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훔쳐간 고려불화를 전시했다는 주장...명백한 증거는 없다

2015. 5. 26. 13:31美學 이야기

 

 

 

 

 

       일본이 훔쳐간 고려불화를 전시했다는 주장...명백한 증거는 없다

일본이 훔쳐간 고려불화를 전시했다는 주장
명백한 증거는 없다

 

일본 가가미신사 소장 수월관음도


fact
▲고려 불화는 세계적으로 160점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인류사적 문화재다. ▲고려불화 중특히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에 40여점 밖에 존재하지 않는 최고의 걸작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히는 수월관음도가 일본 도쿄에서 발견됐다.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가문의 전시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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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불화는 “현존하는 옛 그림 중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세계적 문화재다. 지구상에 160점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0여점 뿐. 나머지 100여점은 일본에, 수십점은 미국·유럽 등지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영주들, 군자금 마련하기 위해 미술품 거래 

   우리 미술의 최고 걸작이 무더기로 일본에 흘러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돈’이다. ‘고려불화, 실크로드를 품다’(운주사)의 저자인 미술사상가 김영재(66) 박사는 “일본인들은 막부(幕府)시절부터 미술품을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해 왔다”며 “왜구가 15세기부터 약탈해간 우리 문화재들이 영주들 사이에서 비싼 값에 소장품으로 거래돼 왔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고려불화는 일본 영주들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했던 주요 군자금 루트였다”며 “일부에서 임진왜란을 ‘도자기 전쟁’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정 당시에도 공동품-문화재 유출 

   일본 다음으로 고려불화를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김 박사는 “미군정 당시 미군정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인사동은 미군들이 자주 찾는 장소 중 하나였다”며 “골동품상·고서점 등을 돌며 미군들이 사들인 문화재 일부가 현재 미국에 보관된 고려불화들”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미국은 문화재에 관한 잡음을 피하기 위해 해외 문화재를 곧바로 본국으로 이동시키지 않았다”면서 “제3자나 제3국을 거쳐 수십 년간 보관해 뒀다가, 소실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진 후, 본토로 들여오곤 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그 중 일부가 국내 관계자의 눈에 띄었을 경우에만 언론 등에 존재사실이 알려진다”며 “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몇 점이나 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센오쿠하쿠코칸 서구방필 고려 수월관음도

 

 

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 중에서도 최고 걸작 

   고려 불화 중에서도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에 40여점 밖에 존재하지 않는 최고의 걸작이다. 대단히 귀한 고려 불화 중 하나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세로 160.2㎝-가로 86.0㎝)'가 도쿄 미쓰이(三井) 기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히가시야마(東山) 보물의 미(美)'전에서 전시되고 있다고 동국대 정우택 교수가 20일자 조선일보에 제보했다. 이 전시회는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1436~1490)의 가보를 소개하는 전시다. 


8대 쇼군 아시카가 집안의 가보 전시회에 등장 

   아시카가는 건축과 예술에 탐닉해 히가시야마(東山) 문화를 꽃피운 인물. 당대의 이름난 컬렉터로 높은 감식안을 갖고 동아시아 최고의 걸작들을 모았다. 조선일보는 전시 도록에 "옛 표구에 '아시카가 장군이 와카야마현 고야산(高野山)의 사찰인 곤고산마이인(金剛三昧院)에 기증했다'고 쓰여 있다"고 전했다. 

 일본 고잔지(功山寺) 소장 수월관음도


“현존 최고의 고려 불화를 능가하는 걸작” 

   이번에 등장한 수월관음도는 14세기 고려 왕실에서 제작한 것으로 ‘현존하는 고려불화 160여점 중 가장 완벽한 미학’이라 꼽히는 일본 다이토쿠지(大德寺) 소장 수월관음도와 흡사하다. 달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이 진리를 찾는 용왕·귀인들의 무리를 맞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전문가들은 “현존 최고의 고려 불화를 능가하는 걸작”이란 평을 내렸다. 

   일부에선 이번에 전시된 고려불화가 일본이 약탈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을 표출하기도 했다. 일본이 소장하고 있는 모든 고려불화는 원칙적으로 고려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불화가 모두 약탈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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