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36) 추억의 달동네 - 경주 보불로
2016. 2. 9. 01:53ㆍ美學 이야기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36) 추억의 달동네 - 경주 보불로
2016/01/25 09:08 등록 (2016/01/25 10: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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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달동네 - 경주시 보불로 216-8번지 T.054-748-5002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요즘 아이들에게 달동네라고 말하면 무엇을 지칭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달동네는 1960년대 이후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농촌인구의 대규모 도시 이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시 빈민들의 주거지역이었다. 도시의 변두리나 산비탈에 거주민들이 자리잡아 살아왔으며 1980년대 이후 도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부분 철거되었다.
이제는 '달동네'라고 하면 향수어린 지난날의 뒤안길만 떠오를 뿐이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도입해 달동네에 벽화를 조성하고 노후한 곳을 개선하여 사람들이 여가삼아 찾아오는 관광지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요즘 아이들에게 달동네라고 말하면 무엇을 지칭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달동네는 1960년대 이후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농촌인구의 대규모 도시 이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도시 빈민들의 주거지역이었다. 도시의 변두리나 산비탈에 거주민들이 자리잡아 살아왔으며 1980년대 이후 도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부분 철거되었다.
이제는 '달동네'라고 하면 향수어린 지난날의 뒤안길만 떠오를 뿐이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도입해 달동네에 벽화를 조성하고 노후한 곳을 개선하여 사람들이 여가삼아 찾아오는 관광지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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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보불로에는 테마파트형 달동네를 재미있게 재현해 놓았다. 1인당 입장료 7.500원을 지불하고 지나간 추억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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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1960년대로 회귀한듯 하다. 꼬마녀석들의 주전부리를 파는 점빵과 뻥튀기 기계가 보인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는 먼지가 풀풀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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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의 벽화에는 당시 아이들의 놀이상을 재현해 놓았다. 말타기와 숨바꼭질, 담벼락 밑에서 오줌을 누는 꼬마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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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하지만 정겨움이 묻어나오는 추억의 달동네. 쥐를 잡자는 포스터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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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복 가게와 비디오 대여점. 이제는 이런 가게를 찾아볼 수 없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필요없는 것들은 도태되어 사라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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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어귀로 들어서면 주막집이 보인다. 잔술도 판매한다고 써붙여놓았고 젓가락으로 노래장단을 맞추는 주모의 모습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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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꼬마. 과거에는 화장실의 분료를 퍼서 농사를 지을 때 거름으로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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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포스터와 조미료 광고를 보니 반가움이 들이친다. 낡은 구멍가게에 몇 안되는 생필품이 초라하게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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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백미는 교복입기 체험이다. 그 시대를 모르는 학생들과 중장년층들이 뒤섞여 교복과 교련복을 입어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호기심이고, 어른들은 회상에 빠져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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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현재는 희미해지고 지난일은 더욱 또렷해진다고 한다. 사람은 밥만 먹는게 아니라, 추억을 더불어 먹고 사는 존재이다. 과거가 아름다운 것은, 힘겹기도 했지만 그때는 아직 젊었었고 주변에 나와 함께 하는 정다운 이들이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순수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복고를 동경한다. 그것은 돌아갈수 없기에 더욱 애틋하고 그리운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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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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