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6. 21:35ㆍ우리 이웃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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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소수민족이 없으랴만,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단일민족 배달민족 단군의 자손이라고 외쳐대며 살아왔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나 귀화인에 대한 배타적 행위를 나도 모르게 해버리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그런데 정말로 단일민족일까? 단군의 한 자손이라고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사람마다 생김새와 그 특성이 매우 다른 모습으로 보임에도 말이다. 단지 말과 글을 한글로, 숫가락과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으며, 두루마기 저고리를 입다가 양복으로 갈아입고 있을 뿐 얼굴 하나만 보더라도 전혀 단일單一하지 않다. 한 배속에서 난 형제자매의 얼굴도 다른 것은 그만큼 다른 유전인자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많이 섞였다는 말이다.지금 우리 대한민국보다 50배나 큰 중국대륙에는 소수민족이 56이라고 한다. 소수민족의 특징은, 크게 보면, 중국의 북쪽 지역과 중국의 서남쪽 지역에 있는 부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국의 북쪽 지역은 대개 흉노匈奴라는 글자로서 옛날부터 獯鬻훈육, 獫狁개윤, 玁狁험윤이라 했는데, 獯․獫․玁․狁은 모두《례기禮記》에서 말하는 ‘북방의 오랑캐’ 적狄과 같은 뜻이다.[北方曰狄] 그리고 대한민국과 관련된 북방지역을 뜻하는 민족으로서 濊貊예맥 獩貉예맥이 있는데, 濊穢獩예니 貊貉맥은 같은 뜻으로서 모두 만주 남쪽 지역이니, 료동 지역의 부족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서남쪽 지역은 옛날부터 야만野蠻이라 했으며,《동아 새 漢韓辭典》(동아출판사, 1991)에는 한자로 다음과 같은 부족이 있다.
犽아 : 만족의 하나. 獏모 : 광동성 합포현 산골에 사는 부족. 猓과 : 중국 서남방 부족. 苗族 일종. 獞동 : 중국 서남방 부족. 개 이름. 狑령 : 중국 서남쪽 산계山溪에 살던 부족. 좋은 개. 狫로 = 獠료/로 : 중국 서남쪽 벽지 계곡에 사는 부족. 猺요 : 중국 서남방 부족. 개의 하나. 㺜농 : 광서 지방 부족. 狚달/단 : 광서 지방 부족. 몸집이 큰 늑대. 狪동/통 : 광서 귀주 지방 부족. 猍래 : 광서 지방 부족. 너구리. 猀사 : 광서 지방 부족. 犭羊 양 : 광서 귀주 지방 부족. 犵힐 : 광서 귀주 호남 지방 부족. 犭求 구 : 운남 서쪽 변방 부족. 玀라 : 운남 귀주 지방 부족. 苗族 일종. 狆중/충 : 운남 귀주 지방 부족. 僰북 : 운남 사천 건위현 부족. 苗묘 : 중국 남방 광서 광동 운남 귀주 사천 호남 호북 지역 부족 邛공 : 중국 서남이西南夷. 사천 서창현 땅.
이것은 대개 개 犬[犭]으로 시작된 글자의 부족이며, 중국의 서남쪽 지역 부족에 해당되며, 대개 광서 귀주 운남 지역이 되고, 더 북쪽으로는 사천과 호남 지역이 된다. 이런 지역을 지금의 중국의 서남쪽이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人]이 들어간 글자로는 “僰오랑캐북”뿐이며, 고을[邑]읍이 들어간 것도 겨우 “邛공”뿐이다. 이렇게 “犬”자가 들어간 부족 이름이라는 것은 그러한 글자로 나타낸 짐승의 토템 부족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곳이 대체로 중국의 서남쪽 지역이라는 것이 가장 특징이다.이제는《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권55 앙엽기2 盎葉記二의 만족의 종류[蠻種]을 보자.
