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7. 02:14ㆍ다산의 향기
[37]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많이 말하지도 말고
2015.02.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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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한 번 동작하고 한마디 말하는 것을 아랫사람들은 모두 엿들어 살피며 추측하여,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읍에서 사방으로 새어 나가서 한 도(道)에 다 퍼지게 된다. 군자는 집에 있을 때도 오히려 말을 삼가야 하는데, 하물며 벼슬살이할 때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시동(侍童)이 비록 어리고 시노(侍奴)가 비록 어리석다 하더라도 여러 해 관청에 있어 백번 단련된 쇠붙이와 같아, 눈치 빠르고 영리해져서 엿보고 살피는 데는 귀신과 같다. 겨우 관청 문만 벗어나면 세세히 누설하게 된다. 내가 10여 년 동안 읍바닥에서 객지살이하였으므로 그 사정을 알고 있다. 《주역(周易)》 〈계사 상(繫辭上)〉에, “군자가 집안에 있으면서 그 말이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운 데 있어서랴. 집안에 있으면서 그 말이 불선(不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어기는데, 하물며 가까운 데에 있어서랴.” 하였고, 《시경(詩經)》 〈대아(大雅) 억(抑)〉에는, “뜻하지 않은 일을 경계하고 네 말을 삼가라.” 하였으니, 백성의 윗사람이 된 이는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백성의 수령이 되면 몸은 화살의 표적이 되는 것이므로 한마디 말이나 한 가지 행동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한마디 말로 천지의 화기(和氣)를 상하게 하는 수가 있고, 한 가지 일로 평생의 복을 끊어 버리는 수가 있으니 모름지기 잘 점검해야 한다.” 하였다. “이 고장 인심은 아주 악하다.” 한다. 서쪽 지방으로 나간 자도 이 말을 하고 남쪽 지방으로 나간 자도 이 말을 하며, 동쪽으로 나가거나 북쪽으로 나간 자도 이런 말을 한다. 천리(天理)는 본디 선한 것인데 어찌 팔도(八道) 백성의 마음은 아주 악하고 나만 홀로 선하겠는가? 맹자(孟子)는, 하였는데, 또한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육상산(陸象山)이, “서해나 동해나 마음도 같고 이치도 같다.” 하였는데, 이 지방 인심만 어찌 반드시 별다르게 악하겠는가? 하물며 나는 손이요 그들은 주인임에랴. 외로운 한 몸으로 뭇 초나라 사람 속에 뛰어들어 꾸짖기를, “인심이 아주 악하다.” 하니, 이는 스스로 고립되는 길이 아닌가. 사방 풍속은 혹 각각 다르니 나에게 친숙하지 못하여 마음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을 것이나, 그것 때문에 꾸짖거나, 화를 내는 것도 본 것이 적어서 괴상하게 여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수령이 한 악인을 보고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은 순박한데 네가 어지럽히니 그 죄 더욱 중하다.” 하면 뭇사람들이 모두 기뻐할 것이요, 수령이 한 악인을 꾸짖기를, “이 지방 인심이 아주 악하더니 이같은 일이 생겼구나.” 하면, 뭇사람이 노여워할 것이다. 자기 한마디의 실언으로 뭇사람의 노여움을 불러일으킨다면 또한 어리석은 짓이 아닌가. 하물며 그 이른바 극악하다는 것은 모두 쌀이나 소금 따위에 관한 작은 일과 오이ㆍ배추 따위의 하찮은 물건으로 말미암은 것이요, 백성을 침학하며 법을 범한 자는 노여워하는 대상에 들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뭇사람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 있겠는가. 옛사람은 제(齊)나라와 노(魯)나라처럼 촉인(蜀人)을 대우해 주었는데, 하물며 본디 촉인이 아닌 자에 있어서랴. 하였으니, 진실로 수령으로서 형벌의 권한을 쥐고 있으니 무릇 명령이 내리면 좌우가 순종하여 거역함이 없을 것인데 만약 과격하게 성냄을 타서 문득 형벌을 시행하면 그 형벌이 사리에 맞지 않은 일이 많을 것이다. “성났을 때의 말은 도무지 체면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성내고 난 뒤에 생각하면 자기의 비루한 속을 온통 남에게 드러내 보이고 만 셈이 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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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37] 율기(律己) 제1조 칙궁(飭躬) 많이 말하지도 말고 갑자기 성내지도 말아야 한다.|작성자 새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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