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0. 05:22ㆍ경전 이야기
[범우문고읽기027] 노자 도덕경 (황병국 역)
<저자>
성은 이(李)이고 이름은 이(耳)이다. 사마천의 <사기>'노자전'에 의하면 그는 초 나라 사람으로 주 나라 수장실의 사관으로 천문, 점성, 전적을 담당하는 학자였다. 유가철학과 더불어 중국 고대철학의 양대 산맥인 도가철학의 창시자이며 무위자연을 바탕으로 도의 사상을 주창하였다. 공자가 젊었을 때 그를 찾아 예에 관해 물었다는 설이 전하며 주나라의 쇠퇴에 대한 실망으로 서방으로 은거하던 길에 관문지기의 청으로 남긴 것이 현재의 '노자'라는 설이 있다.
[노자도덕경] 전문
1.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 도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항구적인 도가 아니고
名可名非常名(명가명비상명) :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은 항구적인 이름이 아니다.
無名天地之始(무명천지지시) : 무는 천지의 시작을 일컫고
有名萬物之母(유명만물지모) : 유는 만물의 어머니를 일는다.
故常無欲以觀其妙(고상무욕이관기묘) : 항구적인 무로는 도의 오묘함(원리)을 보고
常有欲以觀其?(상유욕이관기요) : 항구적인 유로는 도의 경계(형태)를 본다.
此兩者同出而異名(차양자동출이이명) : 무와 유 이 두가지는 같은 것(도)에서 나왔지만 다만 그 이름이 다를 뿐이다
同謂之玄(동위지현) : 무나 유 둘 다 도의 넓고도 깊음을 일컫는다.
玄之又玄(현지우현) : 넓디넓고 깊디깊으니
衆妙之門(중묘지문) : 모든 오묘한 것들이 드나드는 문이로다.
2.
天下皆知美之爲美(천하개지미지위미) : 천하가 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斯惡已(사오이) : 이미 추한 것이다
皆知善之爲善(개지선지위선) : 천하가 다 착하다고 하는 것은
斯不善已(사불선이) : 이미 착하지 않은 것이다
故有無相生(고유무상생) : 그러므로 유와 무는 서로를 생성시키며
難易相成(난이상성) :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루어준다.
長短相較(장단상교) : 길고 짧음은 서로를 비교하고
高下相傾(고하상경) : 높고 낮음은 서로를 견준다.
音聲相和(음성상화) : 말소리와 성대의 울림은 서로 조화를 이루고
前後相隨(전후상수) : 앞과 뒤는 서로를 따른다.
是以聖人處無爲之事(시이성인처무위지사) : 따라서 성인은 무위 처하고
行不言之敎(행불언지교) : 말하지 않는 가르침으로 행한다.
萬物作焉而不辭(만물작언이불사) : 만물을 만들고도 공치사하지 않으며
生而不有(생이불유) : 모든 것을 낳고도 소유하지 않는다.
爲而不恃(위이불시) : 일을 한 후 자랑하지 않으며
功成而弗居(공성이불거) : 공을 이룬 후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夫唯弗居(부유불거) : 머물지 않기에
是以不去(시이불거) : 자리를 잃는 일도 없다.
3.
不尙賢(불상현) : 어진 사람을 떠받들지 않으면
使民不爭(사민불쟁) : 백성들이 다투지 않는다.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 :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使民不爲盜(사민불위도) : 백성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不見可欲(불견가욕) : 탐욕을 멀리 하면
使民心不亂(사민심불란) : 백성들이 심란해하지 않는다.
是以聖人之治(시이성인지치) : 그러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虛其心(허기심) : 마음은 비우고
實其腹(실기복) : 배는 든든하게 하며
弱其志(약기지) : 뜻은 약하게 하고
强其骨(강기골) : 뼈는 강하게 한다.
常使民無知無欲(상사민무지무욕) : 백성들로 하여금 지식과 욕망을 멀리하게 하고
使夫智者不敢爲也(사부지자불감위야) : 감히 지혜를 뽐내지 못하게 한다.
爲無爲則無不治(위무위칙무불치) : 무위하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다.
4.
道沖而用之(도충이용지) : 도는 비어 있기에 그 쓰임이 있다.
或不盈(혹불영) : 혹여 가득 차지 않아도
淵兮似萬物之宗(연혜사만물지종) : 심연처럼 깊어 만물의 으뜸이 된다.
挫其銳(좌기예) : 예리한 것은 다듬어주고
解其紛(해기분) : 맺힌 것은 풀어 주고
和其光(화기광) : 눈부신 것은 은은하게 하고
同其塵(동기진) : 마침내 먼지와 하나가 된다.
湛兮似或存(담혜사혹존) : 깊디깊은 곳에 뭔가 존재하는 듯하지만
吾不知誰之子(오불지수지자) : 나는 그 실체를 알지는 못한다.
象帝之先(상제지선) : 다만 상제보다 먼저 있음은 분명하다.
5.
天地不仁(천지불인) : 하늘과 땅은 무심하다.
以萬物爲芻狗(이만물위추구) :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로 여긴다.
聖人不仁(성인불인) : 성인도 무심하다.
以百姓爲芻狗(이백성위추구) : 백성들을 짚으로 만든 개로 여긴다.
天地之間(천지지간) : 하늘과 땅 사이는
其猶??乎(기유탁약호) : 마치 풀무와 같다.
虛而不屈(허이불굴) : 비어 있으나 다함이 없고
動而愈出(동이유출) : 움직일수록 더욱 더 많은 것을 생성시킨다.
多言數窮(다언삭궁) : 말이 많으면 처지가 궁색해진다.
不如守中(불여수중) : 마음속에 담고 있는 것만 못하다.
6.
谷神不死(곡신불사) : 계곡의 신은 죽지 않는다.
是謂玄牝(시위현빈) : 그것은 넓고 깊은 여자의 자궁과 같다.
玄牝之門(현빈지문) : 넓고 깊은 여자의 자궁 문은
是謂天地根(시위천지근) : 하늘과 땅의 근원이다.
綿綿若存(면면약존) : 끊어질듯 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지고
用之不勤(용지불근) : 아무리 써도 다함이 없다.
7.
天長地久(천장지구) : 하늘은 높고 땅은 끝이 없다.
天地所以能長且久者(천지소이능장차구자) : 하늘이 높고 땅이 끝이 없는 까닭은
以其不自生(이기불자생) : 스스로를 드러내려고 굳이 애쓰지 않기 때문이다
故能長生(고능장생) : 그러기에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다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 : 성인은 몸을 뒤에 두기에 앞설 수 있고
外其身而身存(외기신이신존) : 몸을 버림으로써 몸을 보존한다.
非以其無私邪(비이기무사사) : 사사로운 마음을 앞세우지 않기에
故能成其私(고능성기사) : 능히 자신을 이룰 수 있다.
8.
上善若水(상선약수) :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불쟁) : 물은 만물을 이롭게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악) : 모두가 싫어하는 곳에 자신을 둔다.
故幾於道(고기어도) :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다
居善地(거선지) : 좋은 땅을 골라 거처로 삼고
心善淵(심선연) : 마음은 맑고 깊은 연못을 닮는다.
與善仁(여선인) : 착하고 어진 사람과 사귀고
言善信(언선신) : 말에는 신뢰가 있고
正善治(정선치) : 다스릴 때는 바르게 한다.
事善能(사선능) : 일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動善時(동선시) : 때를 가려 움직인다.
夫唯不爭(부유불쟁) : 다투는 일이 없으니
故無尤(고무우) : 허물을 남기지도 않는다.
9.
持而盈之(지이영지) : 가졌으면서 더 채우려 하는 것은
不如其已(불여기이) : 적당할 때 멈추는 것만 못하다.
?而銳之(췌이예지) : 충분히 날카로운데 더 벼리면
不可長保(불가장보) : 오래 보관할 수가 없게 된다.
金玉滿堂(금옥만당) : 금은보화가 집에 가득해도
莫之能守(막지능수) : 능히 이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
富貴而驕(부귀이교) : 부귀를 누리면서 교만하면
自遺其咎(자유기구) : 스스로에게 허물을 남긴다.
功遂身退(공수신퇴) : 공을 세운 후에는 몸을 물리는 것이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다.
10.
載營魄抱一(재영백포일) : 혼백을 몸에 실어 꼭 껴안은 채
能無離乎(능무리호) :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할 수 있겠는가?
專氣致柔(전기치유) : 기운을 오롯이 하여 부드러움에 이르러
能?兒乎(능영아호) : 갓난아이처럼 될 수 있겠는가?
滌除玄覽(척제현람) : 넓고 깊은 도의 거울을 씻고 닦아서
能無疵乎(능무자호) : 티끌이 하나도 없게 할 수 있겠는가?
愛民治國(애민치국) :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能無知乎(능무지호) : 무지로 할 수 있겠는가?
天門開闔(천문개합) : 하늘 문을 열고 닫음에
能無雌乎(능무자호) : 암컷 없이도 그리 할 수 있겠는가?
明白四達(명백사달) : 밝은 것이 사방에 도달함에
能無爲乎(능무위호) : 무위로 그리 할 수 있겠는가?
生之畜之(생지축지) : 도는 만물을 낳고 기른다.
生而不有(생이불유) : 낳았으되 소유하지 않고
爲而不恃(위이불시) : 일을 이루되 의지하지 않고
長而不宰(장이불재) : 널리 베풀되 지배하지 않으니
是謂玄德(시위현덕) : 이를 일컬어 넓고 깊은 덕이라 한다.
11.
三十輻共一(삼십폭공일) : 서른 개 바퀴살이 한 군데로 모이는데
當其無(당기무) : 가운데가 비어있기 때문에
有車之用(유차지용) : 수레의 쓸모가 있게 된다.
?埴以爲器(연식이위기) :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當其無(당기무) : 가운데가 비어 있으므로
有器之用(유기지용) : 그릇의 쓸모가 있게 된다.
鑿戶?以爲室(착호유이위실) : 창문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當其無(당기무) : 가운데가 비어 있기 때문에
有室之用(유실지용) : 방의 쓸모가 있게 된다.
故有之以爲利(고유지이위리) : 그러므로 있음이 이롭게 되는 것은
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 없음이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12.
五色令人目盲(오색령인목맹) : 오만 가지 색깔이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五音令人耳聾(오음령인이롱) : 오만 가지 소리가 사람의 귀를 먹게 하고
五味令人口爽(오미령인구상) : 오만 가지 맛이 사람의 입을 상하게 한다.
