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요구한 감상용 시장그림의 걸작 - <조선시대 그림과 도자기>전

2015. 12. 21. 05:28美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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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요구한 감상용 시장그림의 걸작 - <조선시대 그림과 도자기>전

 

 

전 시 명 : 조선시대 그림과 도자기전
전시기간 : 2015.11.10-11.29
전시장소 :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

 

 

   18세기 들어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변화 중 미술에서 일어난 변화 한 가지를 꼽자면 감상화(鑑賞畵) 수요의 급증이라 할 수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습관은 말할 것도 없이 고대부터 있었다. 하지만 극소수였다. 화가 수자도 적었을 뿐더러 종이 한축에 쌀 몇 말 값이었던 것처럼 비싼 재료비 그리고 생활상 여유의 한계 등의 이유로 어느 시기까지 그림 감상은 최상류 계층만 누릴 수 있는 영역이었다. 


<개와 고양이>

 

 

 

 


<화조도> 

 


 

 

   이런 제약이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이 18세였다. 이때부터 사회경제가 발전하고 교양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일면서 그림 감상이 일반화됐다. 18세기 말 19세기 초가 되면 시정(市井)의 필부필부(匹夫匹婦)라도 취미만 있으면 그림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민화란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그려진 대표적인 감상용 시장그림이라 할 수 있다

 

 


 

<문자 책거리> 


 

 

   감상용 시장그림이란 시민(成市의 주민이란 의미) 사회가 성립한 곳이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는 그림이다. 일본 미술을 대표하는 우키요에(浮世繪) 역시 그 등장을 보면 여유 있는 시민 사회가 배경이다. 미술사적으로 보면 민화 같은 감상용 시장그림에는 이런 보편성(普遍性)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이 장르에 대해 인색했다. 비정형적 표현에 매료돼 민화의 미적 가치를 처음 발견해낸 것이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은 물론, 아직까지도 ‘한국미술사’라는 이름의 통사에서는 민화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책거리>


 

 

   시장용 그림이기는 하지만 민화에는 탁월한 솜씨를 보이는 것도 많다. 조선시대 미술교육이 극히 사적(私的) 영역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숨겨진 고수가 솜씨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전시에 소개된 그림의 제재(題材)는 일반적으로 보아온 것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소재의 자유로운 조합, 전체와 무관한 부분의 정교함, 정형화된 스타일 속의 개성적인 필치 변화 등은 무명화가 가운데 넘버10 안에 들 만한 필력과 구성력을 보여준다.  

 

 

 


 
<백자첨부다람쥐문 사각연적> 


 

 

 

   18세기 후반 들어 감상용 시장그림이 유행한 것처럼 도자기 역시 이 시대가 되면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꾸지 못했던 사용이 서민부호 사이에 유행하게 된다. 백자에 민화처럼 느껴지는 그림이 그려진 것도 이 시대이다. 물론 전시에 소개된 일부 백자는 그보다는 격(格)이 조금 높은 것도 있다. 일반화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이른바 상류계층 전유물 시대의 고급품과 일반화 시대라고 해도 격이 높은 문인들이 좋아했던 것들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5.12.21 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