猺요 : 팔만八蠻 부족의 하나. 獠로 : 팔만 부족의 하나 獞동 : 오령五嶺 이남의 부족 狆중 : 苗人의 이름 狑령 : 개 토템 부족 犭母무 : 짐승 이름 獚황 : 누런 개黃犬 토템 부족 狼랑 : 늑대犲/豺屬 토템 부족 狪동 : 모습이 돼지 같고 구슬을 단 부족 犵힐 : 만족蠻族 狫로 : 만족 狇=㹯=䝗=貅 휴 : 만족. 비휴豼貅 : 표범의 하나. 犭水 수 : 광서 지방의 묘족 猊예 : 중국 서남 지방의 묘족. 사자 토템 부족. 猓과 : 과연猓然으로 긴꼬리 원숭이 토템 부족 犺강 : 얼룩개 토템 부족 獏=貘맥 : 표범 토템 부족 犭般 狐반호 : 오계五溪 지방 반호盤瓠의 부족 犭伊 이 : 로獠 토템 부족의 성. 犭黨 犭黨 당당 : 자서字書에 실려 있지 않다. 광서 지방의 부족 玀玀라라 : " 犭栗 률 : " 犭面 면 : " 犭羊양 : " 만족蠻族은 모두 반호의 후예이기 때문에 다 개[犬] 토템을 따랐고, 반호는 곧 개[꼬리가 짧은 동경개]이다.《광지廣志》에 “로민獠民은 모두 7월에 나니, 대체도 짐승의 종류이다”고 했다.
이들은 역시 중국 서남쪽 지방의 부족이며, 앞에서《동아 새 漢韓辭典》에서 말한 것과 대동소이한데, 묘족苗族이 실려 있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 아마도 이들 소수민족 이름과는 묘족은 전혀 다른 곳에 존재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 운남성 지역에 사는 묘족은 그들의 소리로 [먀오][miao]라고 하지 않고, 예부터 반란성향이 많은 부족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은 맑은 미소와 아름다운 품성을 지니고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산간벽지에 살면서 몽․뭉Hmung Hmoong 또는 무Hmu라고 하거나, [가뤼][거뤼][거루오]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는 “仡僚홀료/仡佬홀로/犵狫”힐로나 “仡僂”홀루와 같은 소리이지만, 혹시[高麗][까오리]를 그렇게 소리내는 게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자신들의 부족 명칭을 다르게 부른다는 것은 본디 부족명과는 다르며, 어느 시기에 특별히 현재의 이름으로 붙여진 것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중국의 서남쪽 지역에는 儋耳담이 부족, 즉 儋州담주 儋縣담현 儋耳郡담이군과 더불어 경주瓊州니 혜주惠州가 있다. 해남도도 있다.
자첨 소식(蘇軾 : 1037-1101)은 1094년에 정주定州를 맡고 다시 영주英州를 맡았는데, 또 죄를 입어 혜주惠州로 귀양가 안치되었으며, 1097년에 되자 죄가 더해져서 창화군昌化軍에 안치되었는데, 담이儋耳 부족이 사는 곳이다.