馳騁?獵令人心發狂(치빙전렵령인심발광) : 말을 달리면서 하는 사냥이 사람의 마음을 극도로 흥분시키고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령인행방) : 구하기 어려운 재물이 사람의 행동을 방자하게 만든다.
是以聖人爲腹(시이성인위복) : 이런 까닭에 성인은 배(본질)를 위하되
不爲目(불위목) : 눈(비본질)을 위하지는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 그러므로 저것(비본질)을 버리고 이것(본질)을 취한다.
13.
寵辱若驚(총욕약경) : 총애를 받아도 놀란 듯이 하고 수모를 당해도 놀란 듯이 한다.
貴大患若身(귀대환약신) : 환란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何謂寵辱若驚(하위총욕약경) : 총애를 받아도 놀란 듯이 하고 수모를 당해도 놀란 듯이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寵爲下(총위하) : 총애는 윗사람에게 받는 것이므로 내가 그 아래에 있다는 뜻이다.
得之若驚(득지약경) : 윗사람의 총애를 받아도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고
失之若驚(실지약경) : 윗사람의 총애를 잃어도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是謂寵辱若驚(시위총욕약경) : 이것을 일러 총욕약경이라고 한다.
何謂貴大患若身(하위귀대환약신) : 환란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吾所以有大患者(오소이유대환자) : 내가 환란을 당하는 것은
爲吾有身(위오유신) : 내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及吾無身(급오무신) : 나에게 몸이 없다면
吾有何患(오유하환) : 내게 무슨 환란이 있겠는가?
故貴以身爲天下(고귀이신위천하) : 그러므로 천하를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若可寄天下(약가기천하) : 가히 천하를 맡길 수 있고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천하를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사람이야말로
若可託天下(약가탁천하) : 천하를 맡을 자격이 있다.
14.
視之不見(시지불견) : 눈으로 보아도 볼 수 없는 것을
名曰夷(명왈이) : 이름 하여 이라 하고
聽之不聞(청지불문) : 귀를 기울여도 들을 수 없는 것을
名曰希(명왈희) : 이름 하여 희라 하고
搏之不得(박지불득) : 손을 내밀어도 잡을 수 없는 것을
名曰微(명왈미) : 이름 하여 미라 한다.
此三者(차삼자) : 이 세 가지(이, 희, 미)는
不可致詰(불가치힐) : 묻고 따질 수가 없으니
故混而爲一(고혼이위일) : 혼연일체가 된다.
其上不?(기상불교) : 더 이상 밝을 수도 없고
其下不昧(기하불매) : 더 이상 어두울 수도 없다.
繩繩不可名(승승불가명) : 끝없이 이어지니 무어라 이름을 붙일 수도 없으며
復歸於無物(복귀어무물) : 결국은 무의 세계로 돌아간다.
是謂無狀之狀(시위무상지상) : 모양은 있으되 형용할 수가 없고
無物之象(무물지상) : 형체는 있으되 나타낼 수가 없으니
是謂惚恍(시위홀황) : 그저 황홀이라 일컫는다.
迎之不見其首(영지불견기수) : 앞에서 살펴봐도 그 머리를 볼 수 없고
隨之不見其後(수지불견기후) : 뒤따르면서 봐도 그 꽁지를 볼 수 없다
執古之道(집고지도) : 태고의 도를 가지고
以御今之有(이어금지유) : 오늘의 일을 살피면
能知古始(능지고시) : 태고의 시초를 알 수 있으니
是謂道紀(시위도기) : 이를 일러 도의 실마리라 한다.
15.
古之善爲士者(고지선위사자) : 예로부터 도를 깨달은 사람은
微妙玄通(미묘현통) : 그 통함이 지극히 오묘해서
深不可識(심불가식) : 그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夫唯不可識(부유불가식) : 그걸 알 길이 없지만
故强爲之容(고강위지용) : 드러난 모습을 가지고 대강 형용하자면
豫焉若冬涉川(예언약동섭천) : 겨울에 강을 건너듯 신중하고
猶兮若畏四隣(유혜약외사린) : 사방의 이웃을 대하듯 조심스럽고
儼兮其若容(엄혜기약용) : 얼굴에는 엄숙함이 묻어있고
渙兮若氷之將釋(환혜약빙지장석) : 얼음이 녹는 것처럼 술술 풀리고
敦兮其若樸(돈혜기약박) : 통나무처럼 도탑고
曠兮其若谷(광혜기약곡) : 계곡처럼 확 트이고
混兮其若濁(혼혜기약탁) : 흙탕물처럼 탁하다
孰能濁以靜之徐淸(숙능탁이정지서청) : 누가 능히 탁한 것을 고요하게 하여 서서히 맑아지게 하고
孰能安以久動之徐生(숙능안이구동지서생) : 누가 능히 가만히 있던 것을 움직여 서서히 생동하게 할 수 있을까
保此道者(보차도자) : 도를 깨달은 사람은
不欲盈(불욕영) : 채우려 하지 않는다.
夫唯不盈(부유불영) : 채우려하지 않으므로
故能蔽不新成(고능폐불신성) : 옛 것을 폐하고 새로운 것을 이루려하지 않는다.
16.
致虛極(치허극) : 비움이 지극하면
守靜篤(수정독) : 고요하고 돈독함을 지킬 수 있다.
萬物竝作(만물병작) : 만물이 연이어 생겨나지만
吾以觀復(오이관복) : 나는 그들이 돌아가는 것을 본다.
夫物芸芸(부물예예) : 사물들이 무성하게 피어나지만
各復歸其根(각복귀기근) : 결국은 모두 자신의 뿌리로 돌아가
歸根曰靜(귀근왈정) : 고요함을 얻으니
是謂復命(시위복명) : 이를 일러 명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復命曰常(복명왈상) : 명으로 복귀해 영원해지고
知常曰明(지상왈명) : 영원한 것을 알게 되니 곧 밝아진다.
不知常(불지상) : 영원한 것을 알지 못하면
妄作凶(망작흉) : 망령되이 흉함을 당하고
知常容(지상용) : 영원한 것을 알게 되면 너그러워지고
容乃公(용내공) : 너그러워지면 공평해 진다.
公乃王(공내왕) : 공평해지면 왕처럼 되며
王乃天(왕내천) : 왕은 곧 하늘이다.
天乃道(천내도) : 하늘은 곧 도가 되고
道乃久(도내구) : 도는 영원하니
沒身不殆(몰신불태) : 죽는 날까지 위태롭지 않게 된다.
17.
太上不知有之(태상부지유지) : 최상의 도는 사람들이 그 존재조차 모르는 것이고
其次親而譽之(기차친이예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송하는 것이고
其次畏之(기차외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고
其次侮之(기차모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멸시하는 것이다.
信不足焉(신부족언) : 믿음이 부족하면
有不信焉(유불신언) :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悠兮其貴言(유혜기귀언) : 귀한 말(도)은 참으로 아득하구나.
功成事遂(공성사수) : 공을 이루고 일이 끝나면
百姓皆謂我自然(백성개위아자연) : 백성들은 자신들 스스로 그것을 성취했다고 생각한다.
18.
大道廢(대도폐) : 큰 도가 없어지면
有仁義(유인의) : 인의가 나타나고
慧智出(혜지출) : 지혜가 나타나면
有大僞(유대위) : 큰 위선이 있게 된다.
六親不和(육친불화) : 가족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면
有孝慈(유효자) : 효니 자니 하는 것이 있게 되고
國家昏亂(국가혼란) : 나라가 혼란하면
有忠臣(유충신) : 충신이 있게 된다.
19.
絶聖棄智(절성기지) : 성스러움을 끊고 지혜를 버리면
民利百倍(민리백배) : 백성들의 이로움이 백배가 된다.
絶仁棄義(절인기의) : 인을 끊고 의를 버리면
民復孝慈(민복효자) : 백성들이 효성과 자애로움을 회복할 것이다.
絶巧棄利(절교기리) : 기교를 끊고 이해관계를 버리면
盜賊無有(도적무유) : 도둑이 없어진다.
此三者以爲文不足(차삼자이위문불족) : 이 세 가지는 글로써 그 속뜻을 표현하기 어렵다.
故令有所屬(고령유소속) : 그러므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見素抱樸(견소포박) : 소박하게 살고
少私寡欲(소사과욕) : 사사로운 욕심을 버려라.
20.
絶學無憂(절학무우) : 배움을 중단하면 근심이 없어진다.
唯之與阿(유지여아) : ‘예’라는 말과 ‘응’이라는 말은
相去幾何(상거기하) : 그 차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善之與惡(선지여악) : 선하다는 것과 악하다는 것의
相去若何(상거약하) :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人之所畏(인지소외) :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不可不畏(불가불외) : 나도 두려워해야 하는가?
荒兮其未央哉(황혜기미앙재) : 참으로 허황되기 그지없다.
衆人熙熙(중인희희) : 만인이 즐거워하기를
如享太牢(여향태뢰) : 함께 소를 잡아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하고
如春登臺(여춘등대) : 봄날에 정자에 오르는 것처럼 한다.
我獨泊兮其未兆(아독박혜기미조) : 나 홀로 멍청하여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如?兒之未孩(여영아지미해) : 아직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아이와 같이 한다.
??兮若無所歸(래래혜약무소귀) : 돌아갈 곳을 잊은 것처럼 게으름을 피우니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유로워 보이는데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 나만 홀로 남겨진 것 같다.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 나는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처럼
沌沌兮(돈돈혜) : 사리분별에 어둡다.
俗人昭昭(속인소소) : 세상 사람들 모두 밝은데
我獨昏昏(아독혼혼) : 나 홀로 아둔하고
俗人察察(속인찰찰) : 세상 사람들 모두 총명한데
我獨悶悶(아독민민) : 나 홀로 답답하다.
澹兮其若海(담혜기약해) : 바다처럼 담담하고
?兮若無止(료혜약무지) : 그치지 않고 불어대는 바람소리 같다.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 사람들 모두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而我獨頑似鄙(이아독완사비) : 나 홀로 완고하고 비루해 보인다.
我獨異於人(아독이어인) : 나 홀로 사람들과 다른 까닭은
而貴食母(이귀식모) : 내가 만물을 먹이는 어머니(도)를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21.
孔德之容(공덕지용) : 위대한 덕의 모습은
惟道是從(유도시종) : 오직 도를 따르는 데서 나온다.
道之爲物(도지위물) : 도라고 하는 것은
惟恍惟惚(유황유홀) : 그저 황홀할 뿐이다.
