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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오늘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이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그들에 대한 크나큰 사랑을 드러내셨다.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예수님의 당부에 따라 이 만찬을 미사로 재현한다.
[주님 만찬 저녁 미사]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이날은 교우가 참석하지 않는
미사를 드릴 수 없다. 적당한 저녁 시간에, 사제와 봉사자들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석한 가운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를 드린다.
성유 축성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하였거나 교우들의 형편 때문에 이미
미사를 집전한 사제들도 이 저녁 미사를 다시 공동으로 집전할 수 있다.
사목의 이유로 필요하면 교구장은 성당이나 경당에서
저녁때에 미사를 또 한 번 드리도록 허락할 수 있다.
저녁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만을 위하여
아침 미사 집전도 허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 미사는
어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드릴 수 없으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신자들은 미사 중에만 영성체를 할 수 있고,
병자들은 아무 때라도 할 수 있다.
[시작 예식과 말씀 전례]
<감실은 미사 전에 완전히 비워 둔다.
이 미사 중에는 오늘과 내일 영성체할 만큼 넉넉히 제병을 축성해 둔다.>
▦ 이제 우리는 파스카 성삼일의 첫 번째 날인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미사를 거행합니다.
우리는 이 미사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로 깊이 들어서며
성체성사가 제정되는 순간을 만납니다. 성부 하느님께 온전히
순종하시며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몸을 내놓으시는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 안에서 빵과 포도주는 그분의 몸과 피가 됩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총이며
위대한 선물인지 다시 한 번 깨달으며 마음 모아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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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카 축제에 관한 주님의 말씀이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는
파스카의 밤을 준비하도록 모세와 아론에게 명하신다.
이 밤에 문설주에 발린 어린양의 피는
이스라엘 백성을 재앙에서 지켜 줄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의 신자들에게 주님의 최후 만찬을 상기시키며,
성찬례를 거행할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제자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신다. 이는 최후 만찬 석상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누시는 행위의 참뜻을 몸소 보여 주신 것이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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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카 만찬에 관한 규칙>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12,1-8.11-14
그 무렵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달을 첫째 달로 삼아,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 하여라.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에게 이렇게 일러라.
'이달 초열흘날 너희는 가정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집집마다 작은 가축을 한 마리씩 마련하여라.
만일 집에 식구가 적어 짐승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사람 수에 따라 자기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께 짐승을 마련하여라.
저마다 먹는 양에 따라 짐승을 골라라.
이 짐승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에서 마련하여라.
너희는 그것을 이달 열나흗날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의 온 공동체가 모여 저녁 어스름에 잡아라.
그리고 그 피는 받아서, 짐승을 먹을 집의 두 문설주와 상인방에 발라라.
그날 밤에 그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곁들여 먹어야 한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이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면서, 사람에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이집트 땅의 맏아들과 맏배를 모조리 치겠다.
그리고 이집트 신들을 모조리 벌하겠다.
나는 주님이다. 너희가 있는 집에 발린 피는 너희를 위한 표지가 될 것이다.
내가 이집트를 칠 때, 그 피를 보고 너희만은 거르고 지나가겠다.
그러면 어떤 재앙도 너희를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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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먹고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1,23-26
형제 여러분,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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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15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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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참으로 대단한 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탈출기가 전하는 파스카 축제와 바오로 사도가 알려 주는
성체성사의 제정을 주의 깊게 들으며 우리가 믿는
구원의 신비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성부 하느님께 건너가실 때를 아시고
제자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장면에서는 깊은 감동을 받고 오래 멈추어 섭니다.
구원의 신비가 섬김과 아낌없는 희생에 있음을 거듭 깨닫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시어
우리에게 보여 주신 자비가 얼마나 크신지,
우리가 얼마나 큰 자비를 입고 있는 이들인지 진하게 느낍니다.
다윗은 죄를 지은 뒤 이렇게 호소합니다.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시편 51〔50〕,3).
이 참회의 시편 구절에 알레그리 등 많은 작곡가가 노래를 붙인 곡
'미세레레'(Miserere)는 주님의 희생 제사에서 우리가 체험하는
구원의 은총을 더없이 신비하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본디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의 아침 기도 때 노래하는 이 곡을 다시 들으며
우리 주님께서 넘겨지시는 것을 보기만 해야 하는 비통함을 느낍니다.
마음이 아픈 한편 그분의 사랑과 자비가 신비로이 가슴에 차오르며
저를 어루만져 주시는 것도 함께 느낍니다. 우리 주님께서
떠나간 빈자리에 오로지 그분의 자비가 남아서 우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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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Miser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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