬나라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꿈은 해저터널 건설로만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한일해저터널 루트    
              
   한반도는 동북아 지역 교통의 중심이 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도 챙길 수 있다. 문 총재도 그 점을 내다본 것이다.

“섬나라는 육지와 연결이 안 되면 문제가 큽니다. 해상으로 운송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한반도가 교량 역할을 합니다. 일본은 대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거쳐야 합니다. 한반도와 일본에 터널만 뚫으면 러시아까지 육로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2002년 8월3일)

   한일터널 공사비에 대해 일한터널연구회측은 구간과 자연조건, 터널 구조, 공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대 10조엔(도로, 철도병용 1본, 서비스터널 2010년 기준)으로 산정했다. 또 건설기간은 1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일터널 건설의 타당성 조사를 담당했던 한국의 시장경제연구원은 노선과 구조물 형식에 따라 67조~96조원(2011년 기준)의 건설비가 들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놔 일본보다 4조~33조 원가량 낮게 산정했다. 특히 일부 구간을 교량으로 대체할 경우 62조~80조 원으로 줄어들게 되며 경제적 타당성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직접 편익만을 고려했을 때는 비용편익(B/C) 분석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1이하로 산출되지만 간접 편익을 고려하고 일부 구간을 교량으로 대체해 건설비용을 65조 원 이하로 최소화한다면 그 비율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1을 상회할 수 있다고 산정한 것이다.

   한일터널의 사업구조는 민간 참여의 정도에 따라 다음의 세 가지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한일 양국 정부 컨소시엄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 둘째 한일 양국의 순수 민간 컨소시엄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 셋째 양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한일터널을 통해 건설하게 될 고속철도는 대부분의 사회간접자본과 마찬가지로 공공재다. 공공재는 적정한 공급에 대한 시장 실패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정부가 건설 및 운영 관리를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민간이 참여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중요한데,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해저터널 사업비와 같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만큼 발달되지 못했고, 장기간 투자자금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금융기법들도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순수민간사업 방식은 수익성이 확보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유로터널의 경우 실제 투입공사비가 당초 공사비의 2배 정도로 늘어났으며, 이에 따른 재원조달의 어려움과 공사지연의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또한 준공 후에도 수지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업진행 및 운영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유로터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순수민간사업 방식의 경우 재원조달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한일터널의 경우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므로 순수민간사업 방식은 거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3대 역점사업 2 ― 베링프로젝트: 세계평화 방안으로 재점화     

   미국과 러시아 사이, 그리고 북미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단절 구간인 베링해협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려는 이른바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세계사적 기념비가 될 만한 구상이다. 문선명 총재는 2005년 9월12일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에서 행한 연설에서 “세계를 동서로 갈라놓은 베링해협의 85km(52마일)를 해저터널로 연함으로써 미주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하나로 이어지고, 이것이 아시아-아프리카 대륙까지 연결돼 세계를 하나의 평화공동체로 만들겠다”는 요지의 원대한 청사진을 펼쳤다.     

◆베링해협 프로젝트 제안 배경     

   AP통신은 즉각 이에 대해 “문 총재의 ‘평화의 다리’ 건설계획은 온 인류를 하나의 가족으로 묶으려는 비전에 따른 것” 이라고 논평하고, “모두 2000억 달러(약 200조 원)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대역사(大役事)는 미국과 러시아의 공동번영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또 “현재 시베리아의 많은 천연자원이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고 관광지로서 잠재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 사업은 미국이 러시아와 민주적인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국제사회의 안정과 화합을 증진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두 대륙을 육로로 잇는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분단과 분열을 뛰어넘어 인류의 대화합과 통일, 나아가 세계평화를 이뤄내기 위한 대역사이다. 다시 말하면 이 프로젝트는 인종, 문화, 종교, 국가의 벽을 허물어 평화세계를 창건하는데 목표가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많은 자본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난공사이긴 하나 실현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어떤 정치세력이나 특정 국가가 아니라 한평생 세계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해 온 문선명 총재가 직접 나서서 이 사업을 선포하고 추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사심 없는 종교지도자가 앞장섬으로써 전지구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베링해협터널 공사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한국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인력이 대거 동원될 경우 남북통일과 북한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문 총재는 베링터널 프로젝트 선포에 앞서 “앞으로 수소를 개발하게 되면 전력 문제도 해결되는데, 추운 저 시베리아 같은 데도 지하도시를 만들어 얼마든지 좋은 도시에서 살 수 있는 시대가 온다”(1989.10.17)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리고 “북극의 얼음 덮인 세계를 먼저 점령하는 자가 바다를 선도할 수 있으며, 바다를 점령하는 자가 세계를 지도하게 될 것”(1991.08.29)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문 총재는 수산업을 시작했고, 북극에 관심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것이다.

   실제로 베링해협터널이 지나가는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는 천연자원의 보고(寶庫)이다. 알래스카는 전세계 석탄 매장량의 10%를 가지고 있고, 시베리아를 포함한 북극해 일대에는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25%가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시베리아 삼림은 세계 삼림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바이칼호수는 인류에게 60년 동안 식수를 제공할 수 있다. 시베리아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세계 전체의 20%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인류를 위해 남겨놓은 미래 자원이며,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평화를 위한 공동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문 총재의 주장이다.

   베링 프로젝트는 두 대륙을 연결한다는 의미 외에도 세계적으로 철도망을 구축함으로써 지구촌을 일일생활권으로 묶어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룩한다는 점에서 그 부수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프로젝트의 의미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류 미래사회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꿈을 보여주는 거대한 도전이다. 특히 베링해협터널 건설은 냉전의 종식을 뜻하는 것이고 세계평화 실현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이념갈등의 동서문제와 빈부격차의 남북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미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인근 모든 국가가 하나로 힘을 모아 인류 공동의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분열이 아닌 상호협력 모델을 만들고 세계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베링해협터널은 피스로드의 시발점이란 점에서 동서양의 분단과 차별의 벽을 넘어 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정착시키는 큰 걸음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의 자원개발을 통해 지구자원 고갈의 우려와 21세기 세계 각국이 직면하게 될 자원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인류평화와 공동번영의 지름길이라고 볼 수 있다. 베링해협터널 완성은 고속철도를 통한 운송 경쟁력의 제고와 글로벌 에너지 경제의 균형화 등을 통해 세계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다.

◆‘베링프로젝트’ 필요성 날로 증대

   영국인 칼 부쉬비(Karl Bushby: 손수레를 끌고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중이다. 1998년 남극과 가까운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출발해 미주대륙을 종단했음) 역시 북미대륙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넘어가기 위해 배링해협을 도보로 횡단했다. 부쉬비는 걸어갈 수 없는 바다를 프랑스의 탐험가 드미트리 키에퍼의 도움으로 14일 만에 건널 수 있었다고 한다. 육로 93㎞, 빙하지대 240㎞를 이동한 행군이었다. 도보로 베링해협을 건넌 이는 아직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그것도 정확한 기록은 아니다.      

