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의 형성 배경

2014. 11. 18. 19:48집짓기

 

 

 

 

 

       한국 건축의 형성 배경

 

 

1. 한국건축의 형성 배경

원시 인류는 혹독한 기후 조건과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동굴이나 나무와 같은 자연 조건에 약간의 인공을 가한 거주지에서 생활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건축물이라고 할 수 없는 형식이었고, 이것이 건축물의 형태로 발전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시작된 건축은 인류 문명이 발생한 곳이면 어디서나 나타났지만, 모두 같은 형태나 재료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건축의 형태와 재료는 그 지역의 자연, 인문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변화,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자연환경이 건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아주 추운 지역에서는 내한구조의 건축이 만들어지고,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통풍이 잘 되고 내서적인 건축이 만들어졌다. 또한, 재료 채취의 용이함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았는데 즉, 양질의 목재가 많이 생산되는 것에서는 목조 건축이 발달했고, 나무가 적고 석재를 구하기 쉬운 곳에서는 석조 건축이 발달했다. 그리고 목재, 석재 모두 귀한 곳에서는 흙으로 벽돌을 구워 만들어 쓰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반도는 국토의 75% 정도가 산악 지대이며, 기후는 대륙과 해안성의 중간형으로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하며, 강우량은 연평균 1,100~1,500mm이고 기운의 연교차가 심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 환경은 좋은 질의 건축용 재료로 쓸 수 있는 목재공급에 불리한 조건이었으며, 반도라는 지정학적 조건에 따른 수많은 전쟁으로 건축용 목재의 공급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건축은 목조 건축 형식을 기본으로 하되, 돌과 흙은 보조 건축 재료로 이용하였다.

한국 건축에 사용된 목재는 주로 소나무, 참나무, 전나무 등이며, 이 중 소나무가 가장 널리 이용되었다. 그러나 목재 자원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목재 사용을 위해 가변적인 형태와 가구 방법이 요구되었고, 이에 따라 인공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목재 형태를 구조에 적용하여 건축물을 완성하였다.

한편, 화강암을 주종으로 한 석조 건축 재료는 성벽, 담, 무덤, 기단 등에 주로 이용되었고 한국 건축에서 널리 사용된 또 다른 조적 재료의 하나인 벽돌은 중국에서 도입되어 각 구조물에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다음, 인문환경이 건축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우리만족의 구성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대체로 몽고족이 혼입된 퉁구스족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한반도에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인류가 존재했고 정착 농경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농경 생활은 자연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축재료의 선택과 사용에서뿐만 아니라 건축 사상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한편, 우리 나라는 세계 4대 문명 발생지 중 하나인 중국, 동해와 남해를 사이에 둔 일본과 접해 있는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중국, 일본과는 오랜 옛날부터 잦은 전쟁과 문화 교류가 있어 왔다. 이리하여 고대 한국과 일본은 모두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한漢문화권에 속하게 되었다.

漢문화는 황하 유역에서 발생한 중국 문명으로 기원전 3세기말에 夏, 殷, 周를 거쳐 진秦에 의해 통일된 이후 漢나라가 중국 전체를 지배하면서 형성된 문화였다. 이러한 중국 문화는 夏, 殷, 周 시대인 기원전 2,000년경부터 중국 대륙이 점차 통일되면서 정착되었는데, 은殷의 전성기인 기원전 1,400년경에 커다란 발전을 하였다.

이 기간에 새로운 축조 기술인 성벽이 나타났고, 기단과 주춧돌 위에 목조 건물을 세운 양식이 탄생했다. 또한, 대규모의 능묘 제도도 형성되어 한문화의 한 종류로 정착되었다. 우리 나라는 초기 고대 국가 시기부터 한의 건축 문화에 영향을 받아 건축 가구법의 기본 형식을 갖추게 되었고 음양오행설, 풍수지리설, 불교, 유교 등도 도입되어 한국 건축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옛 건축물들에서 이러한 사상이나 문화의 영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 한국 건축의 특성1 - 구조적 특성

한국 건축은 앞서 서술한 환경 요인에 따라 목 구조로 이루어진 중국계 건축형식을 취하였다. 원시 시대 목구조의 형태는 중앙에 한 개의 목재 기둥을 세우고 주변에 잔 나무 가지들을 모아 짠 구덩식(수혈) 주거형태였고, 이후 좀더 발전하여 여러 개 기둥 위에 서까래를 얹어 지붕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구덩식 주거에서 벗어나 지상에 건축물이 축조되면서 목구조 건축의 기본적인 맞배지붕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천장이 낮고 채광이 나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둥위에 두공이나 공포와 같은 결구물을 사용하여 층고를 높이고 규모도 크게 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목 구조 건축물의 기단과 초석을 보강하기 위해 압축력에 강한 석재를 사용했고, 기둥과 보는 가구에 편리하고 결구 내력이 좋은 목재를 사용했다.

