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들꽃다회

2014. 3. 25. 12:14들꽃다회

 

 

 

      

     17. 불암산 들꽃다회

 

                           / 20140322 토요일 오후

 

 

 

    오늘의 들꽃다회는 서울 근교에서 봄날에 제일 먼저 피는 생강나무 꽃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갑오년의 나뭇잎이 피기 시작하는 서곡을 알리는 듯하여 기분좋게 차모임을 할 수 있었다.

  

 

   양지녘에는 진달래 꽃봉오리가 봉긋하게 올라와 따뜻한 날씨가 며칠간 계속되면

 

이 참꽃잎을 따서 찹쌀가루를 익반죽하고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다소 되직하게 두르고

 

현지 화전(花煎)놀이하는 즐거움을 누릴 때가 가까이 온 것 같다.

 

 

    언제 마음맞는 친구들과 산행이라도 나가면 느긋하게 화전놀이라도 하며 탁배기나

 

비상주라도 나누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오늘 다회에서는 신라 원효대사께서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무애차(無碍茶)가 일본의 도서지방의

 

특성상 바다가 깡통(CAN)이 되어 아직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가루차를 마셔 보려고 한다..

 

가루차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말차(抹茶)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末茶라고 쓴다.

 

   일본의 다도종가(宗家) 중에서 70~80%는 이 말차도를 중심으로 다도정신을 이어오고 있고,

 

노란머리와 파란눈의 서양인들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6년 정도의 긴시간 동안 이 다도를

 

공부하려 일본의 다도종가에 유학하고 있다.

 

 

    가루차 다법(茶法)은 크게 농차(濃茶)와 박차(薄茶)로 나누어 지는 데, 이 농차법과 박차법은

 

신라의 원효스님이 걸림이 없고 대중들의 평등사상을 강조하여 만드신 무애차(無碍茶)에

 

기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史實)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말차도를 왜색다도라고 흉을

 

보기도 하나 이러한 일들은 스스로 다례공부가 미진함을 드러내는 것이 된다.

 

 

    신라 원효스님께서 활발한 포교활동을 하시고 계실 때가 나당연합군에 의한 백제의

 

멸망(660년), 그리고 그후 3년여에 걸친 백제부훙운동, 백제군을 흡수편입한 나당연합군에

 

의한 고구려 멸망(668년) 등으로 한반도는 수년간에 걸친 전란과 대규모 전사상자의 발생,

 

백제와 고구려 유민(遺民)들 간의 분쟁, 당나라군의 웅진도독부, 평양도독부와 신라 간의

 

관할영역 다툼 등으로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바람잘 날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때 백제와 고구려의 옛땅을 순방하시며 백성들의 찟겨진 마음을 위무하고 이를

 

종교적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원효와 의상 두스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때에 원효스님께서 창안하신 무애다법이 바로 오늘날의 일본의 말차도로

 

보존되어 이어진다.

 

   오늘날 모내기나 추수는 농기계를 이용하여 하지만 이삼십년 전만 하더라도

 

농번기에는 마을 사람들이 서로 품앗이하여 일손이 많이가는 농삿일을 서로

 

도왔던 아름답고 따뜻한 두레풍습이 있었다.

 

동네분들이 함께 모여 땀흘리며 일하고 새참 때에는 커다란 바가지에 막걸리를 따루어

 

마실 수 있을 만큼 마신 다음 옆사람에게 이 바가지를 돌린다.이렇게 한두 순배의

 

탁배기가 돌고 난 다음엔 이 동네분들에게는 한솥밥을 먹는 한식구라는 공동체의식이

 

싹트게 된다.

 

 

 

   파격을 일삼는 무애행을 하시던 원효스님께서는 공동체의식을 만드는 이 아름다운 두레

 

풍습을 차마시는 법에 도입하셨다. 바로 농차법(濃茶法)으로 큰 발우나 다완에 가루차를

 

진하게 저어서 한모금씩 마시게하고 옆사람에게 찻그릇을 건내주어 함께 마시게  하는

 

방법으로 공동체의식을 고취시킨 것이다. 이렇게 몇 순배의 농차가 돌고나면 이 찻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한식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된다.

 

원효스님의 화정사상(和靜思想)이 무애다법에 도입된 것이다.

 

 

    일본은 덕천가강에 의해서 각 번(幡)들이 막부나 일왕에게 복속되기 전까지는

 

그 기원의 다양함 - 원주민, 가야계,백제계, 고구려계, 그 후의 발해계가 각 지방을 분할지배 -

 

때문에 쉽게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고, 도꾸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에 의해서

 

각번들이 평정되고 난 후에도 명치유신 전까지는 각번들의 자치권은 인정되고 있었다.

 

    제주도 처럼 화산재가 쌓인 농토가 많은 일본열도에서는 강우량이 많았지만

 

비온 후 강물이 금방 말라붙는 곳이 많아서 논농사철만되면 강유역의 상류와 하류에

 

있는 각 번들 사이에 물싸움에 기인한 무사들의 소규모 전투가 흔히 있어왔다.