                                             
▲ 베링프로젝트 개념도     


  1869년 미국-러시아 간 첫 논의를 시작한 베링해협터널 건설계획이 130여년 만인 2005년 문선명 총재에 의해 세계평화의 방안으로 재점화된 이래 세계적으로 그 필요성과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는 우리 속담처럼 무언가 자꾸 이야기가 나오다보면, 결국 현실이 된다.                  

◆‘베링프로젝트’는 전지구적 사업…미국에 인터베링사 설립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관심을 갖는 기업이나 국가들은 많다. 한마디로 지구촌 모두가 이로운 전지구적 사업이다. 우선 미국에는 베링해협터널건설투자회사(InterBering LLC)가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도 미국과 러시아 간 베링해협에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이른바 ‘베링 프로젝트’가 영국과 프랑스 간 유러터널처럼 민간자금 조달을 통해 가능하다고 판단해 설립됐다. 관련 홈페이지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인터베링(InterBering)측은 지방자치 단체의 승인을 받는다면, 충분한 해저터널 건설 자금이 개인 투자자들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래스카와 러시아를 잇는 베링해협에 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은 경제 비전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여건만 조성되면 기금 마련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베링해협에 해저터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우선 알래스카 등 지자체에 건설회사나 단체의 사무소를 설립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이 더 많은 관심과 적극성을 띌 것이다. 시베리아 개발계획이 수립되면 미국과 캐나다는 러시아보다 몇 배 더 빨리 베링해협에 해저터널을 건설할 수 있다. 이는 동시에 북미 발전에도 청신호가 된다.

   베링프로젝트는 해저터널 건설은 물론, 철로가 있는 지역까지 철로를 연결해야 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현재 러시아 철도노선은 북동쪽인 야쿠츠크(Yakutsk)까지 놓여 있고, ‘2030 국가계획’에 의해 베링해협을 향해 선로 확장을 추진 중에 있다. 야쿠츠크에서 베링해협 러시아측 지역인 웰렌(Uelen)까지 거리는 3000km이다. 미국 알래스카의 철도노선은 남쪽의 수어드(Seward)휘티어(Whittier)가 있는 알래스카만(灣)에서 북쪽의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구간에만 철도가 연결되어있다. 페어뱅크스에서 베링해협이 있는 웨일스(Wales)까지는 1800km이다. 이 구간은 현재 철도가 깔려 있지 않다. 캐나다 철도는 미국과 경계이자 북서부 부동항인 프린스 루퍼트(Prince Rupert)까지 가설돼 있어 장기적으로 캐나다 철도와도 연결도 가능하다. 따라서 베링해협터널 건설계획에는 장기적으로 야쿠츠크와 웰렌, 웨일스와 페어뱅크스 간 철도 연장노선도 포함돼 있다.

   지난 1995년 체코 출신 미국 사업가 조지 쿠말은 베링해협터널을 건설하기 위해 베링해협터널철도그룹(IBSTRG)을 설립했으며, 알래스카 주(州)정부와 러시아 학술원의 지원을 받으며 이 사업의 실현을 위한 조정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경향신문 1995년 10월10일자 7면)

   베링해협터널 구간인 러시아 영토 일부분도 미국의 자금과 노동력으로 건설한다면 터널의 운영과 보안, 세관 업무 등 핵심적인 측면에 대해 미국이 더 많은 통제권을 거머쥘 수 있다. 베링 프로젝트는 많은 경제적 이득과 수십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기존의 철도를 베링해협쪽으로 확장하고, 시속 280마일의 속도로 달리는 새로운 고속철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강철과 시멘트, 구리, 알루미늄, 발전소, 기타 물품 등을 생산하려면 많은 근로자들이 필요하다. 특히 알래스카주는 미 대륙과 철도연결을 통해 많은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가장 큰 주(州)인 알래스카의 고립을 종식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를 새로운 경제시장인 유라시아 대륙 등으로 운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파이프라인 운송을 택하면 가격이 비싼데, 기차를 이용하면 싸고 손쉽게 대신할 수 있다. 알래스카 교통국이야말로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는 가장 큰 지지자가 될지도 모른다. 또한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와 마찬가지로, 베링해협에 터널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국가는 역내 운송망과 여행객들을 통제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간과할 수 없는 전략적 우위를 선점하는 일이다. 85km 해저구간을 잇는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토목공사가 될 것이며, 이 프로젝트로 인해 미-러는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베링해협터널 주요 구상도     

   베링해협 해저터널은 베링해협 해저에 미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3개의 병렬 터널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유라시아대륙과 북미대륙이 육로로 연결돼 각 대륙의 철도 시스템이 사통팔달할 수 있다. 그동안 InterBering LLC와 IBSTRG 등에서 베링해협 해저터널 가상도면을 제작해 소개해 왔다.

   InterBering LLC에 따르면 베링해협을 연결하는 3개의 병렬터널 가운데 양쪽의 2개 메인 터널은 고속철과 자동차 전용차선으로 알래스카와 러시아 사이의 양방향 교통을 수용할 수 있다. 아래 부분은 느린 이동 화물과 승객의 일반적인 트래픽을 위해 활용된다. 상위 부분에는 향후 자기부상열차(시간당 최대 4000마일의 속도)를 위한 추가 공간이 포함될 수 있다. 하위 공간에는 물과 가스, 송유관 및 광섬유 케이블 연결에 사용된다. 두개의 주요 터널 사이에 세워진 세번째 터널은 메인 통로에 비상 접근로로 활용된다. 또 비상 및 정비 차량의 이동로가 될 수 있다. 각 터널의 길이는 약85km 이상이 될 것이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은 대략 2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해저터널 굴착 공사를 통해 약 5000만 입방야드의 현무암 자갈을 얻을 수 있다. 이 자갈은 6.5피트(2m)짜리 철도 침목을 생산할 수 있으며, 그렇게 생산한 침목으로 철로 2175km를 깔 수 있다. 이는 베링해협 터널 외에도 대륙으로 연결하는 철로의 많은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 이 자갈 부산물을 활용하면 공사비가 절감된다. 하루 24시간 공사가 가동될 것이며, 인부들은 30m~100m 가량의 해저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터널 내부의 냉난방 시스템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 해저터널에는 시속 320km의 고속철이나 시속 600km가 넘는 자기부상열차 기술이 첫 번째 도입될 수도 있다. 그 경우 관광객들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를 15~20분 만에 횡단할 수 있다.

   이 터널이 베링해협의 미국 영토인 리틀 다이오메드(Diomede) 섬과 러시아 영토인 빅 다이오메드 섬을 통과할 경우, 그 섬에 승객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철도역과 호텔 등을 건설할 수 있다. 이 호텔은 태평양과 북극해의 합류 지점을 전망할 수 있는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이 호텔에 머무는 것이 여행자들의 로망이 될 것이며, 이들 섬은 그로 인해 관광 객이 쇄도할 것이다.
   
