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디가 니까야』 제1권 계온품 Silakkhandha vagga -「로힛짜 경」(Lohicca Sutta, D12)

2013. 10. 30. 16:27경전 이야기

『디가 니까야』 제1권 계온품 Silakkhandha vagga

「로힛짜 경」(Lohicca Sutta, D12)

 

깨달은 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 깨달은 자라 할지라도 남에게 그것을 드러내어 가르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 아닌가? 서울 지하철과 서울역 앞에서 공공연히 해대는 전도단들의 광적인 행위를 너무나 많이 목격한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본경은 이처럼 전도단들의 집요한 종교공세에 짜증난 분들에게 전하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로힛짜라는 연로하고 유명한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여기서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유익한 법을 증득했다 할지라도 유익한 법을 증득한 뒤 남에게 전해 주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남이 남에게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마치 이전의 속박을 자른 뒤 다른 새로운 속박을 만드는 것과 같다. [남에게 전하는] 이것은 사악하고 탐욕스런 법이 되고 만다고 나는 말한다. 참으로 남이 남에게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견해를 품고 있었다고 한다.(§2)


세존께서는 질책받을 만한 스승들을 질책하는 것은 사실이고 옳고 법다워서 비난받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그러나 계․정․혜를 실현한 스승이 그러한 궁극의 길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마치 왕이 왕국의 모든 생산품을 혼자 독식하려는 것과 같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발상이라고 말씀하신다. 세상을 위한 구세대비(救世大悲)가 없는 스승은 진정한 스승이 아니라는 단호한 말씀이다.


깨닫고 나서는 나무 등걸이나 돌덩이처럼 그냥 멍하니 있는 것이 아니다. 깨달은 분들은 세상의 이익을 위해서 바른 법을 설한다. 그것이 성자들의 무연(無緣)의 자비이다. 이웃과 바른 법과 바른 도를 함께 나누는 자가 진정한 불자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염화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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