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이원영* [요약] 삼태성 유래담의 전승 양상은 크게 네 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흑룡과 싸운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내용의 <삼태성>(1)이다. 두 번째 유형은 <제석본풀이> 유형 서사에서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는 결말을 가지는 <삼태성>(2)이다. 세 번째 유형은 바리데기의 세 아들이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삼태성>(3)이다. 네 번째 유형은 산속 노파에게 죽임을 당한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삼태성>(4)이다.
본고에서는 유형별 전승 자료의 양상을 분석하여, 각 유형에서 나타나는 삼태성 유래담의 특성을 고찰하였다. 먼저 네 가지 유형의 공통성은 아버지의 부재 상황 속에서 홀어머니에게 양육되는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는 것이다.
먼저 <삼태성>(1)의 삼형제는 해(태양)의 상실이라는 공동체 내의 문제를 해결하며, 자 신들의 비범한 능력과 존재감을 인정받는다. <삼태성>(2)의 삼형제는 아버지의 떠남 후 임 신 상태로 외가로부터 버려진 홀어머니에게 태어나고, 천신 계통의 아버지를 찾거나 또는 돌 아온 아버지에게 친자 확인을 받아 삼태성으로 좌정한다. <삼태성>(3)은 삼형제가 태어난 이후 아버지가 천상계로 떠나자 홀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외가로 돌아온 후 외손자로서 인정 받아 삼태성이 된다. <삼태성>(4)에서도 역시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는 삼형제가 나오는 데, 산속의 한 노파의 집에 하룻밤을 자다가 둘째가 먼저 죽임 당하고 이를 알게 된 첫째와 셋째가 도망치다 결국 모두 살해당하여 그 후 삼태성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삼형제에게 결핍의 요소로 작용하는 <삼태성>(1)의 해(태양), <삼태성>(2)의 신승(제 석), <삼태성>(3)의 동수자는 모두 천신(天神) 계통이다. 그래서 지상의 여성인 홀어머니의 양육 속에서 자란 아들의 서사는 천부지모(天父地母), 부친탐색(父親探索) 화소와 연결된 다. 이때 부성(父性) 부재 상황과 연결된 결핍 요소는 아들의 사회적 인정과 정체성 정립에
* 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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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영향을 준다. <삼태성>(4)는 부성의 성격에 대한 서술은 없으나, 홀어머니 밑에서 크고 있는 삼형제에게 일차적으로 아버지 부재 상황이 놓여있다는 점은 다른 자료와 상통한다. 이러한 서사적 공통점에는 먼저 한국이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중심의 남아선호사상의 가 족문화를 지속했다는 점이 유력하게 작용한다. 또한 한 번에 세쌍둥이 아들을 출산하는 것은 기이한 다산(多産)으로 흥미로운 모티프가 된다. 그리고 삼형제가 모두 입신양명하여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것은 자식 양육의 목표이자 보편적 욕망이기 도하다. 여기에 더하여 삼태생 (三胎生) 아들과 삼태성(三台星)은 시각적, 언어적 상동성에 의해 긴밀히 결합되었다. 이러 한 배경에 기존의 삼태성 숭배 신앙이 결부되어 삼태성 유래담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전통사회 속 삼태성 신앙의 흔적 및 위상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별이 된다 는 것에 우주적․수직적 이동과 초월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나아가 숫자 ‘3’이 가지는 상징 적 의미와 상징적 죽음을 겪는 삼형제의 통과제의적 입사식(入社式) 단계도 지적해보았다. 이로써 아버지의 부재와 홀어머니의 양육을 통해 성장한 삼형제의 서사가 결핍 충족과 극복, 인정, 독립으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는 삼태성으로 자기실현이 상징화되고 있음을 살펴보았 다.
주제어 : 삼태성, 삼태자, 삼형제, 제석본풀이, 초공본풀이, 삼태자풀이, 바리데기, 동수 자, 일월성신, 유래담, 기원설화, 흑룡, 천신, 3, 초월, 죽음, 통과제의, 입사식, 아들, 독립, 성장담
Ⅰ. 서론 삼태성(三台星)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북두칠성과 함께 중요하게 여겨 온 밤하늘의 대표적 별자리이다. 삼태성은 서양 오리온자리의 허리띠에 해당 하는 일렬의 세 개 별과 혼동되기도 하나, 이는 잘못된 이해이다.1) 우리 문 화 속에서 거론되어온 삼태성은 오리온자리의 세 개의 별이 아니라, 큰곰자 리의 발 부분에 해당하는 두 개씩 세 쌍으로 이루어진 총 여섯 개의 별이
1) “‘삼태성’이라 하면 세 개의 큰 별[三太星]이라는 의미로 오리온자리의 가운데 세 별(Orion belt) 을 흔히 지칭하는데, 동양천문학사에서 보면 오리온자리[삼수(參宿)]를 삼태성으로 부른 용례는 전혀 없다. 삼수의 ‘삼대성(三大星)’으로 부른 경우는 매우 드물게 있다. 삼수라는 명칭 자체가 이미 그 세 별에 주목하여 붙여진 말이다. 아마도 근대 이전 전통 천문사상에서 내내 중시된 북 두칠성과 삼태육성을 간략하게 ‘칠성과 삼태성’으로 부르던 관습이 현대에 들어 그 의미가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와전된 결과, 오리온벨트 부분을 삼태성으로 오해하게 된 것이다 아닌가 한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맥락이며 비역사적 비전통적인 것이기 때문에 ‘삼태성’을 삼태육성의 ‘삼태 성(三台星)’으로 바로잡는다.”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고즈윈, 2008), 256쪽 30번
각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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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2) 이렇듯 삼태성의 실상은 여섯 개의 별이나 지표에서 볼 때는 한 쌍의 별이 하나의 별로 뭉쳐 보이기 때문에 크게 빛나는 세 개의 별로 인식되어져 온 듯하다. 삼태성의 위치는 흔히 우리가 밤하늘에서 가장 먼저 쉽게 찾는 북두칠성의 국자 아래쪽 부분으로, 한 줄로 빛나는 세 개의 뚜렷한 별자리를 찾으면 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동서남북 중앙의 각 방위를 지키는 신장(神將) 별자 리가 있다고 믿어왔다. 더하여 동두오성․서두사성․남두육성․북두칠성에 해당하는 사방위 별자리의 중간 위치에 삼태성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태어나 고 길러지는 과정, 특히 민족을 구원하는 뛰어난 영웅을 태어나게 하고 이를 지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신장으로 여기기도 하였다.3) 한편 삼태성 신앙은 불교4) 및 도교5) 신앙에서도 널리 받들어졌는데, 생육 신(生育神)으로서 인간의 생사화육(生死化育)을 주관하는 대표적 성수의 하
2) “삼태육성(三台六星)은 칠성의 두괴 뒤쪽으로 나열된 여섯 별을 말하며, 둘씩 세 무리를 이루고 있다(兩兩相比). 문창성 쪽 첫째 두 별을 상태(上台, ι, κ UMa), 가운데 두 별을 중태(中台, λ, μ UMa), 태미원 쪽 두 별을 하태(下台, υ, ξ UMa)라 일렀다. 서양에서는 이것들을 한갓 큰곰자 리의 발바닥으로 여겼지만, 동양에서는 하늘을 오르내리는 섬돌 사다리로 혹은 선인들이 잠시 쉬어 노닐며 지상 하계를 내려다보는 관대(觀臺)로 보았다. 정월 섣날 즈음의 밤하늘에 머리 바 로 위를 올려다보면 이 세 무리의 삼태육성이 유난히 찬란하게 빛난다. 새해를 시작하는 밤하늘 에서 삼태육성이 인간 하계를 굽어 살피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삼태성에 마치 우리의 삼신신 앙처럼 인간의 탄생과 양육 보호의 이미지가 부여되었다.”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255~256쪽. 3) “우리 조상은 삼태성을 허정(虛精), 곡생(曲生), 육순(六淳)이라는 신장으로 생각했으며, 육순은 육위(六衛)라고도 했다.”(118쪽.), “우리 조상은 북두칠성 못지 않게 삼태성을 아꼈고, 겨레를 구 할 영웅을 태어나게 학 그를 지켜주는 별자리로 생각하였다. 고구려 약수리 고분 벽화를 보면, 주인 부부가 천막에 앉아 있고, 그 위에 북두칠성과 삼태성이 마치 이들을 옹위하듯 높이 걸려 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은 고려 사람도 무덤 속에 북두칠성과 삼태성을 그려 넣었는데, 경기 도 파주 서곡리에서 발굴된 고려 시대 무덤이 그렇다.”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별자리?(현암사, 2000), 123쪽. 4) “고려시대를 풍미하였을 치성광불 신앙의 내용이 어떠하였을지는 고려 전본으로 추정된 <치성 광여래왕림도>의 도상에서 읽을 수 있다. 여기에는 일월광보살이나 구요 등 불교적 천문 관념뿐 아니라 천황대제, 남두육성, 삼태육성 등 도교적 천문 관념도 함께 구성되어 고려시대의 천문사 상 구도에서 도불 교섭 측면이 중요한 관점임을 알 수 있다.”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 리?, 191쪽. 5) “삼태육성은 도교의 천문에서 북두칠성과 더불어 인간의 생사화육(生死化育)을 주관하는 매우 중요한 성수로 믿어져 왔다. 도교의 ?북두연생경?에 실려 있는 북두주(北斗呪)에서는 북두구성 에 대한 믿음과 삼태육성에 대한 관념을 잘 보여준다. (중략) 후반부는 허정(虛精)과 육순(六淳) 과 곡생(曲生)으로 이루어진 삼태육성이 나를 낳아 주고 길러 주고 보호해 주는 생육신(生育神) 기능을 지닌 것으로 묘사하였다.”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258쪽. 10 한국무속학 제35집