◆베링해협 교통망 가설 전망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철도 시스템을 연결하는 베링해협 터널의 미국측 시작점알래스카의 웨일스가 될 예정이다. 인근 도시에는 156개의 도로와 학교, 공항, 공장 등 80여개의 건물이 있다. 해저터널의 다른 쪽 끝은 러시아 추코츠카지구농촌 마을 웰렌이 될 것이다. 러시아 쪽의 철도노선은 항구 도시인 예그베키노트(Egvekinot) 북쪽에 위치한 오조로니(Ozyorny)의 오른 편으로 가설될 것이다.

   본토로 들어가는 철도는 협곡을 따라 빌리비노(Bilibino), 지랸카(Zyryanka), 우스네라(Ust-Nera)를 거쳐 마침내 야쿠츠크(Yakutsk)의 도시로 연결될 것이다. 그곳에서는 기존의 바이칼아무르철도(Baikal-Amur Mainline)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시스템에 연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미철도에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유럽 국가들도 접근할 수 있다. 미국 측 철도 노선은 웰렌, 버클랜드(Buckland), 허슬리아(Huslia), 타나나(Tanana) 등 도시를 거쳐 현재 철도가 깔려있는 페어뱅크스(Fairbanks)와 연결될 수 있다. 미국 영토인 리틀 다이오메드 섬에는 200여명의 에스키모인들이 마을을 이뤄 살고 있다. 여기에는 고등학교와 상점, 우체국, 마을회관 등이 있다. 다이오메드 지형은 노르웨이의 피오르드(fiords)나 스코틀랜드의 풀이 우거진 언덕과 비슷하다. 겨울에는 베링해협의 표면이 얼어붙는다.

   계획된 해저터널 구간을 초과해 대륙 쪽으로 터널을 더 확장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타당할 수 있다. 철도, 고속도로, 전력선 등 조합은 지상보다 지면 아래에 형성·유지되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다. 해저터널은 장점이 의외로 많다. 우선 지점 간 최단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지하 기반시설은 겨울철 유지비용이 훨씬 덜 든다. 지상 열차의 경우 폭설을 당하면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수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 해저터널에 따른 도로와 철도시설 유지가 지상보다 훨씬 안전하다. 동시에 송전로와 송유관을 위한 공간도 제공한다.

   지하 수송은 또 승객이나 화물을 실은 열차가 내부단열과 난방을 덜 필요로 한다는 장점도 있다. 섬세한 전자 제품, 플라스틱 또는 액체가 든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 열차는 가혹한 바깥쪽 조건으로부터 더 잘 보호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저터널은 북극의 환경보존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 해저터널은 가장 짧은 경로로 공사가 이뤄져 지상의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해저터널을 착공할 경우 기존의 알래스카 철도 및 앵커리지와 부동항 밸디즈(Valdez)를 사용하여 건설 장비 및 자재를 조달할 수 있다. 페어뱅크스는 글로벌 운송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알래스카주는 새로운 세계 교통요새로 부상할 것이다.

   베링해협터널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타당성과 제안된 운송회랑 등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완료하면 견적 및 프로젝트 옵션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알래스카철도공사(ARC)는 알래스카의 내륙과 베링해를 지나 서쪽으로 철도를 연장하기 위한 연방기금을 얻어낼 수 있다. ARC는 이 사업을 통해 자원과 물류, 관광 등 분야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이 경우 미국과 러시아의 민간 투자가들과 알래스카 주립 개발연구소 등도 새로운 발전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베링해협터널은 터널 공사에 직접적인 경험이 있는 업체들에 의해 기획되고 건설될 수 있다. ARC는 페어뱅크스에서 베링해협까지 철도를 놓는 일에만 주력하면 될 것이다. 베링해협 터널의 러시아측 구간은 러시아 고속철 건설을 총괄하는 JSC고속철도(High Speed Rail Lines)에 의해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JSC고속철도는 시속 249마일(시간당 400km)에 이르는 고속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도 ‘베링프로젝트’에 눈독 들여     

   베링해협터널에 눈독을 들이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외에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캐나다까지 고속철에 의한 일일 생활권화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북부에서 시베리아를 지나서 베링해협을 건너 알래스카를 경유해 북아메리카까지 가는 노선이다.

   베이징타임즈(Beijing Times)라고도 알려져 있는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에 의하면 중국과 미국을 잇는, 구상중인 철도 노선은 중국의 북동쪽에서 시작하여 러시아와 캐나다를 거친 후 미국에 당도한다. 바닷길로는 베링해협을 통과하는데 이 구간이 약 125마일, 즉 200km나 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문제가 된다. 노선에 따라 150km 정도로 추산하기도 한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의 3~4배 정도 된다. 이 부문을 순 해저터널로 만들게 되면 너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이 검토 중이며, 그 중에는 엘론 머스크(Elon Musk) ‘하이퍼루프’도 있는 듯하다. 중국에서 캐나다까지 거리는 1만3000km인데, 350km/h로 달리면 이틀이 채 안 걸려 도착할 수 있다.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 베링해협터널 구간은 해저(약 85km)와 육로를 포함해 약 150~200km 이른다. 공사비는 2000억 달러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철도 해외진출 계획을 지난 2009년에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각 국가와의 협의를 전담할 10여 개의 전담팀을 꾸려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의 고속철 역사는 일천하지만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다. 2013년 말 기준 중국의 고속철 총연장은 1만1028㎞로, 세계 고속철의 약 50%를 차지한다. 중국은 1997년부터 철도속도 제고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는데, 시행 당시 최고 속도는 시속 140㎞ 수준이었다. 이어 2004년 선진국 고속열차를 구입키로 결정하면서 고속철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외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중국은 2007년 시속 240㎞를 기록하면서 국제 공인 고속철도 보유국으로 등장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 8월 베이징(北京)~톈진(天津) 구간이 개통되면서 고속철 시대에 진입했다. 이어 2009년 12월 우한(武漢)~광저우(廣州) 노선이, 2011년 6월 베이징~상하이(上海) 고속철이 줄줄이 개통했다.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에서는 8000㎞ 길이의 고속철로를 6년이면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고속철건설에서 ‘차이나 스피드’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내 고속철 건설비용은 1㎞당 1억5000만 위안으로 독일 및 프랑스의 절반 수준이다.

