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따기(採茶)와 차 만들에 대한 다시(茶詩)

2015. 7. 6. 02:33茶詩

 

작성중......

 

<한국의 다시 감상> 김명배 저

 

 

       차 따기(採茶)와  차 만들에 대한 다시(茶詩)

 

 

납전차(臘前茶)

 

유차(孺茶 : 젖먹이 차) - 음력 섣달의 납일(臘日 : 동지 뒤의 세번째 미일) 직전에

따서 만든 납전차(臘前茶)이다.

그러나 이규보 자신이 시의 제목에서 밝혔듯이

본래의 이름은 조아차(早芽茶 올싹차)였던 것을 이규보가 유차라고 고친 것이다.

 

 

 

<운봉에 사는 노규선사가 얻은 조아차를 보이기에

내가 유차(孺茶)라고 이름짓고 스님이 시를 청하기에 읊노라.>

 

< 雲峯住老珪禪師  得早芽茶示之  予目爲孺茶 師請詩爲賦之 >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인간이 여러가지 맛 일찍 맛봄이 귀중하니                人間百味貴早嘗

하늘은 사람의 절기 살핌은 당연한 일이네.               天肯爲人反後氣

봄에 꽃피고 가을에 익음은 그 정해진 바이니            春榮秋熟固其常

적어도 이에 어긋나면 이상하게 여긴다오.                苟戻於此即爲異

 

요즘 풍습은 기이한 것을 좋아하니                          邇來習俗例好奇

하늘도 인간의 즐기는 바를 따르누나 !                     天亦隨人情所嗜

그러므로 냇가의 찻싹 봄날에 싹틔워서                    故敎溪茗先春萌

금빛 찻싹을 잔설 속에 내밀었네 !                           抽出金芽殘雪裏

 

남녘 사람들은 맹수도 두려워하지 않고                     南人曾不怡髬髵

위험을 무릅쓰고 덩쿨숲을 뚫고 다닌다네.                 冒險衝深捫葛

어렵게 따서 불에 쬐어 덩이차를 만들어서                 辛勤採摘焙成團

첫 공물차로 임금님께 진상하여야 하네.                    要趁頭番獻天子

 

 선사는 이 좋은 차를 어디에서 구하셨나?                   師從何處得此品

손에 올려놓은 차향이 코를 두드림에 먼저 놀라네.       入手先驚香撲鼻

벽돌화로에 센 불피워  혼자서 차를 달여보니              塼爐活火試自煎

차를 져으니 꽃오지사발에서 색미를 자랑하네!!           手點花饔誇色味

 

 차지긴 하지만 입에 넣어보니 연하고 부드러워            黏黏入口脆且柔

 마치 어린 아기가 젖내음을 맡은 듯 하다.                  有如乳臭兒與稚

 부귀한 집안에서도 못 보았는데                               朱門琁戶尙未見

 우리 선사님께서 이를 얻음은 기이한 일이오.              可怪吾師能得致

 

  버릇없는 아이들은 스님의 처소를 아지 못하고            蠻童曾未識禪居

  찾아가 맛본들 어이 이를손가?                                 雖欲見餉何由至

  이는 아마도 구중궁궐에서                                      是應蘂閵九重深

  덕 높으신 스님께 예물로 선물한 것이겠지.                 體貌禪榮情禮備

 

  갈무리함을 애석하게 여겨 참지 못하고 마셨더니          愛惜包藏不忍啜

  다시 이름쓰고 봉하여 인편에 부쳐왔네.                     題封勤遣中便寄

  인간사에 분별없는 무뢰배인 나그네가                       不分人間無賴客

  하물며 혜산수 까지 맛보았다네.                               得嘗況又惠山水

 

   불우한 인생이라 만년을 탄식했는데                          平生長負遲暮嗟

   일품을 맛보미 오직 이 차 뿐이라오.                          第一來嘗唯此耳

   귀한 유차 마시고 어찌 사례함이 없을까?                    餉名孺茶可無謝

   스님께 맛있는 봄술을 권한다오.                               勸公早釀春酒旨

 

   차와 술 함께 마시며 평생을 보내오니                        喫茶飮酒遣一生

   서로 오가며 풍류놀이 시작해 보세나.                        來往風流從此始

 

위의 시에 나오는 차밭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의 산에 있는 야생차밭이다.

그리고 고려차의 제다법은 뒤에서 설명하겟으나, <두번(頭番)>이란 화개의 다소(茶所,

차를 만들어 바치던  지방 행정관청의 통제 하에 있는 기구)에서 첫번째로 바치는

차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차시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다시 앞의 운을 써서 글을 적어 보내다

 

서북의 추위는 손가락이 떨어지는 듯이 매서운데        西北寒威方墮指

남녘에선 섣달에도 봄기운이 여전하구나 !                 南方臘月如春氣

금빛 좁쌀눈은 차진 가지에 실매듭 처럼 맺혔는데       金粟黏枝已結纇

같은 하늘아래 지방 마다 기후 각기 다르네.               均天所覆地各異

 

위에 보이는 <금빛 좁쌀눈(金粟)>은 소동파의 <여지를 탄식하다(荔枝嘆)>에

나오는 <좁쌀알 싹(粟粒芽)>을 가리킨다.

 

유차 따기의 시구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三 淵     永 矢 의 精  藍

                                     -   鷺  山    李  殷  相 < 鷺  山 文 選 > 중에서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影山潭 맑은 물에 저기도 내가 있네

누가 참이온지 어느 것이 그림잔지

물 속에 지나는 구름 보고, 웃고 돌아서니라.

 

**** 영시암 - 일찌기 삼연 김창흡(三淵 金昌翕)이 숙종 15년<서기 1689년에

그 부친 김수항(金壽恒)이 장사(膓死)를 입은 소위 기사화변(己巳禍變) 치른 후로,

당세(當世)에 단심(斷心)하고 산수를 애상(愛尙)하여, 반도 역내(域內)의 필천(匹泉)

촌석(村石)에 그 족적(足跡)을 아니 미침이 없거니와, 이곳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여기서 더욱 생각나는 것은 선생의 노래 ㅡ

 

吾生苦無樂     於世百不堪

投老雪山中     成是永矢庵

膏盲實煙霞     契會卽岩潭

偃仰斯得宜     孤寂固所甘

 

園池紆規畵     選幽獨耽耽

藏書有小樓     虛牖萬象涵

佳名高明帖     玉峰儼來添

層域與閬風     品題較二三

 

悠我惑支頣      浮念奇輕風

彤雲凝欲霰      灝氣著松楠

挹彼炕瀣精      塵胸與吐含

顧己實菲薄      淸亨詎無慚

嗟我仁智伴      玄對莫閑談

 

이라한 것을 재삼 음독(吟讀)하면서, 그를 추모(追慕)하는 때에,

행인의 마음 또한 외로워짐을 금(禁)하기 어렵습니다.

 

그가 여기다 정사(精舍)를 짓고, 6년을 지난 후, 어느날 선생의 식비(食婢)가

이 영시암(永矢庵) 뒤에 있는 골짜기에서 범에게 물려간 일이 있어,

선생은 그 인정을 생각하고, 이곳을 떠나 수춘산(壽春山)으로

이거(移居)하였거니와, 지금도 그 동곡(洞谷)을 호식동(虎食洞)이라 부릅니다.

 

- 하 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