벽체는 조적하기 좋은 석재나 벽돌, 또는 점토·석회·모래 등을 섞어 사용했고, 지붕은 기와를 입히는 것이 일반적인 건축 방법이었다.

한편, 일부에서는 조적식 구조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석재와 벽돌로 아치나 궁륭구조를 창안하여 무덤이나 일반 건축물의 기단과 돌계단 등에 쓰였다.

이러한 조적조가 해체와 재생이 불리한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목구조는 완전하게 제조된 독립 부재들을 서로 조합하여 가구체로서 건축으로 완성되어 구성 부재 각각이 제 역할을 가지고 다른 부재와 결구되는 관계를 가지므로 각 부재의 해체와 재생이 용이한 것이다.

이러한 목구조의 가구형식과 그 구성 부재들로 형성되는 건축공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가구 조직]

건축구조의 궁극적인 목적은 건축물의 하중이 기둥을 통해 초석, 지반으로 전달되게 하는 것이다. 목구조의 가구 조직은 기둥, 도리, 보가 기본이며 모든 지붕의 하중을 도리가 받아 보에 전달시키며 이것은 기둥으로 이어진다. 기둥은 건물의 모든 무게를 받으며 벽을 지지하는 절대적인 기능을 가진다. 우리 나라는 비나 눈의 적재로 늘어나는 하중을 덜기 위해 평지붕보다는 경사지붕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사지붕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붕의 맨 위에는 용마루를, 그리고 처마 쪽으로는 서까래를 두었으며, 이것의 하중을 모두 육중한 도리가 받았다.

만일 건물의 규모를 크게 하려면 보나 도리의 크기가 큰 것을 사용해야 하지만 부재 크기에 한계가 있을 경우에는 부재의 수를 늘려야한다. 그러나 도리 또는 기둥의 숫자만으로 건물의 규모를 결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부재의 질이 좋으면 수를 늘려 규모를 크게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나라에서는 도리의 수를 통해 가구조직의 명칭을 3량집, 5량집, 7량집 등으로 지칭한다. 특히, 경사지붕의 용마루에는 종도리를 둠으로써 도리의 갯수는 홀수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지붕을 받치는 도리의 수를 모두 계산하기도 하지만 공포가 짜일 경우에는 주심도리 안팎의 외목도리, 내목도리를 계산에 넣지 않는다.


[구조체 구성 부재의 의장효과]

우리나라의 건축은 원시시대부터 19세기말까지 기본적인 재료나 구조방식의 전환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어지는 전쟁의 피해와 불리한 식생조건, 생활방식의 변화로 생겨나는 다양한 건축규모의 수요 등으로 부재들의 보다 합리적인 구조기법과 독특한 의장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구성부재는 크게 축부재, 공포재, 가구재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세 부분이 어떤 부재로 이루어져 있고 부재들의 의장은 구조적으로 합리적인 기능과 맞물려 어떻게 장식되는지 살펴본다.

축부재에는 기둥, 창방이 있다.

먼저 기둥을 단면형태로 구분하여 보면 원기둥과 각기둥이 있다. 원기둥에는 위아래 지름이 일정한 원통형기둥, 위 지름이 아래 지름보다 작은 민흘림기둥, 기둥의 중간 부분이 불룩한 배흘림기둥 등이 있다. 특히, 배흘림기둥은 시각적으로 상부의 육중한 지붕을 안전하게 지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 배흘름은 구조적 장점보다 시각적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각기둥에는 4각, 6각, 8각 기둥이 있다. 4각기둥은 살림집이나 장식이 덜한 건물에서 많이 상용되었으며 6각, 8각 기둥은 정자나 장식이 많은 건물에 주로 사용되었다.

기둥을 위치에 따라 구분하여 보면 건물의 외곽에는 외진주가, 내부에는 내진주가 있다. 또한 외진주에는 평주(평기둥)와 우주(귀기둥)가 있고, 퇴간이 있을 경우에는 퇴주(툇기둥)가 여기에 속한다. 태진주에는 고주가 있다.

창방은 기둥과 기둥을 연결시키는 횡재로 기둥머리를 관통하여 축부를 고정한다. 특히 창방 위에는 창방과 나란히 놓이는 평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평방은 공포를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를 놓기 위해 설치하는 부재이기 때문에 다포계 건물에 많이 쓰인 부재이다.

