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崔宗裕學諭書(여최종유학유서)一李奎報(이규보)

2015. 12. 31. 15:19잡주머니

 

 

      

 

與崔宗裕學諭書(여최종유학유서)一李奎報(이규보)산문감상(散文鑑賞)/李奎報(이규보)2010.04.28 00:32

 

與崔宗裕學諭書(여최종유학유서)一李奎報(이규보)

학유 최종유에게 보내는 서


月日某頓首崔君足下(월일모돈수최군족하) : 모월 모일, 모(某)는 최군 족하에게 돈수합니다.
僕聞足下詩名久矣(복문족하시명구의) : 제가 족하의 시명(詩名)을 들은 지가 오래입니다.
然未曾有一日柸酒之雅(연미증유일일배주지아) :
그러나 일찍이 하루도 술잔 나누는 기회를 가지며
有以親襲芳馨(유이친습방형) : 직접 아름다운 향기를 접해 보지 못했고,
加之年老寡友(가지년노과우) : 게다가 나이 많아 벗이 적으므로,
又無好事者肯以足下所著詩文見及(우무호사자긍이족하소저시문견급) :
또한 족하가 지은 시문(詩文)을 가져다 보여 주려는 호사자(好事者)도 없기 때문에,
故未詳爲人何若也(고미상위인하약야) : 위인(爲人)이 어떠한 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噫僕之老鈍一至此(희복지로둔일지차) : 아아, 제가 늙고 노둔함이 이러하여
聵聵焉眊眊焉(외외언모모언) : 듣고 보는 것이 없으니,
殊不類業文者之態矣(수부류업문자지태의) : 자못 글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의 짓 같은데,
日者始蒙足下垂和老生(일자시몽족하수화노생) : 일전에 비로소 족하가 노생(老生)이
與兪侍郞唱酬之什(여유시랑창수지십) :
유시랑(兪侍郞 시랑은 벼슬 이름)이 창수(唱酬)한 시에 화답하여 보낸 것을 받아 보니,
辭淸語警(사청어경) : 시사(詩辭)가 청한(淸閑)하고 어구(語句)가 기발한 데다가
助之以妍麗(조지이연려) : 곱고 아름다운 맛을 띠어,
皎然若氷壺之映月(교연약빙호지영월) : 마치 맑은 병에 밝은 달이 비치는 듯하고,
曄然如春林之敷花(엽연여춘림지부화) : 봄철 숲에 널린 꽃이 빛나는 듯하여,
雖未得其全(수미득기전) : 비록 그 위인의 전부는 알 수 없지만,
亦髣髴得其爲人(역방불득기위인) : 또한 비슷하게 그 사람됨을 짐작하여
想英風爽氣(상영풍상기) : 영특한 풍모와 시원스런 기개가
瀏然襲人(류연습인) : 유연(瀏然;청명한 모양)히 사람들에게 스며들겠다 생각되어,
予然後益慙僕之知足下大晚(여연후익참복지지족하대만) :
그제야 더욱 족하를 너무 늦게 알게 된 자신이 부끄러워,
顏厚不能無赭色(안후부능무자색) : 두꺼운 낯빛이 붉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時大學韓尹皇甫三君子(시대학한윤황보삼군자) :
이때 태학(太學)의 한(韓)ㆍ윤(尹)ㆍ황보(皇甫) 세 군자(君子)도
亦和此詩(역화차시) : 또한 이 시에 화답하였기에,
予欲奉酬足下與三君子所貺여삼군자소황(여욕봉수족하) :
내가 족하 및 세 군자들이 보낸 것을 수답(酬答)하려고
腹藁已成(복고이성) : 복고(複藁;마음속에 짜놓은 원고)는 이미 마련했으나,
緣眼暗不能自書(연안암부능자서) : 눈이 어두워 직접 쓸 수 없기 때문에,
方倩人代手(방천인대수) : 바야흐로 남을 청하여 손을 빌어다가
尋被負薪之疾(심피부신지질) : 이어 병을 앓게 되었었고,
其後復爲官箴所迫(기후부위관잠소박) : 그 뒤에는 또 관잠(官箴;관청 규율)에 다시 몰리게 되어,
因循姑息(인순고식) : 그대로 지내느라
不得奉答(부득봉답) : 수답해 드리지 못하여
大失禮常(대실례상) : 크게 예법을 잃었으니
甘俟罪責(감사죄책) : 달게 죄책을 기다려야 하는데,
今月某日(금월모일) : 이달 어느 날
復承手敎(부승수교) : 다시 수교(手敎)를 받고서
驚惶聳覩(경황용도) : 깜짝 놀라 솟구치는 기분으로 읽어 보니,
則和古許彥國虞美人草(칙화고허언국우미인초) :
옛날 허언국(許彦國)이 우미인초를 화답한 것으로,
詩凡七首也(시범칠수야) : 무릇 일곱 수(首)나 되었습니다.
足下所以和此詩者(족하소이화차시자) : 족하가 화답하게 된 이 시는,
蓋有芸閣讎校金台臣者(개유운각수교금태신자) :