나로 그 신앙은 불교 신앙의 형태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6) 조선시대의 천문학자인 이순지가 편찬한 ?천문류초?에 이르면 ‘삼태(三 台)는 삼공(三公)의 지위’에 해당하는 별로 ‘덕을 베풀고 임금의 뜻을 널리 펴는 일’을 하는 별자리이다.7) 위쪽의 두 개의 별 한 쌍은 상태(上台)로 사명 (司命)이 되어 수명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그 다음 중간의 두 별 한 쌍은 중 태(中台)로 사중(司中)이 되어 종실(宗室)의 일을 맡아보는 것으로 여겼다. 맨 아래의 별 한 쌍은 하태(下台)로서 이는 사록(司祿)으로 국방에 관한 임무 를 맡아 임금의 덕을 밝게 비추어 어긋나지 않도록 막는 일을 한다고 하였 다.8) 그러면서 삼태성은 별이 상징하는 신분계급의 귀천과 품계를 나타내는 것 으로도 사용되었다. 상태는 상계(上階), 중태는 중계(中階), 하태는 하계(下 階)를 의미하는데, 상태의 두 별 중 위에 놓인 별은 임금에 해당하고, 아래별 은 왕비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중계의 위별은 제후와 삼공에 해당하며, 아래 별은 경(卿)과 대부를 뜻한다. 하태의 두 별 중 위에 놓인 별은 선비이며, 아 래에 위치한 별은 일반 백성인 서민(庶民)에 해당한다. 이렇듯 삼태성은 상 하계급, 남과 여, 음과 양으로 구분되어진 세상을 조화롭게 하고 만물을 다스 리는 별로 인식이 된다. 이때 각각의 별에 생기는 변화는 각기 별이 의미하 는 계급과 사회에 생기는 문제를 의미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삼태성의 점성술 적 해석은 관습적 속신이자 정치, 사회에 대한 비판과 경계의 의미를 가지는 평가 수단으로서 유교 사회 속에서도 공공연히 통용되어 왔다.9)
6) 현재 통용되는 ?상용불교의범(常用佛敎儀範)?의 저녁예불 칠성단 예경문에 일광월광, 북두칠성, 좌보우필, 이십팔수 등과 함께 삼태육성이 치성광불의 주요권속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복동 편, ?상용불교의범?(보련각, 1998), 97쪽. 7) 이순지, ?天文類抄?, 김수길 역, ?천문류초?(대유학당, 1998), 255~259쪽. 8) 이순지, ?天文類抄?, 김수길 역, ?천문류초?, 256쪽. 9) 이순지, ?天文類抄?, 김수길 역, ?천문류초?, 256~258쪽. “임금이 병사 쓰기를 좋아하면 상계의 윗별이 멀어지면서 색깔이 붉게 된다. 궁궐을 고치고 정 원을 넓게 만들며, 음악과 여색에 방자하게 하면 상계의 별이 붙으면서 동서로 비스듬해지고, 임금이 약하면 상계의 별이 좁혀지면서 어두워진다. 공과 후가 배반하여서 자신에게 소속된 병 사들을 동원하면 중계의 윗별이 붉어지고, 외적이 변방을 침범하여 중국을 요동시키면 중계의 아랫별이 멀어지면서 동서로 비스듬해지고 색깔은 흰색이 된다. 경과 대부가 바르지 못하고 사 악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중계의 아랫별이 멀어지면서 색이 붉어진다. 백성이 명령을 따르지 않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11
이렇듯 북두칠성과 함께 천문지리 정보의 대표적 자연 표지물이 되었던 삼태성은 그 기원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설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다양한 유래담을 형성하였다. 그런데 민간에 전승된 설화와 민요에 나타나는 삼태성 은 이상에서 살펴본 의미에 국한되지 않고, 삼형제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 에 새로운 주목을 요한다. 즉 삼태성은 전모는 삼태육성의 여섯 개 별이지만, 천문학적 전문지식이 부족하였던 민간에서는 크게 빛나는 세 개의 별로 인식 하였고, 그것을 대개는 세쌍둥이 형제에 빗대어 삼태성(三台星)이라 불러왔 다. 왜 하필이면 삼형제의 서사로 결부되는가. 이러한 궁금증에서 과거 우리 네는 매일 정수리 위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세 개의 별을 보며 어떠한 이 야기를 상상하였고, 어떠한 감동을 공유해 왔는지를 자료적 실상을 통해 확 인해보고자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구비문학으로 전승되어 온 삼태성 유래담의 흔적을 모아 다양한 자료를 유형별로 분류한 후 비교 분석해보고, 삼태성이라는 별자리 모티프가 서사적으로 어떻게 통용되어 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비록 유형적으로 다를지라도 반복되어 가깝게 나타나는 서사적 요소에 주목하여 일말의 공통성과 특성을 찾아, 우리 구비문학 속 삼태성의 모습을 찾아보고 자 한다. 삼태성 유래담은 별이라는 우주 자연물의 생성 과정과 별자리의 특 성과 역할에 대해 스스로 문답한 인간의 서사적 상상이다. 또한 그 자체로서 삼태성의 문화적 가치와 위상을 증명하는 기원신화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 서 자연우주에 대한 기원신화로서 삼태성 유래담 속에 내포된 신화적 의미와 사유에 대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에 삼태성 유래담 전승 자료를 유형별 로 분석하는 2장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3장에서는 보다 심도 있는 신화적 해석의 논의를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고 법을 범해서 도적이 되면 하계의 아랫별이 검은색으로 된다. 근본을 버리고 말초적인 것을 따르며 사치를 좋아하면, 하계의 윗별이 사이가 벌어지며 동서로 비스듬해지고 색깔이 희어진 다.” 12 한국무속학 제35집
Ⅱ. 삼태성 유래담 전승 자료의 양상과 유형별 내용 분석 기왕에 출간된 한국 설화 자료집을 탐색해본 결과 삼태성 유래담 전승 자 료는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아 범박하게나마 크게 네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이때 제목이 비슷하여 실제 제목을 유형으로 내세울 시 자료 구 분과 이해에 혼동을 초래할 수 있어, 편의를 위해 <삼태성>(1), <삼태성>(2), <삼태성>(3), <삼태성>(4)로 명명하기로 한다. 이상 네 유형의 자료는 각각 다양한 서사구조 양상으로 전개되기에 네 유형을 관통하는 작품적 유사성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삼태자(세쌍둥이)이거나 삼형제인 세 아들과 삼태성이 관 련을 가진다는 부분이 공통적으로 결말에 부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유 형별로 묶고 나누었다. 여기에 삼태성 유래 부분의 유형별 분석을 더하여 서 사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논의해보자 한다.
1. <삼태성>(1) : 흑룡과 싸운 세쌍둥이 아들 유형 첫 번째 유형인 <삼태성>(1)은 연변 지역의 설화 <삼태성>10)으로, 이 자 료는 ?연변민간문학집?11)과 ?민담집 삼태성?12), ?박창묵․리룡득 (외) 채록 민담집?13)에 수록되어 있다. 여러 문헌에 자료가 실려 있으나 삼태자(세쌍둥
10) ?吉林省民间文学集成 延边朝鲜族自治州故事卷?(上卷)(중국: 延边朝鲜族自治州民间文学集成编委会, 1987), 242~247쪽. 중국어로 기술된 <三胎星> 자료 말미에 채록 정보가 있다. ( )괄호 속 중국어 병기). 수집연도: 1962년, 수집지역: 용정현(龙井县), 구술자: 박정희(朴贞姬), 정리: 김명한(金明 汉). 11) 연변민간문학연구회 편, ?연변민간문학집?(중국: 연변인민출판사, 1979), 1~11쪽. 12) 김명한 수집 정리, ?민담집 삼태성?(중국: 연변인민출판사, 1983), 41~49쪽. 13) 김동훈 외, ?박창묵․리룡득 (외) 채록 민담집?(?연세국학총서? 73(중국조선민족문학대계28), 도 서출판 보고사, 2010), 256~261쪽. 김명한은 길림성 용정 출신으로 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교사로 지내며 1950년대 말부터 설화수 집에 참가하였다. 출간한 민담집 ?삼태성?은 길림성과 연변주의 민간문예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김명한이 설화를 채집, 정리한 시대에는 민간문예에 대한 좌적인 인식이 점차 극복되어 채집자 의 주관적인 참여나, 왜곡하거나 수정하여 주제를 승화시키는 경향, 인물과 환경묘사에 치중하 던 경향이 많이 극복되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설화의 원시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들이 많다고 평가된다. 김동훈 외, ?박창묵․리룡득 (외) 채록 민담집?, 25~26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13
