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관부(官府)의 체모는 엄숙하기를 힘써야 ...

       [39]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관부(官府)의 체모는 엄숙하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니 수령의 자리 곁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목민심서 / 일표이서

2015.02.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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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의 지위는 존엄하여 여러 아전들은 그 앞에 엎드리고 서민들은 뜰아래에 있는 법인데 감히 다른 사람이 그 곁에 있어서 되겠는가? 비록 자제와 친척ㆍ빈객(賓客)이라 하더라도 모두 물리치고 높직이 혼자 앉아 있는 것이 예에 알맞다. 혹 밝은 낮에 공청(公廳)에서 물러나왔을 때나 고요한 밤 일이 없을 때에야 불러서 만나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버이를 모시고 있는 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어버이 있는 곳에 나아가 문안하고 이내 나와서 참알(參謁)을 받는다. 혹 부형이나 존장(尊長)이 내사(內舍)에서 식사를 할 때에는 공사(公事)가 끝난 후에 잠깐 들어가 인사를 드리고 부형이나 존장이 정당(政堂)에 둘러앉아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채번옹(蔡樊翁)이 화성유수(華城留守)로 있을 때 친척집 소년이 상복차림을 하고 관아로 들어오니, 공은 문지기를 죄주고 급히 그 소년을 문밖으로 내보내어 숙소를 정하게 하였다. 위솔(衛率) 이술원(李述源)이 일찍이 성천도호부사(成川都護府使)가 되었을 때 그의 맏아들이 상복 차림으로 대문 밖에 와 기다리면서 아전을 불러 들어가 뵙기를 청하니 이공이, “상복을 입은 자는 공문(公門)으로 들어올 수 없고 정당(政堂)에 올라와서도 안 된다.” 하고 아전에게 명하여 담을 헐고 들어오게 한 후 내사(內舍)에 들어가 있게 하고 자신이 가서 만났다. 내가 곡산(谷山)에 있을 때 듣고 잘한 일이라 하였다. 정당(政堂)의 체모는 존엄하기 때문에 무릇 상복을 입은 사람이나 승려 차림을 한 사람이거나 야복(野服) 차림을 한 사람 - 패량자(蔽凉子)ㆍ협수의(夾袖衣) 차림을 한 사람 - 을 정당에서 인접(引接)해서는 안 된다. 옛사람들은 모두 그러하였다. 여씨(呂氏)의 《동몽훈》에,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은 무릇 색다른 사람을 인접(引接)하지 말아야 한다. 무당이나 여승ㆍ방물장수 따위는 더욱 멀리해야 한다.” 하였다. 비록 가까이할 만한 시승(詩僧)이라 하더라도 절에 놀러 갔을 때 산간에서나 만나볼 것이요, 부내(府內)로 불러들여서는 안 된다. 비록 주지(住持)로 지내는 사람이라도 참알(參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동헌(東軒)에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아뢰어야 할 폐막(弊瘼)이 있으면 문서로 보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상산록(象山錄)》에, “관청 뜰에서 푸닥거리를 하고 내사(內舍)에서는 굿을 하며, 중과 무당이 뒤섞여서 징과 북을 시끄럽게 울려대게 하는 것은 결코 관부(官府)의 체모가 아니다. 만약 수령이 밖에 나간 틈을 타서 이런 괴상한 짓을 한다면 이는 처자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이니 더욱 그 집안의 법도가 없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였다. [주B-001]칙궁(飭躬) : 자기의 몸가짐을 단속하는 일이다. [주D-001]채번옹(蔡樊翁) : 1720~1799. 조선 문신. 자는 백규(伯規), 호는 번암(樊巖), 본관은 평강(平康), 시호는 문숙(文肅)이다. 벼슬은 영의정에 이르렀다. [주D-002]위솔(衞率) : 세자익위사(世子翊衛司)의 좌위솔(左衛率)ㆍ우위솔(右衛率)을 말한다. 품계는 종6품이다. [주D-003]이술원(李述源) : 본관은 연안(延安), 항보(恒輔)의 아들이자 직보(直輔)의 재종질(再從姪)이다. 벼슬은 부사과(副司果) 등을 거쳐 승지(承旨)에 이르렀다. [주D-004]야복(野服) : 벼슬하지 않은 야인(野人)의 복장. [주D-005]패량자(蔽凉子) : 패랭이를 가리키는데 대가비로 엮어 만든 갓의 한 가지이다. 천인(賤人)이나 상인(喪人)이 썼다. 폐양자(蔽陽子)ㆍ평량자(平涼子)ㆍ평량립(平涼笠)이라고도 한다. [주D-006]상산록(象山錄) : 상산(象山)은 황해도 곡산(谷山)의 별칭. 정약용이 곡산 부사(谷山府使)로 있을 때에 쓴 행정기록(行政記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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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39]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관부(官府)의 체모는 엄숙하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니 수령의 자리 곁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작성자 새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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