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 끝없는 동경의 대상 바다, 그리고 바다를 그리는 남자 - 이동국

2016. 1. 17. 02:07美學 이야기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 끝없는 동경의 대상 바다, 그리고 바다를 그리는 남자 - 이동국

 

            2015/08/10 11:50 등록
  (2015/09/07 17:24 수정)
                                                         ▲ 거제도 공곶이 해변


 

                                                         ▲ 거제도 바람의 언덕


 

                                                       ▲ 거제도 와현 해수욕장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누구나 자신의 삶이 소설로 쓰면 수십권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발소 그림처럼 키치적이고 철 지난 잡지처럼 통속하지만, 본인에게는 특별한 그것.

이동국 화백의 살아 온 이야기를 들으면 한편의 영화를 귀로 듣는것 같다. 그만큼 그의 인생은 드라마틱한 구석이 있다. 몇 년 전에 나는 그의 인생에 약간의 허구를 가미해 짧은 소설로 한 권 출판한 적이 있다.

나는 탈고시킨 책은 잘 읽지 않는다. 내가 쓴 글은 다시 볼수록 낯이 뜨겁다. 그런데 그는 그 책을 출간 후부터 항상 그의 분신과도 같은 갈색 낡은 가죽가방에 소지하고 다닌다고 했다.

 

 

 
   4년 만에 나는 이동국 화백과 경주 성동시장의 어느 국밥집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4년 전보다 조금 더 검어졌고 말라 잎을 다 떨군 나목 같았지만 눈빛만은 세월을 역행하듯 소년처럼 형형하였다.

 

나는 아프리카 쇼나 조각의 여인처럼 좀 더 뚱뚱해지고 등에는 예전에는 없던 아이를 업은 채였다. 늘 그렇듯 우리는 그간의 안부는 묻지 않았다. 다슬기탕을 시키고 각자의 소주도 한병 시켰다.

그는 그간 행해왔던 작업들과 해금강에서 벽화작업을 진행한 것, 야쿠자였던 친구가 증발하듯 사라진 것, 아들이 제대를 했다는 것들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현재 정부의 시대를 한탄하고 세월이 언제는 평안했던 적이 있었냐며 같이 공감하고, 박정희를 이야기하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부마항쟁에서 가두시위에 가담했던 후일담을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근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과 예술과 삶의 넘나들수 없는 괴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엉뚱하게 튀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홍콩영화의 액션처럼 허풍스럽고 과감하기까지 하다.

   그는 엉뚱하다. 재미있다. 달변이다. 그러나 드문드문 섞인 한숨 속에 쉽사리 낚이지 않는 꿈에 대한 어두운 집착도 엿보인다. 누군들 없으랴.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미련이!

필자가 유독 좋아하는 이동국 화백의 작품이 있다 'A one's Travel' 혼자만의 여행. 가득한 뭉게구름위에 깡마른 사내가 노를 저어 가는데 저 멀리 산이 보인다. 아무리 노를 저어도 산을 넘으면 또 산이다. 그래도 항해는 멈출 수 없다. 노를 멈추는 순간, 인생도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이 작품속에서 칼같은 잔인함을 엿보았다. 삶이 아무리 시궁창 같아도 멈출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희망이 아름답지만 잔인한 양면성을 띈것은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인생이 그런게 아닐까? 저마다의 가슴속에 신기루같은 허상을 안고 노 저어 가는 것. 혼자만의 여행.


 

 

 

 

 

 

 

 

 

 

 

 

 

 

 


 

- 이동국 화백 -

부산대 미술대학 예술과를 졸업하고 거제도에서 갤러리를 겸한 작은 펜션을 운영하였다.
바다를 즐겨 그리며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죽을거라고 하였다. 21번의 개인전을 하였고, 올해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개인전을 하였다.
 

<글 : 수필가 윤혜영
geo0511@hanmail.net  >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