이)가 악한 흑룡을 징치한 후 삼태성이 되어 해를 지킨다는 동일한 구연 내 용이다. 자세한 줄거리는 아래에 제시한다. (1) 까마득한 옛날 흑룡담 늪가 마을에 사는 한 여자가 유복자로 삼태자를 낳았다. (2) 어머니는 여덟 살이 된 삼태자에게 훌륭한 재주를 배워오라며 십년을 기약하고 집에서 떠나보냈다. (3) 세상으로 나간 삼태자는 스승을 찾아 학문과 재주를 십년 동안 닦았다. (4) 첫째는 신이한 방석에 앉아 손바닥을 치면 구만리를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었 고, 둘째는 한쪽 눈을 감으면 다른 한쪽 눈으로 구만리를 환히 내다볼 수 있었 으며, 셋째는 십팔반무예에 능통하여 보검을 휘두르면 번갯불이 이는 듯 했고, 활을 쏘아 나는 새의 눈동자를 맞혔다. (5) 어느 해 여름 천둥 번개와 광풍 폭우가 계속되었고, 태풍이 그친 후 해가 사라져 버렸다. (6) 마을 노인들이 말하길, 하늘개가 해를 삼켜서 그러니 조금 뒤 해가 다시 나올 것이라 하였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7) 근심과 공포 속 사흘째가 되던 날 어머니는 삼태자를 불러 해를 찾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당부하며 치마를 찢어 한 명당 한 폭씩 머리 수건으로 주었다. (8) 머리 수건을 질끈 묶고 떠난 삼태자는 첫째의 방석을 타고 세상을 샅샅이 살펴 보았으나 해는 보이지 않았다. (9) 각자의 세 스승을 찾아가 물어봐도 해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10) 첫째의 스승이 말하길, 자기의 스승이 향산에 있으니 가서 물어보자 하였고, 세 스승과 삼태자 여섯이 함께 노스승을 찾아가 물었다. (11) 긴 흰 수염을 가진 노스승은 흑룡담의 괴물인 흑룡 암수 두 마리가 몇 수백, 수천 년에 한 번씩 밤하늘에 올라 행패를 부리는데, 이번에는 낮 하늘까지 와 행포하다 암놈이 해를 삼키고 하늘 끝으로 갔고, 수놈이 따라 올라가 둘이 하늘 위에서 놀고 있다고 하였다. (12) 노스승은 용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세상은 계속 암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14 한국무속학 제35집 했고, 이에 삼태자는 해를 찾는데 목숨을 바치겠다며 마을로 돌아와 작별 인 사를 나누고 떠났다. (13) 첫째의 방석을 같이 타고 구만리장천으로 가서 둘째가 한 눈을 감고 보니 일만 팔천 리 위에 흑룡 두 마리가 있어, 첫째는 방석을 몰고 둘째는 방향을 가리키고 셋째는 장검과 활을 들고서 흑룡과 전투를 벌였다. (14) 치열하게 싸우던 중 셋째가 쏜 화살이 암놈 허리를 맞히자 해를 토했고 세상이 밝아졌다. (15) 한눈으로 보던 둘째 스승이 흑룡이 아직 죽지 않았다며 같이 싸우자 하였고, 이에 세 스승과 삼태자가 힘을 합쳐 흑룡과 싸웠다. (16) 한 마리는 목덜미에 화살을 맞고 흑룡담으로 숨어 들어갔고, 정신없이 공격을 당하던 다른 한 마리는 급히 흑룡담으로 들어가려다 결국 기슭에 떨어져 죽었다. (17) 큰 공을 세우고 돌아와 함께 기뻐하던 삼태자에게 한 마리가 아직 죽지 않았음 을 들은 어머니는 남은 흑룡이 언제 다시 해를 삼킬지 모르니 영원토록 해를 지키라고 했다. (18) 밤이 되어 삼태자는 어머니, 세 스승, 마을 사람들과 작별하고 하늘길에 올랐 다. (19) 그 후로부터 하늘에는 전에 없던 삼형제별이 생겨났고, 이 별은 동에서 서로 흘러간다. 삼태성 신화에 대해 앞서 논의하였던 박종성은 삼형제-흑룡과 주몽-금와 간의 대결 양상의 유사성을 들어 <삼태성>(1)과 <주몽신화> 간의 서사적인 연계성을 밝혔다.14) 여기에 더하여 두 자료 간의 유사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추가해본다. 삼태성의 어머니는 흑룡강 늪가 마을에서 홀로 세 아들을 기르 며, 유화는 웅심연에서 만나 정을 통한 해모수에게 버려진 후 아버지로부터 우발수로 추방된다. 이후 어머니가 사는 곳을 떠난 전자의 삼형제는 삼태성
14) “삼태성이 된 삼형제가 흑룡을 제압하는 양상이 靑龍에서 黃龍으로의 변화․상승의 의미를 지녀 <주몽신화>에서 주몽이 금와와 대결하는 양상과 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종성, 「구비 전승의 <三台星>과 <北斗七星> 神話 一考」, ?구비문학연구? 16(한국구비문학회, 2003), 246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15
이 되고, 후자의 주몽은 고구려의 건국자가 된다. 이에 여성과 물가, 남편과 아내의 이별, 홀로 된 여성, 아들의 출생과 양육, 어머니와의 이별, 영웅이 된 아들이라는 두 자료간의 비슷한 서사적 흐름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하백의 딸로 아들 주몽에게 모계 혈통의 수신적(水神的) 능력을 이어준 유화에 <삼태성>(1)의 어머니를 견주면 자칫 초라하고 평범한 존재 로 여겨지기 쉽다. 그런데 다른 한편의 시각에서 살펴보자면, 삼태성의 어머 니는 여덟 살의 세쌍둥이를 집에서 내보내며 훌륭한 재주를 배워오라 하거 나, 해를 찾아오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며 당부하는 냉엄한 어머니 이다. 게다가 흑룡과의 사투를 벌이고 살아 돌아온 세 아들에게 숨어들어간 흑룡이 또 해를 삼키지 않도록 해를 영원히 지키라며 하늘길로 이별하는 무 정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즉 자애롭고 헌신적인 보통의 관념적 모성상 이상 의 존재적 역량이 서사 속에서 발휘되고 있다. 이토록 혹독한 모성은 무엇에 서 연유하는가. 어머니는 해를 되찾고, 해를 지키는데 있어 세 아들에게 과도 할 만큼의 무거운 책임을 요구한다. 해를 잃어버린 마을(세상)의 문제는 세 상 공통의 문제이나, 그것을 해결할 책임을 자신의 가정으로 수용하고 삼형 제 개인에게 그 임무를 수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만큼 세 아들이 영웅적 능력을 가졌으며, 삼형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난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이 기 저로 작용한다. 한편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삼태자의 태도를 통해서, 해 되찾기가 세 아들에게도 목숨을 버릴 정도의 당위적인 문제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물론 자신들의 영웅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공동의 문제 해결에 이타적인 태도로 나서는 영웅적 면모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지할 점은 홀로 길러준 어 머니의 곁을 떠나 서사적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는 형제 이야 기는 천부지모, 부친탐색형 신화 서사에서 주로 나타나는 장면이기도 하다는 것이다.15) 이 유형 속 형제들은 지상계의 어머니 곁을 떠나 천상계의 아버지 를 찾고 부계 혈통의 신성을 이어받아 신격을 획득한다. <제석본풀이>와 <주
15) <제석본풀이>나 <천지왕본풀이>, <칠성풀이> 등이 그러하다. 16 한국무속학 제35집
몽신화>간 서사적 상동성이 논의되었듯16) <삼태성>(1)도 화소별로 나누어 보면 천부지모, 부친탐색형 신화와 일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먼저 해를 잃어버린 어머니의 결핍은 해에 대한 아들의 결핍-충족 과업으 로 이어지고, 이로써 아들은 적극적인 출행 속에서 흑룡과의 대결이라는 시 험에 통과하여 해를 되찾게 된다. 이러한 결핍-충족의 관계구도는 어머니- 해-삼형제 간의 이면적 관계 및 상징적으로 처한 부성의 부재 상황과 연결 된다. 물론 <주몽신화>의 유화처럼 햇빛에 감응하여 아이를 잉태하는 장면 은 <삼태성>(1) 문면에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료 문면 상 친부에 대한 그 외의 별다른 언급이 없는 채로 세쌍둥이 아들이 유복자로 태어나고, 이들의 서사가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천부지모․부친탐색형 신화 와 유사한 지향으로 진행된다는 점에 다다르면 작품 기저에 내재된 부성(父 性)은 무엇인가란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삼태성의 해 되찾기 서사를 표면적인 일월성신 조정 내용 너머 태 양신 혹은 천신이라는 부친탐색 화소와 관련지어 텍스트 문면의 비어 있는 신화적 서사의 공극을 채워본다.17) 여타의 일월조정 신화에서는 과다한 태 양 때문에 지상 생물들이 죽어가자 다수의 태양을 제거한 후 한 개의 태양을 남기고 돌아온 영웅의 투쟁적 업적이 강조된다. 그런데 <삼태성>(1)에서는 오히려 없어진 태양을 되찾아 오고도, 계속하여 그 곁을 지키게 되는 태양의 수호동반자적 서사로 끝이 난다. 물론 흑룡과의 대결 속 박빙의 접전 상황도 전투 영웅 신화의 묘미로 작품의 큰 축을 담당하지만, 삼태자 여정의 유종의 미는 결국 제목과 결말에 나타나듯 삼태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곧 해의 유행 (流行)을 따라 흘러가며, 흑룡으로부터 해를 지키려고 밤하늘에 떠있는 별이 삼태성이다. 이렇듯 친근한 거리의 추종적인 관계 속에서 태양의 수호자로서
16) <주몽신화>와 <제석본풀이>의 서사적 유사성은 서대석에 의해 이미 자세히 분석된 바 있으므로 본고에서 재론하지 않는다. 서대석, ?한국무가의 연구?(문학사상사, 1980), 37․41․70~110쪽. 17) 앞선 논의에서도 <삼태성> 설화는 백두산의 악천후와 화산의 폭발 등 자연재해를 체험했던 주 민들이 이를 극복하려는 의식에서 천신 신앙을 기저로 하여 형성된 영웅설화로서 신화적 성격 을 보여 주는 자료라고 설명된 바 있다. 서대석, 「백두산과 민족신화」, 정재호 외, ?백두산 설화 연구?(고대민족문화연구소 출판부, 1992), 29~57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17
의 서사적 존재성이 획득되고, 현실적인 해(태양)-삼태성 간 우주적 질서는 아버지-아들의 신화적 관계로 연관된다. 이로써 삼형제로부터 삼태성으로 이어지는 일월조정 및 자연우주 기원신화적 성격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해 되찾기를 향한 홀어머니와 세 아들의 욕망이 사투와 이승과의 이별을 감행할 만큼 강렬하면서도, 그 ‘어머니-태양(천신)-아들’간 관계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전승 과정의 몇 가지 상황을 추정해본 다. 먼저 태양신 숭배 신앙이 있었으나 제의성과 신화성의 약화로 천신과 관 련한 고귀한 혈통 부분이 소거, 탈락되는 과정이다. 다른 하나로는 애초부터 태양신이라는 자연신격이 인간적 면모로 변이되지 않은 보다 고형의 신화적 서사 형태라는 것인데, 전승 자료의 수적 부족으로 다만 양방의 전승 상황을 유추해볼 뿐이다. 이에 흑룡과 싸워 해를 되찾은 세쌍둥이 아들 삼태성 유형 에 천부지모, 부친탐색형 신화적 맥락이 큰 배경으로 놓여있다는 것으로 앞 으로의 연구 방향을 잡아둔다.
