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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키엘은 환시를 통하여 주님의 집인 성전 오른쪽에서
솟아 흐르는 물을 본다. 그 물은 건널 수 없을 만큼 큰 강이 되었고,
바다로 흘러들어 바닷물이 되살아나게 한다(제1독서).
벳자타라는 못 가장자리에는 그 못물이 출렁일 때 들어가면
치유된다는 믿음으로 많은 병자가 진을 치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움직이지 못하는 병자 하나를
예수님께서 치유해 주신다. 이 치유의 날이 안식일이었기에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박해하기 시작한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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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았고, 그 물이 가는 곳마다
모든 이가 구원되었다(부활 성야 세례 서약 갱신 후 노래).>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47,1-9.12
그 무렵 천사가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물은 주님의 집 오른쪽 밑에서, 제단 남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그는 또 나를 데리고 북쪽 대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 동쪽 대문 밖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보니 물이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이 동쪽으로 나가는데, 그의 손에는 줄자가 들려 있었다.
그가 천 암마를 재고서는 나에게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발목까지 찼다.
그가 또 천 암마를 재고서는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무릎까지 찼다.
그가 다시 천 암마를 재고서는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허리까지 찼다.
그가 또 천 암마를 재었는데, 그곳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 있었다.
물이 불어서, 헤엄을 치기 전에는 건널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사람의 아들아, 잘 보았느냐?' 하고서는,
나를 데리고 강가로 돌아갔다.
그가 나를 데리고 돌아갈 때에 보니, 강가 이쪽저쪽으로 수많은 나무가 있었다.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나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로 들어간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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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6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예루살렘의 '양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그래서 유다인들이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이오.
들것을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 주신 그분께서 나에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그들이 물었다.
'당신에게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요?'
그러나 병이 나은 이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하였다.
그곳에 군중이 몰려 있어 예수님께서 몰래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다.
그 뒤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시자 그에게 이르셨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그 사람은 물러가서 자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라고 유다인들에게 알렸다.
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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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와 복음의 말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는 물을 보았네.'일 것입니다. 이 물은 생명을 뜻합니다.
복음에 나오는 벳자타 못 가의 병자들도
치유와 생명의 물을 애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감지하는 분위기는 제1독서의 에제키엘 예언자가 전하는
생명력이나 감동과는 사뭇 다릅니다. 물이 출렁이면 치유의 힘을
갖는다고 믿고 그 순간을 노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강퍅하고 살벌합니다.
그들은 물속에 먼저 들어가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며
다른 이들을 밀쳐 내는 것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이 대목을 가만히 묵상하노라면, 이렇게 자신만을 돌보는 곳에는
진정한 생명수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집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다는 치유는 현실이 아니라 소문일 따름이며,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 구원의 물은 사실은
조갈을 느끼게 하는 신기루일 뿐입니다.
이러한 벳자타 연못의 광경은 수많은 행복의 소문 사이를
헤매는 가운데 자신의 생존에만 힘쓰며 이웃을 밀쳐 내는 자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는 점을 보게 합니다.
그 못가에는 속절없이 다른 병자들에게 밀려나
겨우 자리만 지키는 한 병자가 있었습니다.
서른여덟 해를 앓으며 치유의 요행을 기다린 사람입니다.
그가 이제 치유되어 일어나 걷습니다.
그는 허상이 아니라 정말로 구원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 영험하다는 출렁이는 물의 힘이 아닙니다.
그에게 다가오신 예수님께 간청하였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남보다 빠르거나 강하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행으로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구원자이신 주님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이에게 구원과 치유의 꽃이 피어납니다.
구원은 업적이나 운에 따른 것이 아니라 선물이며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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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Vidi aqu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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