惚兮恍兮(홀혜황혜) : 황홀하기 그지없지만
其中有象(기중유상) : 그 안에 형상이 있다
恍兮惚兮(황혜홀혜) : 황홀하기 그지없지만
其中有物(기중유물) : 그 안에 질료가 있다
窈兮冥兮(요혜명혜) : 그윽하고 어둡지만
其中有精(기중유정) : 그 안에 정밀함이 있다
其精甚眞(기정심진) : 정밀함은 지극히 참된 것으로서
其中有信(기중유신) : 그 안에는 믿음이 있다
自古及今(자고급금) : 예로부터 이제까지
其名不去(기명불거) : 그 이름이 떠난 적이 없다
以閱衆甫(이열중보) : 그로써 만물의 근원을 알아본다.
吾何以知衆甫之狀哉(오하이지중보지상재) : 내가 무엇으로 만물의 근원이 그러함을 알 수 있겠는가
以此(이차) : 바로 이 때문이다
22.
曲則全(곡즉전) : 휘면 온전할 수 있고
枉則直(왕즉직) : 굽으면 곧아질 수 있고
窪則盈(와즉영) : 움푹 파이면 채워지게 되고
幣則新(폐즉신) : 헐리면 새로워지고
少則得(소즉득) : 적으면 얻게 되고
多則惑(다즉혹) : 많으면 미혹을 당하게 된다.
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 : 그러므로 성인은 하나(도)를 품고 천하의 모범으로 삼는다
不自見故明(불자견고명) : 도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기에 밝고
不自是故彰(불자시고창) : 스스로 옳다 하지 않기에 돋보이고
不自伐故有功(불자벌고유공) : 스스로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을 인정받게 되고
不自矜故長(불자긍고장) : 스스로 뽐내지 않기에 오래간다.
夫唯不爭(부유불쟁) : 다투지 않기에
故天下莫能與之爭(고천하막능여지쟁) : 천하의 어떤 것도 그에 맞서지 못한다.
古之所謂曲則全者(고지소위곡즉전자) : 옛 말에 이르기를, 휘면 온전할 수 있다고 한 것이
豈虛言哉(개허언재) : 어찌 빈말이겠는가?
誠全而歸之(성전이귀지) : 성심으로 온전해지면 도로 돌아간다.
23.
希言自然(희언자연) : 자연은 말 수가 적다.
故飄風不終朝(고표풍불종조) : 회오리바람도 아침 내내 불지는 않고
驟雨不終日(취우불종일) : 소낙비도 하루 종일 내리지는 않는다.
孰爲此者(숙위차자) : 누가 이런 일을 주관하는가?
天地(천지) : 천지다.
天地尙不能久(천지상불능구) : 천지라도 이런 일은 오래 할 수가 없는데
而況於人乎(이황어인호) : 하물며 사람이겠는가?
故從事於道者(고종사어도자) : 일을 도모하는 사람은 도를 따르며
道者同於道(도자동어도) : 도는 도로써 하나가 되고
德者同於德(덕자동어덕) : 덕은 덕으로써 하나가 된다.
失者同於失(실자동어실) : 잃음을 따르는 사람은 잃음과 하나가 된다.
同於道者(동어도자) : 도와 하나가 된 사람
道亦樂得之(도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하고
同於德者(동어덕자) : 덕과 하나가 된 사람
德亦樂得之(덕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하고
同於失者(동어실자) : 잃음에서 하나가 된 사람
失亦樂得之(실역락득지) : 역시 그를 얻었음을 기뻐한다.
信不足焉有不信焉(신불족언유불신언) : 신의가 모자라면 불신이 따르게 마련이다
24.
企者不立(기자불립) : 까치발로 서면 제대로 서있을 수 없고
跨者不行(과자불행) : 보폭을 너무 크게 하면 제대로 걸을 수 없다
自見者不明(자견자불명) :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사람은 밝지 않고
自是者不彰(자시자불창) : 스스로를 내세우는 사람은 도드라지지 않는다.
自伐者無功(자벌자무공) :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自矜者不長(자긍자불장) : 스스로 으스대는 사람은 공이 오래가지 않는다.
其在道也(기재도야) : 도의 입장에서 보면
曰餘食贅行(왈여식췌행) : 이런 일은 먹다 남은 밥이나 군더더기 행동으로
物或惡之(물혹악지) :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다
故有道者不處(고유도자불처) : 그러므로 도를 깨우친 사람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25.
有物混成(유물혼성) : 실체는 있지만 뒤엉켜 있고
先天地生(선천지생) : 천지보다 먼저 있었고
寂兮寥兮(적혜요혜) :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고
獨立不改(독립불개) : 변함없이 홀로 존재하고
周行而不殆(주행이불태) : 두루 다니지만 위태롭지 않아
可以爲天下母(가이위천하모) : 가히 천하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것,
吾不知其名(오불지기명) : 나는 그 이름을 모른다.
字之曰道(자지왈도) : 그저 도라고 부른다.
强爲之名曰大(강위지명왈대) : 구태여 명명한다면 크다고 하겠다.
大曰逝(대왈서) : 크기 때문에 서서히 뻗어나가고
逝曰遠(서왈원) : 서서히 뻗어나가 멀어지고
遠曰反(원왈반) : 멀어지면 되돌온다.
故道大(고도대) : 그러므로 도도 크고
天大(천대) : 하늘도 크고
地大(지대) : 땅도 크고
王亦大(왕역대) : 임금도 크다
域中有四大(역중유사대) :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而王居其一焉(이왕거기일언) : 사람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人法地(인법지) : 사람은 땅을 법으로 삼고
地法天(지법천) : 땅은 하늘을 법으로 삼고
天法道(천법도) : 하늘은 도를 법으로 삼고
道法自然(도법자연) : 도는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
26.
重爲輕根(중위경근) : 무거움은 가벼움의 뿌리이고
靜爲躁君(정위조군) : 고요함은 조급함의 군주이다.
是以聖人終日行(시이성인종일행) : 그러므로 성인은 하루 종일 다닐지라도
不離輜重(불리치중) : 짐수레를 떠나지 않는다.
雖有榮觀(수유영관) : 화려한 경관이 있을지라도
燕處超然(연처초연) : 초연함을 잃지 않는다.
柰何萬乘之主(내하만승지주) : 만승지국의 군주가
而以身輕天下(이이신경천하) : 어찌 자기 몸을 가볍게 놀릴 수 있겠는가
輕則失本(경즉실본) : 가벼우면 근본을 잃게 되고
躁則失君(조즉실군) : 조급하면 군주의 자리를 잃는다.
27.
善行無轍迹(선행무철적) : 잘 걷는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善言無瑕謫(선언무하적) : 훌륭한 말에는 흠이 없으며
善數不用籌策(선수불용주책) : 셈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를 쓰지 않는다.
善閉無關楗而不可開(선폐무관건이불가개) : 잘 닫힌 문은 빗장을 걸어놓지 않아도 열 수 없고
善結無繩約而不可解(선결무승약이불가해) : 잘 된 매듭은 꽉 졸라매지 않아도 풀 수 없다.
是以聖人常善求人(시이성인상선구인) : 그러므로 성인은 언제나 사람을 잘 구하고
故無棄人(고무기인) : 아무도 버리지 않는다.
常善救物(상선구물) : 물건을 잘 구하고
故無棄物(고무기물) :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다.
是謂襲明(시위습명) : 이를 일러 습명이라 한다.
故善人者(고선인자)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不善人之師(불선인지사) : 선하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요
不善人者(불선인자) : 선하지 못한 사람은
善人之資(선인지자) : 선한 사람의 바탕이다
不貴其師(불귀기사) : 스승을 귀히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나
不愛其資(불애기자) : 바탕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雖智大迷(수지대미) : 비록 지혜롭다 해도 크게 미혹된 것이며
是謂要妙(시위요묘) : 이것이 바로 도의 요체이면서 오묘함이다.
28.
知其雄(지기웅) : 남성다움을 알면서
守其雌(수기자) : 여성다움을 유지하면
爲天下谿(위천하계) : 천하의 계곡이 된다.
爲天下谿(위천하계) : 천하의 계곡이 되면
常德不離(상덕불리) : 영원한 덕에서 떠나지 않고
復歸於?兒(복귀어영아) : 갓난아기로 돌아간다.
知其白(지기백) : 흰 것을 알면서
守其黑(수기흑) : 검은 것을 유지하면
爲天下式(위천하식) : 천하의 본보기가 된다.
爲天下式(위천하식) : 천하의 본보기가 되면
常德不?(상덕불특) : 영원한 덕에서 어긋나지 않고
復歸於無極(복귀어무극) : 무극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知其榮(지기영) : 영광을 알면서
守其辱(수기욕) : 오욕을 유지하면
爲天下谷(위천하곡) :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爲天下谷(위천하곡) : 천하의 골짜기가 되면
常德乃足(상덕내족) : 영원한 덕이 풍족하게 되고
復歸於樸(복귀어박) : 순박한 통나무로 돌아가게 된다.
樸散則爲器(박산즉위기) : 통나무를 쪼개면 그릇이 .
聖人用之(성인용지) : 성인은 이를 사용하여
則爲官長(즉위관장) : 지도자가 된다.
故大制不割(고대제불할) : 그러므로 훌륭한 지도자는 분할하지 않는다.
29.
將欲取天下而爲之(장욕취천하이위지) : 천하를 취하고자 하지만
吾見其不得已(오견기불득이) : 내가 보건대 필경 성공하지 못한다.
天下神器(천하신기) : 천하는 신령한 그릇이니
不可爲也(불가위야) : 함부로 취할 수가 없다
爲者敗之(위자패지) : 하고자 하면 실패하고
執者失之(집자실지) : 잡고자 하면 잃는다.
故物或行或隨(고물혹행혹수) : 사물은 혹 앞서기도 하고 혹 뒤에서 따르기도 하고
或?或吹(혹허혹취) : 숨을 천천히 쉬기도 하고 빨리 쉬기도 한다.
或强或羸(혹강혹리) : 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한 것도 있고
或挫或?(혹좌혹휴) : 꺾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것도 있다
是以聖人(시이성인) : 따라서 성인은
去甚去奢去泰(거심거사거태) : 지나친 극단을 피한다.
30.
以道佐人主者(이도좌인주자) : 도로써 군주를 보좌하는 사람은
不以兵强天下(불이병강천하) : 군사력으로 천하를 평정하지 않는다.
其事好還(기사호환) : 무력을 쓰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師之所處(사지소처) : 군사가 주둔하던 곳엔
荊棘生焉(형극생언) : 가시엉겅퀴가 자라나고
大軍之後(대군지후) : 큰 전쟁 뒤에는
必有凶年(필유흉년) : 반드시 흉년이 뒤따르게 된다.