2. <삼태성>(2) : 고귀한 처녀 딸과 신승의 세쌍둥이 아들 유형 두 번째 유형인 <삼태성>(2)는 흔히 당금애기로 불리기도 하는 <제석본풀 이>, <초공본풀이> 유형의 서사무가 내용과 거의 동일하면서, 아들 삼형제의 결말에 삼태성으로의 변신 및 좌정이 결부되는 유형이다. 여기에는 손진태가 함남 함흥18)과 경남 구포19)에서 채록한 <삼태성의 유래> 설화가 있다. 또한 제주도에서 채록된 <삼태성> 자료도 내용은 <초공본풀이> 유형이지만 결말 에서 삼형제가 무조신이 아니라 삼태성이 되므로 이 유형에 포괄한다.20) <삼태성>(2) 유형의 대략적 내용은 명문가 혹은 부잣집 처녀 딸이 혼자
18) 정인섭, ?FOLK TALES FROM KOREA?, 최인학․강재철 역편, ?한국의 설화?(단국대학교 출 판부, 2007), 63~66쪽. 19) 손진태, ?朝鮮說話集,?, 최인학 역편, ?조선설화집? 1(민속원, 2009), 29~31쪽. 20) 김영돈 외, ?濟州說話集成? (2)(?耽羅文化叢書? (2),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2003), 320~323 쪽. (1985년 초판 발행, 2003년 재판 발행.) 18 한국무속학 제35집
있을 때 신승이 접근하여 임신을 하게 되고, 이에 집에서 쫓겨난 후 낳은 세 쌍둥이 아들이 부친을 만나 신이한 혈통을 인정받고 삼태성이 된다는 것이 다. 이때 세 아들이 <제석본풀이> 유형에서 삼불제석이 되거나 <초공본풀 이>에서 무조신이 되는 것과는 달리, <삼태성>(2) 유형에서는 삼태성이라는 별이 된다는 것에 자료의 차별적 지점이 있다. 삼태성과 관련된 작품의 결말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세 아이가 죽었을 때 직녀성(베가)의 세 별처럼 하늘에 놓여졌다. 수직선을 따라 올라 수평선에 놓여 있는 것은 그들이 자궁에서 아래로 하나씩 태어나서 세 개의 무덤에 나란히 옆으로 묻힌 것과 같다.21) 그후, 삼태자는 죽어 천상으로 올라가 삼태자성이 되었다. 그들은 한 배로부터 종으로 태어나 그들의 지상의 무덤은 횡으로 셋이 세워졌다. 그러므로 지금도 삼태 성이 생길 때에는 종으로 나란히 생겨, 없어질 때는 옆으로 나란히 사라진다고 한 다.22) 그 아기덜 다 커난 죽으난 삼태성 벨이 뒈엇주기. 경니 그 벨이 올라올 땐 크찡 싀개가 올라오고 또 지어갈 땐 나란히 지어가주기.23) 일련의 자료 문면을 읽다보면 삼태자가 죽어서 별이 되었다는 표현이 먼 저 눈길을 끈다. 앞서 본 <삼태성>(1) 유형과 다음 논의에 이어질 <삼태 성>(3) 유형에서는 삼형제가 천상(하늘)에 올라가서 삼태성이 되었다고만 하 지 그들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표면화하지 않는다. 그런데 <삼태자>(2) 유형 에서는 삼태자의 죽음이 문면에서 지적되고, 죽음 다음 과정에서 삼태성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삼형제의 죽음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1) 정인섭, ?FOLK TALES FROM KOREA?, 최인학․강재철 역편, ?한국의 설화?, 66쪽. 1926년 손진태 경남 구포 채록. 22) 손진태, ?朝鮮說話集,?, 최인학 역편, ?조선설화집? 1, 31쪽. 1923년 손진태 함남 함흥 채록. 23) 김영돈․현용준․현길언, ?濟州說話集成? (2), 323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19
곧 삼형제의 죽음은 다름 아닌 인간적 존재로서의 한계이며, 동시에 인간적 존재로의 종결을 통해 신적 존재로 재탄생함을 의미한다. 즉 죽음이라는 상 징적 통과제의를 거친 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인간으로서의 육체적 삶을 끝내고, 아버지의 세계인 초월적 하늘 공간 속에서 삼태성 성신(星神)이라는 새로운 존재성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앞서 <삼태성> 유형의 서사 분석에서는 자료 문면 상 직접적인 부친 혈통 이 드러나지 않아 해(태양)로 표상되는 부계의 천신적(天神的) 신성을 다만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삼태성>(2) 속 삼형제의 부친은 신승(중)으로, 그 실상은 보통의 사람이 아닌 신이한 능력을 가진 신적 존재이다. <삼태성>(2) 유형의 중(신승)은 공간 이동이나 물건, 재화에 조화를 부릴 수 있는 하늘 사람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제석본풀이>의 아버지인 제석이 가지는 천신적 존재성24)과 일맥상통한다. “그것이 중이 아니라서 하늘에 사산디(사람인지) 우물 싹 더펀 아버진 날 죽으 랜 햇지마는 식량도 다 주곡, 아기덜 옷도 다 주곡, 아기덜 척도 다 주곡, 붓도 다 주곡 해서 이렇게 삽네다.” “아, 그러민 그것이 이 싀상 사은 아니로구나. 거 신으로 비촨 뎅겨시니까 게커든에(그러거든) 다시랑 오건, 그 사 오건 나신디 번 으라.”(중략) “이것이 나가 서로 부부간의 무신 걸 지 아니해서 이건 빗(빛)으로 비쳐서 이렇게 뒌 거난 이 싀상 사이 아니고 하늘나라 사이난 이 식은 죽으민 이제 삼태성 벨이 뒐 거우다.”고. “삼태성 벨이 뒈민 올라올 때는 끄징 올라오고 알러레 지어갈 때는 나란히 싀게 가 엇어집네다. 게난 이제 이걸 보십서. 이 싀상 사이 아닙네다.”25)
24) “<삼태성>의 다른 한 자료는 무속신화 <제석본풀이>와 서사적 내용이 거의 유사한 양상을 보이 는데, 이는 <제석본풀이>의 아들 삼형제 곧 삼불제석신과 <삼태성>의 삼형제가 모두 삼태성의 기운을 받아 태어난 존재이고, <제석본풀이>의 제석님이 천신이고 태양신인 점인 함흥의 <삼태 성>에서의 神僧과 그 성격이 잇닿아 그 아들을들 곧 三佛帝釋과 三台星이 같은 성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통점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박종성, 「구비전승의 <三台星>과 <北斗七星> 神話 一考」, ?구비문학연구? 16(한국구비문학회, 2003), 246쪽. 25) 김영돈․현용준․현길언, ?濟州說話集成? (2), 322~323쪽. 20 한국무속학 제35집
위 인용문에서처럼 삼형제의 아버지는 사실 인간세상의 중이 아닌 하늘나 라 사람이다. <주몽신화>에서 유화가 주몽을 배태할 때 그러했듯 삼태성의 딸에게 신의 빛이 비추자 그에 감응하여 세쌍둥이 아들을 가지게 된다. 일광 감응 화소를 통해 태어난 아들은 하늘나라 자손이기에, 인간의 몸을 버린 후 에는 삼태성이라는 성신(星神)이 된다는 서사적 인과이다. 이러한 혈통을 가 진 삼형제는 죽기 전 이미 아버지의 옷소매에 닿지 않고 그 안을 통과하거나, 나막신을 신고 백사장을 걸어도 모래 위에 발자국이 남지 않는 등 난제를 통과하여 신승의 친자이자, 비범한 출생의 존재임을 스스로 입증한다. 한편 평양에서 월남한 정운학에게 채록한 무가 <삼태자풀이>26)는 <제석 본풀이> 유형의 서사이면서 서장애기(어릴 적 이름은 당금애기로 나타남)가 삼태자를 낳은 점27)이 제목으로 강조되어 있는데, 태몽 속 삼태성을 삼태자 로 해몽하는 부분이 나타난다.28) 태몽 속 삼태성은 아들 삼태자로 해몽되는 비유적 형태이자, 결말과 관련하면 그 자체로 삼태자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상징의미가 된다. 이것은 민간의 가시거리에서 육안으로 확인되는 크게 빛나 는 일렬의 세 개의 별인 삼태성에, 기이하지만 완전한 다산이 되는 삼태자의 이미지가 형태적 유사성이라는 신화적 상상의 관습적 사고에 의해 결합된 것 이다. 이와 같은 의도로 삼태성이 활용되는 장면은 삼태성 기원신화 외에서도
26) 임석재 외, ?無形文化財調査報告書? 5(문화재관리국, 1966), 508~636쪽. 목록상 無形文化財指定 資料 제24호 「관서지방무가」편에 수록되어 있다. 1966년 12월. 조사자 임석재, 장주근. 27) “서장애기 初更에다 꿈을 뀌니 구슬 세 알 품에 품고 三太星과 놀았더라.” 임석재 외, ?無形文化 財調査報告書? 5, 571쪽. “서장애기 하는 말이 초경에다 꿈을 뀌니 구슬 세 알 품에 품고 三胎星 과 놀았어요. 그걸랑은 三胎子가 들었구나.” 임석재 외, ?無形文化財調査報告書? 5, 576쪽. 삼태성의 한자 기술은 사실 三台星이나 해당 자료 정리자가 ‘三太星’과 ‘三胎星’으로 기술하였기 에 본문 인용에 그대로 옮겨 둔다. 28) 그러나 결말에 삼형제가 삼태성이 된다는 언급은 없으며, 옥황상제로부터 인간 세상에 나가 사 람들을 구해주라는 명령을 받는다. 옥황상제는 삼형제를 서천국으로 원찰을 보내는데 이는 옥황 상제가 삼형제의 아버지인 서인님이 인간에게 득죄를 했다는 이유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세준 세인과 삼신 제왕으로서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広済蒼生)을 하라고 서역국으로 원찰을 시킨 연유와 연결된다. 옥황상제는 삼형제가 삼불제석이라며, 서천국으로 본을 받아 세상 사람 을 구해주라고 서천국으로 원찰을 시킨다. 서천국과 서역국은 흔히 서천서역국으로 같이 불리는 곳이므로, 아버지과 세 아들은 같은 신직 임무를 받고 같은 곳으로 원찰을 떠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석재 외, ?無形文化財調査報告書? 5, 618~619쪽 참고.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21
다수 확인된다. 그 일례로 고전소설 <유충렬전>에서는 유충렬의 태몽에 삼 태성이 등장하는데 그의 등에는 삼태성이 박혀 있어 비범한 출생과 영웅적 자질을 보다 강조한다. 다른 자료로 <삼태성과 박문수>29) 설화에서는 세 청 년으로 나타난 삼태성이 박문수에게 끼니를 마련해주고, 한 집에 가서는 대 들보에 숨은 요물 지네를 찾아 사람들을 죽을 위기에서 구하고, 또 다른 곳 에 가서는 산소를 쓸 명산 명당을 잡아준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정체를 의심 한 박문수에게 엄한 호통을 치면서도 차마 인간을 죽일 수 없다고 하며 하늘 로 다시 올라간다. 이렇듯 지상에 내려와 사람들을 구해주고 도와주며, 관용 을 베풀어 명을 이어 살게끔 해주는 삼태성의 행위는 <삼태자풀이>에서 삼 태성 태몽으로 태어난 삼태자가 사람들을 구해주라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인세로 나오는 것과 그 맥이 통한다. 이로써 민간에서는 삼태성의 성신(星神) 적 능력과 그 신격의 역할에 대해 인세의 안정적 삶과 생명의 유지에 관련되 는 수명 발복에의 구제와 시혜를 기대함을 찾을 수 있다.