   문선명 총재가 베링해협 프로젝트를 제안한 이후 미국과 러시아에서도 이에 관한 연구가 고개를 들었다. 특히 월터 히클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할 쿠퍼 미국 시애틀 교통컨설턴트 등 미국의 몇몇 인사들은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노보시비르스크의 시베리아 주립 교통대학교에서 이를 위한 테스크포스(T/F)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실제로 경제적 개발 관점에서 베링해협까지 러시아 철도 시스템을 연결함으로써 창출되는 수익구조를 연구했다. 그밖에 모스크바지역운송연구소에서도 빅토르 라즈베긴 박사에게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는데, 베링해협 터널 건설은 매우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도 베링프로젝트는 미래 일자리 창출과 자원개발의 신천지가 될 수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할수록 동북아라는 큰 틀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한국은 남북철도를 연결시켜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올라타는 문제를 러시아 등 북방국가들과 적극 협의해야 한다. 한국은 서울역을 출발점으로서 중국횡단철도나 시베리아횡단철도에 연결되면 사람과 물류가 대규모로 오갈 수 있다. 베링해협터널이 뚫리면 북미철도에 올라타는 것도 시간문제다. 철도가 연결되면 그 과정에서 문명이 탄생한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 안보와 경제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타개하는 평화와 공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외국 전문가들의 ‘베링프로젝트’ 전망     

   월터 히클(Walter J.Hickel)은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로 두 번 선출되었다. 그는 1966~69년 제2대 알래스카 주지사로, 또한번은 1990~94년 제8대 주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닉슨 대통령 시절에는 2년여 동안(1969~1970) 내무부장관을 지냈다. 히클은 베링해협 터널 건설을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다음은 그가 2007년 8월31일자 미국 경제주간지 EIR와 가진 인터뷰 일부 내용이다.

   “베링해협 철도 및 터널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산업국가들이 북극권의 광물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21세기의 번영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극동아시아 국가들은 놀라운 속도로 경제를 발전시킴으로써 국민들을 빈곤으로부터 해방시켰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알레스카와 캐나다 남쪽에는 지구상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미국 역시 지원 측면으로 볼 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베링해협이 연결될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온갖 귀금속 그리고 식수 등 북극 자원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베링해협 프로젝트는 지구촌의 부(富)를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미국 시애틀 교통컨설턴트 할 쿠퍼 박사는 배링해협을 통과하는 대륙간 철도 연결 및 송전, 천연가스, 식수설비 및 고속도로 시설을 포함하는 개발 계획에 대해 오래전부터 지지해 왔다. 다음은 2003년 6월20일자 미 경제주간지 EIR에 게재된 인터뷰 중 일부 내용이다.

   “베링해협에는 미국령의 리틀 다이오메드와 러시아령의 빅 다이오메드라는 두 개의 섬이 있는데, 이로 인해 해저터널은 세 구간으로 나뉘며, 한 구간의 최대길이는 23km일 정도로 터널 건설이 상당히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영·불해협보다 짧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링해협의 지질은 터널 굴착에 있어서 비교적 안정적인 화강암과 백악 타입의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지진 다발지역인 북쪽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안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불터널 굴착 시 프랑스 연안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암석의 균열도 없기 때문에 영불해협보다 수월하게 터널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블라디미르 야쿠닌 사장은 2012년 4월7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베링해협터널 건설을 확신했다. 다음은 인트팍스통신 보도에서 야쿠닌 사장의 발언만 발췌했다. “베링해협터널 건설 결정이 2017년까지 이뤄지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 극동과 김차카까지 철도서비스망을 건설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베링해협터널 건설을 위한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것은 단순히 꿈이 아니다. 나는 내가 러시아철도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이 문제에 대해 말한 바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설계과정에 있다. 베링해협 프로젝트가 일단 실행되면 완공까지는 10년에서 15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나라들의 협력이 있어야 실행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양 당사국이며, 중국 역시 관심을 갖고 있고 그 외 여러 국가들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베링프로젝트’는 세계평화의 열쇠   

   많은 전문가들이 베링프로젝트나 한일터널 프로젝트를 지구촌 평화인프라고 생각하는데엔 이견이 없다. 인류는 더 이상 첨단 전쟁물자 생산에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평화인프라 개발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평화는 총구에서 나오지 않고, 소통에서 얻어진다. 한일터널에 이어 베링프로젝트 건설이 그 열쇠이자 답이다. 인류의 대각성이 필요한 때이다.

역점사업 3 ― 한반도종단철도 연결: TKR연결 필요성과 파급효과  

   한반도종단철도(TKR)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한반도를 통과한 후 중국, 러시아 등지를 경유하여 유럽까지 연결을 목표로 추진하는 철도이다. 일제에 의해 1899년 9월18일 제물포~노량진 간 33.2㎞를 개통한 것이 한반도철도의 효시다. 이어 1905년에 경부선이, 1906년과 1914년에 호남선과 경원선이 각각 개통됐고, 1908년에는 부산∼신의주 구간의 ‘융희호’가 운행됐다. 1911년 압록강철교가 개통된 이후 중국 봉천까지 직통운행한 데 이어 장춘까지 연장 운행되었다. 1934년에는 부산∼봉천, 부산∼장춘 간 직통열차가 운행되었고, 1939년에는 부산∼북경 간 직통열차가 개통되었다. 주 2회이긴 하지만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파리까지 연결되기도 했다. 1940년 열차시각표를 통해 당시의 철도 운행상황을 보면, 부산∼대구∼경성∼평양∼안동∼봉천(심양)∼신경∼하얼빈∼모스크바∼파리 구간의 총 거리는 1만3735㎞로, 약 15일이 소요되었다.

   안타깝게도 1950년 한국전이 발발해 남북 간에는 열차운행이 중단된 채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남한은 분단으로 대륙행 철도가 끊긴데 반해 북한은 1954년 평양~북경, 1987년 평양~모스크바 간에 각각 직통열차가 개통됐다. 평양~모스크바 노선의 경우 1주일이 소요되며, 주 3회 운행(1993년 현재)한다. 이후 신의주와 중국 단동, 남양과 중국 도문,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 등 3개 지점을 잇는 철도가 부설됐다.

   지난 2007년 남과 북은 50여년 만에 극적으로 남북철도를 다시 연결키로 하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재개됐다. 남북은 그해 5월과 12월, 열차 시험운행을 성사시키고, 문산~판문역 간 화물열차의 정기운행을 시작하였다. 이후 화물열차는 2008년 남북관계 악화로 중단될 때까지 주 5회, 총 448회를 운행한 바 있다. 남북간 경의선 철도 개보수도 기초적인 현지조사만 이뤄진 채 더 이상의 진척은 보지 못했다.
               
◆정부, 시민단체 등에서 TKR ‘재점화’

