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학봉리 일대의 계룡산 자락에서 구워진 분청사기는 백토로 분장한 위에 산화철 안료로 간략한 식물 문양을 그린 것이 특징이다. 이런 식물 문양은 특별한 어떤 대상을 사실적으로 옮겨 그렸다기 보다는 머리나 가슴 속에 남아있는 풀과 꽃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럽고 막힘이 없다.
초화문의 분류를 보면 풀 문양이 연속된 것처럼 보일 경우 당초문(唐草文)이라고도 하며 간략한 선이 삐죽삐죽한 풀잎을 연상시키거나 채 넝쿨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초문(草文)이라고 한다. 또 풀줄기 끝에 길죽한 타원형의 이파리가 세조각 붙어있을 때에는 삼엽문(三葉文)이라고 부른다. 특히 삼엽문은 고려 철채청자에 보이는 식물 잎새 문양과 비슷해 인삼엽문(人蔘葉文)이라고도 한다.그리고 고사리처럼 끝이 말려올라간 곡선문양이 직선과 함께 있을 경우 여의두문(如意頭文)이라고 표기한다.
계롱산 철화 분청사기에 보이는 이처럼 막힘없고 활달한 표현은 최상의 자연 상태를 최고 가치로 추구하는 일본 다도의 정신을 잘 어울린다고 해서 일본에는 계룡산 분청사기에 대한 애호가와 수집가들이 많이 있다.
분청사기 철화초문 대접(粉靑沙器 鐵畵草文 大楪)
15세기후반~16세기전반 구경 17.6cm 국립중앙박물관
분청사기 철화삼엽문 장군(粉靑沙器 鐵畵三葉文 俵壺)
15세기후반~16세기전반 높이 20.6cm 국립중앙박물관
분청사기 철화여의두문 병(粉靑沙器 鐵畵如意頭文 甁)
15세기후반~16세기전반 높이 26.5cm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