3. <삼태성>(3) : 바리데기와 동수자의 세 아들 유형 <삼태성>(3) 유형은 동해안 지역의 서사무가 <바리데기>이다. 결말 부분 에서 바리데기와 그 자매들은 북두칠성이 되고, 바리데기가 낳은 아들 삼형 제는 삼태성이 되는 자료가 다수 채록된 바 있다. <바리데기>에서 아들이 삼 형제인 경우는 삼태성이지만, 일곱 형제인 경우에는 북두칠성이 되는 자료도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삼태성 화소에 보다 집중하므로, 바리데기의 아들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는 자료만을 주목해 본다. 지면이 부족하므로 익히 알 려진 <바리데기>의 전체 줄거리를 모두 제시하기 보다는, 채록된 구연본 중 바리데기의 세 아들이 삼태성이 되는 부분을 발췌하여 아래에 제시한다. 이 유형의 경우 대개 바리데기의 부모는 견우성과 직녀성이 되고, 바리데기 일
29) ?구비문학대계? 7-13(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5), 160~168쪽. 자료 연번: 대구시 설화36, 조사일: 1983.8.12. 조사지: 동구 불로1동, 구연자: 진능선, 여․97 세, 조사자: 최정여, 천혜숙, 임갑랑. 22 한국무속학 제35집
곱 자매는 북두칠성이 되며, 바리데기의 세 아들은 삼태성이 된다. (1) 아버님요 아버님요 우리 집안 내력으는 별 내력이 되어 갑시다 훗 세상에 가시 거들랑 아버님 어머님으는 은하수 옆에 견우직년가 돼서 일년에 한 번 씩 만나 고 우리 형제 칠 형제는 북두칠성 별이 되어 가고 우리 서방님으는 새벽 주무시 고 별이 되어 가고 허 우리 아들 삼태는 삼태성 별이 되어 올라가고30) - <바리 공주 명주 신석남본> (2) 길대부인 마마와 오귀대왕님은 견우직녀 되어서 천상으로 올라가시고 삼천군 사들은 오작교 달구경을 하나이다 일곱 언니와 일곱 형부들은 칠성별이 되었었 네 손자 삼태성이는 삼태성 별이 되었네31) - <바리공주 강릉 송명희본> (3) 어머니 아버지는 견우직녀가 되구 딸 일곱이는 북두칠성이 되구 아들 삼형제는 북두칠성 뒤에 조롱새라고 서이가 따라 가는데 그 조롱새 되구 사위 여섯이는 욕심많은 신틀영감이 되어서 모두들 하늘에서 모두 높은 존신님이 됐답니다. - <바리공주 속초 탁순동본> (4) “오냐 너 말을 들으니 형부들도 무제 석방시키고 우리들은 하늘 나라 칠공주 질성비를 마련해 놓고.” 옥이대왕과 외손치는 상태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 는 새벽비를 마련하고32) - <바리공주 양양 지경숙본> (5) 베리데기 칠형야는 북두칠성 별을 바르라고 북두칠성 별우에는 맨 끝에 것 다 놓은 별 하나 뚝 얼어져가 있는 그 별이 바로 베리데기가 혼신이요 넋이고 아들 삼형제는 삼태성 별을 마련하고 사위 여섯이는 밤중에 조모신이 별을 마런하는데 조모사태성은 으디 마련했나33) - <바리공주 영일 김석출본> (6) 딸 여섯은 북두칠성을 마련하고 북두칠성 별을 보면 맨 꼬대 뚝 떨어져 가 꼭대 올라 서있는 것이 아마 베리데기 별일 것입니다. 북두칠성 별을 마련하고 사위네는 새벽 조물성이 별을 마련하는데 너그는 새벽 조모성을 마련하겠다 조모성 별을 보면 한테 요레요레가 서리 옥사쥐고 살림 많이 타갈라고 요레
30)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민속원, 1997), 127쪽. 31)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 178쪽. 32)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 262쪽. 33)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 376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23
요레 지부리른 입맞대던 그레 비해서 조모성을 마련하고 왼손자 서이는 밤중 삼태성을 마련하고 길대부인 오구대왕님은 견우직녀를 마련하여34) - <바리공 주 동래 김경남본> (7) 딸 일곱이는 하늘에 올라 칠성 별을 마련하자. 아들 삼형제 손주 삼형제는 하늘 에 올라가 삼태성이 별을 마련하자.35) - <바리공주 영일 김복순본> 위와 같이 결말 부분에서 만남과 화해를 나눈 바리데기 가족의 영혼을 모 두 별로 승화시켜 각각의 성신(星神)에 좌정시키고 있다. 본 <바리데기> 자 료가 굿판에서 불러졌던 무가임을 상기해보면, 별이 된다는 결말은 곧 전승 집단이 신성을 부여하는 보편적인 형상화 방식이자 향유층이 폭넓게 공유하 는 무속문화적 상징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바리데기> 무가가 망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그 영혼을 극락으로 천도하는 오구굿에서 불러진다는 점에 관련하 여 살펴보면, 우리 문화 속 성신(星神) 결말은 인물의 존재적 가치와 영혼의 위상을 드러내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삼태성과 같이 큰 별이 되는 바리데기의 삼형제 또한 그만큼 성스러운 신적 존재로 여겨짐 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바리데기> 서사 속에서 삼형제는 이렇다 할 영웅적 행위도 하지 도 않고, 서사상의 직접적인 개입도 없는 편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획득한 삼태성이라는 신성은 바리데기와 동수자의 결연으로 인한 고귀한 출생 부분 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바리데기> 의 삼형제는 앞서 살펴본 <삼태성>(1) 유형과 달리 부모가 누구인지 작품 속 에서 명시되고 있음이 특징이다. 동해안 지역 <바리데기>에서 삼형제의 아버지로 나타나는 동수자는 원래 천상계의 존재로서 죄를 짓고 적강하여 지하 땅인 동두산(동대산)의 약수를 지키며 삼년 귀양살이 중인 남성 인물이다. 동수자는 약수를 구하러 삼천리 를 가야하는 바리데기를 위해 땅과 길을 주름잡아 삼백 리, 삼십 리, 삼리로
34)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 444쪽. 35) 김진영․홍태한, ?서사무가 바리공주 전집? 2, 486쪽. 24 한국무속학 제35집
줄이는 신이한 축지법 능력을 발휘해준다. 그런데 바리데기가 약수를 구하고 돌아오는 동안 아들 셋을 버리고 승천한다. 이에 바리데기는 떠난 동수자를 원망하면서도 차마 자식들을 버릴 수가 없어 삼형제를 데리고 먼 길을 돌아 온다.36) 이러한 점에서 <삼태성>(2)와 <삼태성>(3) 유형은 ‘비범한 존재의 아버지 가 있으나, 아버지의 일방적 떠남으로 인해 버려진 세 아들’이라는 점에서 문면 상 유사한 설정을 가진다. 또한 그 어머니도 버려진 딸(여성)로서 훌륭 하게 세 아들을 키워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여기서 서사적 유사 성의 외연을 조금 더 넓히면 <삼태성>(1), <삼태성>(2), <삼태성>(3)의 세 유 형을 관통하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홀어머니가 어렵게 키운 삼형제가 삼 태성이 된다.’라는 서사적 공통분모를 도출할 수 있다. 요컨대 다양한 삼태성 유래담 자료 속에서 천신 계통의 신이한 부계적 혈통, 부성의 부재로 인한 홀어머니의 양육, 비범성을 인정받은 세쌍둥이 아들, 삼태성으로의 존재적 변이라는 일련의 서사적 요소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4. <삼태성>(4) : 산속 외딴 집 노파에게 살해된 삼형제 유형 마지막으로 네 번째 유형은 손진태가 1923년 함흥에서 수집한 <삼태성의 유래(2)> 자료이다. 이는 삼형제가 산에서 만난 외딴 집의 한 노파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 후 삼형제별인 삼태성이 생겨났다는 내용의 설화이다. 여 기에 속하는 다른 설화 자료는 없으나 앞 세 가지 유형과 많이 다른 독특한 유래담을 가지고 있어 기타 각 편으로 제외하지 않고 개별 유형으로 따로 마련한다. 앞에서 살펴본 세 가지 유형의 삼태성 유래담이 장형의 서사 속에 서 성공적 결말을 통해 나타남에 비해, <삼태성>(4)은 전개나 내용 구성이
36) 김헌선, ?동해안 화랭이 김석출 오구굿 무가 사설집?(도서출판 월인, 2006), 275~288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25
소략하고, 그 결말도 비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작품 내용의 경개는 아래에 제시한다. (1) 옛날 어느 곳에 어머니와 세 아이가 있었다. (2) 어느 날 아이들이 산으로 놀러 갔다 산속 한 집에 들어가니 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3) 밤이 되어 노파의 집에 머물기로 하였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둘째가 사라져 서 첫째와 셋째는 소동을 벌였다. (4) 노파는 둘째가 오줌을 누러갔다며 안심하라 했지만, 첫째와 셋째는 불안하여 뜬 눈으로 밤을 샜다. (5) 다음날 아침, 노파가 땔감을 찾으러 간 사이 첫째와 셋째는 집을 뒤졌는데, 변소 곁 큰 함정 속에 있는 둘째의 시체를 보고 놀라 도망을 쳤다. (6) 도망을 치다 땔감을 주워오던 노파에게 들켜 첫째와 둘째도 결국 함정에 떨어 졌다. (7) 첫째와 셋째는 꾀를 내어 함정으로부터 나왔으나 또다시 붙잡혔다. (8) 마침내 첫째와 셋째도 노파에게 죽임을 당했다. (9) 삼형제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찾으러 헤맸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10) 그때부터 천상에는 전에 없던 세 개의 별이 나란히 나타났고, 세상 사람들은 노파에게 죽임당한 삼형제가 하늘에 올라 삼태성이 된 것이라 하였다.37) 위와 같이 산 속으로 놀러간 삼형제가 한 노파의 집에 가게 되고 밤이 깊 어 머무르게 되는데 하룻밤 사이 둘째가 함정에 빠져 죽임을 당하고, 다음날 도망치던 두 형제도 결국 잡혀 삼형제 모두 노파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파국 적인 결말이다. 중심인물이 영웅적인 선행이나 성취를 보여주지 못한 채 죽 었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죽음을 겪은 삼형제의 원혼을 신격화하여 삼태성 의 위상으로 제고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못다 피운 삼형제의 삶과 우애를 삼
37) 손진태, ?朝鮮說話集,?, 최인학 역편, ?조선설화집? 1(민속원, 2009), 32쪽; 손진태, ?한국 민화에 대하여?, 김헌선 외 역, ?한국 민화에 대하여?(역락, 2000), 27~28쪽. 26 한국무속학 제35집