공포재는 주두, 첨차, 소로 등이 조합되어 지붕의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기둥위에 주두가 놓이고 주두 위에 도리, 보 방향이 각 첨차가 교차되고 그 위에 소로를 얹어 층층이 첨차를 높여 도리를 받는다. 한편, 기둥축 밖으로 나가 있는 첨차층수를 출목이라 한다.

가구재는 기둥위나 공포위에 놓여 지붕으로부터의 하중을 공포와 기둥에 전달하는 부재들로 보, 도리, 대공 등이 있다.

보는 대들보, 종보, 툇보 등이 있다. 대들보는 기본 가구재로 평주사이, 평주와 고주사이에 놓이며, 종보는 마루대공을 받는 보로 여러개의 보 중 가장 위에 놓인다. 툇보는 대들보 보다 한 단 낮게 걸쳐지며 고주와 평주 사이에 퇴간이 있을 때 사용되는 보이다.

특히, 높고 낮은 위치에 놓인 도리 사이를 잇는 곡재曲材인 우리량牛尾樑은 알맞게 굽은 나무를 사용해 부재의 강도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한국의 독특한 구조체 중 하나이다.

도리는 가구재의 최상부에 놓이는 장재長材로서 지붕하중을 직접 받는 것으로 종도리, 중도리, 주심도리, 외목도리 등이 있다. 주심도리는 평주 위에 놓인 것이고 외목도리는 기둥축밖으로 나간 도리를 말한다. 종도리는 용마루 바로 아래 놓이는 부재이다.

대공은 종도리를 받쳐 종보로 하중을 전달시킨다. 모양에 따라 접시대공, 화반대공, 포대공, ?자대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 부재들을 결구시켜 기단과 초석 위에 구조체가 만들어지며 가구재 위로 지붕을 얹어 건축물이 완성된다.


3. 한국건축의 특성2 - 양식적 특성

인간은 주어진 환경조건에 따라 생활방식, 사공방법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러한 것은 건축양식 형성과정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의 건축도 한반도가 지니는 지리적, 인문적 조건과 민족성으로 인해 독자적인 독특한 건축형태, 구조, 공간을 이루어 왔다. 그에 따른 건축 양식은 분류방법도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목조를 중심으로 한 건축양식, 특히 공포를 기준으로 양식을 분류해 서술하기로 한다.

고려 중기 이후부터 남아있는 건물을 공포양식에 따라 분류해 보면 크게 주심포양식, 다표양식, 익공양식으로 구분된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옛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고 우리 나라에서도 그 흔적이 일부 남아 있는 하앙형식도 목조건축의 공포발달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형식 중 하나이다.


[주심포 양식]

주심포 양식은 공포를 주두 위에만 짜는 목구조 형식 중 익공양식을 제외한 것이다. 이 양식의 특징은 기둥 위에 평방없이 바로 주두를 놓고 공포를 올리는 데 있다. 또, 가구의 결구법이 간단하며 치목이 아름답게 되어 있으며, 건물 안에서 모든 가구가 잘 보이도록 천장을 가설하지 않는 연들천장을 하였다. 전통 목조건축의 가구형식 중 가장 오래된 형식으로 소박한 느낌을 자아낸다. 기둥에 배흘림(엔타시스)이 있고 대부분 간단한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첨차를 주로 교두형이 아닌 초새김형(쌍S형)으로 장식하고 대공을 파련대공이나 ?자대공을 두는 등 화려한 장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포 양식]

초기적인 다포 양식은 경천사지 10층 석탑의 모각된 포작이나 심원사 보광전, 봉정사 대웅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주심포계와 다른점은 공포가 기둥 위에만 짜여지지 않고 기둥과 기둥 사이공간에도 배열되며, 이 공간포를 받치기 위해 창방위에 평방을 더 올려놓는다.

첨차는 대부분의 경우 교두형을 사용하며 또 살미첨차의 외단은 쇠서를 두는 경우와 교두형인 경우가 있다. 배흘림이 심하지 않고 가구의 아름다운 곡선형 새김이 줄어든다. 그리고 부재가 규격과되고 투박하게 되는 것은 내부 반자를 두어 은폐한다. 다포 양식계 건축물은 대체로 건물을 장중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포작도 여러 층 겹쳐 짜고, 지붕도 팔장지붕으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익공 양식]

이 양식은 주심포나 다포 양식과 같이 출목이 있어 지붕처마를 앞으로 길게 밀어내는 역할도 없고, 또 그들 두 양식과 같이 주심도리를 높게 올리는 역할은 없다.