 

 

   이를 화정하고 각 번들간의 이해다툼을 해소시키고 서로 화합을 이루어내는 방법에는

 

원효스님의 무애다법만한 것이 없다. 이때의 모임에서 화합주로 술을 쓰면 흥분한 무사들이

 

다시 칼을 빼어드는 사태로 까지 발전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의 초암다도에는 다실 앞에 무사들의 칼을 벗어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칼걸이가 반드시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 불문율이였다.

 

 

    일본의 말차도 중심의 다도종가에서 농차법을 주종(主種)으로 하는 곳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꾸어 말하면 농차법을 계속하고 있는 곳은 평화 보다는 다툼이, 안정 보다는

 

혼돈이,  마음의 평온 보다는 불안이 상존하고 있어 공동체적인 합심협력이 필요한 곳이라는

 

뜻이 된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집단적인 합심협력은 근세에 와서는 대동아전쟁 때에 동아시아의

 

평화공존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잘못 작용된 예가 있다.

 

 

    이러한 연유로 하여 원효스님의 화정사상과 무애다법이 일본다도에 고스란히 남아서

 

지금도 전하여진다.

 

 

 

 

 

 

 **** 화이트밸런스 버턴이 눌러져 있어서 색감이 다소 이상합니다.

        감안하시고 보시기 바랍니다.  ****

 

 

 

진달래 꽃봉오리

 


 

 

 

 

 

 


 


 

 

 

 

 

생강나무 꽃

 

 

 

 

 

 

 

 

 

 

 

 


 

 

 

 

좌측이 농차(濃茶),   우측이 박차(薄茶)


 

 

 

 

 


 찻숫가락(茶匙)은 차의 불모지 시기였던 1970년대 중반부터 인사동에서 죽림서회를 열어 차와 글씨를 가르치시던

茶汀 金奎鉉 실크로드문화연구소장님께서 티베트 여행시 구하여 선물하신 히말리아의 야크뿔로 만든 것이다.

  - 이 죽림서회는 당시 서울에서 유일한 문화인들의 사랑방 역활을 하였으며. 광복 후 혼란기에 차문화를

     적극 전파하시던 다솔사 효당 최범술 선생님께서 당시 서울에 계셨는 데, 시간이 나실 때마다 이 죽림에

     나오셔서 손수 팽주(烹主)를 자처하셨을 만큼, 해방 후 우리나라 차문화 보급과 전파과정에서 중요한 곳이다.

     이 죽림다회에서 차와 서예를 배우셨던 분들이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 차문화원들의 창설자들이 되셨다.

 


 

 

 

 

 

따뜻한 열수를 조금만 붓고 찻솔(다선)으로 저어준다(격불).


 

 

 

 

 

농차

 

 

 

 

 

 

 

박차

 


 

 

 

 

 

 

열수를 더 붓고 격불을 마친 후


 

 

 

 

 

우선 박차부터 한 모금씩 마신다.

    - 이래야 위장에 부담이 덜하고 부드럽게 가루차를 마실 수 있다.


 

 

 

 

 

농차를 서로 돌려마심


 

 

 

 


 

 

 

 

 

 

 

 

 

 

 

 

 

 

 

 

 

 

 

 

 

 

 

 

 

 

다 마시고 난 다음엔 물을 부어 헹구어 마신다.

  - 찻솔로 몇번 저어주먼 다완이 깨끗하게 정리된다.

 

    끓인 물만 마시는 다법을 백비탕(白沸湯)을 마신다고 한다.

차를 오래 마신 분들은 이 백비탕 맛을 아는 사람이 진정 차맛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진한 농차를 마시고 이 다완을 가셔낸 백비탕을 뜨겁게 마신 후엔 인후와 비강내에 차향이

오랫 동안 머물러 있어 산행시에도 차냄새가 계속 올라온다. 

이를 회감(回感 / 回甘) 또는 회운(回韻)이라고 부른다.

 

 

 

 

 

 

 

 

 

 

 

 

 

 

 

 

 

 

 

 

표주박으로 나누어 마셔도 된다.

    - 나무표주막에 파인 글씨는 갑골문체 명선(茗禪)


 

 

 

 

 

마중나온 까마귀들

 

 

 

 

 

 

 

 

 

 

 

금강송과 햇님

 

 

 

 

 

                                       보현봉                                                                                   삼각산 (현 북한산)

 

 

 

 

 

 

 

 

 

 

 

 

 

 

 

 

 

 

 

 

 

 

 

 

 

 

 

 

 

 

 

 

 

 

 

불암산 정상과 두꺼비 바위



 

 

 

 인디언 천막과 사각돔형 텐트

 

 

 

 

 

 

 

 

 

 

 

 

 

 

 

 

 

 

 

 

 

 

 

삼각산 인수봉에 걸린 햇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