창화군이 있는 중국 남부 지역에 소식이 귀양을 가기도 했는데 바로 그곳에 담이儋耳 부족이 산다고 했다. 신흠申欽(1566-1628)이 기록한 이 글에는 지명이 “春城”인데, 곧 “春州/春川”이다. 그러고 보면, 사실 소식은 춘천 지방에 귀양갔던 것이다. 여기서 이 담이 부족을 포함하여 여덟 부족, 즉 팔만八蠻이 있는데, 그것은 천축天竺 해수咳首 초요僬僥 파종破腫 천흉穿胸 구지狗軹 방척旁脊이다. 이런 부족이 사는 곳은 백월百越로서 교지交阯에서부터 회계會稽까지 7000-8000리에 걸쳐 있다. 이 담이儋耳, 즉 귀가 축 늘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 부족은 아마도 귀에 상식의 귀걸이 이상의 무슨 특별한 악세서리를 한 모양이다. 여기서 잠깐 생각을 뛰어넘어보자. 그것은 중국이라는 지리적 위치를 곧 중앙아시아의 중심지로 말이다. 그래야 동남서북쪽의 지리적 배치가 제대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동경 95°-115° 범위에 있는, 사실은 섬서성에서도 정남쪽 지역을 중국의 서남쪽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므로, 중앙아시아의 중심에서 보면 그 서남쪽은 객관적으로 아라비아반도를 포함한 아프리카 지역이 된다. 이 아프리카 지역에는 지금도 사자獅猊 표범豹獏貘 늑대 승냥이 이리豺狼犲 잔나비, 즉 원숭이猿猱猓狑獚 등등의 짐승들이 살고 있다. 아프리카를 한자로 利未亞라고 했다. 적어도 한자로 중국소수민족을 나타내는 지역은 반드시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중국소수민족의 이름에는 이런 글자는 하나도 없다. 있다면 묘족苗族이다. 이 묘족의 하나라는 猓玀 라라부족이 있다는 것은 결국 이 묘족도 아프리카 지역에 있었던 부족임을 알 수 있다.그리고 현재 중국소수민족의 이름을 보면, 모두 56종인데, 무려 32부족이 중국의 남부/서남부 지역이라고 한다.
운남성 지역 : 阿昌族 白族 崩龍族 布朗族 傣族 德昻族 獨龍族 哈尼族 基諾族 景頗族 拉祜族 傈僳族 納西族 怒族 普米族 佤族 운남 귀주 사천 지역 : 彝族 귀주성 : 布衣族 귀주 복건 지역 : 仡佬族 水族 광서 지역 : 侗族 京族 毛南/毛難族 仫佬族 광서 광동 사천 운남 귀주 호남 지역 : 苗族 瑤族 藏族 壯族 광동 지역 : 黎族 畬族 사천 지역 : 羌族 撒拉族
이들은 모두 양자강 이남쪽에 있는 소수민족이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중국소수민족과는 글자 苗族이 공통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傈僳 仡佬 侗 瑤의 경우는 “犭” 을 “亻”내지 “玉”과 바꿔치기했거나, 水族은 아예 “犭”를 떼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仡佬族Gēlǎozú라고 하나의 부족으로 불러 주는 것은, 힐로犵狫에 대해 수삼(秀三) 조지원(趙芝園: 1762-1849)의『추재집秋齋集』에 5종, 즉 화힐로花犵狫 홍힐로紅犵狫 타아힐로打牙犵狫 전두힐로剪頭犵狫 저시힐로猪屎犵狫가 있다고는 했지만, 본디 犵[광서 귀주 호남 지방]과 狫/獠[서남쪽 벽지 계곡]과는 그 사는 곳이 다르며, 또한 그들의 토템이 서로 다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토템 부족을 하나로 불러주는 것은 력사 왜곡의 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또 羅羅 부족은 검은 라라[黑羅羅]와 흰 라라[白羅羅]의 두 부족이 있다는데, 다음과 같은 일이 있다.
호가 지공(指空)인 댜나바드라[Dhyana-Bhadra : 提納薄陀] 존자는 운남雲南지방의 중경으로 가는 길에 그곳 태자가 스승으로 받들며 예배했다. 라라羅羅 사람들은 평소에 부처나 중을 알지 못하다가, 지공이 도착하자, 이를 계기로 모두 발심하였으며, 날아다니는 새들도 부처의 이름을 노래할 정도가 되었다. 귀주貴州에 가자, 원수부의 관원들이 계를 받았다. 묘족猫蠻 요猺 동獞 청갈로靑獦狫 홍갈로紅獦狫 화갈로花獦狫 죽갈로竹獦狫 타아갈로打牙獦狫의 갈로 등 여러 부락의 부족들이 모두 특이한 나물을 가지고 와서 수계하기를 청하였다.
