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다시 읽기] <1> 왜 다산을 주목하나

2016. 1. 29. 21:27다산의 향기



       [다산 정약용 다시 읽기] <1> 왜 다산을 주목하나 자료 / 보정산방 

                                                           

2012.09.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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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다산硏 이사장 인터뷰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 개혁가, 교육자, 수원 화성 설계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ㆍ1762~1836)을 수식하는 말들은 그의 다양한 관심사와 재능,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경학과 인본주의를 근본으로 사회 개혁을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했던 다산의 사상은 다양한 갈등과 변화가 일어나는 21세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산 탄생 250주년을 맞아 그의 사상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기획시리즈를 6회에 걸쳐 싣는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오늘날 다산 사상이 주목받는 까닭을 소개한다. 한형조, 금장태, 강신주, 정민, 이정우 씨는 기고를 통해 다산이 살았던 18~19세기 조선 사회 풍경을 제시하며 당대 동아시아 대표 사상가들과 정약용의 사상을 비교한다.

 

   박석무(71)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손꼽히는 '다산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72년 다산의 법사상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40년간 다산 사상 탐구에 몰두해왔다. <흠흠신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 저서 번역과 학술적 연구 외에도 다산의 사상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특히 힘을 쏟았다. 2004년부터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에 연재해온 칼럼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 는 이메일을 통해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독자가 35만명을 헤아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11월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송경동 시인이 구속됐을 때는 농민시위를 주도했다 자수한 이를 무죄방면한 정약용의 일화를 소개해 큰 반향을 불렀다.

 

박 이사장은 이렇게 다산 사상이 주목받는 까닭에 대해 "지금 우리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사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약용은 근대 이전의 인물이지만, 상당히 근대적인 사상을 펼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탕론' '신아구방', '손부익빈'으로 요약되는 국가, 정치, 경제 사상이다.

 

다산은 맹자'방벌론'을 발전시킨 '탕론(湯論)'을 통해 고대 중국의 선왕 탕 임금의 위대함을 찬양하면서 민의(民意)에 배반하는 통치자는 언제라도 추방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민주론을 펼친다. '천자(天子)란 뭇사람이 추대해 지위에 오른 사람'이란 전제를 내걸고, 통치자는 아래에서 추대하여 위로 올렸다는 '하이상(下而上)'의 주장을 했다.

 

박 이사장은 나아가 다산이 <경세유표>에서 표방한 '신아구방(新我舊邦)' 한국사회를 개혁하자는 최근의 '2013년 체제' 논의와 부합한다고 말한다. 그는 "정약용은 오래된 나라를 새 나라로 바꾸자는 논리로 모든 법과 제도를 개혁하자고 주장했다. 토지제도, 과거제도, 세금제도, 군제(軍制), 신분제도, 행정제도, 관제(官制)까지 바꾸자고 주장하면서 각 부문마다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산은 조선의 생산수단 핵심인 토지의 균등한 분배 없이는 바르고 고른 세상은 올 수 없다고 믿었다. 때문에 경제분야는 전제개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성호 이익의 사상을 계승한 '손부익빈(損富益貧)' 의 정책을 추구한다. '부자의 것을 덜어서 가난한 사람에서 더해야 한다'는 것으로 토지의 국유나 공전(公田) 제도를 구체적 방법으로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빈부격차를 해소할 경제정책, 공직자들의 업적평가를 바탕으로 한 공정한 인사정책, 올바른 교육개혁, 보편적 복지 확대, 이런 정책의 실현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혁만이 우리의 살길임을 다산의 지혜를 통해 배운다"고 말했다.

 

다산 사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박 이사장은 인본주의를 꼽았다. 그는 "<목민심서>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애민(愛民)에서 민(民)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그냥 국민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뜻한다"면서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 애민정신이며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다산의 사상 역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사상이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유교적 국가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 이사장은 "다산은 신분제도 개혁을 주장하며 '서자도 정승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자기 아들인 정학연이 약방을 열어 의원 일을 한다는 말을 듣고는 분노를 표했다. 민주론을 펼치며 왕에 대한 충성을 노래하는 등 인간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며 "19세기 조선이란 역사적 상황, 양반이란 신분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약용은 자기 생각을 독단적으로 말하지 않고 고대 선인의 말로 반드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혁명적인 사상을 펼치면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죠. 절대적 민주주의, 평등을 주장했다면 그의 사상이 오늘날 온전히 전해지기 힘들었을 겁니다."

 

박 이사장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다산전기>를 집필하고 있다. 파고들수록 더 깊고 넓어지는 다산의 사상을 탐구하고 전하는 일이 그에겐 평생의 숙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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