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 13:26ㆍ과학 이야기
[생활속 과학이야기]신의 입자 '힉스'를 밝히다
2012년 7월 4일 입자 발견…2013년 10월 4일 질량·스핀값 규명
표준모형 정립의 핵심 '키'…세상의 존재·근원에 한발
'가까이'
최동진
기자 2014.06.30
padi484979@hellodd.com
많은 세상 속 원리가 밝혀졌지만 아직까지 적확명료하게 결론을 얻지 못한 명제 중 하나가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리고 무엇으로 이뤄졌을까?'다.
이와 관련해 2012년 7월 4일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입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상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바로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신의 입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역사상 물질의 근원에 대한 고찰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원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이라고 주장했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 헤라클리에토스는 '불'이라고 했고, 엠페도클레스는 '물, 공기, 불, 흙'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모든 물질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로 이뤄졌다"며 원자설을 내놨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설'은 2000년이 지난 1803년 돌턴에 의해 부활했다.
하지만 원자설은 부활한 지 96년 만인 1899년 물리학자 러더퍼드에 의해 깨진다. 러더퍼드가 얇은 금박지에 높은 에너지를 가진 알파입자를 충동시키는 실험을 통해 '원자 내부에 무엇인가 단단한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자 안의 단단한 물질'은 바로 원자핵이다. 더불어 원자핵 속에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 속에 쿼크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쿼크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기본입자다.
여기에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1964년 빅뱅 후 기본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졌다는 '힉스입자'를 주장한다. 결국 힉스입자는 사라진 입자·신의 입자로 불렸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시도가 줄을 이었다.
2008년 9월 10일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가 힉스입자를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를 위한 준비에만 14년, 100억달러(약 11조)이 투입됐다. 우주탄생 직후 1조분의 1초 상태를 재현하기 위해 지하 100m 터널에 둘레 27㎞에 달하는 '대형 강입자 충돌기'를 건설한 것.
이 기기를 통해 광속으로 날아가는 양성자를 서로 충돌시켜 '충돌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입자를 찾는 실험을 계속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4일 '힉스입자를 99.999994% 확률로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추가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거쳐 2013년 3월 14일 힉스입자 발견 소식을 전세계에 공포했다.
더 나아가 힉스입장의 물리적 특성까지 규명됐다. 10월 4일 도쿄대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힉스 입자가 붕괴해 다른 소립자로 변하는 패턴을 조사한 결과 힉스입자 존재를 확정했다고 선언한 것.
연구진에 따르면 힉스입자의 질량은 양자(수소 원자핵)의 134배인 125.5GeV(기가전자볼트)이며, 힉스입자의 '스핀'(소립자의 자전) 값은 당초 힉스가 제안한 이론대로 '0'이다.
이날의 발표 덕에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학 교수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힉스입자의 물리적 특성이 규명되기까지는 49년이 걸렸지만, 힉스의 노벨상 수상은 불과 7일만에 결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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