 TKR 연결 문제는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 지자체 등에서 지금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이만큼 임펙트가 큰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9월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한 극동개발협력과 남‧북‧러 3각 협력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한 만큼 관계국들이 경제협력을 통한 상호이익을 추구한다면 실마리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2017년 8월29일 북한이 일본 너머 태평양으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9월3일에는 수소폭탄에 준하는 6차 핵실험을 감행해 유엔안보리에서 미국이 사상 최강도의 대북제재 도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됐다. 세간의 관심은 우선적으로 안보리 제재에 대한 러시아 입장에 쏠렸으나, 러시아가 난색을 표해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 정부에서 경시됐던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과의 협력 동력을 회복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북한 문제를 해결해 한반도의 평화와 연결시키기 위한 모멘텀을 구축했다는 것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문 대통령은 순방에서 제3회 동방경제포럼에도 참석해 신(新)북방정책을 천명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초대 위원장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한 바 있다. 송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러시아특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2017년 9월초 신설된 북방경제협력위는 남북경협을 축으로 유라시아와 동북아, 한반도를 연결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을 이끌게 된다. 여기에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북극항로 개척, 북극 지역 에너지원 확보 등 중요한 북방사업이 담겨 있다. 북방사업은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는 핵심 과제이며, 기획재정부, 외교부, 통일부, 산업부 등 4개 핵심 정부부처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정부 인사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백운규 산업부 장관 등 4개 부처 장관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5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민간위원은 최대 25명으로 현재 각 부처에서 후보군을 추천받고 있다. 북방경제협력위가 본격 가동되면 한반도종단철도 연결 문제 등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협력위를 설치하고 일본이나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방문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러시아와의 양자 및 다자 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흥해 경제와 안보,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반 국익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외교·안보 위험을 분산시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고 북핵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비전으로서 푸틴의 전폭적인 지지를 획득함과 동시에 향후 한‧러 및 남‧북‧러 경협이 진흥될 중요한 행동 지침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도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국제한민족재단 주최로 2017년 8월2일 알마티의 알파라비 카자흐스탄 국립대 강당에서 막을 연 ‘제18회 세계한민족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수교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표부를 설치하고 한국이 북‧미·일 간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남북 대화 복원,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및 서신 교환 재개·확대, 6·15와 10·4 남북 공동성명 합의사항 이행,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 이행 등을 제시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수교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 설치,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대북관계 정상화 적극지지, 북한·러시아 당국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TKR 연결사업 논의, 사할린 가스관 한국 연결 논의, 중국-러시아의 산둥 가스관 한국 연결 논의, 남북한이 동부시베리아 개발 국제컨소시엄 조성 등의 추진을 제안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2017년 6월17일 유라시아 순방 중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국제문제연구소(RICA) 원탁회의에 참석해 TKR 연결이 포함된 ‘북방뉴딜 정책’을 공동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북방뉴딜의 핵심은 유라시아 철도 연결”이라며 “철도야말로 평화와 경제의 가교이자, 사람과 물류가 오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방뉴딜은 ‘한반도 정책구상’의 일환이다. 즉, 북방뉴딜을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에 한반도종단철도를 연결하고 하산 연해주 일대의 러시아 땅, 우리의 자본과 기술, 북한과 중국의 노동력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설훈 의원 “북측도 TKR 중요 관심사항”     

   한반도종단철도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문을 열어야 한다. 탈냉전 이후 지난 20년간 남북관계는 ‘위기’와 ‘기회’의 연속이었다. 국제정세의 변화와 북한 내부사정, 그리고 우리 정부의 대북기조에 따라 관계가 급진전되는 시기도 있었고, 군사적 충돌 직전의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다만 현 상황이 보여주듯이, 남북관계는 여전히 불안하고 남북경제공동체 진입과 평화통일의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속단하고 아예 문을 닫아버리면 이뤄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은 북한도 중요한 관심사항임을 직시해야 한다.

   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3월1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 종단 철도·도로 건설 실행방안 정책토론회’에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경기가 끝난 직후 남북관계가 새로운 물꼬를 여는 분위기가 조성될 즈음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가 깜짝 제의한 내용을 털어놨다. 설훈 의원은 한국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을 겸하고 있다. 당시 그 자리에는 북한의 ‘실세 3인방’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용해·김양건 당비서가 깜짝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북한 민화협측 제의“한국이 경의선(서울~신의주)을 연결해주면 북한은 통행료만 받겠다. 상의를 해봅시다.”였다. 설훈 의원은 토론회에서 “새 정부는 이 프로젝트(한반도종단철도 연결)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으며 북한의 태도로 봐서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희로 남북경제협력연구소 전문위원“동북아 신흥시장 개척과 건설 산업의 부활을 위해 이 프로젝트는 필요하며,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은 “이 프로젝트의 관건은 프로젝트 파이낸스(PF)인데, 금융권은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부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은 240억 달러(한화 25조원) 정도가 이 사업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비용의 대가는 북한에서 광물자원으로 가져오자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남북경협 사업의 복원은 통일을 위한 가장 적극적인 정책”이라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이 차기 정부의 주요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철도와 도로, 광물자원 개발 등 SOC사업은 남북경협을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은 다양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TKR은 동북아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한국이 중국의 급부상에 따른 위협에 대응하고, 국가 운명을 자주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TKR은 한반도를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철도망 구축의 핵심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한반도종단철도가 부설되어야 하고, 북한의 개방이 전제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남북한은 오랜 분단 상태에 의해 체제 간의 극한적 갈등과 안보 및 군사적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돼 경의선 복원과 함께 논의되었던 남북 경제공동체 구상도 수면 하에 가라앉은 상황에 처해 있음은 주지한 바와 같다.

   남북 철도연결은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남북한을 포함하는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와 공동체 구축에 있어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종단철도의 건설을 계기로 남북한이 상호 협력하는 지혜가 발휘되어야 한다. 즉, 남한과 북한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여 한반도종단철도를 개통시킴으로써 종래의 선박 또는 비행기에 의한 수송수단과 함께 한반도를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철도망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체제를 달리하고 있는 북한에 의해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 처지에 놓여 있어 선박운송과 항공운송을 통한 물류수송만 가능한 실정이다.

   항만과 공항을 통한 물류시스템은 글로벌경쟁 상태에 놓여있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확보 차원에서 볼 때 한반도종단철도의 복원과 부설이야말로 한국의 국운 개척에 필수요소가 된다. 또한 한반도를 비롯해 동북아 차원의 경제협력관계 구축시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경제대국인 일본과 육상 교통수단의 개통으로 보다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이 이루어질 것이며, 한국이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거듭나는데 있어서 피해 갈 수 없는 수단이 될 것이다.

   TKR 연결사업은 크게 3가지로 의미와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남북간 철도 연결은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연결한다는 민족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차원에서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 금강산관광과 함께 ‘3대 핵심 경협사업’으로 적극 추진되어 왔다.

둘째, TKR 건설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서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물류비 절감을 통한 남북경협의 확대·발전과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통한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당면해서는 개성공단 개발과 활용도를 높일 것이며, 향후 남북한 관광 연계 활성화의 통로가 될 것이다. 나아가 TKR 연결사업은 통일비용 감소 및 통일과정에서의 원활한 경제통합을 이룰 수 있어 실질적 통일준비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셋째, 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협력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동북아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유럽 철도망은 국가간 단순한 교통망 역할을 뛰어넘어 유럽연합(EU)의 탄생을 견인하였고, 국가간 정치·경제적 가치와 문화를 통합하는 통로로서 활용되었다. 현재 한·중간 교역규모는 한·미간 교역규모의 2배에 달하고, 한·러간 교역액은 수교 당시보다 50배 이상 증가했다. 한일간 교역액도 2011년 말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동북아는 이제 세계질서 재편의 중심무대가 됐다. 한·중·일 3국을 합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 교역량의 6분의 1,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에 이른다. TKR~TSR의 연결은 북한으로 인해 단절된 동북아의 협력공간을 복원하고 확대시킬 것이다.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남북경협과 한반도의 평화질서가 창출될 수 있다. 나아가 남북경제공동체가 한반도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 북방경제를 열어가는 새로운 기회의 공간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러시아와 협력해 북한 변화 이끌어야      

   러시아~한반도~일본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교통네트워크는 단순히 물류 및 승객의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항공기가 지역들을 점에서 점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원만한 문화권 또는 생활권 형성이 어려운데 반하여, 열차는 선에서 선으로 이동하는 연속성으로 인해 보다 일체감을 갖는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미국 또는 EU 등 주변 열강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고속철도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베링해협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북미대륙까지도 연결돼 나갈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러시아의 동서교류를 단 시간 내에 염가로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베리아 지역 철도의 고속화다. 둘째, 이 지역에 인구유입을 촉발시키는 유인책으로서 산업도시 또는 기업도시형 메가시티를 건설하는 일이다. 시베리아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소비에트 연방국 당시 이루었던 고도의 과학기술인력을 활용하면 못할 것도 없다.