善有果而已(선유과이이) : 훌륭한 사람은 목적만 이룬 다음 그만둘 줄 알고
不敢以取强(불감이취강) : 감히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果而勿矜(과이물긍) : 목적을 이뤘으되 자랑하지 않고
果而勿伐(과이물벌) : 목적을 이뤘으되 뽐내지 않고
果而勿驕(과이물교) : 목적을 이뤘으되 교만하지 않는다.
果而不得已(과이불득이) : 목적을 이루지만 부득이하게 하고
果而勿强(과이물강) : 목적을 이룬 후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物壯則老(물장즉로) : 사물은 그 기운이 지나치면 쇠하게 되니
是謂不道(시위불도) : 도가 아닌 까닭이다.
不道早已(불도조이) : 도가 아닌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31.
夫佳兵者(부가병자) : 훌륭하다는 무기는
不祥之器(불상지기) : 상서롭지 못한 물건
物或惡之(물혹오지) : 사람이 모두 싫어한다.
故有道者不處(고유도자불처) : 그러므로 도의 사람은 이런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君子居則貴左(군자거즉귀좌) : 군자가 평소에는 왼쪽을 귀하게 여기고
用兵則貴右(용병즉귀우) : 용병 때는 오른쪽을 귀하게 여긴다.
兵者不祥之器(병자불상지기) : 무기는 상서롭지 못한 물건
非君子之器(비군자지기) : 군자가 쓸 것이 못 된다
不得已而用之(불득이이용지) : 할 수 없이 써야 할 경우
恬淡爲上(염담위상) : 담담함을 그 으뜸으로 여기고
勝而不美(승이불미) : 승리하더라도 이를 미화하지 않는다.
而美之者(이미지자) : 이를 미화한다는 것은
是樂殺人(시락살인) : 살인을 즐기는 것이다.
夫樂殺人者(부락살인자) : 살인을 즐기는 사람은
則不可得志於天下矣(즉불가득지어천하의) : 천하에서 큰 뜻을 펼 수 없다
吉事尙左(길사상좌) : 길한 일이 있을 때는 왼쪽을 높이고
凶事尙右(흉사상우) : 흉한 일이 있을 때는 오른쪽을 높인다.
偏將軍居左(편장군거좌) : 둘째로 높은 장군은 왼쪽에 위치하고
上將軍居右(상장군거우) : 제일 높은 장군은 오른쪽에 위치한다.
言以喪禮處之(언이상례처지) : 이는 상례로 처리하는 까닭이다
殺人之衆(살인지중) : 많은 사람을 죽였으면
以哀悲泣之(이애비읍지) : 슬퍼하고 비통해하고 눈물을 흘려야 한다.
戰勝以喪禮處之(전승이상례처지) :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상례는 마땅히 이러 해야 한다.
32.
道常無名(도상무명) : 도란 항구적으로 이름을 붙일 수 없다.
樸雖小(박수소) : 질박한 통나무처럼 작아 보이지만
天下莫能臣也(천하막능신야) : 천하에 이를 다스릴 신하는 없다.
侯王若能守之(후왕약능수지) :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킬 줄 알면
萬物將自賓(만물장자빈) : 만물이 장차 저절로 번창하고
天地相合(천지상합) : 천지가 서로 합하여
以降甘露(이강감로) : 감로가 내리고
民莫之令而自均(민막지령이자균) :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이 스스로 균등하게 된다.
始制有名(시제유명) : 이름은 만물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것이니
名亦旣有(명역기유) : 이름을 이미 얻은 후에는
夫亦將知止(부역장지지) : 멈출 줄 알아야 한다.
知止可以不殆(지지가이불태) :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譬道之在天下(비도지재천하) : 비유하자면 도가 천하에 있는 것은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 : 개천과 계곡의 물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
33.
知人者智(지인자지) :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自知者明(자지자명) :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다.
勝人者有力(승인자유력) : 남을 이기는 사람은 완력이 세고
自勝者强(자승자강) :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知足者富(지족자부) : 족함을 하는 사람은 부유하고
强行者有志(강행자유지) :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은 뜻하는 바가 있다.
不失其所者久(불실기소자구) : 제자리를 잃지 않는 사람이 오래간다.
死而不亡者壽(사이불망자수) : 죽어도 멸망하지 않는 사람은 수명이 길다.
34.
大道氾兮(대도범혜) : 큰 도가 넘치니
其可左右(기가좌우) : 좌우 어느 쪽이든
萬物恃之而生而不辭(만물시지이생이불사) : 만물이 의지해도 사양하지 않고
功成不名有(공성불명유) : 일을 이루고도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다.
衣養萬物而不爲主(의양만물이불위주) : 입히고 먹이지만 주인 노릇을 하지 않는다.
常無欲(상무욕) : 언제나 욕심이 없으니
可名於小(가명어소) : 이름 하여 작음이라 한다.
萬物歸焉(만물귀언) : 만물이 모여들어도
而不爲主(이불위주) : 주인 노릇하려 하지 않으니
可名爲大(가명위대) : 이름 하여 큼이라 한다.
以其終不自爲大(이기종불자위대) : 일을 끝내고도 스스로를 크다고 여기지 않으니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 큰일을 이룰 수 있다.
35.
執大象(집대상) : 큰 형상을 잡으면
天下往(천하왕) : 천하가 모여든다.
往而不害(왕이불해) : 모여들어도 해로움을 당하지 않으니
安平太(안평태) : 안온하고 평화롭고 태평스럽다.
樂與餌(락여이) : 음악이나 맛난 음식으로
過客止(과객지) :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잠깐 머물게 할 수 있다.
道之出口(도지출구) : 도에 대한 말은
淡乎其無味(담호기무미) : 담박하여 아무 맛이 없다
視之不足見(시지불족견) : 도는 보아도 보이지 않고
聽之不足聞(청지불족문) : 들어도 들리지 않지만
用之不足旣(용지불족기) : 써도 다함이 없다
36.
將欲?之(장욕흡지) : 오므리려면
必固張之(필고장지) : 먼저 펴야 한다.
將欲弱之(장욕약지) : 약하게 하려면
必固强之(필고강지) : 먼저 강하게 해야 한다
將欲廢之(장욕폐지) : 없애버리려면
必固興之(필고흥지) : 먼저 흥하게 해야 한다
將欲奪之(장욕탈지) : 빼앗으려면
必固與之(필고여지) : 먼저 줘야 한다.
是謂微明(시위미명) : 이것을 일러 미명이라고 한다.
柔弱勝剛强(유약승강강) :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魚不可脫於淵(어불가탈어연) : 물고기가 연못을 탈출하면 안 되듯이
國之利器(국지리기) : 나라의 날카로운 무기도
不可以示人(불가이시인) : 사람들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37.
道常無爲而無不爲(도상무위이무불위) : 도는 언제나 무위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侯王若能守之(후왕약능수지) : 임금이나 제후가 이를 지키면
萬物將自化(만물장자화) : 만물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化而欲作(화이욕작) : 저절로 이루어지는데 인위적으로 뭘 도모하려는 욕심이 생기면
吾將鎭之以無名之樸(오장진지이무명지박) : 이름 없는 통나무로 이를 억누른다.
無名之樸(무명지박) : 이름 없는 통나무로
夫亦將無欲(부역장무욕) : 욕심을 없애니
不欲以靜(불욕이정) : 욕심이 없으면 고요하게 되고
天下將自定(천하장자정) : 천하는 저절로 제 자리를 잡는다
38.
上德不德(상덕부덕) : 상덕은 자신의 덕을 내세우지 않는다.
是以有德(시이유덕) : 그러기에 덕이 있게 된다.
下德不失德(하덕불실덕) : 하덕은 덕을 잃지 않으려 아등바등 한다.
是以無德(시이무덕) : 그러기에 덕이 없게 된다.
上德無爲而無以爲(상덕무위이무이위) : 상덕은 무위하며 억지로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
下德爲之而有以爲(하덕위지이유이위) : 하덕은 억지로 일을 도모하니 일이 번잡해진다.
上仁爲之而有以爲(상인위지이유이위) : 상인은 억지로 일을 도모하니 일이 번잡해진다.
上義爲之而有以爲(상의위지이유이위) : 상의는 억지로 일을 도모하니 일이 번잡해진다.
上禮爲之而莫之應(상례위지이막지응) : 상예는 억지로 일을 도모하니 조용히 응대함만 못하다.
則攘臂而?之(즉양비이잉지) : 소매를 걷고 끌어당겨 사람을 부담스럽게 한다.
故失道而後德(고실도이후덕) : 도가 없어지면 덕이 나타나고
失德而後仁(실덕이후인) : 덕이 없어지면 인이 나타나고
失仁而後義(실인이후의) : 인이 없어지면 의가 나타나고
失義而後禮(실의이후례) : 의가 없어지면 예가 나타난다.
夫禮者(부례자) : 예는
忠信之薄(충신지박) : 충성과 신의의 얄팍한 껍질이며
而亂之首(이란지수) : 혼란의 시작이다.
前識者(전식자) : 앞을 내다보는 것은
道之華(도지화) : 도의 꽃이며
而愚之始(이우지시) : 어리석음의 시작이다.
是以大丈夫處其厚(시이대장부처기후) : 그러므로 대장부는 두터움에 머물고
不居其薄(불거기박) : 얄팍한 데 거하지 않는다.
處其實(처기실) : 열매에 머무르고
不居其華(불거기화) : 꽃에 거하지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39.
昔之得一者(석지득일자) : 예부터 하나를 얻은 것들이 있다
天得一以淸(천득일이청) :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아지고
地得一以寧(지득일이녕) : 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해지고
神得一以靈(신득일이령) : 신은 하나를 얻어 영묘해지고
谷得一以盈(곡득일이영) : 골짜기는 하나를 얻어 가득 차게 되고
萬物得一以生(만물득일이생) : 만물은 하나를 얻어 생장하게 되고
侯王得一以爲天下貞(후왕득일이위천하정) : 왕과 제후는 하나를 얻어 천하의 우두머리가 되고
其致之(기치지) : 이 모두가 하나의 덕이다
天無以淸(천무이청) : 하늘은 그것을 맑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裂(장공렬) : 갈라지고
地無以寧(지무이녕) : 땅은 그것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發(장공발) : 흔들리고
神無以靈(신무이령) : 신은 그것을 영묘하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歇(장공헐) : 시들 것이고
谷無以盈(곡무이영) : 골짜기는 그것을 가득 차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竭(장공갈) : 마를 것이고
萬物無以生(만물무이생) : 만물은 그것을 자라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滅(장공멸) : 멸망할 것이고
侯王無以貴高(후왕무이귀고) : 왕과 제후는 그들을 귀하고 높게 하는 것이 없으면
將恐蹶(장공궐) : 넘어질 것이다
故貴以賤爲本(고귀이천위본) : 그러므로 귀한 것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하고
高以下爲基(고이하위기) :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바탕으로 한다
是以後王自謂孤(시이후왕자위고) : 이런 까닭으로 왕과 제후는 스스로를 고아 같은 사람,
寡不穀(과불곡) : 짝 잃은 사람,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 부른다.
