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 니까야』 제1권 계온품 Silakkhandha vagga
「암밧타 경」(Ambat*t*ha Sutta, D3)
인도 최고(最古)요 최고(最高)의 권위인『리그베다』의「뿌루샤 숙따」(Pruṣa Sūkta, 原人에 대한 찬미가)는 노래한다. “바라문은 그(뿌루샤)의 입이고/ 그의 팔로부터 끄샤뜨리야가 만들어졌고/ 그의 넓적다리로부터 와이샤가/ 발로부터 수드라가 태어났다.”(Rv.x.90:12) 이것이 인도의 정통적인 계급관이다. 그런데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너는 나쁜 놈이다. 왜냐하면 내 일기장에 너는 나쁜 놈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이 진술은 과연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비천함과 고귀함을 논하려면 최소한의 객관적인 기준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본경은 이런 존귀함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최고로 존귀한 사람이라고 일컫는 바라문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 암밧타라는 바라문 학도와 세존의 긴장감 감도는 대화로 진행되고 있다.
뽁카라사띠라는 연로하고 유명한 바라문의 제자인 암밧타라는 바라문 학도는 스승의 분부를 받고 많은 바라문 학도들과 함께 세존을 뵈러온다. 그러나 그는 스승의 당부를 잊기라도 한 것처럼 아주 거만한 태도로 세존과 대면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러한 거만한 태도는 자신의 인격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암밧타를 타이르신다. 이에 격분한 암밧타가 바라문에 대한 선민의식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면서 경은 점점 긴장감이 감돌게 된다.
본경은 세존과 암밧타 간에 긴장감 감도는 대화를 통해서 세존께서는 참으로 존귀한 사람, 진정한 바라문, 참답게 삼베다에 통달한 삼명(三明, tevijja) 바라문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성, 고귀한 인품, 높은 식견으로 일단 쉽게 풀이해 볼 수 있는 계․정․혜 삼학을 닦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신다.
이런 자질을 갖추어야 세상 사람들은 그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존귀한 사람이라고 인정할 것이고, 만일 그렇지 않으면 옛 바라문 선조들을 팔아서 일꾼 노릇이나 하면서, 삼명의 타락의 입구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단지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 바라문이 되고 만다고 엄히 꾸짖으신다.
이 경을 통해서 세존께서는 참으로 베다(Veda)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계율과 삼매와 통찰지의 삼학을 닦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동시대 바라문들에게 권고하신다. 즉 참된 바라문은 계․정․혜 삼학을 닦는 자이지 베다 만뜨라를 외는 자가 아니라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