태성이라는 별자리에 빗대어 승화시키고자 한 문학적 형상화 방식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무고한 생명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 원혼 신격의 방 식으로 애도를 표하는 민간신앙의 신성화 과정의 면모를 찾을 수 있다. 이 유형에서 부성은 끝까지 부재하는 상황이다. 서사단락 (1)에 나타나듯 어머니와 세 아이만이 가족으로 등장하며, 이후 어느 부분에서도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서사단락 (9)에서 나타나듯, 친모는 실종된 세 아들을 찾으 려 하지만, 결국 죽은 아이들의 시신마저도 찾지 못한다. 천상의 부성적 존재 를 찾으려다 하늘의 삼태성이 되는 앞 세 유형과는 달리, 본 유형의 삼형제 에게는 마녀적 여성, 혹은 부정적인 모성의 상징에 가까운 노파가 등장한다. 노파에게 당한 죽음으로 인해 영혼의 존재가 된 삼형제는 삼태성이라는 세 개의 별이 되어 지상에서 잊힐 뻔한 존재성을 새로운 형태로 이어나가게 된 다. 여기서 산속 외딴 집 노파는 삼형제에게 맹목적이면서도 계획적인 연쇄 살인을 저지른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숲속, 혹은 어머니 이외의 외부적 타자의 호의와 접근은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를 전달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산속이라는 공간과 밤이라는 시간은 삼형제에게 평범하지 않은 비일상적인 영역이라는 점에서 경계적 이동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영 웅 신화의 원형적인 기초 서사인 출발-입문-귀환이라는 3단계의 구성에 견 주어 보면, 삼형제는 어머니의 공간인 집에서 출발하여 산속 노파의 집으로 입문하지만, 결국 죽임을 당하여 무사 귀환에는 실패한다. 노파를 없애거나, 도망쳐 살아 돌아오지 못한 채 죽은 삼형제 서사는 어린이에서 청년으로, 혹 은 아들에서 남성으로의 입사식 단계를 마치지 못하고 각각의 성장과 독립에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 이에 삼형제의 죽음은 산속 노파로 표상되는 두려운 세계의 경이와 횡포에 좌절하고만 자아의 실패에 다름 아니다. 그렇기에 본 유형은 비극적 결말로 점철된 삼형제 서사의 비장미와 이에 대한 비애적 감 상이 원혼 신격의 신성화 과정을 통해 삼태성 기원설화로 닿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다행으로 연변 지역에서 채록된 민요자료집에서 찾은 <삼형제별>이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27
라는 제목의 노래가 위 설화와 비슷한 서사를 공유하고 있어 관련지어 제시 해본다. 이 노래는 방정환이 ?어린이?지에 발표한 <형제별> 동요 가사에 덧 붙여 마지막의 두 구절이 보태어진 상태로, 제목도 <삼형제별>이라고 바뀐 채 채록되어 있다.38) 노래 가사의 전문은 아래에 제시한다.
날 저물은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지내이더니 웬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남은 별이 둘이서 눈물 흘리네 조금 있다 별 하나 다시 나와서 셋이 모두 기뻐하며 반짝거리네 (<삼형제별>, 리기순 창, 김덕균 수집. 밑줄 필자.)39)
노래 가사의 서사적 골조는 ‘정답게 지내던 삼형제별 중 하나가 보이지 않 자, 남은 두별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는데, 곧 별 하나가 다시 나와서 셋이 모두 기뻐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말한 방정환의 <형제별>은 상실 또는 이별 에 대한 비애감으로 마쳐지는 반면에, 두 구절이 더 붙은 <삼형제별>은 삼형 제의 재회를 통해 말미의 감정을 기쁨으로 고양시켜 작품 전체의 정서적 균 형을 이룬다. 서사구조 상으로도 ‘정답게 지냄-상실로 인한 슬픔’이라는 2단 구조에서, ‘재회를 통화 기쁨’이라는 서사단락이 붙으면서 안정적인 3단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삼태성>(4)과 <삼형제별> 내용을 비교해보면, 설화 속의 상황과 도 묘하게 겹쳐지는 설정을 찾을 수 있다. <삼태성>(4)에 해당하는 부분은
38) 방정환의 동요 <형제별> 발표연도는 ?어린이?지 창간연도로 미루어 볼 때 1922년이나 1923년 으로 추측한다. 그가 창작한 동요 가사를 정순철이 작곡한 <형제별>은 현재도 애창되고 있다. 송방송, ?한겨레음악인대사전?(보고사, 2012), 393쪽 참조. 39) 김태갑․조성일, ?민요집성?(중국: 연변인민출판사, 1981), 324쪽. 28 한국무속학 제35집
둘째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던 첫째와 셋째도 결국은 모두 죽어 별이 된 채로 삼형제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답게 지내던 별 삼형제 중 하나가 보이지 않아 남은 둘이 슬퍼했는데. 결국 다시 별 하나가 나와서 별 삼형제가 모두 만나 기뻐한다는 내용 부분이 서로 상응한다. 삼태성이 되어 영원토록 함께 빛날 수 있음에 착안하여 삼형제의 충격적인 죽음과 비애의 정서를 극복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네 가지 유형을 살펴본 결과 삼태(三胎)는 삼태생의 세쌍둥이를 뜻 하는 말이지만, 가시적 형상의 유사성과 삼태성의 줄임말인 삼태(三台)와의 혼용을 통해 삼태성(三台星)은 세쌍둥이별로서 인식된다. 그리고 삼태자가 딸(여성)이 아닌, 아들(남성)의 성별 특성을 가지고 한 탯줄, 한 배를 통해 태어난 삼형제 아들을 가리키게 되면서 삼태성 별자리는 삼형제 관계로 형상 화 된다. 그리고 지상의 인간적 존재인 아들이 천부지모, 홀어머니의 양육과 부친 탐색, 경계적 공간 이동, 통과제의적 죽음의 과정 등을 거치고 천상의 자연신적 존재인 별로 변신하는 과정을 통해 삼태성 기원 유래의 신화적 의 미를 이루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Ⅲ. 삼형제-삼태성의 상응관계와 초월에의 신화적 의미 무가 <칠성풀이>나 <효불효교> 설화 속 일곱 형제가 북두칠성이 되고, <바리데기>의 일곱 자매나 일곱 아들에게 북두칠성이 연관되는 것처럼, 각 자료 속의 삼형제는 삼태성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40) 삼태성은 직립 상태 에서의 하늘의 가장 높은 위치, 정수리 위에서 확연히 빛나는 별자리이다. 그렇기에 삼태성은 밤하늘의 초월성을 발현하는 상징적인 별자리로, 별자리
40) 필자는 설화 속에 나타난 북두칠성, 혹은 칠성신 서사에 대해서는 일련의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원영, 「<효불효교(孝不孝橋)>설화의 변이양상과 원형적 의미」, ?溫知論叢? 25(온지학회, 2010), 73~103쪽; 「<칠성풀이> 속 경계 초월과 신성 획득의 메커니즘」, ?남도민속연구? 21(남도민속학 회, 2010), 177~204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29
문화의 성신숭배(星辰崇拜) 맥락 속에서 공고한 위상을 유지해왔다.41) 민간 신앙의 측면에서 볼 때 삼태성은 삼신이나 칠성신과 같이 생로병사 의 보편적 인세의 삶에 폭넓게 관여하며, 생기 복록을 축원하는 광의의 구복 신앙적 대상이다. 흔히 전통적 관념에서는 ‘삼혼칠백(三魂七魄)’이라는 개념 으로 인간의 육체와 정신의 구성을 나누어 왔는데, 여기서 ‘삼혼’에 지대한 영향을 주며, 그것이 존재하게끔 하는 존재가 삼태성이기도 하다.42) 여기에 는 우주의 생명을 움트게 하고 기운을 북돋아 자라게 하는 혼신(魂神)이 삼 태(三台)라는 삼위(三位)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인간의 ‘혼’이 가지 는 본질도 세 영역으로 구성된다는 우주적 상동성 의식이 작용된다. 그렇기 에 삼형제는 삼태성과 우주적인 상응관계를 가지면서 연관되고, 신화적 사유 를 통해 인간적 존재의 의미가 우주적 존재의 의미로 전이되고 확장되는 결 과를 가져온 것이다.43)
41) “조선시대에 칠성과 삼태성의 신앙은 더욱 확산된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에는 ?옥추경?의 보급 영향이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략) ?옥추경?에서는 삼재와 구횡의 액운을 면하려면 칠성과 삼태성에 예배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삼태 칠성 신앙의 경전적 전거 역할을 한 것이다. (중략) 조선시대의 무(巫)․도(道)․불(佛)이 습합된 민간의 각종 독경 신행(讀經 信行) 중에 ?옥추경?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조선조 도교의 주,관 부서인 소격서에서 관원을 선발할 때 취재 과목 으로 제시된 도경 중에는 ?태일경?, ?진무경?, ?용왕경?등과 더불어 ?연생경?, ?옥추경?이 들어 있다. ?연생경?은 ?태상현령북두본명연생진경(太上玄靈北斗本命延生眞經)?을 지칭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그 내용 일부가 김시습의 ?매월당집초(梅月堂集抄)?「천형편(天形編)」에 수록되어 있다. 이 ?북두연생경?은 지금까지 다룬 바와 같이 칠성과 삼태성 신앙의 소의경전(所衣經典)이 라 할 성격을 지녔다.”(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260~261쪽.) 42) “삼혼설(三魂說)은 밤하늘의 뭇 별 중에서 인간의 일체 생사화복을 주관하는 북두칠성과 더불어 삼태육성을 가장 널리 숭신되는 별자리로 여기게 하였다. 삼태성은 인간의 생육과 연생을 옹호 하는 중요한 별자리였던 셈이다. 삼태성과 칠성의 밀접한 관련성은 곳곳에 나타난다. 삼혼설을 더 밀고 들어가 ‘삼혼칠백(三魂七魄)’으로 갈라서 풀어내었는데, 삼태의 혼신(魂神)은 양(陽)으로 나의 몸을 생하며, 칠성의 백신(魄身)은 음(陰)으로 나의 정기(精氣)를 길러 주는 것이므로 혼백 이 몸에서 분리되지 않아야 하며, 북두구진과 삼태육성이 나의 신형(身形)을 호위할 것이라 하였 다. 삼태성과 칠성을 삼혼과 칠백으로 비견한 것이다.”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259~260쪽. 43) 인간과 우주 사이에 성립되어 있는 이같은 상동성(相同性)의 수효는 사실 매우 많다. 그것들 중 몇몇은 인간의 마음에 저절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눈과 태양, 혹은 두 분과 태 양 및 달, 두개골과 만월(滿月), 혹은 호흡과 바람, 뼈와 돌, 머리카락과 풀 등등의 상동관계가 그러하다. 하지만 종교사가들은 좀더 발전된 상징, 소우주-대우주의 상응에 관한 전체적 체계를 전체로 삼을 다른 상동관계를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면 배(腹) 혹은 자궁과 동굴, 장(腸)과 미 궁, 호흡과 베짜기, 정맥․동맥과 태양 및 달, 척추와 세계축(axis mundi) 등등이 그런 것이다. Mircea Eliade, (Das)heilige und das profane, 이동하 역, ?성과 속 종교의 본질?(학민사, 1983), 148~149쪽. 30 한국무속학 제35집