此非以賤爲本邪非乎(차비이천위본사비호) : 이것이 바로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 아니겠는가
故致數輿無輿(고치수여무여) : 지극히 영예로운 것은 영예로움이 아니다
不欲??如玉(불욕록록여옥) : 구슬처럼 영롱한 소리를 내려 하지 않고
珞珞如石(락락여석) : 돌처럼 담담한 소리를 낸다.
40.
反者道之動(반자도지동) : 되돌아감이 도의 움직임이다
弱者道之用(약자도지용) : 약함이 도의 쓰임이다
天下萬物生於有(천하만물생어유) : 천하 만물은 유에서 생겨나고
有生於無(유생어무) :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
41.
上士聞道(상사문도) : 뛰어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勤而行之(근이행지) : 힘써 행하려 하고
中士聞道(중사문도) : 어중간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若存若亡(약존약망) :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고
下士聞道(하사문도) : 못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大笑之(대소지) : 크게 웃는다.
不笑不足以爲道(불소불족이위도) :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가 없다.
故建言有之(고건언유지) : 그러므로 예부터 내려오는 말에 이르기를
明道若昧(명도약매) :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아 보이고
進道若退(진도약퇴) : 앞으로 나아가는 도는 뒤로 물러가는 것 같아 보이고
夷道若?(이도약뢰) :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아 보이고
上德若谷(상덕약곡) : 상덕은 골짜기 같아 보이고
大白若辱(대백약욕) : 희디흰 것은 더러운 것 같아 보이고
廣德若不足(광덕약불족) : 넓은 덕은 부족한 듯 보이고
建德若偸(건덕약투) : 굳센 덕은 구차해 보이고
質眞若?(질진약투) : 참된 것은 변하는 것같이 보이고
大方無隅(대방무우) : 큰 모퉁이에는 모퉁이가 없고
大器晩成(대기만성) :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지고
大音希聲(대음희성) : 큰 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고
大象無形(대상무형) : 큰 모양에는 형체가 없다
道隱無名(도은무명) : 도는 숨어 있어서 이름도 없는 것
夫唯道(부유도) : 그러나 도만이
善貸且成(선대차성) : 만물을 가꾸고 완성시킨다.
42.
道生一(도생일) : 도가 하나를 낳고
一生二(일생이) : 하나가 둘을 낳고
二生三(이생삼) : 둘이 셋을 낳고
三生萬物(삼생만물) : 셋이 만물을 낳는다.
萬物負陰而抱陽(만물부음이포양) : 만물은 음을 등에 업고 양을 가슴에 안았다
沖氣以爲和(충기이위화) : 기를 비움으로 조화를 이룬다.
人之所惡(인지소악) :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唯孤寡不穀(유고과불곡) : 고아, 과부,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而王公以爲稱(이왕공이위칭) : 이것은 임금이나 공작이 자기를 칭하는 이름이다
故物或損之而益(고물혹손지이익) : 그러므로 사물은 잃음으로 얻기도 하고
或益之而損(혹익지이손) : 얻음으로 잃는 일도 있다
人之所敎(인지소교) : 사람들이 가르치는 것을
我亦敎之(아역교지) : 나도 역시 가르친다.
强梁者不得其死(강량자불득기사) : 강포한 자 제명에 죽지 못한다고 한다.
吾將以爲敎父(오장이위교부) : 나도 이것을 내 가르침의 으뜸으로 삼고자 한다.
43.
天下之至柔(천하지지유) : 천하에 지극히 부드러운 것이
馳騁天下之至堅(치빙천하지지견) : 지극히 견고한 것을 이긴다.
無有入無間(무유입무간) : 무는 틈이 없는 곳에도 들어갈 수가 있다
吾是以知無爲之有益(오시이지무위지유익) : 나는 무위의 유익함을 안다
不言之敎(불언지교) : 말없는 가르침과
無爲之益(무위지익) : 무위의 유익함에
天下希及之(천하희급지) : 미칠 만한 것이 없다.
44.
名與身孰親(명여신숙친) : 명성과 내 몸 중 어느 것이 더 귀한가?
身與貨孰多(신여화숙다) : 내 몸과 재산 중 어느 것이 더 중한가?
得與亡孰病(득여망숙병) : 얻음과 잃음 어느 것이 더 큰 근심거리인가?
是故甚愛必大費(시고심애필대비) : 지나치게 좋아하면 크게 낭비하고
多藏必厚亡(다장필후망) : 너무 많이 쌓아 두면 크게 잃는다.
知足不辱(지족불욕) :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知止不殆(지지불태) : 적당할 때 그칠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으니
可以長久(가이장구) : 오래오래 삶을 누리게 된다.
45.
大成若缺(대성약결) : 크게 이루어진 것은 조금 모자란 듯하나
其用不弊(기용불폐) : 그 쓰임에는 다함이 없다
大盈若沖(대영약충) : 가득 찬 것은 조금 빈 듯하나
其用不窮(기용불궁) : 그 쓰임에는 끝이 없다
大直若屈(대직약굴) : 크게 곧은 것은 조금 굽은 듯하고
大巧若拙(대교약졸) : 큰 솜씨는 조금 서툴러 보이고
大辯若訥(대변약눌) : 큰 말은 조금 어눌해 보인다.
躁勝寒(조승한) : 조급함은 추위를 이기고
靜勝熱(정승열) : 고요함은 더위를 이긴다.
淸靜爲天下正(청정위천하정) : 맑고 고요함 이것이 세상의 표준이다.
46.
天下有道(천하유도) : 천하에 도가 있으면
却走馬以糞(각주마이분) : 달리는 말이 그 거름으로 땅을 비옥하게 한다.
天下無道(천하무도) : 천하에 도가 사라지면
戎馬生於郊(융마생어교) : 전쟁에 끌려간 말이 성 밖에서 새끼를 낳는다.
禍莫大於不知足(화막대어불지족) : 화로 말하면 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咎莫大於欲得(구막대어욕득) : 허물로 치면 갖고자 하는 욕심보다 더 큰 것이 없다
故知足之足常足矣(고지족지족상족의) : 그러므로 족한 줄 아는 것이 가장 큰 만족감이다
47.
不出戶(불출호) :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知天下(지천하) : 천하를 알고
不??(불규유) : 창문 틈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見天道(견천도) : 하늘의 도를 볼 수 있다
其出彌遠(기출미원) :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其知彌少(기지미소) : 그만큼 덜 알게 된다.
是以聖人不行而知(시이성인불행이지) : 그러므로 성인은 돌아다니지 않고도 알고
不見而名(불견이명) : 보지 않고 알고
不爲而成(불위이성) : 하지 않으면서 이룬다.
48.
爲學日益(위학일익) : 학문은 하루하루 더하고
爲道日損(위도일손) : 도는 하루하루 덜어 낸다.
損之又損(손지우손) : 덜고 덜어
以至於無爲(이지어무위) : 무위의 경지에 이른다.
無爲而無不爲(무위이무불위) : 무위하면 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된다.
取天下(취천하) : 천하를 얻으려면
常以無事(상이무사) : 억지로 일을 꾸미지 말아야 한다.
及其有事(급기유사) : 억지로 일을 꾸미면
不足以取天下(부족이취천하) : 천하를 취할 수 없다.
49.
聖人無常心(성인무상심) : 성인에겐 고정된 마음이 없다
以百姓心爲心(이백성심위심) : 백성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는다.
善者吾善之(선자오선지) : 선한 사람에게도 선으로 대하고
不善者吾亦善之(불선자오역선지) : 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선으로 대한다.
德善(덕선) : 그리해야 덕이 선하게 된다.
信者吾信之(신자오신지) : 신의 있는 사람에게도 신의로 대하고
不信者吾亦信之(불신자오역신지) : 신의 없는 사람에게도 신의로 대한다.
德信(덕신) : 그리해야 덕에 믿음이 있게 된다.
聖人在天下??焉(성인재천하흡흡언) : 성인은 천하에 임할 때 모든 것을 포용하니
爲天下渾其心(위천하혼기심) : 천하를 위하는 마음에 일체의 분별심이 없다
聖人皆孩之(성인개해지) : 성인은 그들을 모두 아이처럼 되게 한다.
50.
出生入死(출생입사) : 태어남을 삶이라 하고 들어감을 죽음이라 한다면
生之徒十有三(생지도십유삼) : 삶의 길을 택하는 사람이 십분의 삼 정도요
死之徒十有三(사지도십유삼) : 죽음의 길을 택하는 사람이 십분의 삼 정도요
人之生(인지생) : 태어나서
動之死地(동지사지) : 죽음의 자리로 가는 사람도
亦十有三(역십유삼) : 십분의 삼 정도이다
夫何故(부하고) : 왜 그러한가?
以其生生之厚(이기생생지후) : 모두 삶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蓋聞善攝生者(개문선섭생자) : 섭생을 잘하는 사람은
陸行不遇虎?(육행불우호시) : 육지에서 외뿔소나 범을 만나지 않고
入軍不被甲兵(입군불피갑병) : 전쟁터에서 무기의 상해를 입지 않는다.
無所投其角(무소투기각) : 들소는 그 뿔로 받을 곳이 없고
虎無所措其爪(호무소조기조) : 범은 그 발톱으로 할퀼 곳이 없고
兵無所容其刃(병무소용기인) : 무기는 그 칼날로 파고들 곳이 없다.
夫何故(부하고) : 왜 그러한가?
以其無死地(이기무사지) : 그에게는 죽음의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51.
道生之(도생지) : 도는 낳고
德畜之(덕축지) : 덕은 기르고
物形之(물형지) : 물은 틀을 만들고
勢成之(세성지) : 세는 이룬다.
是以萬物莫不存道而貴德(시이만물막부존도이귀덕) : 만물은 자신을 낳은 도를 존중하고 자신을 기른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道之尊(도지존) : 도를 존중하고
德之貴(덕지귀) :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夫莫之命而常自然(부막지명이상자연) :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故道生之(고도생지) : 그러므로 도가 낳고
德畜之(덕축지) : 덕이 기르고
長之(장지) : 자라게 하고
育之(육지) : 길러주고
亭之(정지) : 감싸주고
毒之(독지) : 키워주고
養之(양지) : 먹여주고
覆之(복지) : 덮어준다.