여기서 지공 스님이 다녀간 곳이 운남과 귀주 지역이다. 그곳에는 라라羅羅 묘猫 요猺 동獞 갈로獦狫 부족 등이 있었다. 여기서 猫=苗이니, 이들은 아마도 고양이 토템 부족일 것이며, 또 獦=猲인 것은 주둥이가 짧은 개 또는 큰 이리 토템 부족이다. 여기서 羅羅도 본디 玀玀여야 마땅하다.
양응룡楊應龍이 파주播州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과라猓玀 부족이 서주西州를 함락시키고서 먼 변방에서 소요를 일으켜 나라의 체모를 손상시킨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보건대, 만력의 란에서 조선을 구원하는 계책에는 3가지 방도가 있다.
임진왜란에서 양응룡이 파주에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같은 시기에 과라猓玀 부족이 서주에서 반란을 일으켜 함락시켰다는 것이다. 이곳은 사천 지역인데, 과猓는 중국 서남방 부족이라고 했고, 라玀 또한 마찬가지인데, 대체도 묘족의 하나라고 하며, 운남과 귀주 지방에 사는 부족이다. 이를 두고 함부로 라라倮儸 羅羅라고 고쳐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족들 가운데서 “신라의 변한은 묘족의 후예이다”고 한 말도 눈여겨볼 내용이다. 이들의 특성을 보면, 연암 박지원朴趾源(1737-1805)이 말하기를, “서번西番 사람들은 매우 사납고 날래며 추악해서 괴이한 짐승이나 기이한 귀신 같아서 두려웠다. 무슬림回子은 옛날 위구르回鶻로서 더욱 사나웠다. 토사苗族묘족두목는 서번이나 위구르에 비하면 웅장하고 건장하기가 대개 같았다.”고 했다. 우리는 ‘西番’이라면 “西康”이니 “吐蕃”이라 하며 지금의 청해 남쪽의 티베트 지역으로 보지만, 사실은 ‘서양 사람’을 가리키며, 묘족이 이런 사람들이나 위구르 사람들보다도 억세고 사나웠다는 것이다.
오랜 평화스런 세월의 남해에 [千秋南海] 아직도 밀려오는 큰 파도 있으니 [尙有怒濤] 산골에 사는 왜놈 과부족 로부족이 [峒獠溪猓] 화살 거두고 앞다투어 달아났네. [戢矢爭逃]
왜놈, 즉 일본이란 말은 엄밀히 말해서 과로猓獠 부족이었던 것이며, 이들은 중국의 서남쪽 지역에 살던 소수부족이었다. 이 부족이 묘족의 하나라고 했으니, 결국 왜놈들이라고도 해석이 되는 것이다.이런 사실을 다시 확인해보자. 임진왜란이 일어나 평의지가 송도를 함락하고, 해서海西 지방의 여러 고을을 함락하자, 선조일행이 서경, 즉 평양에 이르러 광해군에게 세자로 책봉하는 교서를 내렸다.
다만 이 야만 왜놈 로獠 부족의 침입은 마침 나라의 어지러운 틈을 타서 서울鎬京을 침범하고 사방으로 파급되어 여러 성들의 방어가 일제히 무너졌다. 그런 재앙이 내 신변에까지 다가와 칠묘七廟의 의관이 옮겨졌으니, 나라의 운명은 다급하고 인심은 두렵기만 하다. 내가 어찌 양위를 부질없이 고집하겠는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부족은 로獠였고, 그들이 서울 호경을 침범해왔다. 그래서 선조 일행은 천자의 사당 칠묘七廟의 위패와 의관을 옮기면서 세자 책봉과 분조分朝를 서둘렀던 것이다.『난중잡록』에서 언급되어 있는 중국 서남 지방의 로獠 부족을 너무 가볍게 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한 하늘이라 밖이 없고, 사해四海는 그 가운데 있으니, 비록 한 자의 땅일지라도 어지 감히 제 맘대로 하오리까. 그러기에 오늘에는 다만 모두 복종할 것을 기약할 따름입니다. … 무릇 제주濟州란 곳은 본디 우리나라의 부속으로서 가장 깊은 섬이 되고 보니, 형용하기조차 어려운 괴이한 꼴은 야만 로獠 부족의 풍습과 같아 비록 부끄러우나 숨기지 않는 충성심은 함께 천자聖神의 교화를 입을 만도 하기에, 그들의 우두머리로 하여금 대궐에 나아가 알현하게 합니다.