그러나 기둥 위에 새 날개처럼 뻗어 나온 첨차식의 장식을 설치해 얼마간의 장식적인 효과를 얻고, 또 주심도리를 얼마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익공 양식에는 초익공 또는 익공이라 하는 조익형鳥翼形 장식 부재를 한 개만 낀 것과 이익공이라는 부재를 두개 낀 것도 있다.

대체적으로 익공 양식계 건축은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세워졌다.


[하앙 양식]

목조건축에서 공포 구성 발달 과정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원시건축에서 처마를 들어올리고 처마를 깊게 돌출시키기 위하여 사용된 삼각벋힘 구조의 발달로 인하여 발생된 공포이고 다름 하나는 기둥머리를 장식하여 주도를 놓고 그 위를 장식적으로 꾸리면서 처마내밈 목적도 이루는 방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전자의 발전 과정에서 발달된 것이 하앙 형식이다. 그러므로 이 하앙은 지붕서까래와 도리 밑에서, 건물 안으로부터 밖으로 길게 뻗어 나와 처마를 받쳐주고 있는 것인데 보통 서까래와 같은 방향으로 경사져 있다. 이것은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그 한쪽 끝은 건물 안에서 눌러주고 다른 쪽 끝은 처마 밑을 받쳐 처마를 깊게 내밀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이미 이러한 구조를 사용하였음을 자료("조선고적도보"전북 금구 모악산 금산사 금강문)들로 보아 알 수 있고, 현존하는 건축 유적으로 완주 화암사 극락전, 금산사 미륵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4. 한국건축의 특성3 - 공간적 특성

건축공간은 크게 나누어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벽과 지붕으로 덮혀 있는 곳을 내부공간이라 하고 그것으로 덮혀 있지 않은 곳을 외부공간이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전통건축은 누각이나 툇마루와 같은 공간들의 특징에서 내, 외부공간을 분해해서 생각하기 곤란하다.

한국건축은 주구조가 목구조이므로 재료와 구조기술의 한계로 인해 공공 집회장과 같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건축물들은 협소한 내부공간을 조성하지 않고 넓은 외부공간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특히, 구릉지대가 많은 우리 나라는 이러한 지형을 잘 이용하여 건축물과 자연을 합치시키는 독특한 외부공간을 형성하였다.

이렇게 자연과 합치되는 공간기법은 외부공간 뿐만 아니라 내부공간에서도, 그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외부공간의 분할과 연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건축의 형성과정에서는 풍수지리설, 불교, 유교사상 등에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기 때문에, 외부공간 체계도 이러한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외부공간으로서의 입면]

건물의 외형은 주변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외부공간을 특징짓는다. 예를 들어 마당을 둘러싼 주변 건물의 높낮이는 마당의 폐쇄감과 개방감을 규정짓고, 이러한 건물의 높낮이는 건물의 입면 비례와 구조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기둥이나 공포가 구성, 장식된다. 따라서 공간을 규정짓는 요소로서 건물의 입면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한국 목조 건축의 입면은 대지 위에 쌓아올린 기단, 벽체, 공포대, 지붕면으로 구성된다.

기단은 건물의 높낮이에 관계될 뿐만 아니라 재료나 가공형태, 난간장식 등으로 입면에 큰 영향을 준다. 초석은 상부기둥의 형태에 따라 여러 형태가 있고 자연석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다.

벽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기둥, 개구부, 벽면이 있다. 특히, 기둥의 배흘림, 안쏠림, 귀솟음 기법은 착시 교정 효과를 발생시켜 건물에 안정감을 주고, 건물의 미적 효과를 증대시킨다. 배흘림 기법은 위아래지름이 같은 기둥이 경우 아래 부분이 가늘어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둥의 1/3높이에서 지름을 더 크게 약간 기울려 안정감을 더한 것이며 귀솟음 기법은 귀기둥을 높여 가구하는 것으로 안정된 조형감을 주는 지붕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편, 벽체의 입면 비례는 불탑에서 탑신의 입면 비례와도 상통하는 것으로 건물의 조형미를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부석사 무량수전과 화엄사 대웅전의 경우 같은 다섯 칸의 건물이라도 너비에 대한 높이의 비례 차이는 결과적으로 완전히 다른 입면 효과를 발휘한다.

고려시대 주심포 양식 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 부석사 조사당, 강릉 객사문 등에서 입면 비례감은 뚜렷하게 인식된다.