   남·북·러 철도연결도 중요한 경제협력 사업이다. 이 사업은 TSR와 TKR의 연결로 태평양에서 유럽을 잇는 ‘철로의 대동맥’을 건설하는 일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도 참가할 수 있는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면, 러시아는 경제 수입을 증대시키고 철도 주변인 시베리아·극동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여 이 지역을 유라시아 대륙 교통의 요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한국도 화물운송비의 획기적인 절감과 운송기일 단축 등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얻고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나진항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재인식하여 민간 기업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기업과 합작하여 진출하는 것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러시아 극동에 정유시설이 부족하고 러시아 기술로 건설된 나진·선봉 특구의 승리화학공장은 시설이 노후한데다 정유할 원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다. 즉 한국의 자본과 러시아의 기술로 이를 개보수 및 현대화하고 사할린 유전에서 청진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여 러시아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유한 뒤 이를 한국과 러시아가 나누어 가지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3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대양으로의 진출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서쪽은 유럽이라는 두터운 벽이 가로막혀 있어 대신 극동으로 눈을 돌려 태평양 진출을 꿈꾸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소망을 이루려는 기본 전제가 TSR와 TKR의 연결이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는 마치 한류와 난류가 만나 풍족한 플랭크톤이 만들어져 황금어장이 형성되는 것처럼 그런 희망찬 민족사의 진운을 맞이하고 있다.

   TKR 건설의 상징적 효과를 감안할 때, 이 사업은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은 물론 북한 경제발전의 전환기적 계기가 될 수 있다. TKR 연결사업은 철도 연결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산업간 파급효과로 인해 낙후된 북한경제 재건에 큰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무모한 핵실험을 중단하고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국제사회와의 협력 기회를 확보하면서 근본적인 경제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대한 담론적 논의를 뛰어넘어 남북이 상호 경제이익 증대를 통한 실질적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 크게 이바지하도록 해야 한다. 추상적 담론을 넘어 구체적 실천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을 모색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협력이 동북아의 번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실질적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남한이 먼저 TKR~TSR 연결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TKR~TSR 연결사업을 우리가 주도하게 된다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북핵 문제를 비롯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질서 창출이라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 

◆TKR 시너지 효과 무궁무진

   북핵 문제 등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착수할 수 있다는 경직된 사고보다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사업논의에 먼저 착수함으로써 북한을 새로운 협력의 틀로 견인해내는 종합적·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북핵 문제를 포함해 남북간 산적한 현안으로 상호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제공조를 통한 동북아와 유라시아 교통협력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한반도종단철도의 시너지효과는 무궁무진하다.

◎TKR연결 과제와 방안 그리고 전망   

   전세계적으로 ‘철도 르네상스’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철도전문가 등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해외철도시장의 규모는 20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심에 동북아시아가 있고, 한반도종단철도(TKR)가 놓여 있다. 한반도종단철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가장 적극적이며, 북한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은 남북 간 철도 연결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사업이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철도를 경제의 ‘4대 선행부문’중의 하나로 중시하면서 현대화사업에 주력해 왔다.     

북한철도 노후화돼 개보수 필요 

   TKR 운행이 재개되고, 유라시아 대륙철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그 다음으로 전철화는 빨랐지만, 전력 등 사정으로 정상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노후한 북한철도의 현대화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아래 북한철도의 현황과 현대화를 위한 제도적-기술적 과제, 재원조달 방안, 성사 전망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철도에 대한 실사나 정확한 데이터가 거의 전무(全無)한 상황에서 북한철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철도에 대한 첫 외부 조사는 1994년 11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조사팀에 의해 이뤄졌다(동아일보 1994년 11월25일). 당시 ESCAP은 아시아지역과 유럽을 하나의 철도망으로 연결시켜 아시아의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지역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시도로 198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교통시설 개선을 위한 교통기반개발계획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ESCAP 조사팀이 대륙횡단철도(TAR) 건설 타당성 조사차 북한을 방문해 철도시설을 점검했던 것이다. ESCAP아시아횡단철도사업을 추진하면서 각 노선들에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몽골횡단철도(TMGR) 등 고유한 명칭이 부여됐다. 이때 대륙철도망과 연계되는 한반도 통합철도망은 한반도종단철도(TKR)로 명명됐다.

그 뒤 북한철도에 대한 공동조사는 현재까지 6차례 이루어졌다. 1998년 북한과 중국은 나진~남양 간 철도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것을 비롯해 북한과 러시아의 하산~나진~청진~고원~평강 간 공동조사(2001), 원산~금강산 간 공동조사(2002), 나진~하산 간 공동조사(2002)가 이뤄졌다. 2007년에는 남북철도 연결을 위해 남북한 간 개성~신의주 간에 이어 단천~금골 간을 공동조사(2007)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유라시아북한인프라센터 소장에 따르면 북한철도는 철로 상태가 너무 노후화됐다. 우선 북한의 선로는 전반적으로 남측과 유사한 형태로서 나무 침목과 콘크리트 침목이 혼용되고 있다. 레일은 37, 40, 50, 60kg/m 등이 부설되어 있으며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이 혼용되고 있다. 레일의 대부분은 상부와 측면 마모가 심하고 이음 부문 고착품이 불량하며, 나무 침목의 부식상태가 심해 하중에 약하고 궤간유지에 애로가 있다.

