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 차 기록 '부풍향차보(扶風香茶譜)' 발견

2023. 5. 21. 04:45차 이야기

최고(最古) 차 기록 '부풍향차보(扶風香茶譜)' 발견

입력 2008. 5. 20. 11:40수정 2008. 5. 20. 11:43
 

고창 선운산 약용차(茶) 제조법 담아

(고창=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차(茶) 제조법과 다기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 발견됐다.

20일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월간 '차의 세계' 4월호에 따르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펴낸 '이재난고'에서 한양대 정민(국어국문과)교수가 2쪽 분량의 '부풍향차보(扶風香茶譜)'에 관한 기록을 발견했다.

이재난고는 부풍향차보에 대해 부안현감인 이운해(1710~?)가 1755년 고창 선운사(寺) 일대의 차를 따서 7종의 향약을 넣은 약용차 제조법을 적은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원본 전체 내용이 아닌 핵심 내용만이 적혀 있다.

기록대로라면 부풍향차보는 최고(最古) 다서로 평가받는 이덕리(1728~?)의 '동다기(東茶記.1785년)'보다 30년 앞선다.

부풍향차보는 서문과 다본(茶本), 다명(茶名), 제법(製法), 다구(茶具) 등으로 나눠 차의 특징과 성질, 증세에 따른 향차 처방, 향차 제조법, 향차 음다법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이운해는 서문에서 "선운사에서 좋은 차가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차에 무지, 잡목으로 여기고 땔감으로 써 안타깝다"고 저술 동기를 밝히고 있다.

다본.다명 편에는 작설차와 각종 약초 이름을 적고 있으며, 제법에서는 '약초와 차를 섞고 불을 쬐어 말린 뒤 끊인 물에 진하게 우려내 뜨겁게 마신다'고 소개하고 있다.

부풍향차보는 특히 다로(茶爐)와 다관(茶罐), 다부(茶缶), 다종(茶鍾), 다잔(茶盞), 다반(茶盤) 등 6종류의 다구의 이름 및 실물을 그림으로 표현해 차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정민 교수는 부풍향차보에 대해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다서로, 최초로 작설차에 7가지 약재를 넣어 만드는 기능성 향차를 소개하고 있다"며 "고창을 차 산지로 표현했고 차 그릇의 크기와 명칭을 명확히 규정한 도량적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고창 선운사 일대에서는 야생차 10만㎡를 비롯해 총 44만여㎡에서 차가 재배되고 있다.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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