공포대는 한국 목조 건축의 양식을 구분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며, 각각의 양식에서 보이는 공포부재들의 형태도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심포 양식의 공포 특징으로 순서에 있어서는 먼저 주심포가 짜여지는 주두위에 보 방향으로 살미첨차를 놓고 그 위에 소로를 놓은 다음 다시 첨차와 소로를 중첩하여 받치는 데, 이것은 도리받침 장혀와 외목도리는 살미첨차 위에 행공첨차를 놓아서 받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오래된 건물에도 외목도리 받침으로 단장혀를 사용하였다.

외부로 나간 출목은 하나인 경우가 많고 내부에는 출목을 두지 않고 살미첨차를 겹쳐 보아지형태로 보를 받치도록 구성한 것이 현존하는 주심포 양식의 건축물 특징이다.

주두와 소로의 형상은 굽이 안으로 반곡反曲된 것과 이 곡선형 굽 밑에 받침을 가진 것이 있는데 이것은 고대 건축의 주형도나 고려 후기 건축에서 사용되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후 건축에서는 내반곡된 굽의 형태보다는 경사지게 자른 형태를 취하는데 첨차의 형태는 밑끝 모양을 초새김형으로 조각하였다. 오래된 주심포 건물에서의 공포대는 헛첨차 없이 주두 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고 이후에는 주두 아랫부분에 헛첨차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다포 양식은 공포대가 기둥 사이에도 있는 것으로 상부의 하중을 잘 분포시키기 위해 창방 위에 평방을 둔다. 주두는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 평방 위에도 같은 좌두座頭를 배치하는데, 다포계 건물은 출목수도 많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다포 양식의 공포 특징은 주두와 소로의 형상을 경사진 직선으로 자르고, 첨차의 하부 형태는 둥근 교두형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중첩되는 제공과 한대는 외부 끝을 쇠서로 처리하고 내부 끝은 교두형으로 만드는 것이 초기 수법이니 후기에는 외부쇠서 모양도 다양해지고 내부도 운공형으로 더욱 장식화 되었다.

보머리의 형태도 주심포계에서는 간결한 모양을 취하였으나 다포계에서는 초각 장식을 사용하게 되고, 또한 주심에는 주두로부터 평방을 감싸고 창방까지 내려오게 하여 안팎으로 기둥을 감싸는 안초공을 사용하였다.

지붕의 형식에는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 등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정자 건축에서는 사모, 육모, 팔모 지붕의 형태가 사용되었다. 특히, 우리 나라 건축의 지붕처마 곡선은 중국이나 일본의 것과는 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붕의 재료는 짚, 나무껍질, 기와 등을 사용했는데 지붕의 기와는 나란히 배열한 암키와가 연접한 곳에 수키와를 덮어 구성하며, 처마 끝에는 각각 암막새, 수막새 기와를 사용한다. 막새기와에 사용된 여러 가지 무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당시의 문화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전형적인 것 중 하나이다. 또한, 지붕의 용마루나 귀마루 위에는 치미, 취두, 잡상 등을 두었고, 귀면 등을 장식하여 큰 건물의 지붕의 지붕을 더욱 장중하게 만들었다.

[내부 공간]

우리 나라 건축의 내부 공간의 창호나 바닥은 그것의 형태나 재질에 의한 구성도 중요하지만 기둥과 보에 의해 이루어지는 가구구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우선, 건물의 용도에 의해 규모가 결정되고 이것에 의해 기둥과 보가 복합적으로 결구되어 필요한 내부공간을 형성한다.

또한, 내부 공간은 공포 양식에 따라 다른 의장으로 표현된다. 즉, 주심포 양식의 건축물에서는 내부가구를 그대로 누출시켜 각 부재에 장식을 가하며, 다포 양식의 건축물에서 기본 가구 구성은 주심포과 같지만 공포가 많아지므로 여기에 가한 의장이 더욱 화려해지고 조합한 천장을 가려 반자를 두는 경우가 많다. 또, 다포 양식의 건물은 중층으로 구성된 것이 많이 있기 때문에 고주를 사용해 높은 공간을 만들고 외곽의 평주에 이어진 툇보로 낮은 공간을 형성한다. 이때 첨차의 끝은 운공형으로 장식하여 화려한 내부공간을 만든다. 그러므로 주심포나 다포 양식의 건물은 절이나 궁궐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한편, 바닥이나 창호와 같은 내부 공간의 요소는 다양한 형태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바닥은 마루나 온돌을 깔아 높이를 일정하게 하여 좌식 생활에 편리하도록 만들었다.

고대에 바닥을 벽돌로 깔던 절들도 조선시대 이후에는 대부분 마루를 사용하였다. 창호는 건물의 기능에 따라 장식과 형태를 달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bebe_-_ | 2005.11.23 12:52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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