   도상은 강자갈과 쇄석이 혼재되어 있어 탄력이 떨어지고 열차의 하중부담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터널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것이 그대로 방치된 경우가 많아 측면 콘크리트 부식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과 신호의 경우 통신선은 가공선으로 되어 있으며 나무 전주에 사령선, 폐색선, 구간선, 작업선 등이 설치되어 있으나, 설비가 낙후되고 전주의 부식상태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호기는 완목신호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반도종단철도를 구성하는 남북한 철도는 철도시스템에 이질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1991년말 현재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5059km(남한 6462km)로 이 가운데 98%가 단선철도이다. 북한 철도의 약 65%에 해당되는 3280km(남한 524.5km)가 전철화됐다. 북한철도의 시설 수준도 열악한 상황이다. 단선은 수송능력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열차운행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북한은 무엇보다 철도 수송능력이 부족하다. 북한철도의 주요 간선이자 한반도종단철도가 이용해야 하는 평의선과 평라선은 선로용량에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남북한 철도는 철도시스템에서 이질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북한 열차의 차체 폭은 남한과 유사하거나 다소 좁으며, 차체의 오버행(Overhang, 차의 바퀴와 차의 끝까지의 거리)도 남한보다 조금 적다. 차체 폭과 길이는 건축한계에 관계되므로 남북한의 건축한계와 차량한계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대차 제동의 경우, 남측답면제동방식을 디스크제동방식으로 개선하였으나, 북측답면제동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남북한 침목의 길이는 같으나 치수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북측의 자갈층 알갱이 크기는 10~50mm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반면, 남측의 경우에는 20~65mm 이내로 하고 있다. 도상의 자갈층 치수는 남북한 모두 철도등급에 따라 다르게 설정되어 있으며 그 치수는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그밖에 화차 제작 규격, 연결기 높이와 강도, 신호, 통신시스템 등 여러 부문에서도 남북은 시스템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철도는 주요 노선에서 열차의 표정속도(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으로 나눈 것)가 시속 30∼60㎞ 정도이다. 한반도종단철도가 중국횡단철도 또는 몽골횡단철도와 연결되는 경우 열차가 운행될 주요 노선인 평의선은 북한에서 가장 양호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표정속도가 58㎞/h에 불과하다. 여기에 북한은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열차가 제대로 운행될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북한철도의 전철화율이 높기 때문인데, 실제로 북한철도는 전력 공급이 부족해 열차 운행이 자주 중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한반도종단철도가 실현된다 할지라도 열차운행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국제철도를 기대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

◆전력 및 신호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반도종단철도와 관련 있는 남북한, 러시아, 중국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제도-기술-재원마련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기술본부장에 따르면 제도적 과제로 다자간 협의체의 설립, 국제철도 운임의 표준화 및 단일 요금체제 마련, 국경통과 절차 개선, 화물추적 체계 구축, 공컨테이너 회수시스템 구축, 컨테이너 전용열차 운행 등 크게 6가지를 들었다.

   즉, 유라시아대륙국가들 간에 있는 국제철도운송정부간기구(OTIF), 국제철도운송협력기구(OSJD), 시베리아횡단철도운영협의회(CCTST) 등 국제철도운송에 관한 기구처럼 동북아시아 역내 철도의 효율적인 정비 및 운영을 통해 평화 정착과 공동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다자간 철도협의체가 결성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해상운송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거리 증가에 따라 요율이 반비례해서 감소하는 운임체계로 전환되어야 하며, 국가별로 상이한 거리별 요율을 표준화된 운임요율(US$/㎞/1TEU)로 조정해야 한다. 또한 국제화물철도운송협약(CIM) 체계를 통합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국경 역에서 세관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세관검사를 받지 않고 화물을 통과할 수 있는 세관검사면허증(TIR Carnet) 제도를 확대 실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은 추적시스템이 전혀 없는 실정이어서 열차가 도착하기 전에 관련서류를 화주와 국경역, 철도역, 운송주선인 등 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철도정보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수출 후 컨테이너가 분실되면 결국 운송비를 증가시켜 철도 운행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철도운영회사, 포워더 등 간에 공컨테이너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끝으로 주요 항만에서 통관절차를 마친 후 바로 전용열차에 연계되어 유럽 등으로 보낼 수 있는 수송시스템은 화물의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이제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을 위한 기술적 과제를 살펴보자. 기술적 과제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전력 및 신호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이는 국제철도 관련 국가들이 서로 다른 전력체계와 신호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공급 방식의 차이는 환적 또는 기관차 교체 등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중전력공급 전기기관차(EP10)를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호시스템의 경우, 대륙철도가 통과하는 국가 가운데 수준이 가장 열악한 북한철도의 현대화가 시급하다.

   둘째, 차량 축중을 표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13-9004 화차의 공차 중량이 26톤이므로 영차 중량은 최대 98톤이다. 이 경우 최대 축중은 24.5톤이 되는데, 이는 1520㎜ 궤간을 사용하는 국가들의 축중 허용기준인 23톤을 초과한다. 러시아 원유수송 유조차의 경우도 축중이 24.5톤으로 축중 허용기준 23톤을 초과하며, 이는 또한 1435㎜ 궤간을 사용하는 국가들에서도 축중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차량이 가볍게 제작되고 있고, 미국 또는 호주 등에서는 컨테이너의 최대 적재하중이 24톤의 75% 선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러시아에 적용하면, 18톤 중량의 20ft(1TEU) 컨테이너 3개를 운송하는 것과 같으므로 컨테이너 화차의 화물 적재하중은 54톤이 되고, 화차의 중량은 27톤으로 축중(軸重: 철도차량의 1쌍의 바퀴가 레일면에 미치는 무게)은 20.25톤이 된다. 따라서 축중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화가 필요하다.

   끝으로 북한철도 건설비 추계와 재원마련 방안을 살펴보자. 북한철도의 개보수 작업은 적잖은 재정이 소요된다. 특히 현대화 수준과 건설방식 등에 따라 건설비 차이는 매우 크다. 러시아나 중국 측 건설비용 추계 자료와 남측에서 추계한 건설비는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안병민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2001년에 실시한 두만강~나진~원산~평강 간 781Km 조사에 따른 건설비 추계는 표준궤 시공시 약25억 달러로 추산(Km당 37억 원)하고 있다.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중국 연변주 연합대표단이 공동으로 작성한 나진~남양 간 철도 조사보고서(1998년) Km당 건설비를 1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북한철도에 대한 건설과 현대화는 남북관계 개선 단계를 전제로 한 중장기계획 하에 1단계는 긴급복구, 2단계는 간선구간 현대화, 3단계는 신선(新線) 건설(혹은 복선 전철화 현대화)로 추진해야 한다. 1단계 긴급복구는 북한철도가 정상적인 가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침목과 레일을 긴급 복구하는 방안이다.

   침목과 레일, 레일패드, 절연블럭, 코일스프링, 숄더 등 침목과 레일 관련 자재만을 지원하는 경우 Km당 약 3억~3.2억 원 정도가 소요되며, 부설비용 포함시 약 4억 원(Km당)이 필요하다. 2단계(간선구간 현대화)는 북한철도의 기능 복원을 위해 단선전철화로 현대화하는 방안으로, 재료 제공과 시공의 경우 57억 원/Km, 재료 공급시에는 42억 원/Km이 소요된다. 3단계(신설 건설)는 북한 철도를 단선 혹은 복선 신선으로 건설하는 방안으로, 단선 전철화는 재료 제공과 시공의 경우 90억 원/Km, 재료 공급시 65억원/Km이 소요된다. 복선 전철화는 재료 제공과 시공의 경우 153억 원/Km, 재료 공급시 111억 원/Km이 소요된다.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비용 추정을 위해서는 노반, 터널 및 교량의 여건 등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지실사가 어렵기 때문에 철도망의 현대화와 관련된 비용의 정확한 추정은 한계가 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토지 요소와 남한의 자본기술 요소가 결합할 경우, 남한의 4분의 1 사업비로 건설이 가능하다.

