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良圖)의 지략

2015. 1. 31. 00:02우리 역사 바로알기

 

 

 

 

 

     

양도(良圖)의 지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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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방의 함대는 북쪽에서 해안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처음 상륙지점으로 의식하고 있었던 곳은 백강(현재 금강) 입구 중 북쪽에서 가까우며 모래밭이라 상대적으로 상륙하기에도 좋은 곳이 지금의 장항지역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파악했는지는 몰라도 소정방은 이곳에 백제군이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래서 급히 뱃머리를 돌려 변경한 상륙지점이 바로 지금의 군산 지역이다. 기록에는 강 왼쪽, 또는 동쪽이라는 식으로만 묘사되어 있다. 사실 이 자체만 가지고서는 누구를 기준으로 한 왼쪽인지 그래서 어디에 상륙을 했다는 것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지에 와보니 훤히 보인다. 북쪽에서 해안을 타고 내려오던 소정방의 입장에서 가까와 먼저 눈의 띄기도 하고, 상륙하기도 제법 좋은 지역이 강 북쪽인 지금의 장항지역이다. 그런데 여기 백제군이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륙지점을 반대편 기슭으로 바꾸었다면 당연히 지금의 군산지역이 된다. 왼쪽이라는 것은 내륙 쪽에서 본 방향이 되겠다.

    진흙으로 이루어진 이곳의 개펄은 상륙에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백제군이 기대하고 있던 점이 바로 그것이었으나, 나당연합군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가지고 왔다. 이 대책을 세운 주인공이 신라 장군인 양도(良圖)였다. 그는 진골출신으로 대아찬(大阿湌)의 관등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고구려 원정 때에도 뱃길을 이용했던 수군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이 작전에 준비했던 것은 버들로 엮은 돗자리였다. 필살기치고는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건 백제군의 방어전략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은 도구였다.

    양도가 준비한 버들 돗자리 덕분에 병사들이 진흙 속에 빠지는 걸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신속한 상륙이 가능해진 건 당연하다. 바로 이 시간 지연을 막아줄 수단 덕분에 상륙해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타이밍이 훨씬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백제군의 계산이 어긋나게 된 것은 바로 이 타이밍 차이 때문이다.

 

   100척의 선박을 이용하여 당나라군대와 같이 백강 입구에 상륙한 신라군은 배에 실어온 버들 돗자리를 깔아 주며 상륙부대의 앞길을 터주는 역할을 했다. 바로 상륙부대의 앞길을 개척해주는 전투공병역할을 한 것이다. 신라 측의 치밀한 준비로 인하여 상륙작전에 있어서의 중요한 약점 하나를 극복했던 셈이다.

   백제군은 이 점을 계산에 넣지 못해 당나라군대가 상륙하여 산 위에 진을 치고 난 이후에야 반격해왔다. 이렇게 당나라군대가 이미 교두보를 확보해 버린 상태에서는 백제군이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당나라군대를 당해낼 수 없다. 백제는 상당한 희생만 치르고 퇴각해버렸다. 결과적으로 무모한 공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양도(良圖)의 지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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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것 아닌 것 같은 버들 돗자리가 방어 부대의 공격 타이밍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는 작용을 한 셈이다. 이렇게 필살기를 준비해서 작전을 쉽게 성공시킨 공으로 양도는 김유신김인문과 함께 당 고종이 직접 포상하는 3인 중 하나가 되었다. 그만큼 작전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인정받은 셈이다.

   이걸 계산하지 못한 게 백제군의 실책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상륙하는 과정에서 당군을 공격하려던 백제의 계획은 일단 무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조금은 감안해야 할 측면이 있는 듯하다.

   기록에는 정방(定方)이 왼편 물가로 나와 산으로 올라가서 진을 치자 그들과 더불어 싸웠으나 우리 군사가 크게 패하였다라고만 되어 있다. 여기 우리(백제) 군사가 크게 패하였다라는 말이 나와 백제군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상황을 보아서는 백제가 그렇게 무모하게 당군에 달려들었는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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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백제의 입장에서 당군의 백강 상륙을 저지하는 데에 올인할 필요는 없었다. 또 그렇게 하기에 어려움도 너무 컸다. 여기서 백강 방면의 방어전에 임하는 백제군의 애로사항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상륙지점을 현장에서 변경할 수 있는 점은 공격측의 권리에 해당한다. 상륙지점 변경을 인식하게 된 백제군이 당군을 쫓아 반대쪽 군산 방면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역시 배를 타고 강은 건너는 방법뿐이다. 도선장에 대부분의 병력을 배치해놓았다 하더라도 백제군에게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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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철수2014-11-22 09:31

군산과 장항 어느 쪽으로 상륙할지도 모르는데 장항에 병력을 배치했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장항에 상륙한다면 어차피 백강을 건너야 하므로 군산에 배치하는 게 맞죠.

 

 

 - 이글루 자료 <역사 그리고 핏빛 향기>블레이드 님의 글 중에서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