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新茶] / 다산 정약용

2016. 1. 4. 19:23茶詩

 

 

       새로 제조한 차[新茶]   /  다산 정약용

 

 

소금장 밖에는 높다란 깃대를 세우고서              銷金帳外建高牙
게의 눈과 고기 비늘 안화가 가득하여라             蟹眼魚鱗滿眼花
가난한 선비는 점심 끼니도 채우기 어려워          貧士難充日中飯
새 샘물 떠다 부질없이 우전차를 다리도다          新泉謾煮雨前芽


백성의 근심은 신선 경계에서 묻지를 마소          民憂莫問群仙境
수액은 손 사절하는 집에 누가 나누어줄꼬          水厄誰分謝客家
스스로 믿노니 가슴속에 막힘이 없는데다           自信胸中無壅滯
청고한 맛의 차를 마시니 더욱 자랑스럽네          喫添淸苦更堪誇


 

 

항상 맑은 물로 늙은 치아를 닦고자 하여         玄淡常思潄老牙
몇 군데의 명산에서 선화를 보았던고              名山幾處見仙花
곡우 전에는 어떤 이가 호구차를 주었는데       雨前人致虎口味
구름 밖에선 누가 용정차를 전해 줄런고          雲外誰傳龍井芽

 

병든 몸 이미 말랐는데 마음은 죽지 않았고      病骨已枯心未死
옛 전원은 비록 있으나 꿈에는 집이 없다오      故園雖在夢無家
노동은 허물어진 집에 하 많이 굶주리면서       盧仝破屋多饑餒
양액의 청풍을 도리어 스스로 자랑하였네
        兩腋淸風還自誇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문득 입 안에 진진한 맛 이는 걸 느끼어라        忽覺津津動頰牙
선생의 붓 아래 완연히 꽃이 피는 듯하네         先生筆下宛生花
사제는 몹시도 매운 향기가 떠 움직이고          麝臍酷烈浮香氣
작설의 새싹은 뾰족하게 새로 솟아나도다        雀舌尖新迸早芽

 

제조하는 법칙은 정채의 솜씨에 의거하고        碾硏法依丁蔡手
맵고 단 성미는 심서가의 장부에 알맞아라       辣甘性合沈徐家
시를 이루매 용육을 얘기한 내가 우스워라       詩成笑我談龍肉
오직 산나물이 있어 맛을 자랑할 만하다오       獨有山茹味可誇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게의 …… 안화(眼花) : 게의 눈과 고기 비늘은 곧 차를 끓일 때에 물이 부그르르 끓어오르는 모양을 형용한 말이고, 안화란 눈이 어른어른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02]우전차(雨前茶) : 곡우(穀雨) 때에 채취하여 제조한 차를 이름.

 

[주D-003]수액(水厄) : 차를 무리하게 많이 마시게 됨을 이름. 진(晉) 나라 때 왕몽(王濛)이 차를 매우 좋아하여 손이 그의 집에 가면 반드시 차를 마시게 되므로, 당시 사대부들이 이를 매우 고통스럽게 여겨, 매양 왕몽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오늘은 수액(水厄)이 있을 것이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4]선화(仙花) : 차의 별칭이 선아(仙芽)이므로 차의 꽃을 이른 말이다.

 