◆TKR연결 재원마련 방안 다양해     

   북한철도 투자 재원확보를 위한 방법으로는 통일기금 등 정부의 공적 재원을 활용하는 방법, 국제협력을 통한 조달방법, 국제금융기구의 원조, 대일청구권을 통한 방법 등 4가지를 꼽는다.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은 장기투자가 요구되고 위험부담이 큰 만큼 초기 정부재원 중심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민간재원이라면 재무적인 측면만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봐야 하지만, 정부의 공적재원인 경우 철도 연결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국제협력을 통한 조달방안의 예로 공적개발원조(ODA)를 들 수 있다. ODA는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선진국에 의해 제공되며 국제사회가 합의한 원조원칙이 있지만 상당수 원조공여국은 비공식적으로는 자국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어 원조를 공여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자국의 이전 식민지였던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에 원조를 상대적으로 집중하고 있으며, 일본은 주로 자국 기업의 진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원조를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철도 현대화에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의 양자간 ODA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득과 실을 저울질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방안도 현실성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북한철도 현대화사업에 공적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국제금융기구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등이 있다. 국제민간자금은 상업성의 원칙에 따라 개도국의 국가위험도를 감안한 시장금리로 공여되지만, 국제공공자금은 장기·저리의 차관이나 무상지원(grant) 형태로 공여된다. 세계은행, 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은 그 규모도 중요하지만 지원 자체가 자금수혜국에 대한 국제민간부문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측면이 더 중요하다. 대일청구권의 경우 북한 철도망 구축 등 SOC 구축에 약 11억 달러가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제공국인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적용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북한은 WB와 ADB에 가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들 다자간 개발은행과 양호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단일사업에 대해서 30억 달러의 양허성(讓許性) 자금지원을 수혜하기는 매우 어려움이 있다. 북한의 경우 WB와 ADB로부터의 양허성 차관의 합은 연간 최대 2억~3억 달러 정도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자간개발은행의 자금지원 척도인 실적평가점수가 높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WB와 ADB 등 다자간개발은행들은 철도와 같은 SOC 개발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려는 노력과 함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SOC 개발분야에서 민간부문과의 민관협력(PPP)을 강화해나가는 추세이다.

   한반도 철도망 구축은 미연결 철도구간 복원 단계, 북한철도의 개량화 방안 수립 및 착수 단계, 북한 주요간선의 복선화 단계 등 3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철도노선의 개량을 위해서는 노선에 대한 조사, 설계, 공사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으며, 선로의 취약부분부터 시작해 구간을 약 4~8개 공구로 나누어 10년 정도의 조사, 설계, 시공 단계로 나누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반도의 종합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 공히 균형 있는 철도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인 철도망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남북한의 상이한 철도시스템, 특히 철도시설분야 즉 궤도, 철도구조물, 전력, 신호 분야를 중심으로 남북한 철도시스템 현황 및 연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남북한 철도를 연결해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연계시기를 기준으로 해 시설분야뿐만 아니라 운영분야의 현황을 면밀히 조사해 그 차이점을 분석하고, 운행에 따른 문제점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 종합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인 철도수송을 위한 남북철도 시스템 연계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남북철도가 연결되어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동북아 철도 네트워크가 급속히 형성될 것이고, 철도화물의 고속화·대용량화는 대륙철도의 신기술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에서 벌어지는 고속철 기술경쟁을 생각하면 한반도종단철도 연결 전망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남북 및 동북아 긴장관계만 개선되면 남북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다.

   임삼진 한국철도협회 상임부회장에 따르면 고속철도는 1964년 10월1일 일본의 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 운행으로 촉발됐다. 당시 도쿄와 오사카 구간에서 210㎞/h의 속도로 영업운행을 시행한 이후 지금은 300Km/h 속도로 고속철을 성공적으로 운행해 오고 있다. 1981년에는 프랑스 테제베(TGV)가 일본 도카이도 신칸센보다 50㎞/h 빠른 260㎞/h(현재 평균속도 260㎞/h)로 프랑스 생프로랑탱부터 리옹까지의 운행을 시작해 기술경쟁에 뛰어들었고, 독일 이체(ICE)도 1991년 만하임~슈투트가르트, 하노버~뷔르츠부르크 구간에서 시속 250㎞/h로 상업운행을 시작했다. 2000년 등장한 3세대 이체(ICE3)는 최고 시속 330㎞/h를 기록한 바 있다. 이탈리아도 유럽에서 두 번째로 시속 200㎞ 이상의 고속철도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으며, 스페인 고속철 아베(AVE)도 1992년에 마드리드에서 세비야까지의 구간에서 처음으로 운영에 들어갔으며, 고속 신선구간에서 시속 300㎞/h로 운행되고 있다. 지금 일본은 2016년 시속 600㎞가 넘는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에 성공한데 이어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약진이 놀랍다. 중국 고속철은 2008년 8월1일 베이징∼톈진 간 처음 개통돼 우리보다는 4년이 늦다. 그러나 ‘인민망’ 한국어판(2017년 8월 25일자), ‘상하이저널’(2017년 6월 26일자)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9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운행속도를 자랑하는 고속철을 개통했다. 중국철로총공사는 고속철 ‘푸싱(復興)호’를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구간에 투입했다. 푸싱호는 시속 350km로 운행하고 있어 고속철 상업운영 속도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르게 된다.

   중국은 국내에 세계 최대의 ‘4종(縱) 4횡(橫)’고속철망을 건설했고, 전국 현 지역을 거의 아우르는 ‘8종 8횡’ 고속철망을 건설 중에 있다. 최근 중국은 중동과 중남미에서 고속철도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7개국과 3개 노선(중앙아시아, 동남아, 러시아)으로 연결할 계획을 가지고 외교협상 중이다.

   중국의 고속철 기술은 유럽, 일본에서 들여온 4종(種)의 고속철을 연구·개발해 ‘중국식 고속철’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탄생한 푸싱호 고속철은 열차마다 동일한 시속으로 운행되고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 ‘상호연계’가 가능해졌다. 254개 전체 기준 항목 중 84%가 중국 기준에 맞게 설계돼 중국 고속철에 대한 세계적인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다. 고속철 수출이 늘수록 중국표준이 세계를 지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철도가 중국 손바닥에 놓여 있는 셈이다. 잘못하면 한국에서도 중국산 고속철을 타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TKR로 세계고속철 시장 도전해야

   이렇게 되면 북한은 현재의 폐쇄적인 국가운영체계를 버리고 자연스럽게 개혁·개방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북한이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을 통해서 거둬들이는 수익은 적게는 연 1억 달러에서 많게는 15억 달러(북한측 추산)에 이를 전망이다. 결국 남북 철도연결과 대륙횡단 철도연결은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한편, 정체돼 있는 우리 경제를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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