이에 삼형제로 나타나는 서사의 주체와 객체적인 자연물인 삼태성도 ‘3’이 라는 상징 숫자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성스러운 세 개의 별 상징은 종종 하 늘과 땅, 그리고 그것을 묶는 공기로 해석되기도 하며, 기독교에서는 성부․ 성자․성령과 같은 삼위일체적 통일적 신성을 드러내는 합일의 수이기도 하 다.44) 삼형제의 존재성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삼태성>에 서 날아오르기, 멀리보기, 베고 쏘아 맞추기 등 각각의 능력을 개발한 삼형제 라 할지라도 결국은 세 가지 능력을 한데 모아야만 흑룡을 징치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개체적 개별성이 무화되어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면 셋이 하나의 의미 로 묶여 존재하는 삼위일체의 존재로 전이된다. 이러한 삼형제는 서사 상에서 첫째, 둘째, 셋째인 형-동생관계로 나타나기 도 하지만, 한 배에 잉태되어 태어난 세 쌍둥이의 삼태자(三胎子)로 나타나 는 경우도 많다. 남성중심의 남아선호사상이 팽배하는 전통적 가족주의 문화 속에서 한 번에 세쌍둥이 아들 얻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이한 다산이면 서도, 자손 번성과 복록의 완전한 상징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타의 설화 자료에서 세 아들 또는 세 손자가 모두 삼공, 삼정승의 위치에 오르거 나, 나아가 삼태육성과 비견되는 삼정승 육판서를 모두 맡았다는 식으로 완 전한 해피엔딩을 설명하는 방식을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즉 삼형제-삼태 자-삼공-삼정승 등은 소위 자식농사에서 부족한 없는 아들 출산의 완전한 성공을 의미하고, 입신양명을 통해 왕-아버지를 중심으로 보필하는 아들-신 하로서의 최고의 위치에 오름을 상징한다. 이때 삼태성(三台星)이라는 한글 혹은 한자로의 표기 자체는 기표(記標, signifiant)에 해당하며, ‘삼태성’이라는 문자의 의미는 기의(記意, signifi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삼태성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삼태성에 관한 글을 읽었을 때 지금의 우리도 실제 정보에 해당하는 세 쌍으로 이루어진 여섯 개의 별보다는 일렬로 줄지어 크게 빛나는 세 개의 별을 떠올리기 쉽다. 이
44) “폐쇄적 전체를 완성하는 수로서 3은 민담 속에서 존재하는 시험들, 해결해야 할 수수께끼 등의 수로 나타난다. 철학에서 3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존재나 사고의 매체원리로서 다루어진다.” 최연숙, ?민담 상징 무의식?(영남대학교출판부, 2006), 273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31
때문에 삼태육성이라는 기표가 더 정확할지언정 가시적 이미지인 세 개의 별 에 상응하는 삼형제별이라는 기의와 결합되면서 민간의 설화 속에서 삼태성 으로 조정이 되는 것이다. 또한 서사 상에서 삼형제가 변신한 삼태성이라는 기표는 그 자체로 수호신격의 성스러운 별자리신이라는 문화적 의미를 획득 한다. 그리하여 문화적 기호로서의 ‘삼태성’은 삼태성(三台星)이라는 기표, 삼형제별이라는 기의, 성신(星神)이라는 수호신격 의미를 가지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삼태성은 세 개 혹은 세 쌍의 별의 모양이 시각적 형상으 로 옮겨져, 바위나 땅위의 세 개의 구멍, 혈자리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이는 모양상의 유사성에 기인한 삼태성의 도상(icon)적 기호로 볼 수 있다. 또한 삼태성은 삼공의 지위를 가진 존재로 표현되거나, 삼정승의 관복을 차려입은 관리의 모습으로 무속도와 탱화에 등장한다. 이는 실제 삼태성이라는 별의 모양 또는 삼태성(三台星)이라는 문자의 뜻이 유교문화권 내에서의 관습적 사고와 결부되는 문화적 특징에 의한 상징(symbol)적 기호로 볼 수 있다. 그 리고 점성술을 신봉하였던 과거 당대에서는 삼태성의 움직임이나 색의 변화 는 곧 나라 정세를 평가하고 예측하는 표지가 되기도 하였는데, 특히 왕이라 는 통치자의 절대 권력에 대해서 비평하는 용도로도 해석되었다. 이는 점성 술을 신봉하는 사회 내에서 삼태성이 지표(index)적 역할도 감당했음을 말한 다. 위와 같이 복잡다단한 문화적 메커니즘 속에서 다층적으로 전승되어 왔 기에 삼태성 관련 설화도 다양한 자료적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다양한 유형 속에서도 가장 많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화소는 삼 형제 화소이다. 세 자매 혹은 삼남매의 유형이 아닌, 세 아들 삼형제라는 복 수의 혈연 남성의 성격이 부여되는 것이다. 삼태성 유래담의 결말 전까지 삼 형제의 존재적 성격은 인간이거나 인간에 가까운 신인이다. 그러나 결말에 이르러서는 죽어서, 혹은 하늘에 올라 삼태성이라는 별이 되었다고 하는 변 신의 과정을 거친다. 이렇듯 인세(人世)의 소우주적 존재가 대우주적 존재로 승화됨에 따라 인간 모습의 현실적 존재는 삼태성이라는 영원불변의 관념적 존재로 변하게 된다. 특히나 바위나 돌, 나무 등 지상 지물로 변하는 것과 일월성신의 천상계 형태로 변하는 것에는 그 존재적 성격에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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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또는 하강의 의미에는 징벌이나 퇴보적인 의미가 내포되기 쉽고, 상승 과 초월의 의미에는 칭송과 발전의 의미가 보다 가깝게 연결되기 있기 때문 이다. 일찍이 인간은 땅에 묶인 존재로서 지상 위의 하늘 세계를 동경하며 우주 적 현상을 외경해왔다. 그렇기에 현실의 인간적 육신을 가지고서는 다다를 수 없는 곳에 위치하는 별들의 영역은 초월의 대상이자, 제의를 통한 승화의 욕구를 꿈꾸게 한다. 흔히 천국과 극락은 하늘 위 세계로 그려지고, 지옥과 저승은 지하의 세계로 그려진다. 이것은 곧 살아있는 몸을 가지고서는 날아 오를 수 없다는 것이고, 그것은 별이 될 수 없음과 연결된다.45) 그런데 지상 의 존재가 하늘의 존재로, 물질적 존재가 정신적 존재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죽음, 혹은 존재의 상징적 죽음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삼태 성의 기원이 되어야 하는 설화 속 삼형제들은 모두 죽음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삼형제가 죽고 난 다음에 이전에 없던 삼태성이 생겨났다 는 것은 삼형제라는 인간적 존재가 지상에서 우주의 신적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초월적 변신을 획득했다는 신성화의 의미를 함축한다. 한편 무시무시한 흑룡과 싸워 이긴 <삼태성>(1)의 삼형제일지라도 삼태성 이 되는 것에는 주저함을 보였다. 인간세상의 어머니와 이별해야 했기 때문 인데, 어머니의 단호한 말에 삼태성이 되기로 결심한 삼형제는 어머니와 마 을 사람들, 스승님으로 대변되는 지상 존재와 작별 하고 저 하늘 위로 올라 간다. 이는 죽음을 통한 영혼의 초월과 승화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죽음 단계 를 거쳐 인간에서 별로 변신한 존재성의 수직적인 초월을 나타낸다. 이 뿐만 아니라 <삼태성>(2) 유형 속 삼형제 또한 어머니와 함께 어둡고
45) “무한한 높이를 단순히 지각하는 것만으로도 초월성이 계시된다. ‘가장 높은 것’은 저절로 신성 (神性)의 속성이 된다.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고지대, 별들의 영역은 초월적인 것, 절대적 실재, 영원의 무게를 획득한다. 거기에는 신들이 거주한다. 소수의 특권을 지닌 인간들은 상승의 제의 에 의하여 그곳으로 갈 수 있다. 몇몇 종교의 관점으로 보면, 그곳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올라가 는 곳이다. ‘가장 높은 것’은 인간이 인간 자체로 머물러 있는 한 도달할 수 없는 자리에 있다. 그것은 초인간적인 위력과 존재에 소속된다. 하늘로 인도하는 성전의 계단이나 제의의 사다리를 통해 그곳으로 올라가는 인간은 인간이기를 그만둔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건 신의 상태를 나눠 갖게 되는 것이다.” Mircea Eliade, (Das)heilige und das profane, 이동하 역, ?성과 속 종교의 본질?, 105쪽.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과 신화적 의미 33
축축한 토굴 혹은 우물 속에 버려져 침전의 시간을 거치며 성장한 후에서야 신이한 혈통의 존재가 밝혀지고 하늘로 올라간다. <삼태성>(3) 유형인 바리 데기의 세 아들도 일종의 죽음의 공간인 동대산과 서천서역국, 저승 등을 거 쳐 이승으로 이동해옴에 따라 삶-죽음-재생의 공간적 경계를 월경하며, 출 생과 존재적 부정-인정의 과정을 거쳐 삼태성의 위치를 받게 된다. <삼태성>(4) 유형에서 노파에게 죽임을 당했던 삼형제는 산속 노파의 오 두막집이라는 공포의 공간 속에서 실제로 행해지는 표면적인 죽임을 당한 다.46) 신화 속에서 때로는 일방적 살해를 당한 존재가 부활하여 새로운 신격 을 부여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신의 죽임을 당하는 것은 한편으로 기존의 한계적 상황을 타파하고 그 속에 잠재되어 있던 존재를 밖으로 끄집어 새롭 게 태어날 수 있는 신화적 통과제의 단계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삼태성 유래담은 삼형제 서사로서의 성격을 가진 성신(星神) 유래 담이다. 그 속에는 삼태성 기원에 대한 자연적 호기심과 삼태생의 기이성이 결합하여, 고귀한 혈통과 신이한 능력을 가진 인격신으로의 변모 과정이 나 타난다. 또한 가부장적 가족주의 문화 속에서 남아선호사상을 가지게 된 어 머니가 부성 부재의 상황 속에서 아들을 양육하는 고충 어린 서사도 크게 반영되어 있다. 세 아들들은 존재적 인정에 필요한 사회적 질서와 결핍 요소 를 충족하고자 어머니의 곁을 떠나고 삼태성이라는 초월적 존재로 변이하게 된다. 이와 같이 부성 부재 상황 속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아들의 통과제의 적 입사식(入社式)과 그 성장담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군의 삼태성 유래담 작품의 서사적 의미를 조명해본다.