生而不有(생이불유) : 낳았으나 소유하지 않고
爲而不恃(위이불시) : 이루었으나 기대려 하지 않고
長而不宰(장이불재) : 길렀으나 지배하지 않는다.
是謂元德(시위원덕) : 이를 일컬어 큰 덕이라 한다.
52.
天下有始(천하유시) : 천하에는 시작이 있으니
以爲天下母(이위천하모) : 그로써 세상의 어머니가 되었다.
旣得其母(기득기모) : 이미 어머니를 얻었으니
以知其子(이지기자) : 그로써 그 자식을 알 수 있다.
旣知其子(기지기자) : 이미 그 자식을 알았으니
復守其母(복수기모) : 그 어머니를 받들면
沒身不殆(몰신불태) :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塞其兌(새기태) : 입구를 막고
閉其門(폐기문) : 문을 닫으면
終身不勤(종신불근) : 평생토록 근심이 없다.
開其兌(개기태) : 입구를 열고
濟其事(제기사) : 일을 벌이면
終身不救(종신불구) : 평생토록 벗어날 길이 없다.
見小曰明(견소왈명) : 작은 것을 보는 것이 밝음이고
守柔曰强(수유왈강) : 부드러움을 간직하는 것이 강함이다.
用其光(용기광) : 빛을 이용해서
復歸其明(복귀기명) : 밝음으로 돌아가면
無遺身殃(무유신앙) : 몸에 재앙을 남기지 않는다.
是爲習常(시위습상) : 이를 일컬어 습상이라 한다.
53.
使我介然有知(사아개연유지) : 내게 겨자씨만한 작은 지식만 있어도
行於大道(행어대도) : 큰 도를 행하며
唯施是畏(유시시외) : 이를 널리 베풀고자 성심을 다한다.
大道甚夷(대도심이) : 큰 도는 지극히 평탄한데
而民好徑(이민호경) : 사람들은 샛길을 좋아한다.
朝甚除(조심제) : 조정이 열심히 다스리지만
田甚蕪(전심무) :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倉甚虛(창심허) : 곳간은 텅 비었다
服文綵(복문채) : 비단옷을 걸쳐 입고
帶利劍(대리검) : 날카로운 칼을 차고
厭飮食(염음식) : 음식에 물릴 지경이 되고
財貨有餘(재화유여) : 재물은 쓰고도 남으니
是謂道?(시위도과) : 이것을 도라 할 수 있는가?
非道也哉(비도야재) : 아니, 이건 도가 아니다.
54.
善建者不拔(선건자불발) : 제대로 세운 것은 뽑히지 않고
善抱者不脫(선포자불탈) : 제대로 품은 것은 빼앗기지 않는다.
子孫以祭祀不輟(자손이제사불철) : 자자손손 제사가 끊어지지 않는다.
修之於身(수지어신) : 몸을 갈고 닦으면
其德乃眞(기덕내진) : 그 덕이 참될 것이고
修之於家(수지어가) : 가정에서 실천하면
其德乃餘(기덕내여) : 그 덕이 넉넉하게 될 것이고
修之於鄕(수지어향) : 마을에서 실천하면
其德乃長(기덕내장) : 그 덕이 자라날 것이고
修之於國(수지어국) : 나라에서 실천하면
其德乃豊(기덕내풍) : 그 덕이 풍성해질 것이고
修之於天下(수지어천하) : 천하에서 실천하면
其德乃普(기덕내보) : 그 덕이 두루 퍼질 것이다
故以身觀身(고이신관신) : 갈고 닦은 몸의 덕으로 타인을 살피고
以家觀家(이가관가) : 가정의 덕으로 남의 가정을 살피고
以鄕觀鄕(이향관향) : 마을의 덕으로 남의 마을을 살피고
以國觀國(이국관국) : 나라의 덕으로 다른 나라를 살피고
以天下觀天下(이천하관천하) : 천하의 덕으로 다른 천하를 살핀다.
吾何以知天下然哉(오하이지천하연재) : 천하가 이러함을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以此(이차) : 이러한 이치를 통해서이다
55.
含德之厚(함덕지후) : 덕을 두텁게 하는 것은
比於赤子(비어적자) : 비유하자면 갓난아이와 같다
蜂?蛇不?(봉채사불석) : 벌, 전갈, 뱀이 쏘지 못하고
猛獸不據(맹수불거) : 사나운 짐승이 덤벼들지 못하고
攫鳥不搏(확조불박) : 새가 낚아채지도 못한다.
骨弱筋柔而握固(골약근유이악고) : 뼈와 근육이 비록 약하지만 아귀힘은 세다.
未知牝牡之合而全作(미지빈모지합이전작) : 남녀의 교합을 알지 못해도 발기하는 것은
精之至也(정지지야) : 정기가 지극하기 때문이다.
終日號而不?(종일호이불사) :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으니
和之至也(화지지야) : 조화가 지극하기 때문이다.
知和曰常(지화왈상) : 조화를 알면 영원하고
知常曰明(지상왈명) : 영원을 알면 밝게 된다.
益生曰祥(익생왈상) : 날마다 더해지면 상스럽다 하고
心使氣曰强(심사기왈강) : 마음대로 기세를 부리면 강하다고 한다.
物壯則老(물장즉로) : 그러나 사물의 기운이 성하면 언젠가는 쇠하기 마련
謂之不道(위지부도) : 더해서 상스럽고 부려서 강한 것이 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不道早已(불도조이) : 도가 아닌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56.
知者不言(지자불언) :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言者不知(언자불지)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塞其兌(새기태) : 입구는 막고
閉其門(폐기문) : 문은 폐쇄하고
挫其銳(좌기예) : 날카로운 것은 무디게 하고
解其分(해기분) : 얽힌 것은 풀어주고
和其光(화기광) : 빛은 부드럽게 하고
同其塵(동기진) : 티끌과 하나가 된다.
是謂玄同(시위현동) : 이것을 일러 현동이라 한다.
故不可得而親(고불가득이친) : 가까이 하지도 않고
不可得而疏(불가득이소) : 멀리하지도 않고
不可得而利(불가득이리) : 이롭게 하지도 않고
不可得而害(불가득이해) : 해롭게 하지도 않고
不可得而貴(불가득이귀) :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不可得而賤(불가득이천) :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故爲天下貴(고위천하귀) : 그 때문에 천하가 귀하게 여긴다.
57.
以正治國(이정치국) : 바름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以奇用兵(이기용병) : 책략으로 병사를 부리고
以無事取天下(이무사취천하) : 무위로 천하를 얻는다.
吾何以知其然哉(오하이지기연재) : 내가 어떻게 이를 아는가?
以此(이차) : 다음과 같은 사실 때문이다.
天下多忌諱(천하다기휘) : 천하에 금지하는 것이 많으면
而民彌貧(이민미빈) : 백성은 더욱 가난해지고
民多利器(민다리기) : 백성들 사이에 날카로운 무기가 많을수록
國家滋昏(국가자혼) : 나라는 더 혼란스러워지고
人多伎巧(인다기교) : 사람들에게 기교가 많을수록
奇物滋起(기물자기) : 요상한 물건이 더 많아지고
法令滋彰(법령자창) : 법령이 많아질수록
盜賊多有(도적다유) : 도둑은 더 늘어난다.
故聖人云(고성인운) : 그러므로 성인이 말하기를
我無爲而民自化(아무위이민자화) : 내가 무위하니 백성들이 저절로 화합하고
我好靜而民自正(아호정이민자정) : 내가 고요함을 좋아하니 백성들이 저절로 바르게 되고
我無事而民自富(아무사이민자부) : 내가 일을 꾸미지 않으니 백성들이 저절로 부유하게 되고
我無欲而民自樸(아무욕이민자박) : 내가 욕심을 내지 않으니 백성들이 저절로 소박해진다.
58.
其政悶悶(기정민민) : 정치인들이 한가하면
其民淳淳(기민순순) : 백성들이 순박해지고
其政察察(기정찰찰) : 정치인들이 부지런하면
其民缺缺(기민결결) : 백성들이 어리석어 진다.
禍兮福之所倚(화혜복지소의) : 화는 복이 기대는 곳이고
福兮禍之所伏(복혜화지소복) : 복은 화가 엎드리는 곳이다.
孰知其極(숙지기극) : 누가 그 지극함을 알 수 있겠는가?
其無正(기무정) : 절대적으로 올바른 것이란 없다
正復爲奇(정복위기) : 올바름이 변하여 그른 것이 되고
善復爲妖(선복위요) : 선한 것이 변하여 요망한 것이 된다.
人之迷(인지미) : 사람이 미혹됨이
其日固久(기일고구) : 참으로 오래되었다.
是以聖人方而不割(시이성인방이불할) : 그러므로 성인은 모가 나도 자르지 않고
廉而不?(염이불귀) : 날카로워도 벼리지 않고
直而不肆(직이불사) : 곧지만 방자하지 않고
光而不燿(광이불요) : 빛나지만 눈부시게 하지는 않는다.
59.
治人事天莫若嗇(치인사천막약색) : 사람을 다스리고 천하를 받드는데 있어 절약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夫唯嗇(부유색) : 절약하는 일은
是以早服(시이조복) : 일찌감치 도를 따르는 것이다
早服(조복) : 일찌감치 도를 따른다는 것은
謂之重積德(위지중적덕) : 덕을 두텁게 쌓는 것이다
重積德(중적덕) : 덕을 두텁게 쌓으면
則無不克(즉무불극) :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다
無不克(무불극) :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으면
則莫知其極(즉막지기극) : 그 끝을 알 수 없다
莫知其極(막지기극) :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가 되면
可以有國(가이유국) : 가히 나라를 맡을 만하다
有國之母(유국지모) : 나라의 어머니를 모시면
可以長久(가이장구) : 영원할 것이다
是謂深根固?(시위심근고저) : 이것이 바로 깊은 뿌리, 튼튼한 근본이니
長生久視之道(장생구시지도) : 길게 살고 오래 보는 도이다.
60.
治大國若烹小鮮(치대국약팽소선) : 큰 나라를 다스릴 때는 작은 생선을 굽듯이 한다.
以道?天下(이도리천하) : 도로써 천하를 다스리면
其鬼不神(기귀불신) : 귀신도 어떻게 하지 못한다.