김구金坵(1211-1278)의 ‘알리는 글’[告奏表]에서 보듯이 제주의 풍습이 야만 로獠 부족과 같다고 했다. 그만큼 제주와 로獠 부족과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말해준다. 이렇게 글자 하나에도 그 뜻이 그들의 믿음 토템에 따른 짐승을 나타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시기엔가 이를 싫어하거나 숨기고자 하여, 의미로 보면 ‘돼지똥 부족’이라면 누군들 좋아하지 않을 것이므로, 글자 모양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소수민족이 현재의 동경 90°-115° 사이에 있어야 할 아무런 까닭이 없다. 또한 현재 중국 남부에 사는 이들 소수민족의 특성을 보면, 옷만 바꿔 입은 것이지, 부족마다 특별한 다른 차별을 둘만한 것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지리적으로 “중국서남방”이란 말에 있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보지 않을 수도 없다. 본디 중국 서남방에 살았던 소수민족들은 그들을 대표 내지 상징하는 짐승들을 토템으로 살았던 부족들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개념에서 ‘담이儋耳’라는 말의 부족을 생각해보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비롯하여 몇몇 지역의 풍습에는 귓바퀴에 구멍을 내어 많은 장식품 - 패물을 끼워서 귓바퀴가 큰 구멍이 나서 축 늘어져 있는 부족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하여 너무 오래 되고 무거워서 귓바퀴가 떨어져 없어진 사람도 있다. 하물며 아랫입술에도 그렇게 하여 커다란 구멍이 뚫어져 있는 사람들, 진흙을 구운 둥근 쟁반을 끼운 입술의 순반족脣盤族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이런 부족들이 여러 문헌에 나와 있는 담이儋耳인 것이다.
이 儋耳의 儋은 탐耽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즉 耽은 귀가 커서 축 처진 것을 말하는데, ‘耽耳’라 하여 ‘耳垂在肩上’이라고 했으니, 儋耳와 같으며, 그 귀의 모양을 알만하다. 이런 부족이 사는 지역을 南方夷라고도 하는데, ‘言嶺南至儋耳之地’라고 설명된 것이 중국의 남쪽에 담이 부족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 풍습을 가진 지역이 儋州담주 儋縣담현 儋耳郡담이군이요, 곧 담라儋羅이며, 이것을 탐라耽羅라고 바꾸어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 耽羅를, 여러 문헌에서 보면, 乇羅 耽毛羅 耽牟羅 聃牟羅 耽浮羅 儋羅 涉羅 星州 東瀛州라고도 표기하며, 이 탐라를 제주濟州라고 고쳐 부르고 있다. 그러면 乇羅는 毛羅를 잘못 쓴 것이리라. 아니 그냥 [모]로 읽어도 잘못이 없을 것이다. 일본어로는 그렇게 읽기도 하니까.
그렇다면 조선의 탐라니, 제주라는 말은 사실 중국소수민족이 사는 지역에 해당되며, 그곳은 조선의 중심지에서, 즉 중국에서 그 서남쪽 지역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아라비아 반도를 포함하거나, 아프리카 지역이 아닐까? 그곳 중심에 탐부라耽浮羅 Tambura도 있다. 혹시 이 이름이 아닐까? 어쨌든 제주에, 아니 탐라에 말떼가, 소떼가 많다는 말도, 물소水牛, 앵무소라鸚鵡螺, 대왕조개 차거硨磲, coconut 야자椰子도 있다는 말도, 이제는 알아들을 수 있겠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은 너무도 황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글자의 뜻에서, 그들이 살았다는 지역을《강희자전》에서 “犵 : 猫犵狑獠四種 皆溪洞民 廣西桂林有犵獞.”[힐부족은 묘부족 힐부족 령부족 로부족의 4부족이며, 모두 깊은 산골과 굴에 사는 사람인데, 광서 계림 지역에는 힐부족과 동부족이 있다]이라 했다. 즉 광서 계림 지역에 이들 4종의 토템 부족이 산다고 했다. 이런 광서 지역이 정말로 어디이겠는가?