대개 운각(雲閣 교서관(校書館))의 수교(讎校) 김태신(金台臣)이라는 사람이,
嘗以所著詩一卷贄予(상이소저시일권지여) : 일찍이 그가 지은 시 한 권을 나에게 선사한 것을,
李史館允甫適來見之(이사관윤보적래견지) :
사관(史館)의 이윤보(李允甫)가 마침 내게 왔다가 보고서
借其本而去(차기본이거) : 그 책을 빌어갔었는데,
足下於史館家得見之(족하어사관가득견지) : 족하가 사관의 집에서 보게 되자,
和卷首所著此作(화권수소저차작) : 그 권두에 나와 있는 작품을 화답하여,
因以貺予也(인이황여야) : 나에게 준 것입니다.
昔者李允甫嘗和此詩(석자이윤보상화차시) : 그 전에 이윤보가 일찍이 이 시를 화답했는데
稍淸絶(초청절) : 제법 청절(淸絶)했으며,
督予同作(독여동작) : 나에게도 같이 지을 것을 독촉했으나,
予知必不能吐一妙語(여지필부능토일묘어) :
스스로 생각하건대, 한마디도 묘한 말을 지어내지 못하고
挨倣彼作(애방피작) : 그의 작품을 모방만 하겠기로,
故辭而不爲(고사이부위) : 사양하고 짓지 않은 지가
今已二十餘年矣(금이이십여년의) : 지금 이미 20여 년입니다.
近見台臣所著(근견태신소저) : 요사이 김태신이 지은 것을 보매
嘆伏良多(탄복량다) : 탄복할 만한 데가 참 많아,
益知無所措手(익지무소조수) : 더욱 손쓸 수가 없음을 알고 있는데,
今復蒙足下所著(금부몽족하소저) : 지금 또 족하가 지은 것을 받아 보니
多至七首(다지칠수) : 일곱 수나 되도록 많은 데다가,
押韻旣得優閑(압운기득우한) : 압운이 이미 우아하고 한가로우며,
吐辭又復警絶(토사우부경절) : 말 놀림[吐辭]이 또한 더욱 경절(警絶)하고,
末章雜以楚詞(말장잡이초사) : 끝 장(章)에는 《초사(楚詞)》까지 곁들여 있어
足以繼古體(족이계고체) : 족히 옛 체(體)를 계승하게 되었으니,
甚善甚善(심선심선) : 참으로 훌륭합니다.
予又不以時奉答者(여우불이시봉답자) : 내가 또 그때 그때 답해 드리지 못하였는데,
凡僕之意所未到者(범복지의소미도자) : 무릇 저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은
已不可言(이부가언) : 이미 말할 것도 없거니와,
其間儻可得導者(기간당가득도자) : 그 동안에 혹 더러 생각되던 것도
足下之七首(족하지칠수) : 족하의 일곱 수에
皆已道之矣(개이도지의) : 이미 모두 말해버려서입니다.
予於此時(여어차시) : 내가 지금
方以涸波乾韻(방이학파건운) : 바야흐로 물이 고갈되고 운(韻)이 말라 버렸는데,
強欲仰繼(강욕앙계) : 억지로 이어받아 드리려고 한다면,
則滴未周器而源已竭(칙적미주기이원이갈) :
방울 물이 그릇에 돌아가지도 못하여 근원이 이미 고갈되고,
聲未到耳而曲卽窮(성미도이이곡즉궁) : 소리가 귀에 미치지도 못해서 곡조가 곧 다 된 격이 되어,
必爲作者之所大笑(필위작자지소대소) : 반드시 작자(作者)들에게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인데,
安敢有屬和之意耶(안감유촉화지의야) : 어찌 감히 화답을 이어 붙일 뜻을 가지겠습니까.
雖然(수연) : 비록 그러하나,
當閑吟寓興之際(당한음우흥지제) : 한가로이 읊조리다 흥을 붙이게 된 때에
萬一有得(만일유득) : 만에 하나라도 착상(着想)되는 것이 있으면,
則書以奉寄(칙서이봉기) : 써서 붙여드리더라도
猶未晚也(유미만야) : 오히려 늦지 않을 것이니,
惟大度寬之(유대도관지) : 오직 큰 도량으로 용납하여 주시오.
但和前所貺赤字韻詩(단화전소황적자운시) : 다만 전에 보내주신 적 자(赤字) 운(韻)의 시와,
兼和三君子摠四首(겸화삼군자총사수) : 세 군자[三君子]에게 화답한 것까지 모두 네 수를
聯寫以寄(련사이기) : 연이어 써서 붙이는데,
季春所荷(계춘소하) : 계춘(季春 3월)에 받은 것을
季夏方答(계하방답) : 계하(季夏)에야 바야흐로 답하게 되니,
何予疏緩若是耶(하여소완약시야) : 어찌 나의 소홀함이 이러한지.
酷熱自愛(혹열자애) : 혹심한 더위에 자애(自愛)하십시오.
不宣(부선) : 다 말하지 못합니다.
某再拜(모재배) : 모(某)는 재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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