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에 가까운 부풍향차보의 원형 밝히는 것

2023. 5. 21. 03:15차 이야기

 

실증에 가까운 부풍향차보의 원형 밝히는 것

정서경 논문 < 영.정조시대 부안 현감 이운해의 <<부풍향차보>>연구 1.목포대학교 인문학부 연구전임교수 정서경l승인2018.06.28

 

   <부풍향차보>는 우리나라 혼합차를 대표하는 차로 잘알려져 있다. 목포대학교 인문학부 연구전임교수인 정서경 박사가 <부풍향차보>의 잘못된 분석을 바로잡고자 하는 논문을 보내왔다. 비교민속학회 제 63집에 실린 이 논문은 2017년 7월 4일 투고되어, 2017년 7월 14일부터 7월 30일까지 심사위원이 심사하고, 2017년 8월 14일 수정 완료하여2017년 8월 18일 심사위원 및 편집위원회에서 게재가 결정된 논문이다. 본지는 정서경 박사의 논문을 몇회 나누어 싣는다. <편집자 주>

본고는 부안의 차문화 기록으로 현존 유일한《부풍향차보》를 고찰한 글이다.《부풍향차보》는 弼善 이운해(李運海, 1710~?)가 부안 현감으로 부임한 翌年 1755년에 남긴 차에 대한 기록이다. 당시 무장의 선운사 일대 찻잎을 채취하여 차를 만들고 지명을 부쳐 기술한 책이다. 제다법과 마시는 방법, 차의 명칭과 도구까지 상세히 계량하여 기술하였다. 찻자리에서 쓰이는 다도구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이운해는 1754년 10월 3일에 부안에 부임했다. 부안과는 3舍地 떨어져 있는 茂長의 차 소문을 들었다. 당시 무장은 선운사가 위치한 곳으로 사찰 주변에 좋은 차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관아의 사람을 시켜 선운사의 찻잎을 채취해 오라고 했다. 그렇게 딴 찻잎을 주재료로 常飮할 수 있는 일곱 가지 향차를 만들었다. 차 여섯 냥에 향약재 2종을 섞은 것으로 특정 증상에 효험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말하자면 부풍지역의 차 계보에 관한 기록이다.

《부풍향차보》는 1994년에서 2004년까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간행한《頤齋亂藁》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0년에 걸쳐 해마다 1권씩 한국학자료총서3(국학진흥연구사업추진위원회) 총 10권으로 정리하여 색인본까지 갖추고 있다.《부풍향차보》는《이재난고》제1책(원전《頤齋亂藁》2책) 172~173쪽에 실려 있다. 그리고 차계에는 2008년과 2011년에 소개되었다. 이후《부풍향차보》의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필사한 원전을 분석하는 데는 다소의 논전이 야기된다. 원전자료를 근거로 분석하기보다 유추나 추론이 많아 부풍향차의 원론적인 문제가 오도될 수 있다고 사료된다. 부풍향차의 제다나 음다의 방법이 여타의 기록에서 차용한 해석으로 인해 원전 분석에 사족이 상당하다. 추정이나 단정보다 지역 차문화의 독창성을 드러내고 인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과다한 해석으로 향토색이 짙은 지역 차문화의 특수성이 망실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고전은 원전을 중시해야 한다. 부풍향차는 고고학적 자료이기보다 영․정조 시대의 차문화의 실상이다. 자칫 분석의 오류가 불명으로 종말 될 우려도 있어 원전자료를 중심으로 천착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부풍향차보》의 원전 분석을 통하여 실증에 가까운 부풍향차의 원형을 밝히고자 한다. 더불어 부풍향차의 제다법과 음다법이 가진 역사문화적 의의와 그림으로 남긴 다도구를 통하여 조선시대 지역 차문화를 고찰하는데 목적이 있다. 먼저 우리 차문화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향차의 역사를 고구하고, 기록을 통한 향차의 전승과 현대로 이어지는 가향차(Flavory tea)나 블렌딩차(Blending tea)의 전망을 조명해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토속성을 살린 지역 차문화의 비교연구와 특성화된 차산업 발전을 도모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판단된다.

논문- 정서경. 목포대학교 인문학부 연구전임교수. 문학박사

 

 

 


목포대학교 인문학부 연구전임교수 정서경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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