명조 때 서굉조徐宏祖가 지은《하객유기》에, “… 라라羅羅 부족은 한 가닥의 머리를 땋아 뒤끝에서 이마까지 빙 둘러서 마치 머리에 테를 씌운 것과 같이 한다. 또 성년이 되지 않은 남자는 머리를 뒷골에다 따로 한 가닥의 머리를 조그맣게 땋아서 마치 소라 모양으로 붙인다.”고 했다. 상고하건대, 이는 우리나라의 풍속과 비슷하니, 이 또한 몽고의 유풍이다. 즉 원의 유민이 아존 대리국에서 왕노릇하였기 때문에 유독 그 옛 풍습이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동남동녀와 여자가 몽고의 유풍을 지키고 남자만이 그렇지 않다.
풍습에서 이 변발하는 모습을 보면, 라라 부족은 다른 것이 있는데, 그 설명이 마치 무슬림들의 터번을 쓴 모양이다. 그런데 그 풍습이 ‘우리나라東國과 비슷하다’고 했으니, 조선의 풍습에는 무슬림 풍습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지역이 전성滇省이라고 했으니, 리덕무李德懋(1741-1793)가 말했던 지역은 중국 서남부로서 운남성 지역이다. 물론 현재의 중국 서남부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같은 소리의 글자로 라라羅羅가 있다. 倮羅 倮倮라고도 쓰는데, 그 소리는 모두 [라라]이며, 이족彝族의 다른 이름인데, 운남성에 산다. 이 羅羅는 ‘범’이란 뜻이며, 지금의 운남성 사람들은 범 무늬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용감무쌍한 범은 그들의 수호신이었다.
아마도 이 羅는 본디 玀의 변형일 것이며, 倮라를 함께 쓰는 것은 본디 猓과였던 것을 현대 력사에 맞추면서 변형된 것이라고 본다. 왜냐 하면 倮와 猓는 전혀 그 뜻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자는 ‘벌거벗다[라]’이고, 후자는 ‘긴 꼬리 원숭이[과]’의 토템 부족인 것이다. 그런데 이 라라라는 이족의 여신으로서 금빛 바다에서 태어난 거인 가무잡잡한 피부에 맑은 눈을 가진 ‘아헤시니모’가 있다. 그리고 서아시아의 끝 터키의 여신에는 에베소의 최고의 신 ‘아데미’가 있다. 비록 기독교 문명의 도래와 함께 사라졌다지만, 이 두 여신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즉 가슴에 24개의 젖, 즉 풍요로운 생명력을 가진 창조의 신이며, 또 이들에게는 소와 범과 같은 동물들을 신성시하였다.[김선자, 소수민족 신화기행]
그렇다면 이 공통점을 가진 그 중심에는 지리적으로 이동이 있었다는 말이며, 이것을 서아시아쪽으로 다시 옮기면, 그곳에는 이스라엘이 있다. 이 이스라엘Israel의 [i]나 이디쉬Yiddish의 [yi]와 彝[yi]라는 소리의 동질성을 찾을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아헤시니모와 아데미는 사실 같은 여신의 다른 이름일 수밖에 없다.
중국소수민족의 약 60%는 중국 서남방 부족인데, 중국을 중앙아시아의 중심으로 옮겨서 보면, 그 방향에는 분명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지역을 떠날 수 없다. 그리고 현재 중국소수민족에 붙인 사람 ‘亻“을 붙인 부족은 왜곡된 것일 뿐이며, 본디 력사와는 관계없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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