[주D-005]노동(盧仝)은 …… 자랑하였네 : 노동은 당(唐) 나라 때의 시인인데, 허물어진 집이란 곧 한유(韓愈)가 노동의 〈월식(月蝕)〉 시를 칭찬하여 지은 시에서 “낙성에 살고 있는 옥천 선생은 허물어진 집 두어 칸이 있을 뿐이네.[玉川先生洛城裏 破屋數間而已矣]” 한 데서 온 말이고, 양액(兩腋)의 청풍(淸風)이란 바로 노동이 차(茶)를 좋아하여 차를 예찬하는 시에서 “ …… 다섯 잔을 마시면 기골이 맑아지고, 여섯 잔을 마시면 선령이 통하고, 일곱 잔은 미처 다 마시기도 전에 두 겨드랑에서 맑은 바람이 솔솔 일어남을 느끼게 된다.[五椀肌骨淸 六椀通仙靈 七椀喫不得 唯覺兩腋習習淸風生]”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6]제조하는 …… 의거하고 : 정채(丁蔡)는 송(宋) 나라의 정위(丁謂)와 채양(蔡襄) 두 사람을 합칭한 말인데, 복건성(福建省) 건주(建州)에서 생산되는 용단차(龍團茶)를 전후에 걸쳐 이 두 사람이 제조하였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주D-007]맵고 …… 알맞아라 : 심서가(沈徐家)는 곧 당(唐) 나라의 심전사(沈傳師)와 서회(徐晦)를 합칭한 말인데, 심전사는 음식을 잘 먹었고 서회는 술을 잘 마시는 주호(酒豪)로서 일찍이 양사복(楊嗣復)이 말하기를, “서가(徐家)의 폐장(肺腸)과 심가(沈家)의 비장(脾腸)은 참으로 편안한가?" 한 데서 온 말이다.
 

 

막을 옹 단어장 추가
1. 막다 2. 막히다, 메이다 3. 가리다, 숨기다 4. 북(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돋우다(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5. 구석지고 으슥한 곳 6. 장애물()

 

주릴 뇌 단어장 추가
1. 주리다 2. 굶기다 3. 썩다 4. 굶주림

 

뺨 협 단어장 추가
1. 빰 2. 땅의 이름 3. 쾌적하다(--) 4. 기분()이 좋다 5. 비유()하여 천천히 말하다

 

매울 랄,매울 날 단어장 추가
1. (맛이)맵다 2. 언행이 몹시 엄혹()하다

 

먹을 여 단어장 추가
1. 먹다 2. 썩다 3. 받다 4. 데치다 5. 말라 죽다(말라서 죽다) 6. 부드럽다 7. 연하다(--: 재질이 무르고 부드럽다) 8. 헤아리다 9. 채소() 10. 꼭두서니(꼭두서니과의 여러해살이풀)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1] 제7권 / 다산시문집 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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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자 註: 참고사항

 

   환중(寰中)과 호구천(虎跔泉)

 

    *환중(寰中) 780-862. 당나라 때의 스님. 하동(河東) 포판(蒲坂, 山西 蒲州) 사람으로, 속성(俗姓)은 노(盧)다. 성격이 총명했고, 고금의 학문에 정통했다. 25살 때 과거에 응시해 급제했다. 나중에 병주(幷州, 山西 太原) 동자사(童子寺)에 들어가 출가하고, 많은 경전을 읽으면서 정의(精義)를 깊이 이해했다. 숭산(嵩山)으로 가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계율(戒律)을 공부했다. 상승불법(上乘佛法)을 흠모하여 다시 백장산(百丈山)으로 가 백장회해(百丈懷海)를 참방하고 그 법을 이었다. 이후 남악(南嶽) 상락사(常樂寺)에 은거했다. 당시 간의대부(諫議大夫) 애공(崖公)이 스님을 위해 방장(方丈)을 세웠지만 그 땅에 물이 부족했다. 어느 날 밤 호랑이가 곁에서 울었는데, 다음 날 보니 땅에서 샘물이 솟구쳐 나와 길어 쓰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에 호구천(虎跔泉)이라 이름했다. 나중에 대자산(大慈山)에 주석하니 사방에서 귀의하며 참례(參禮)하는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회창(會昌) 4년(844) 무종(宗毁)이 훼불(毁佛)하자 스님은 마침내 옷을 갈아입고 환속했다. 일설에는 대씨(戴氏)의 별서(別墅)에 은둔했다고도 한다. 대중(大中) 6년(852) 다시 체염(剃染)하고 종풍(宗風)을 드날렸다. 함통(咸通) 3년 2월 입적했고, 세수(世壽) 83세에 법랍(法臘) 54세다. 희종(僖宗) 건부(乾符) 4년(877) 성공대사(性空大師)란 호를 추시(追諡)했다. 탑명(塔名)은 정혜(定慧)다.

 

*** 소주에 있는 정상에  운암사(云岩寺) 경내에 피사의 사탑(斜塔)처럼 기울어져 있는 탑이 있는 곳은 호구(虎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