非其鬼不神(비기귀불신) : 귀신이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其神不傷人(기신불상인) : 힘이 있어도 사람을 해칠 수가 없는 것이다
非其神不傷人(비기신불상인) : 귀신이 사람을 해치지 않으니
聖人亦不傷人(성인역불상인) : 성인도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夫兩不相傷(부량불상상) : 양쪽 모두 서로 해치지 않으니
故德交歸焉(고덕교귀언) : 그 덕이 서로에게 돌아간다.
61.
大國者下流(대국자하류) : 큰 나라는 강의 하류
天下之交(천하지교) : 천하가 모여드는
天下之牝(천하지빈) : 천하의 여인이다.
牝常以靜勝牡(빈상이정승모) : 여성은 언제나 그 고요함으로 남성을 이긴다.
以靜爲下(이정위하) : 고요함으로 스스로를 낮춘다.
故大國以下小國(고대국이하소국) : 그러므로 큰 나라는 스스로를 낮춤으로
則取小國(즉취소국) : 작은 나라를 얻고
小國以下大國(소국이하대국) : 작은 나라는 아래에서 큰 나라를 섬김으로써
則取大國(즉취대국) : 큰 나라를 얻는다.
故或下以取(고혹하이취) : 그러므로 혹 아래로 낮춤으로써 취하기도 하고
或下而取(혹하이취) : 혹 아래에서 위를 섬김으로써 취하기도 한다.
大國不過欲兼畜人(대국불과욕겸축인) : 큰 나라는 사람을 모아 기르고자 하며
小國不過欲入事人(소국불과욕입사인) : 작은 나라는 들어가 남을 섬기고자 한다.
夫兩者各得其所欲(부량자각득기소욕) :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각각 원하는 바를 얻으려면
大者宜爲下(대자의위하) : 큰 나라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어야 한다.
62.
道者萬物之奧(도자만물지오) : 도는 만물의 아랫목
善人之寶(선인지보) : 선한 사람의 보배요
不善人之所保(불선인지소보) : 선하지 않은 사람의 피난처다
美言可以市(미언가이시) : 아름다운 말은 널리 퍼지고
尊行可以加人(존행가이가인) : 존경받을 행위는 남에게 뭔가를 보태준다
人之不善(인지불선) : 사람이 선하지 않다 해도
何棄之有(하기지유) : 어찌 버릴 것이 있겠는가?
故立天子(고립천자) : 그러므로 천자를 옹립하고
置三公(치삼공) : 삼공을 임명할 때
雖有拱壁以先駟馬(수유공벽이선사마) : 네 필 말이 끄는 수레를 앞세우고 아름드리 옥을 바치나
不如坐進此道(불여좌진차도) : 오히려 무릎을 꿇고 도를 바치는 것만 못하다.
古之所以貴此道者何(고지소이귀차도자하) : 옛사람이 이 도를 귀하게 여긴 까닭이 무엇인가?
不曰以求得(불왈이구득) : 도로써 구하면 얻고
有罪以免邪(유죄이면사) : 죄가 있어도 면할 수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故爲天下貴(고위천하귀) : 그러므로 천하가 이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63.
爲無爲(위무위) : 무위로 도모하고
事無事(사무사) : 무사로 실행하고
味無味(미무미) : 무미로 맛을 본다.
大小多少(대소다소) : 큰 것을 작은 것이고 많은 것이 적은 것이다.
報怨以德(보원이덕) : 덕으로 원한을 갚는다.
圖難於其易(도난어기이) : 어려운 일은 쉬운 일에서 비롯되고
爲大於其細(위대어기세) : 큰일은 작은 일에서 비롯된다.
天下難事(천하난사) : 천하의 어려운 일은
必作於易(필작어이) :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天下大事(천하대사) : 천하의 큰일은
必作於細(필작어세) :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是以聖人終不爲大(시이성인종불위대) : 그러므로 성인은 끝내 크게 되려 하지 않는다.
故能成其大(고능성기대) : 그래서 큰일을 이루는 것이다
夫輕諾必寡信(부경낙필과신) : 무릇 가볍게 수락하면 믿음을 줄 수 없고
多易必多難(다이필다난) : 쉽게 생각하면 반드시 난관에 봉착한다.
是以聖人猶難之(시이성인유난지) : 그러므로 성인은 만사를 어렵게 여기고
故終無難矣(고종무난의) : 그러기 때문에 끝내 어려움을 만나지 않는다.
64.
其安易持(기안이지) : 안정되어야 유지하기 쉽고
其未兆易謀(기미조이모) : 조짐이 나타나기 전이라야 도모하기 쉽다.
其脆易泮(기취이반) : 무르면 녹기 쉽고
其微易散(기미이산) : 작으면 흩어지기 쉽다
爲之於未有(위지어미유) : 문제가 터지기 전에 도모하고
治之於未亂(치지어미란) : 혼란해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合抱之木(합포지목) : 아름드리나무도
生於毫末(생어호말) : 털끝 같은 싹에서 나오고
九層之臺(구층지대) : 구층 누대도
起於累土(기어루토) : 한 줌 흙이 쌓여 올라가고
千里之行(천리지행) : 천릿길도
始於足下(시어족하) :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爲者敗之(위자패지) : 억지로 하면 실패하고
執者失之(집자실지) : 집착하면 잃는다.
是以聖人無爲故無敗(시이성인무위고무패) : 성인은 무위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으며
無執故無失(무집고무실) :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잃지 않는다.
民之從事(민지종사) : 사람이 일을 쫓을 때는
常於幾成而敗之(상어기성이패지) : 언제나 일이 이루어질 때쯤 실패한다.
愼終如始(신종여시) : 시작할 때처럼 마지막에도 신중하면
則無敗事(즉무패사) : 실패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是以聖人欲不欲(시이성인욕불욕) : 그러므로 성인은 욕망을 걷어내고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 : 구하기 어려운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아니하고
學不學(학불학) : 배우지 않음으로 배우고
復衆人之所過(복중인지소과) : 대중이 간과하기 쉬운 것으로 돌아가서
以輔萬物之自然(이보만물지자연) : 만물이 자연스럽게 생성되도록 도와줄 뿐
而不敢爲(이불감위) : 억지로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
65.
古之善爲道者(고지선위도자) : 예로부터 도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非以明民(비이명민) : 백성을 명석하게 만들지 않고
將以愚之(장이우지) : 오히려 어리석게 만들었다
民之難治(민지난치) : 백성을 다스리기가 어려운 것은
以其智多(이기지다) :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故以智治國(고이지치국) :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면
國之賊(국지적) : 나라에 도둑이 들끓고
不以智治國(불이지치국) : 지혜를 걷어내고 나라를 다스리면
國之福(국지복) : 나라에 복이 있게 된다.
知此兩者亦稽式(지차량자역계식) : 이 두 가지를 알면 법도를 깨우칠 수 있다.
常知稽式(상지계식) : 항구적인 법도를 깨우친 것을
是謂玄德(시위현덕) : 현덕, 즉 깊고 넓은 덕이라 한다.
玄德深矣(현덕심의) : 현덕은 깊디깊고
遠矣(원의) : 멀어서
與物反矣(여물반의) : 사물의 이치에 반하는 것 같지만
然後乃至大順(연후내지대순) : 그것이 결국 큰 순리에 이르는 길이다.
66.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以其善下之(이기선하지) : 스스로를 잘 낮추기 때문이다
故能爲百谷王(고능위백곡왕) : 그래서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되는 것이다
是以欲上民(시이욕상민) : 백성들 위에 있고자 하면
必以言下之(필이언하지) : 반드시 겸양함으로 스스로를 낮추어야 하고
欲先民(욕선민) : 백성들을 앞서고자 하면
必以身後之(필이신후지) : 반드시 몸을 그 뒤에 두어야 한다.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시이성인처상이민불중) : 그러므로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들이 그를 무겁게 여기지 않고
處前而民不害(처전이민불해) : 앞에 있어도 백성들이 그를 해롭게 여기지 않는다.
是以天下樂推而不厭(시이천하락추이불염) : 그래서 천하가 그를 즐거워하면서 싫증내지 않고
以其不爭(이기불쟁) : 다투지 않으니
故天下莫能與之爭(고천하막능여지쟁) : 세상 어느 누구도 그와 겨뤄 이길 수 없다.
67.
天下皆謂我道大(천하개위아도대) : 천하의 모든 사람들은 나의 도는 위대하지만
似不肖(사불초) : 본받을 만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夫唯大(부유대) : 무릇 크기만 해서
故似不肖(고사불초) : 본받을 만하지 못한 것 같다.
若肖久矣(약초구의) : 만약 오랫동안 본받을 만했다면
其細也夫(기세야부) : 내 도는 이미 보잘 것 없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我有三寶(아유삼보) : 내게는 세 가지 보물이 있는데
持而保之(지이보지) : 이를 간직하고 보존한다.
一曰慈(일왈자) : 첫째는 자애로움이고
二曰儉(이왈검) : 둘째는 검약함이고
三曰不敢爲天下先(삼왈불감위천하선) : 셋째는 천하에 앞서려 하지 않는 것이다.
慈故能勇(자고능용) : 자애롭기 때문에 능히 용감하고
儉故能廣(검고능광) : 검약하기 때문에 널리 베풀 수 있고
不敢爲天下先(불감위천하선) : 감히 세상에 앞서려 하지 않기 때문에
故能成器長(고능성기장) : 능히 그릇을 만들고 키울 수 있다
今舍慈且勇(금사자차용) : 자애를 버린 채 용감하기만 하고
舍儉且廣(사검차광) : 검약을 버린 채 베풀기만 하고
舍後且先(사후차선) : 뒤에 서지 않고 앞서려고만 한다면
死矣(사의) : 나는 죽은 목숨이다.
夫慈以戰則勝(부자이전즉승) : 자애로 싸우면 이기고
以守則固(이수즉고) : 자애로 지키면 견고하다
天將救之(천장구지) : 하늘이 장차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면
以慈衛之(이자위지) : 나는 자애로써 그를 호위한다.
68.
善爲士者不武(선위사자불무) : 훌륭한 무사는 무용을 드러내지 않고
善戰者不怒(선전자불노) : 잘 싸우는 사람은 성내지 않는다.
善勝敵者不與(선승적자불여) : 훌륭한 승자는 맞서지 않는다.
善用人者爲之下(선용인자위지하) : 훌륭한 고용인은 스스로를 낮춘다.
是謂不爭之德(시위불쟁지덕) : 이를 일러 다투지 않는 덕이라 하고
是謂用人之力(시위용인지력) : 용인의 힘이라 하고
是謂配天古之極(시위배천고지극) : 하늘을 짝으로 삼는 지극한 일이라 한다.
69.