46) “괴물에 의해 삼켜진다고 하는 입사적 상징과 그 의식은 입사식에서도, 영웅신화 및 죽음의 신 화에서도 다 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략) 괴물의 뱃속에 들어가는 것, 상징적으로 매 장되는 것, 입사의 오두막에 갇히는 것 따위는 원초적인 미분화(未分化)상태, 우주적인 밤에로의 회귀에 해당한다. 뱃속, 어두운 오두막, 입사의 무덤에서 나오는 것은 우주 창조에 해당한다. 입 사식에서의 죽음은 우주 창조의 반복을 가능케 하기 위해, 즉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기 위해 카 오스에로의 모범적 회귀를 재현한다.” Mircea Eliade, (Das)heilige und das profane, 이동하 역, ?성과 속 종교의 본질?, 173쪽. 34 한국무속학 제35집
Ⅳ. 결론 이상 앞서 살펴본 삼태성 유래담의 전승 양상은 크게 네 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유형은 흑룡과 싸운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내용의 <삼 태성>(1)과 <제석본풀이> 유형 서사에서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는 내용의 <삼태성>(2), 그리고 바리데기의 세 아들이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삼태 성>(3)의 서사와, 산속 노파에게 죽임을 당한 삼형제가 삼태성이 되었다고 하는 <삼태성>(4)로 나누었다. 본고에서는 이 네 가지 유형의 서사를 통해 삼태성 유래담의 자료적 양상 과 그 일원성신 기원설화로서의 신화적 의미를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먼저 네 가지 자료를 관통하는 것은 아버지의 부재 상황 속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양육되는 삼형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삼태성>(1)의 삼형제는 해의 상실이라는 공동체 내의 문제를 해결하며, 자신들의 비범한 능력과 존재감을 인정받는다. <삼태성>(2)의 삼형제는 친부의 떠남 후 어머니가 임신 상태로 외가로부터 버려진 상황에서 출산되어 부친 탐색 또는 부친의 귀환을 통해 친자 확인을 받고, 고귀한 천신적 혈통으로 인해 삼태성으로 좌정한다. <삼 태성>(3)에서는 태어난 이후 천상계 존재인 아버지가 떠나고 홀어머니의 손 에 이끌려 외가로 돌아와 외손자로서 인정받고 삼태성이 된다. <삼태성>(4) 에서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는 삼형제가 산속의 한 노파의 집에 하룻밤을 자게 되는데, 둘째가 먼저 죽임 당하고 이를 알게 된 첫째와 셋째가 도망치 다 결국 모두 살해당하여 그 후 삼태성이 생겨났다는 내용이다. 삼형제에게 결핍의 요소로 작용하는 <삼태성>(1)의 해, <삼태성>(2)의 신 승, <삼태성>(3)의 동수자는 모두 천신 계통이다. 그리고 지상의 여성인 홀 어머니의 양육 속에서 자란 아들은 천부지모, 부친탐색형 상황에 노출된다. 이때 부성 부재 상황과 연결된 결핍 요소는 아들의 사회적 인정과 정체성 정립에 영향을 준다. <삼태성>(4)에서는 부성의 성격에 대해 다른 묘사는 없 으나, 홀어머니 밑에서 크고 있는 삼형제에게 일차적으로 아버지 부재 상황 이 놓여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자료와 상통하는 요건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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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공통점에는 먼저 한국이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중심의 남아선호사 상의 가족문화를 지속했다는 점이 유력하게 작용한다. 또한 한 번에 세쌍둥 이 아들을 낳거나, 줄줄이 삼형제를 출산하여 모두 입신양명하여 높은 위치 에 오르는 것이 자식 양육의 목표이자 보편적 욕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 한 점에 삼태생 아들과 삼태성이 시각적, 언어적 상동성에 의해 긴밀히 결합 되면서, 기존의 일월성신 신앙인 삼태성 신앙이 결부되어 삼태성 유래담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 전통신앙에서의 삼태성 신앙의 흔적 및 위상과 함께, 하늘과 별이 가지는 우주적․수직적 존재로서의 초월 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심리학에서 숫자 ‘3’이 가지는 의미와 삼태성이 되 는 작중 인물들의 아들로서의 통과제의적 입사식 단계도 지적해보았다. 홀어 머니의 삼형제 성장담이 결핍충족과 극복, 인정, 독립으로 이어지고 최종적 자기실현의 모습이 삼태성으로 상징화되고 있다는 지점에서 삼태성 유래담 의 다양한 자료적 양상과 그 신화적 의미를 점검하는 작업을 일단락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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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Material Aspect and Mythical Significance of Samtaeseong Lee, Won young* 47) As a Korean folktale, Samtaeseong (Three Great Stars) is passed down largely in 4 types. The first type is <Samtaeseong 1> that three brother became Samtaeseong after fighting with the black dragon. The second type is <Samtaeseong 2> that three brothers from an epic story called <Jeseokbonpuri> became Samtaeseong. The third type is <Samtaeseong 3> that Baridegi had three sons, who became Samtaeseong. The fourth type is <Samtaeseong 4> that three brother who were killed by an old women in the mountains became Samtaeseong. By analyzing these four types of Samtaeseong, this study aims to search the aspects of each material passed down and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this folktale. Most of all, the common thing between these four types is that all the three brothers were raised by single mothers in the absence of fathers and later became Samtaeseong. When it comes to differences between these four types, the three brother in <Samtaeseong 1> solved a problem in their community, which was the loss of Hae (the sun), and won recognition for their extraordinary abilities and presence. In <Samtaeseong 2>, the three brothers were born when their mother was abandoned by her parents after their father left behind
* Konkuk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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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 home, and they tried to look for their father who was a kind of a heavenly god, or after their father returned home, they were confirmed as his real sons and seated as Samtaeseong. In <Samtaeseong 3>, however, their father left for the heavenly world after the three brothers were born. Then, their single mother took them to her parents’ home, and the three brothers were recognized as grandsons and became Samtaeseong. Even in <Samtaeseong 4>, there were three brothers raised by a single mother, and when they stayed at an old woman’s house one night in the mountains, the second brother was first killed by her, and the remaining two brothers noticed it, but were also murdered by her while running away. Afterwards, they became Samtaeseong. Hae (the sun) in <Samtaeseong 1>, Shinseung (Jeseok) in <Samtaeseong 2> and Dongsuja in <Samtaeseong 3> worked as deficiency elements for the three brothers respectively, and they were all kinds of heavenly gods. The narrative about three sons raised by single mothers as earthly women was connected to such story units as Cheonbujimo (Heavenly Father and Earthly Mother) and Buchintamsaek (Looking for Father). At this point of time, the deficiency element connected to the absence of fatherhood came to affect the three brothers’ social recognition and identity establishment. In <Samtaeseong 4>, there was no description on the character of fatherhood, but it was common that the three brothers were raised by their single mother in the absence of their father. The patriarchal and son-preference family culture sustained traditionally in Korea, and it seemed that such a culture affected these epically common things. Besides, giving a birth to triplet sons became an interesting motif as unusual fecundity. It seemed to be because three brothers’ all rising in the world and gaining fame and achieving pre-eminence in pubic life
were a child-rearing goal and a universal desire at the same time.
*이 논문은 2017년 7월 31일 투고되어 8월 24일 심사가 완료되고 2017년 8월 31일 편집위원회에서 게재가 확정된 논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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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over, Samtaesaeng sons and Samtaeseong were closely combined with each other by visual and linguistic homogeneity. Lastly, as the existing folk belief in Samtaeseong became linked to such a background, it seems to have created different Samtaeseong in origin. Regarding this aspect, this study searched the trace and status of Samtaeseong faith from all the Korean falk faiths. Then, this study considered the cosmic and vertical movement and transcendental significance of becoming stars, and pointed out the symbolic significance of Number 3 and even the passage and initiation rite-like stage through three brothers’ symbolic death. Overall, this study found out that the narrative about three brothers growing up in the absence of their father and through child-rearing done by their single mother led to satisfaction with and overcoming of deficiency elements, recognition and independence, resulting in self-realization symbolized with Samtaeseong at last. Keywords : Samtaeseong, Samtaeja, Jeseokbonpuri, Chogongbonpuri, Samtaejapuri, Baridegi, Dongsuja, Ilwolseongshin, Folktale, Origin story, Black dragon, the Heavenly gods, 3, Transcendence, Death, Passage rite, Initiation rite,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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