用兵有言(용병유언) : 용병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吾不敢爲主而爲客(오불감위주이위객) : 주인 노릇하지 않고 손님 노릇하고
不敢進寸而退尺(불감진촌이퇴척) : 한 걸음 나아가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난다.
是謂行無行(시위행무행) : 이를 일러 하지 않는 함이라 한다.
攘無臂(양무비) : 팔을 쓰지 않고 물리치고
?無敵(잉무적) : 대적하지 않고 물리치고
執無兵(집무병) : 병사 없이 사로잡는 것이다.
禍莫大於輕敵(화막대어경적) : 적을 가볍게 여기는 것보다 더 큰 화는 없다.
輕敵幾喪吾寶(경적기상오보) : 경솔하게 대적하다가는 내 보물만 잃게 된다.
故抗兵相加(고항병상가) : 그러므로 군사를 일으켜 서로 맞서 싸울 때에는
哀者勝矣(애자승의) : 상대를 가엾게 여기는 사람이 이긴다.
70.
吾言甚易知(오언심이지) : 내 말은 무척 알기 쉽고
甚易行(심이행) : 행하기도 무척 쉽다.
天下莫能知(천하막능지) : 그런데 천하가 알지 못하고
莫能行(막능행) : 행하지도 못한다.
言有宗(언유종) : 말에는 종지가 있고
事有君(사유군) : 일에는 중심이 있다
夫唯無知(부유무지) :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是以不我知(시이불아지) : 나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知我者希(지아자희) : 나를 아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則我者貴(즉아자귀) : 나는 더욱 더 귀한 존재가 된다.
是以聖人被褐懷玉(시이성인피갈회옥) : 성인은 거친 삼베옷을 걸치고 있지만 가슴에는 아름다운 구슬을 품고 있다
71.
知不知上(지부지상) :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
不知知病(불지지병) :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이다
夫唯病病(부유병병) : 병을 병으로 알 때만
是以不病(시이불병) : 병이 되지 않는다.
聖人不病(성인불병) : 성인은 병이 없다
以其病病(이기병병) :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에
是以不病(시이불병) : 그래서 병이 없다
72.
民不畏威(민불외위) : 백성들이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則大威至(즉대위지) : 큰 위험에 이르게 된다.
無狎其所居(무압기소거) : 거하는 곳을 업신여기지 않고
無厭其所生(무염기소생) : 사는 것을 싫증내지 않는다.
夫惟不厭(부유불염) : 싫증내지 않으니
是以不厭(시이불염) : 싫증낼 일이 생기지 않는다.
是以聖人(시이성인) : 이 때문에 성인은
自知不自見(자지부자견) :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自愛不自貴(자애부자귀) : 스스로 사랑하면서도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故去彼取此(고거피취자) :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73.
勇於敢則殺(용어감즉살) : 과감하게 용기를 내면 죽임을 당하고
勇於不敢則活(용어불감즉활) : 과감하게 용기를 내지 않으면 살아남는다.
此兩者或利或害(차량자혹리혹해) : 이 둘 가운데 하나는 이롭고 하나는 해로운 것이다
天之所惡(천지소오) : 하늘이 왜 싫어하는 지
孰知其故(숙지기고) : 누가 그 까닭을 알까?
是以聖人猶難之(시이성인유난지) : 성인도 오히려 그것을 어렵게 여긴다.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는
不爭而善勝(불쟁이선승) : 겨루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고
不言而善應(불언이선응) : 말하지 않고도 응대하는 것이다.
不召而自來(불소이자래) : 부르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고
?然而善謀(천연이선모) : 띠를 길게 늘어뜨리고도 맵시 있게 잘 꾸미는 것이다.
天網恢恢(천망회회) : 하늘의 그물은 광대하여
疏而不失(소이불실) : 엉성한 것 같지만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
74.
民不畏死(민불외사) :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奈何以死懼之(나하이사구지) : 어떻게 죽음으로 그들을 겁줄 수 있겠는가?
若使民常畏死而爲奇者(약사민상외사이위기자) : 죽음을 두려워하도록 하는 이상한 짓을 하는 자가 있는데
吾得執而殺之(오득집이살지) : 만일 내가 그를 잡아 죽인다면
孰敢(숙감) : 누가 감히 그런 일을 하겠는가?
常有司殺者殺(상유사살자살) : 언제나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이 있어 사람을 죽이는데
夫代司殺者殺(부대사살자살) : 사형 집행인을 대신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是謂代大匠?(시위대대장착) : 말하자면 목수를 대신해서 대패질을 하는 것과 같다.
夫代大匠?者(부대대장착자) : 목수를 대신해서 대패질을 하면서
希有不傷其手矣(희유불상기수의) : 손에 상처를 입지 않는 일은 드물다.
75.
民之饑(민지기) :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以其上食稅之多(이기상식세지다) : 위에서 세금을 너무 많이 걷기 때문이다
是以饑(시이기) : 그 때문에 굶주리는 것이다
民之難治(민지난치) :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以其上之有爲(이기상지유위) : 윗사람이 뭔가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是以難治(시이난치) : 그 때문에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民之輕死(민지경사) :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以其上求生之厚(이기상구생지후) : 윗사람이 지나치게 삶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是以輕死(시이경사) : 그 때문에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夫唯無以生爲者(부유무이생위자) : 삶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은
是賢於貴生(시현어귀생) : 삶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
76.
人之生也柔弱(인지생야유약) :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其死也堅强(기사야견강) : 죽으면 단단하고 강해진다.
萬物草木之生也柔脆(만물초목지생야유취) : 풀과 나무 같은 만물도 살아 있으면 부드럽고 연하지만
其死也枯槁(기사야고고) : 죽으면 말라비틀어진다.
故堅强者死之徒(고견강자사지도) :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柔弱者生之徒(유약자생지도) :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是以兵强則不勝(시이병강즉불승) : 그래서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木强則兵(목강즉병) : 나무가 강하면 꺾이고 만다.
强大處下(강대처하) : 강하고 큰 것은 밑에 놓이고
柔弱處上(유약처상) :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놓이게 된다.
77.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는
其猶張弓與(기유장궁여) : 활을 당기는 것과 같다
高者抑之(고자억지) : 높은 것은 누르고
下者擧之(하자거지) : 낮은 것은 들어올린다.
有餘者損之(유여자손지) : 남으면 덜어주고
不足者補之(불족자보지) : 모자라면 보태 준다.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천지도손유여이보불족) : 하늘의 도는 남는 데서 덜어내어 모자라는 데에 보태지만
人之道則不然(인지도즉불연) : 사람의 도는 그렇지 않아
損不足以奉有餘(손불족이봉유여) : 모자라는 데서 덜어내어 남는 데에 바친다.
孰能有餘以奉天下(숙능유여이봉천하) : 남도록 가진 사람으로 천하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는가
唯有道者(유유도자) : 오로지 도 있는 사람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是以聖人爲而不恃(시이성인위이불시) : 그러므로 성인은 이루지만 기대려 하지 않고
功成而不處(공성이불처) : 공을 쌓으나 그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其不欲見賢(기불욕견현) : 자기의 현명함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78.
天下莫柔弱於水(천하막유약어수) : 천하는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하다.
而攻堅强者(이공견강자) :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莫之能先也(막지능선야) :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
以其無以易之也(이기무이역지야) : 물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으니
故水之勝剛也(고수지승강야) : 물이 강한 것을 이기기 때문이다.
弱之勝强(약지승강) :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柔之勝剛也(유지승강야) :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은
天下莫不知也(천하막부지야) : 천하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지만
而莫能行也(이막능행야) : 능히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없다.
故聖人之言云曰(고성인지언운왈) : 그러므로 성인은 말하기를
受國之?(수국지구) : 나라의 치욕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是謂社稷之主(시위사직지주) : 사직의 주인이라 하고
受國之不祥(수국지불상) : 나라의 상스럽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是謂天下之王(시위천하지왕) : 천하의 왕이라 일컬으니
正言若反(정언약반) : 바른 말은 거꾸로 들리는 법이다.
79.
和大怨(화대원) : 원한을 푼 후에
必有餘怨(필유여원) : 앙금을 남기면
安可以爲善(안가이위선) : 이것을 어찌 잘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是以聖人執左契(시이성인집좌계) : 성인은 치부책을 흔들면서
而不責於人(이불책어인) : 사람을 몰아세우지 않는다.
有德司契(유덕사계) : 덕이 있는 사람은 계약을 맡아 베풀 듯이 하고
無德司徹(무덕사철) : 덕이 없는 사람은 조세를 맡아 수탈하듯이 한다.
天道無親(천도무친) : 하늘의 도는 편애하는 일이 없으며
常與善人(상여선인) : 언제나 선한 사람의 편에 설 따름이다
80.
小國寡民(소국과민) : 영토가 작고 인구가 적은 나라는
使有什佰之器而不用(사유십백지기이불용) : 수많은 기계가 있으나 쓰는 일이 없고
使民重死而不遠徙(사민중사이불원사) : 백성이 죽음을 무겁게 여겨 멀리 이사 가는 일이 없고
雖有舟輿(수유주여) : 배와 수레가 있어도
無所乘之(무소승지) : 타는 일이 없고
雖有甲兵(수유갑병) :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無所陳之(무소진지) : 전장에 나갈 일이 없다
使人復結繩而用之(사인부결승이용지) : 사람들은 다시 노끈을 묶어서 사용하고
甘其食(감기식) : 음식을 맛있게 먹고
美其服(미기복) : 옷을 잘 입고
安其居(안기거) : 편안하게 거하고
樂其俗(락기속) : 풍속을 즐긴다.
隣國相望(린국상망) : 이웃한 나라끼리 서로를 바라보며
鷄犬之聲相聞(계견지성상문) : 닭 우는 소리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리지만
民至老死不相往來(민지로사불상왕래) : 백성들은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다.
81.
信言不美(신언불미) :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美言不信(미언불신) :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스럽지 않다.
善者不辯(선자불변) : 선한 사람은 변론하지 않고
辯者不善(변자불선) : 변론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다.
知者不博(지자불박) : 아는 사람은 박식하지 않고
博者不知(박자불지) : 박식한 사람은 알지 못한다.
聖人不積(성인불적) : 성인은 쌓아 놓지 않고
旣以爲人(기이위인) : 사람들을 위해 베풀지만
己愈有(기유유) : 더욱 더 많이 가지게 되고
旣以與人(기이여인) : 사람들과 더불어 쓰지만
己愈多(기유다) : 더욱 더 많아진다.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도는
利而不害(리이불해) : 이롭게 할 뿐 해롭게 하지 않는다.
聖人之道(성인지도) : 성인의 도는
爲而不爭(위이불쟁) : 일을 도모하지만 다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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